내 인생의 첫 고백 여름날의 추억.

여름날 201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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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덥지 않던 유월 초의 여름날이었다.그 날은 갑자기 잘 먹지도 않던 핫도그가 먹고 싶어졌고, 평소라면 그냥 갔을 나 였는데 주문이 밀려 북적거리는 그 가게 앞에서 30분을 기다렸다. 그러고나서 나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열시가 다 된 시각이었다.그때 내 눈에 언뜻 스쳐가는 한 사람이 있었다.설마!? 하는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그 사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옆모습을 봤을때 쿵쾅 거리며 요동치는 내 왼쪽 가슴이 그녀임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어떻게?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떨리기도 떨렸지만 용기내서 만남을 가졌던 2년전에 그녀가 내 연락을 먹었을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베를린 장벽과도 같은 마음의 선을 그어 놓았기 때문에. 참고로 나는 그녀와 중,고등학교 동창에 10년간 짝사랑 했지만 제대로 된 대화를 해 봤다거나 가볍게 인사하며 반가워 해 본적도 없다. 그것은 아마 내가 만들어둔 열등감의 거울이 나 자신을 비출때 그녀에 비해 한없이 초라해 보이는 내 모습때문이었을지도.그렇게 나는 그녀 옆에서 서성일뿐 내가 만들어 놓은 장벽 너머로는 다가설 수 없었다.그때였다.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은. 내 마음의 벽을 허물며 눈부신 빛과 함께 나타난 그녀는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 오랜만이네." 하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나도 자연스럽게 아는척 하려 했지만 내 심장박동과 함께 떨리는 목소리만 나왔을 뿐이었다. 그렇게 몰랐다는듯 "어 오랜만이네." 하면서 무심한 표정으로 그녀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요새는 뭘 하며 지내는지, 그동안 제일 궁금했던것 투성이를 그녀 본인 입을 통해 듣고 있었지만 정작 겉으로는 관심없는 척 할 뿐이었다. 말 그대로 똥허세였다. 그녀가 말했다. "별로 안 반가운가봐?" 차가운 비수가 날아와 가슴에 꽂혔다. 하지만 정말 그녀가 마냥 반가울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면 난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 것을 결심하며 그녀를 조금씩 마음에서 지워버리고 있었기 때문에 출국이 얼마 안 남았던 그 날 그 버스정류장에서 그런식으로 만나지 않았다면 난 그저 마음 한구석에 첫사랑이란 이름의 상자에 담아 가끔씩 사진을 꺼내보며 내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했을뿐 언젠가는 무덤덤해졌을 것이었기 때문에 그녀와의 갑작스런 그 만남은 날 혼란스럽게 했다.왜 이런 시기에 이제와서 이렇게 만나게 되는건지, 왜 얘는 나에게 이렇게 반가워 하는건지 모든게 뒤죽박죽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마침 과제중에 내 전공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게 있다며 연락처를 물었을때도 나는 무표정했다. 기쁘면서도 기쁘지 않았다. 그때부터는 허세가 아니라 정말 씁슬함만이 남아 인상이라도 찌푸리고 싶었다. 슬펐다. 이게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다.2년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만남부터 나는 그녀를 내 마음속에 묻어두었다. 그런 그녀가 내 마음속 무덤에서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다시 꺼내달라며 아우성치는 것을 연락처를 적어주며 느낀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큰 아픔이었고 슬픔이면서도 기쁨이었다.반갑게 헤어졌다. 연락하겠다고 그리고 빈말이지만 나중에 밥이라도 먹자면서. 그리고 역시나 그녀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바보같이 내 연락처만 적어주고 그녀 연락처를 안 받아둔 것이다. 나는 내 친구 미니홈피를 통해 그녀 미니홈피를 찾아가 연락했다. 언제 시간되냐며 그때 보자고. 장소는 2년전 만났던 그 장소였고 2년전 같이 가고 싶었으나 가지 못했던 그 가게를 예약했다. 나는 그날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내 청춘의 한 페이지에서 가장 썼다 지웠다를 반복해 너덜너덜해져버린 그곳에 마침표를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아마 평생 쉼표조차 그리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내 인생의 여름날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