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바보에게

바보야기다릴게2012.06.25
조회366

안녕 오빠!

 

나는 전에 메일로 말을 주고받았을 때

나는 이제 웃으면서 오빨 볼 수 있겠다,

계속 연락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헤에.. 근데 그게 아니네?

네이트온 들어올때마다 인사하면, 씹히기 일쑤....

음, 답해준적은 없었어 ㅋ

그래도 내가 희망을 놓지 않았던건,

마주쳤을 때 인사를 해줬었다는거,

내가 계속 풀고 다니던 머리 더워서 묶었던 날, 계단 내려갈때

오빠가 내 앞에 지나갔을 때

내 목소리를 들었던건지 두리번 거리며 내쪽을 확인하려던 오빠보고,

희망을 놓지 않구 있어.

그리고, 나는 팬을 끊었었는데,

오빠는 아직까지 내 팬을 유지하고 있다는거..

일촌은 끊고 팬은 유지하고 있었다는건 무슨 의민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시 받아줬으니까..

그리고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해줬으니까..

(비록 그게 네이트온 친구들 모두에게 보낸걸지라도)

 

나는 다른 헤어진 연인들처럼

어쩌다 한번, 오빠한테 문자로 '잘 지내?' 한 통 보내고 싶다.

하지만.. 오빠는 폰이 없으니까.. 그럴수도 없네?ㅎ

그래도 오빠가 네이트온에서 나를 차단이나 친구삭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것만으로도 만족해.

비록 내가 네이트온에서 인사를 할때마다 답장은 보내지 않지만,

오빠 공부하는 시간을 뺏을까봐, 감히 말을 더 걸수도 없어.

 

오빠는 나랑 사귈 때 잘 해주지 못했지.

 

백일때 다른 여자선배 얘기를 하던거.

 

발렌타인때 나는 처음으로 손수 만든 초콜렛을 줬는데

화이트데이때 나한테 뭘 주기는 커녕 얼굴도 못보고, 연락도 없었다는거.

 

내가 힘들어서 오빠한테 기대고 싶고 투정부리는데

분명 상대가 잘못한게 맞는데,

위로보다는 그사람을 이해하라고 설득했던거.

 

오빠 집안사정 알아서 내가 거의 다 사줬지만

오빠는 미안해하다기보다는 그게 너무 익숙해진듯

돈을 모으면 자신을 위해 쓰고,

나랑 있을땐 먹고 싶은거 있으면 나한테 눈치줬던거.

 

난 이 일들 사이사이에

좋은 일을 찾지 못해서.

그러니까, 좋지 못한것들만 반복되는것 같아서,

결국 지쳐서는 오빠에게 이별을 통보했어.

 

이별을 통보하기전에,

이 일들을 한꺼번에 털어내면서 (이게 내 잘못이었던것 같아.. 그때그때 말하지 못하고 속에 쌓아뒀던거.)

지친 마음에 '신경 꺼'라고 했던거..

사실은, 나는 그때 '고치도록 노력할게'라는 말을 원했는데

돌아왔던건 '헤어지는게 낫겠다.'였어

그 말에 더 상처받아 이별을 통보했던 거였지..

 

나는, 처음엔 괜찮았어.

오빨 사귀는게 나를 더 외롭게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헤어지는게 확실해지는순간,

나는 오빠가 친구폰으로 보냈던 애정표현의 문자들,

내 휴대폰에 있던 오빠사진들.. 다 지웠어.

 

근데 말이야.

지금 너무너무 보고싶은거 있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오빠가 보고싶어.

그래서 토요일에, 우리가 같이 자주가던 도서관에 갔는데

오빤 없더라. 있길 바랬는데..ㅎ

학교에서도 오빠모습이 보이나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혹시라도 밥먹을때 오빠모습이 보이면,

눈을 거의 떼지 않고 오빠만 보고 있고.

 

나는 헤어질때

오빠가 못해준것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빠가 못해준건 생각이 안나고, 좋았던 기억들만 떠올라.

 

우리가 헤어진지도 이제 거의 세달이 다되간다.

 

난, 오빠가 내가 싫어서, 귀찮아서 헤어지는게 낫겠다고 말했다고 생각안하려고.

만약 그랬던거라면, 진작에 네이트온 차단하고 뭐하고 했겠지.

근데 그게 아니잖아?

그니까 오빠도 나한테 마음이 있지만,

그 상황에서 날 잡았다고 해도, 상처밖에 못줄 거 같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할래.

오빠는 지금.. 고3이잖아.ㅎ

오빠가 올해들어서 공부를 너무너무 열심히 하는 거 같아서,

차마 잡아달라고 못하겠어.

 

그러니까, 기다릴게.

수능이 끝날때까지..

난 사실 물어보고싶어.

기다려도 되느냐고. 수능 때까지 오빠를 기다려주면

그땐 날 잡아줄 수 있느냐고..

하지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부정적인 답이 나올까봐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겠어...

 

나, 기다려도 되는거 맞겠지?

내가.. 첫 남자친구 끝까지 갔으면 했다고 말했었잖아.

그래서.. 오빠가  확실하게 날 끊는게 아니라면,

계속 오빠 기다리고, 잡을래.

 

오빠는 판은 안보는것 같은데,

하지만 혹시라도 오빠랑 내 얘길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이 판을 보게 된다면,

이 글을 오빠가 알게 됐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좋아하고, 진심으로 사랑해.

 

저번에 어떤 글을 봤는데,

글쓴이는 표현을 많이 해줬으면 하고,

글쓴이 남자친구는 '사랑해'란 말이 너무 큰 의미라서, 함부로 못 말하겠다 그러더라.

 

난 글쓴이도 이해하고, 그 남자친구도 이해하는데

'사랑'이란 말이 너무 큰 의미라도

그걸 많이 한다고해서 닳는건 아니잖아?

내가 오빠랑 사귈때에도 '사랑해'란 말을 많이 했어도

한번도 그 '사랑'이란 단어를 가볍게 여기고 쓴적은 없었어.

정말 오빨 사랑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쓰는거야. 이 '사랑'이란 말.

 

나... 기다리면 받아줄 수 있지?

그렇게 믿고, 기다릴게.

 

화이팅!

 

 

돼지 SA가, 바보 KH에게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