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예랑이가 무서워요

2012.07.04
조회11,410

제가 예민한건지 결혼전에 그냥 괜한 걱정인건지 꼬투리인건지....

 

저는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는 사이는 아닙니다

60넘은 노부부같은 느낌이죠...

감정표현이 거의 없어요

저는 사실 그게좋아서 결혼까지 결심을 하게 되긴 했는데 요즘은 평생 이사람과 살아야하는구나.. 생각하니 요즘은 걱정이 됩니다

 

1년 조금 넘게 만났는데

기뻐하는거 슬퍼하는거 화내는거 심술부리는거 우는거 웃는거 본적이 없습니다

항상 조용하고 나긋나긋하게 말하고 감정변화가 거의 느껴지지않는 그럼사람입니다

그전에 만났던 사람은 화도 잘냈고

저희아버지도 화가나면 내방문을 부셔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환경을 겪다보니

항상 가만히.. 그냥 조용히 있는 모습에 더 끌렸던것 같아요

 

결혼얘기가 오가고 뭔가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다보니.. 문뜩

그동안 했던 말들에 걱정이 됩니다

 

저는 만화책을 읽던 영화를 보던 드라마를 보던 슬프면 웁니다

어쩔땐 펑펑 울기도 하구요..

그걸 남친은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해하지 못한다는것이 왜 드라마를 보면서 우냐? 이것이 아니라

드라마내용조차도 슬프지가 않다는 겁니다

저게 슬픈건가? 이러고 말죠

 

시아버님될분이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혈액암이셨죠

투병도 오래하셨고 재발하신거라 힘들게 돌아가셨습니다

저보고 첫날만 오라고 그래서 첫날 갔는데

둘째인 예랑이가 입구에서 절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괜찮아? 그랬더니 응.. 이라고 대답을 하곤 들어가서 본일할꺼 하고 저도 조금 앉아있다가

집에 가라그래서 나오는데 뭐랄까 느낌이 부모를 보낸것같지않은 느낌이랄까...

저는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정말 펑펑 울었거든요...

저한테 잘해준분도 아니지만 그냥 세상에 안계시다니 서운한맘에 펑펑 울었는데

그당시 예랑이는 울지도 않고 평상시와 다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들 슬퍼하니깐 혼자 정신차릴라고 버티는건가? 그랬거든요

 

웃긴영화를봐도 웃지않습니다

승진을 해도 기뻐하지않습니다

 

한번은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다 죽었었죠

얼마나 슬프던지

그런데 예랑이는 그런걸 몰라요

그게 왜슬픈지 몰라요

예랑이네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제심정을 몰라요

그냥 제가 울면

"강아지가 죽어서 슬프구나..." 이러고 말아요

 

얼마전에 지하도계단을 같이 올라가는데 뒤에서 어떤사람이 제 다리를 만졌어요

그 자리에서는 화를 안냈는데

좀있다 화장실갔다온다고 갔다왔는데 그남자 때려주고 왔데요

그런데 얼굴이 붉어졌다거나 흥분한 기색이 없어요

첨엔 때려주고 왔다길래 그냥

"주겨버리지 그걸 그냥 때려줬어? 우씨~" 이랬는데

"죽진않을꺼야..." 이렇게 대답하는거예여

섬뜩했어요...

그래서 혹시나 몰라서 저희 그자리 피해서 도망갔구요

 

예랑이한테 누나가 있어요

저보고 예전에 그러는거예여

저넘은 예전여친들이랑 헤어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고..

헤어지자고 했거나 통보를 들었거나.. 아무렇지도 않데요

맘이 아프거나 그러지않데요

그냥 통보를 받으면 어디 잘사는지 두고보자...정도???

 

감정표현이 서툰게 아니고 느끼는 감정이 저와는 많이 다른사람인것 같아요

제가 걱정하는게 그냥 결혼전에 오는 불안감일까요?

저희엄마는 예랑이가 편하지가 않데요

웃지도 않고 말도 편하게 안하고

지금은 다른 강아지를 키우는데... 누가오면 울강아지가 반갑다고 가까이 가잖아요

그럼 오지마 저리가.. 이리와 이쁘네.. 이딴거 하나투 안해요

그냥 투명강아지처럼 취급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