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만 꼭 읽어주세요.)예비시댁 이사.. 한숨만 나옵니다.

다날라갔음2012.07.09
조회8,995

안녕하세요. 25살 9월에 결혼하는 예비신부입니다.

남자친구는 31살이고 건축쪽 근무하고 있구요.

 

이제 70일도 남지 않은 결혼앞에서 제가 과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글씁니다.

다른 분들의 조언도 얻고 싶고, 앞으로의 문제도 걱정이 되구요.

 

저는 8살 때 아버님의 사업실패, 여자관계로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습니다.

저희 어머니 어버지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정도로 저희에게 잘해주셨고, 저희 어디가서 손가락질 받을일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잘 키워주셨지요. 엄청 힘들게 저희 키워주셨지만 저희는 늘 사랑과 행복 속에서 자랐습니다. 직장구하고 2년동안 1400만원정도 모았고, 지금 방통대도 편입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시골살던 부모님, 위로 누나 셋있습니다. 시골에서 농사지으시며 사시다가 남자친구 초등학교 3학년때 이사오셨답니다. 남자친구는 성실하고 바르게 자랐고, 정말 남자답습니다.

제가 꿈꾸던 아빠같은 사람이었지요.

 

전 어렸을때부터 아버지가 안계셔서 그런지 결혼을 일찍해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했습니다.

고등학교때도 직업 2에는 항상 현모양처라고 적을정도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게 저의 장래희망이었지요.

 

남자친구랑 결혼에 대한 말들을 만난지 한두달 되서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했고,

6개월쯤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저희 어머니의 반대가 있어 날잡은 지는 한 4개월정도 되었네요.. 어머니에게 끊임없이 설득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하니 어머니께서결국 허락해주셨습니다. 허락한 이유중 하나는 남자친구의 성실함 이었구요. 그리고 시부모님이 결혼을 빨리 하기를 원하시며, 사시던 집을 저희에게 주신다고 해서 집이 있고 시작하는게 큰힘이 되니까요. 그래서 만난지 1년 반만에 결혼합니다.

 

사시던 집이 시골 나올때 15년된 아파트를 사셔서 거기서 20년을 사셨으니 35년 된 재건축 예정인 아파트 였어요. 재건축 동안은 전셋집을 얻어주신다고 해서 그렇게 알고 결혼준비했습니다.

남친은 본인이 적금도 두개 들고 있고, 차도 현금으로 한거라고 말하고 시골에는 땅이 있고 ~ 막 그러면서 평소에도 결혼하면 힘들지는 않을꺼라고 했지요.

 

하지만 새 집을 장만하시면서 어머님이 관리하던 남친의 돈은 그대로 새집장만하는데 들어가게 되었고, 남친은 결혼준비하면서 카드 쓰고, 촬영이며 웨딩홀비는 어머니가 계산해 주신다고 하셨지요.

그래도 재건축아파트 있으니까.. 라며 위안을 삼고 저도 얼마 없는 돈이지만 아끼면서 어떻게 살림을 장만 해야할지 엄청 고민하고 예산표도 정리하며 결혼준비를 해왔습니다.

가진돈이 별로 많지않아 결혼을 좀더 미루고 싶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진행하고 괜찮다고 해서 진하게되었습니다.

 

어제가 시부모님 이사날 이었습니다. 전 전날 짐 싸러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이틀 연속가는 건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터라 이사 당일만 가기로 했고, 사다리차 옮길때는 제가 딱히 도와줄일이 없을 것 같다 전 이사한 집으로 바로 가기로 하고 날이 밝았습니다.

 

이사한 집으로 가보니 너무 깨끗하더군요.. 저는 그게 이사를 두세시간만에 끝냈다는게 믿기지 않아서..

속으로 '그래, 거의 두배 가까이 되는 집으로 이사와서 짐이 없어 보이는 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이때도 미쳐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싸인 박스들을 보며 이사하긴한거구나 싶었습니다.

티비보며 여유롭게 상펴놓고 짜장면 드시고 계시더군요.

이제 전 집으로 가자고, 짐정리 남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이제 편의상 이사가기 전에 사시던 집을 신혼집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신혼집에 도착해서 저 기절할 뻔 했습니다.

그 집에 아직 짐이 저렇게 남아있더군요. 방하나가..

이건 이사라고 할수 없을 정도로 짐이 남아있습니다.

이사의 개념의 새집으로 모든 짐을 옮기고, 버릴건 버리고, 비우는 집을 깨끗하게 비운다는 뜻아닌가요? 쌓아놓은게 많았어요.

그 전날 방 사진 보내줘서 설마 이제 치우는 중이라서 그렇겠지 생각했습니다.

 

첫째,둘째시누이는 결혼해서 한시간 반가량 거리에 살아서 못온다고 해도,

셋째 시누이는 같이 살고 있는데 이사전 날 나가서 놀다가 이사 당일 들어와서 한두시간 자기 옷만 달랑 넣어놓고 또 놀러 나갔답니다. 저게 셋째 시누이 방이에요.

남친 짐이랑 있다고 하는데.. 이게 이사하는게 맞나 싶더라구요.

아마 아직도 시부모님이 사시던 집이니 누나도 그렇고 나중에 정리하고 나중에 쓰겠지 하면서 놓고가는데 저희 신혼집이 창고같습니다. 가져가서 쓰지도 않을꺼 그렇다고 버리지도 못하는거 다 여기 놓으랍니다.

누나도 당장은 우리집이니 나중에 짐 옮기겠다는 생각 같던데..

 

그게 이사의 올바른 정의 맞습니까?

누가 이사하면서 다음사람이사오는데 저렇게 짐을 두고 갑니까.

저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 아무리 아들이 살집이라고해도 신혼집입니다.

저 거기서 부터 속상하고 화가 나더군요..

 

신혼집에 가서 짐정리하며 옮길짐 내다 놓으니 어머님 하시는 말씀이 '이건 다음에 가져가야지, 나중에 가져가야겠다. 이건 여기다 놓아라.' 셨습니다. 그럼 얼마나 더 오시겠다는 말이지요?

원래 남자친구는 바로 거기서 도배랑 장판만 새로하고 살기로 계획했는데 말이죠.

 

제가 안되겠다 싶어서 남자친구랑 어머니 있는데 남자친구에게 월요일부터 내가와서 틈틈이 청소하겠다고 하니 어머니 일요일마다 본인이 오셔서 치우시겠답니다. 저보고 수고스럽게 그러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둘째누나랑 통화중에 7-8번은 더 와야 겠다 하시는데 그럼 저희 그때 결혼합니다.

그럼 전 신혼 살림 언제 차리나요? 도배장판도 알아보겠다니 자기가 한곳이 싼곳이라며 몇군데 견적 넣어 보겠다니 계속 그 업체 이름만 말씀하셨습니다. 저 인터넷도 빠삭하고 정보력 하나는 자신있다고 자부합니다. 살림을 안해봐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제말 다 무시하시는데 정말 기분 안좋더군요..일요일마다 오시면 또 어머니 혼자 청소하시는데 저희도 와야지요 그럼 결혼준비는 언제하나요.. 남친은 일요일밖에 못쉬는데..

 

더 기절할 일은 신혼집을 정리하고 새집으로 짊을 옮기고 저녁을 먹을때 였습니다.

이사도 했으니 고기 구워먹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어머니 거기서 '새 집은 넓고 아무래도 새 집인데, 전 집에가서 고기구워먹자' 하십니다.

저 정말 놀랐습니다. 어머니 마음 이해 안되는거 아닙니다. 자기가 몇 십 년 고생해서 산 집이니까 애착이 남다르시겠지요. 근데 그래도 그렇지 예전집으로가서 고기구워먹자는 사람이 상식적으로 있나요?

그게 그 집이 두번째 집으로 생각하신다는거 아닌가요?

이사한집에서 누가 전집에가서 고기를 구워먹나요?

 

더 놀랄일은 더 있습니다.

제가 고기구워먹는건 너무 번거롭고, 힘드시니 그냥 여기서 밥먹자고 하고 난뒤 식사를 마쳤습니다.

(어머니가 팥죽이랑 떡있으니 고기구워먹을꺼면 전집에가고 아니면 떡이랑.. 죽도 있는데.. 계속 그러시길래 눈치를 보니 떡이랑 팥죽이나 먹자 라는거 같아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사한곳에서 죽 먹었습니다.)

 

인사하고 나오던 차에 어머니가 신혼집에 들릴꺼냐고 남친에게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남친은 잠깐 들릴꺼라고 하니 그럼 떡좀 냉동실에 얼려두라고, 내일모레 둘째누나 오니까

떡좀주게 하시는 겁니다. 그럼 신혼집 냉동실에 떡얼려두고 거기가서 나중에 떡꺼내오라는거지요..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제가 '냉장고는 새로 안샀네?' 라고 물어보니 어머니가 김치냉장고가 두개니 큰거 하나 그냥 냉장고 겸으로 쓴다고 하길래, '아. 그래?'하고 냉동실은 안쓰시나.. 생각했거든요. 신혼집에 냉장고 두고 가셨습니다.

근데 알고보니 냉동실에 떡두고 오랍니다. 완전 진짜 창고입니다.

제가 남자친구에게 그럼 냉동실에 뭐 필요할때마다 오시겠네? 이러니 자기가 가져다 주면 된답니다.

정말 이해도 안되고 납득이 되지않아 서로 맘 상해 싸우고 집에왔습니다.

 

제가 도무지 안되겠어서 집에서 씻고 신혼집에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길래갔습니다. 얘기좀 하려구요.

남자친구랑 싸웠습니다.

 

'난 이사 날 정해지고, 한달 전부터 신혼집에 아무것도 남지를 않기 원했고, 오빠도 알았다고 했어.

신혼집에 가구 20년도 다 넘은 것들이야. 버린다구? 버린게 있어? 버릴꺼라고? 언제? 그런데 지금 집을 봐 이게 우리 신혼집 맞아? 난 아무리 허물집이라고해도 도배장판은 해주신다고 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우리집 꾸밀까 고민하고 생각했어. 이제 얼마남지도 않은 결혼인데, 우리 결혼식에관한것도 다 못끝냈고 신혼집은 아직 시작도 못했어. 난 너무 걱정되고 조급한도 오빠 혼자 다 잘되겠지라는게 이해가 돼?

아직 오빠네 짐이 3분의 1이나 남았고, 우리 신혼집이 창고야? 왜 왔다가신다고 하시고, 짐이 저렇게 많은데?' 라며 말했죠.

 

남자친구 하는 말,

어머니 7-8번 오실꺼 우리가 부지런하게 해서 1-2번만 오시게끔 하면되고 냉동실에서 필요한거 있으시다고 하면 자기가 갔다주겠답니다.

 

'아니 그게 말이되? 냉동실은 하루에도 몇번을 열수도 있어, 그런데 그걸 오빠가 어떻게해? 아가~ 냉동실에서 뭐좀 가져와라, 저녁은 우리집에서 해먹자 이러시면?'

 

남친 아무말 못합니다.

...............

 

'또 그리고 저 짐들은 어떻게 할껀데? 이게 신혼집 맞냐고? 이사의 개념이 뭔데? 다른사람 다음사람을 위해서 집을 다 비워주는게 맞는거 아냐? 냉동실은 어쩔꺼며 저 짐들은 어쩔건데?'

 

남자친구 하는 말.

엄마가 깜빡했나보지.. 

- 소파, 티비장, 장식장은 세트로 다 맞추셨습니다. 그러면서 냉장고 냉동실 생각도 못하셨을까요?

  다 가져다 쓰시겠다는거 아닌가요? 냉동실이든 집에 남은 짐이든. 신혼집이 창고입니까?

  제 2의 본인의 집이신거 아닌가요?

 

'아니 말이돼? 지금 난 도배 장판도 그렇고 어머니 내말씀은 하나도 안들으셨잖아.'

 

남자친구 하는 말,

어머니가 주위에서 거기가 싸다고 하니까 거기 말씀하신거라고 무시해서 그런거 아니라고

 

'그럼 어머니가 그래 그럼 너도 한번 알아보렴 알아보고 하자꾸나. 이렇게 말해주시면 안돼? 그럼 내입장에서는 내말 무시하시는 걸로 밖에 생각이 들수도 있는거 아니야? 그리고 저 짐들은 일주일내로 다 옮기든지, 해. 안되면 다 안쓰신다 생각하고 버릴꺼야. 이사라는게 안쓰시는 짐 다 여기다 두신거잖아 그렇지? 다 옮겨 내가 누누히 이사날 정해지고 말했어. 신혼집 싹비우라고. 그래야 바퀴벌레 박멸을 하던, 청소업체를 부르던 할수있다고 저 짐들 버리고 지금 새로 사도 우리도 10년 20년 쓸수 있을꺼야. 왜 저걸 그냥 써야하는데, 냉장고도 놓고가셔서 안버리고 그냥 쓰잖아. 우리 혹시 작은집이나 냉장고 있는데로 갈수도 있을까봐. 난 지금 가구 사는것도 혹시나 재건축되기전에 작은집에서 몇년 살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에 얼마나 속상하고 사고싶은것도 못사고 고민하는데.'

 

남자친구 하는말,

난 죽어도 우리 엄마한테 짐빼라 그런말 못하니까 너가해, 넌 너네어머니께 그런소리 할수있을지 몰라도. 난 우리엄마한테 절대 그런소리 못하니까 니가해. 그리고 냉동실 그렇게 싫으면 내가 냉장고 사드릴께 그럼 됐지? 난 말못해. 그리고 나도 7-8개월뒤에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 많거든?

 

지금 생각해보니 냉장고 놓고 간 이유도 저희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머니 왕래하려고 핑계로 놓고 가신건 아닌지 별별 생각이 다드네요.

 

중간 입장도 잘 못하는 남자친구.. 한 성격하시는 시어머니.. 왠만하면 아무말 안하시는 시아버지..

이사전날,당일날 놀러가는 시누.

 

저 이 결혼 다시 생각해보려구요. 그게 맞는거겟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