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가족을 찾아주세요

이상협2012.07.10
조회28,330

어느 날 아빠가 납치당했습니다. 어디로 잡혀갔는지 알고 있습니다. 누가 잡아갔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42년 동안 아빠를 찾지 못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이라고 하는 단체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대학생 이상협이라고 합니다. 6월19일에 시작한 '1969년 대한항공 납치사건'에 대한 온라인 서명 캠페인(http://www.change.org/petitions/north-korea-42-years-is-enough-let-hijacked-airplane-victims-reunite-with-families-6)에 동참해달라고 하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눈길을 끌기 위해 제 친가족의이야기인 것처럼 제목을 써서 죄송합니다. 실제 가족들의 인터뷰는 아래의 동영상에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 전에, 잠깐 정치문제를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북한인권 문제는 정치적으로 매우 예민한 주제이기 때문에, 혹시 여기에도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갖는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께서는 아래에 요약된 사건의 전말을 직접 읽어보시고 이 문제의 핵심이 2012 대선인지 아니면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가족을 찾아주는 것인지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1969년 12월 11일, 대한항공 여객기 YS-11기는 강릉에서 김포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이 비행기가 실제로 도착한 곳은 북한의 함흥이었습니다. 46명의 승객들과 4명의 승무원들은 모두 눈이 가려진 채 흩어져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때 강제 사상교육을 거부한 납북자들은 약물주입을 당했고 고문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납북자 가족들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북한은 두 달 후 39명의 승객들을 판문점을 통하여 남한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7명의 승객들과 4명의 승무원들은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글 마지막에 그 분들의 이름과 직업 등이 있습니다.

 

납북 피해자 가족들은 우리나라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정부도, 시민들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미국인들은 자기네 기자가 억류되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접 가서 데리고 왔고, 일본도 틈만 나면 정부와 언론이 모두 납북자 이야기를 꺼내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소극적이었습니다. “그 사건이 지금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말을, 그것도 가족들 면전에 대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다못해 이산가족상봉으로라도 만나보려고 신청을 했더니, 정부관계자가 하는 말이 “우리 정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미 저희 단체에서는 2010년 유엔 실무그룹(UN WGEID)에 납북자의 생사확인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작년에 유엔 실무그룹은 북한 정부에 이들의 생사여부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북한은 아직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ffice of the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데서 하는 서명운동이 정말로 효력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거,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건 서명하면 정말로 유엔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서명에 동참하여 주신다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유엔에는 쌓여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특정한 주제가 중요하다면 다른 것보다 먼저 급하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느낌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300명밖에 서명을 안 해줬기 때문에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일단은 12월 10일, 즉 세계인권의 날까지 5만 명의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명 절차는 아주 간단합니다. 아래 링크로 가서 이름 등을 쓰고 SIGN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http://www.change.org/petitions/north-korea-42-years-is-enough-let-hijacked-airplane-victims-reunite-with-families-6

 

30초만 투자하면 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서명 때문에 42년 만에 자기 아버지를 만나는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나의 아버지, 나의 동생, 나의 오빠, 나의 할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어 소식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30초만 써주세요.

 

아직 남한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김봉주 (당시 27세, MBC 기자)

황원 (당시 32세, MBC PD)

임철수 (당시 49세, 회사원)

성경희 (당시 23세, 대한항공 승무원)

최석만 (당시 37세, 대한항공 부기장)

채헌덕 (당시 37세, 병원장)

유병하 (당시 38세, 대한항공 기장)

최정웅 (당시 30세, 한국슬레이트)

정경숙 (당시 23세, 대한항공 승무원)

이동기 (당시 48세, 인쇄업)

장기영 (당시 41세, 요식업)




50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500분께서 서명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30초 동안 이름 정도만 써주시면 됩니다.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