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물 다섯, 대학 졸업하고 갓 결혼해 신혼인 줄 착각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결혼 전에 꿈도 있었고, 취직도 해보고 싶어 미루려고 그렇게 애를 썼지만. 결혼 아니면 헤어지자라는 말 듣고 이사람 놓치면 살 수 있겠냐, 질문 끝에 결혼 하게 되었네요. 아침에 6시에 일어나 밥하고, 반찬, 국 해놓고 집청소 싹 하고, 빨래 해놓으면 일곱시 반에 남편 밥 먹고 출근 합니다. 그날 남편 입을 옷들 골라 놓고 일어나기 싫다고 칭얼대는 사람 깨워서 샤워시킨 후죠. 남편 출근하고 나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합니다, 하고 싶던 공부 세네시까지 후딱하면 저는 점심을 대충 때우거나 굶네요. 와서 저녁 장 보고 저녁 합니다. 여섯시까지 밥 해놓으면 남편이 일곱시 쯤 와서 먹어요. 여기까지가 평소 패턴이네요. 오늘 저녁에 남편이 뭐라고 투덜대더군요. 반찬이 마음에 안든다고.. 감자볶음이랑 멸치볶음, 계란 말이, 겉절이 가 반찬이었구요, 밥이랑 김, 육계장 직접 해서 준비했어요. 물론 반찬들은 아침에 먹었던 거긴 해요. 하지만 생활비도 정해져 있는데 매번 가짓 수 다른걸 준비해서 어떻게 차리나요. 전날은 불고기랑 된장국, 콩나물 무침, 미역냉채, 멸치볶음, 취나물무침이었어요. 육계장이 맛이 없는 것도 아니었어요. 손도 많이 가는 음식이라 저는 나름대로 신경썼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요즘 보통 여자들 처럼 음식 할 줄 모르지만 일부러 레시피도 보면서 정성껏 식사 준비하고요. 남편이 이렇게 살림 대충 할거면 공부를 때려치라네요. 너는 욕심이 많아서 집안일이 쉬워보이냐, 딴 여자들처럼 아이도 가질 생각 안하고 늦게 가지자니 말이 되느냐, 네 나이 서른되면 애낳자는 데 그때면 난 서른 여섯인데 너무 이기적이다.. 그런 말들. 반찬만 가지고 문득 나올 말들이 아니더군요. 평소에 담아둔 말을 빵 터트린 것 같은 느낌.. 유학이 어릴 적부터 꿈이기에 독어를 공부하는 중인데요, 생각보다 만만치 않고. 포트폴리오 준비도 그렇고요. 유학은 결혼 전부터 미리 말을 해둔 부분입니다. 결혼해도 난 예정대로 유학에 가겠다.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신다 하니 난 꼭 가겠다 이랬네요. 저는 결혼하고 나혼자 유학가는 게 이기적인 거니까 헤어지자 했는데도, 붙잡았던 사람이라 나를 이해해주는 거구나. 싶었는데. 점점 나를 길들이고 싶어하나..... 이런 생각때문에 미치겠어요. 틈만 나면 너는 직장도 안잡고 놀면서 이것도 대충하느냐, 이러는 대요. 저 남들 면접보러 다닐때, 결혼준비했습니다. 유학갈 준비 했고. 그걸 아무것도 아닌양, 백수로만 여기는 게 너무 밉고 가끔은 확 이혼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울컥 듭니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화장실 들어갔다 나온 마음이 다르다고 어쩜 저렇게 말이 변할 수 있나요. 제가 살림을 대충하지 않아요. 결벽증은 아니더라도 더러운 것 못참는 성격이라 일주일에 한번은 싹 커튼까지 뜯어다 빨아요. 손빨래로 인형까지요. 오빠한테 실망이다, 결혼하는 게 새장도 아니고 내 꿈을 꺾으려고 했으면 결혼 할 생각조차 안했다 하니 길길이 날뛰더니 제풀에 화나서 만취해 들어와 거실에서 자네요.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못하는 요리 열심히 배워가며 만들고, 공부하면서도 집안일 할 거 다하는데 속상해 죽겠습니다. 어린나이에 결혼한다고 할때, 부모님 말리실때, 언니가 한번만 더 생각해 보라 할때. 절대 넌 유학 못갈거라 말해준 친구까지. 새록새록 기억나네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146
스물 다섯, 백수면서 살림도 못하냐는 남편
저는 스물 다섯, 대학 졸업하고 갓 결혼해 신혼인 줄 착각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결혼 전에 꿈도 있었고, 취직도 해보고 싶어 미루려고 그렇게 애를 썼지만.
결혼 아니면 헤어지자라는 말 듣고 이사람 놓치면 살 수 있겠냐, 질문 끝에 결혼 하게 되었네요.
아침에 6시에 일어나 밥하고, 반찬, 국 해놓고 집청소 싹 하고, 빨래 해놓으면 일곱시 반에 남편 밥 먹고 출근 합니다. 그날 남편 입을 옷들 골라 놓고 일어나기 싫다고 칭얼대는 사람 깨워서 샤워시킨 후죠.
남편 출근하고 나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합니다, 하고 싶던 공부 세네시까지 후딱하면 저는 점심을 대충 때우거나 굶네요. 와서 저녁 장 보고 저녁 합니다.
여섯시까지 밥 해놓으면 남편이 일곱시 쯤 와서 먹어요.
여기까지가 평소 패턴이네요.
오늘 저녁에 남편이 뭐라고 투덜대더군요. 반찬이 마음에 안든다고..
감자볶음이랑 멸치볶음, 계란 말이, 겉절이 가 반찬이었구요, 밥이랑 김, 육계장 직접 해서 준비했어요.
물론 반찬들은 아침에 먹었던 거긴 해요. 하지만 생활비도 정해져 있는데 매번 가짓 수 다른걸 준비해서 어떻게 차리나요. 전날은 불고기랑 된장국, 콩나물 무침, 미역냉채, 멸치볶음, 취나물무침이었어요.
육계장이 맛이 없는 것도 아니었어요. 손도 많이 가는 음식이라 저는 나름대로 신경썼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요즘 보통 여자들 처럼 음식 할 줄 모르지만 일부러 레시피도 보면서 정성껏 식사 준비하고요.
남편이 이렇게 살림 대충 할거면 공부를 때려치라네요.
너는 욕심이 많아서 집안일이 쉬워보이냐, 딴 여자들처럼 아이도 가질 생각 안하고 늦게 가지자니 말이 되느냐, 네 나이 서른되면 애낳자는 데 그때면 난 서른 여섯인데 너무 이기적이다.. 그런 말들.
반찬만 가지고 문득 나올 말들이 아니더군요.
평소에 담아둔 말을 빵 터트린 것 같은 느낌..
유학이 어릴 적부터 꿈이기에 독어를 공부하는 중인데요, 생각보다 만만치 않고. 포트폴리오 준비도 그렇고요. 유학은 결혼 전부터 미리 말을 해둔 부분입니다.
결혼해도 난 예정대로 유학에 가겠다.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신다 하니 난 꼭 가겠다 이랬네요.
저는 결혼하고 나혼자 유학가는 게 이기적인 거니까 헤어지자 했는데도, 붙잡았던 사람이라
나를 이해해주는 거구나. 싶었는데.
점점 나를 길들이고 싶어하나.....
이런 생각때문에 미치겠어요.
틈만 나면 너는 직장도 안잡고 놀면서 이것도 대충하느냐, 이러는 대요. 저 남들 면접보러 다닐때, 결혼준비했습니다. 유학갈 준비 했고. 그걸 아무것도 아닌양, 백수로만 여기는 게 너무 밉고 가끔은 확 이혼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울컥 듭니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화장실 들어갔다 나온 마음이 다르다고 어쩜 저렇게 말이 변할 수 있나요.
제가 살림을 대충하지 않아요.
결벽증은 아니더라도 더러운 것 못참는 성격이라 일주일에 한번은 싹 커튼까지 뜯어다 빨아요. 손빨래로 인형까지요.
오빠한테 실망이다, 결혼하는 게 새장도 아니고 내 꿈을 꺾으려고 했으면 결혼 할 생각조차 안했다 하니 길길이 날뛰더니 제풀에 화나서 만취해 들어와 거실에서 자네요.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못하는 요리 열심히 배워가며 만들고, 공부하면서도 집안일 할 거 다하는데 속상해 죽겠습니다.
어린나이에 결혼한다고 할때, 부모님 말리실때, 언니가 한번만 더 생각해 보라 할때.
절대 넌 유학 못갈거라 말해준 친구까지.
새록새록 기억나네요.
정말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