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중앙분리대에서 떨던 새끼고양이 구출방법

조정인2012.07.17
조회3,483

남편이 오늘 출근길에 겪었던 일이랍니다...

 

금일(17, 화) 아침 출근길에 새끼 고양이 구조 신고를 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몇자 적어봅니다.

내부 순환로(성수 방향) 홍지문 터널 입구에 이르러 중앙분리대 옆에 노란색 물체가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노란색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겁에 질려 잔뜩 몸을 움추린채 떨고 있었습니다.

보통 때면 정체로 이 곳의 차가 천천히 주행할 텐데 오늘은 왠일인지 흐름이 너무 좋았습니다. 결국 자동차전용도로의 특성상 함부러 정차할 수 없기에 지나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구조 신고를 해야겠다 하고서 먼저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인명신고를 우선으로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지만 딱히 조치를 취할 방법을 몰라 부득이 전화를 했습니다. 상황실에서는 당연히 인명신고를 우선으로 출동해야하며 또한 시간상 현장의 교통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며 내부순환도로를 관리하는 서울시 다산콜센터를 알려주며 그쪽에 신고를 하고서 그쪽의 출동여부에 대한 결과를 다시금 전화 달라고 하셨습니다. 내부순환도로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서울시 산하기관이기에 바로 다산콜센터를 통해서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산콜센터 상담원의 응대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현장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구조를 요청하니 상담원이 말하기를 “유기견의 경우 동물구조대에서 조치를 취하며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한 후 다시 놓아 줍니다. 고객님”. 이게 무슨 답변인지 완전 동문서답이더군요. 그래서 재차 고양이를 구조해야 한다고 하니  “죄송합니다. 고객님. 아마 근처에 어미 고양이가 있을 것입니다.” 결국 새끼고양이의 구조를 못하겠다는 거더군요. 새끼 고양이가 어찌 내부순환로안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봐서는 어미고양이가 있을 여건도 안되고 혹 로드킬을 먼저 당했을지도 모르겠더군요. 또 다시 그럼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놔둬야 하고 물으니 어쩔 수 없다는 너무 기계적인 답변만 무미건조하게 하더군요. 홍지문터널 관리사무소에서라도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냥 아니라고만 하더군요.

 

결국 119에 재차 전화하였고 다행히 그곳에서 새끼 고양이를 무사히 구조했다며 잠시 후 연락을 주시더군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인명구조에도 여념이 없으실 분들께 폐를 끼쳤다는 미안함에 정말 너무 죄송하더군요. 고양이 한마리도 생명이기에 무심히 지나치기에는 그 모습이 너무 눈에 선했고 차라리 저라도 바로 차를 세우고 무슨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음에 후회하고 있었는데 119의 구조 소식이 너무 반갑고도 고마웠습니다.

 

상황이 무사히 끝나 다행이지만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기계적 응대 자세에는 너무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구하고자 했다면 근처 터널 관리사무소를 통하는 등 여러 방법을 강구할 수 있었을텐데 그냥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자세는 아쉬움을 넘어 화가 나더군요.

 

고양이의 생명은 귀하지 않으건가요? 제가 너무 감성적으로 상황을 대한 것인지, 제가 이상한 건지 무척이지 씁쓸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생이별을 해야하는 19개월짜리 딸아이의 울음이 마음을 아프게 해서 인지 모든 작고 여린 생명들의 모습이 그냥 쉽게 지나쳐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여튼 고양이를 구했다는 안도감과 119 구조대에 대한 감사함이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모진 처사 덕에 더욱 크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