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제 가랭이 사이를 지나갔던 실제 경험담

트트라우마2012.07.20
조회1,072

요새 서울 신월동 주택가에서 뱀이 계속 출몰한다잖아요?

그 뉴스보니까 6살때 기억이 떠오르네요..


 어릴때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이라는 해발 200미터 조금 넘는 산에
아버지가 형이랑 나 데리고 아침마다 등산가시고 했었는데

 꼭대기는 아니고 중간쯤 되는곳에 등산객들 잠시 쉬어가게끔
 평평하게 깍아놓은 곳이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이 백련산에 오를때면 항상 최종 코스로 삼는 곳도
바로 이곳이었는데

 이곳에 도착하고 나면 다리를 가슴넓이로 벌려서
가슴과 팔을 벌리고 우렁차게 "야~~~호!!"를 외치곤 했죠.

야호를 외칠때면 그당시 개발이 덜됬던 은평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날도 그곳에 도착하여 상쾌하게 아침공기를 들이마시고 야호를 외치던
찰라였습니다.

다리를 가슴넓이로 벌려서 하늘을 향해 "야!~"하고 벌렸던 팔을 오므라뜨리며
땅을 보고 "호~"를 하는데 제 가랭이 사이로 뱀 한마리가 'S'자를 그리며
천천히 지나가는게 아니겠습니까?;;;;ㅎㅎㅎㅎㅎㅎㅎ

순간 저는 뱀이 바로 내 다리 사이를 지나가는 광경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근데 하필 제가 '호~"하면서 뱀한테 침이라도 튀겼는지
그 뱀이 흠짓 놀란듯 갑자기 머리를 위로 치켜 올리며
얼어붙어 땅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제 눈과 그놈 눈이 마주치게 된겁니다.

그놈은 제얼굴을 향해 갈라진 혀를 낼름낼름거리며 계속 고개를 치켜 올리고 있고

저는 극도의 공포와 긴장감에 어쩔줄모른채 완전히 돌처럼 굳어있었습니다.

그때의 극한의 공포가 지금도 생생하게 전율로 되살아나는데
6살짜리 저는 뱀이 저를 향해 계속 고개를 치켜 올리던 그 순간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나더군요.

그래도 어린나이지만 뱀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물지 않는다는 어른들 말을
기억해서 일부러 꼼짝도 안하고 부동자세를 했던건지 공포의 압박에 가위눌린거마냥
몸이 말을 안들어 움직이지 않았던건지 분명치는 않지만

저는 그 뱀과 눈을 계속 마주치면서도 조금도 미동하지 않고 제발 제발 뱀아 니갈길
가다오 더이상 올라오지 말란 말이다!!!를 숱하게 외쳐댔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여섯살짜리 아이가 허리를 반쯤 수그리고 땅을 보고 있는데
그 키가 커봤자 얼마나 컸겠으며 지면에서 제 얼굴까지의 높이는 아무리 길어봤자
채 50센치가 될까 말까했을 겁니다.

그런데 뱀이 그 어린놈의 가랭이사이를 기어가다 침이 튀겨서 놀랬는지
제 얼굴을 향해 고개를 계속 들어 그놈 대가리가 접근해 오고 있던 상황..

여러분들같으면 다큰 어른이라도 기겁하지 않을 자신 있으세요? ㅋㅋㅋㅋㅋ


실제로는 매우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때의 뱀대가리가 접근해오던 순간은
마치 영겁의 세월마냥 너무나 길게 느껴졌던것 같군요.

뱀이 조금씩 지 대가리를 제 얼굴을 향해 치켜 올리는데...
갑자기 다시 고개를 지면으로 내려 다시 지 갈길을 갔습니다.

뱀의 몸뚱이가 지그재그를 그리며 앞으로 스르르 움직이다가 드디어 뱀의 꼬리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자 마자

저는 다른 모퉁이에서 야호를 외치던 아버지와 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제서야

으아아아아아악!!!! 뱀이다!!!" 하고 우사인볼트도 울고갈 초스피드로
백련산 중턱에서 우리집까지 뒤도 안돌아보고 쏜살같이 달렸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밥을 하고 계시던 어머니 품에 와락 달려든채
마구 울어버렸죠.

어머니는 쟤가 왜저러나 했을 겁니다.

한참 뒤에 아버지와 형이 집에 왔는데
"저녀석 왜저래! 야임마 너 갑자기 왜그래 도대체 멀 본거야!?"하고 아버지가
혼내시듯 물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아무튼 요새 서울에서 심심치않게 뱀들이 출현한다는 소식에
옛날 생각나는군요.

저는 그때의 기억때문에 지금도 뱀의 뱀짜만 떠올려도 온몸에 소름이 확 돋습니다.

아마도 어릴때 그 악몽같은 기억이 지금도 저에게 트라우마로 남는듯 하군요.

여러분도 야산에서 운동하실때 조심하세요. 아무리 도심이라도 야산에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뱀들이 숱하게 널려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