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길,

4학년2학기201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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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만나자고 하는 펭귄의 말에 눈물이 핑-

 

우리가 처음 만난건 볼링장.

둘 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었고, 펭귄은 저보다 몇 개월 전에 들어와서 기계실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카운터도 능숙하게 잘 볼 줄 아는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얼마 되지 않아서 이것저것 서툴고 힘겹게 일하는 저를 도와줬던 펭귄.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지만, 시간이 조금 흘러서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장님과 몇몇 직원때문에 힘들고, 손님들로 인해 힘들때면 동료에게 일을 맡기고

펭귄은 카운터로 나와서 제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뾰루퉁해져 있는 제 기분을 풀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생긴 이상한 감정. 어느 날 갖게 된 술자리에서 제가 펭귄에게 마음을 표현했고, 펭귄은 웃었습니다.

사실 자기도 그랬다고, 누나도 같은 마음인 줄 몰랐다고,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고.

퇴근시간인 새벽 2시가 되면 서로 집에 가기가 아쉬워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 캔씩 하고,

손 잡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보면 해가 떴고 그제서야 아쉽지만 집으로 향하곤 했었어요.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가 하루는 볼링장 실장님께서 펭귄과 만나느냐고 물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으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야지 어린 애 데리고 연애하느냐고... 그 뒤로 볼링장에 더 이상 나갈 수 없었습니다.

일을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시험기간이 됐고, 서로 다른 학교인 탓에 펭귄과 저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집이 가깝긴 했지만 펭귄은 시험기간에 친구 기숙사에서 지냈었거든요.

그러면서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바쁘고 피곤하니까 라기엔 너무 한 순간에 변했다는 느낌.

아니겠지 아니겠지 했지만 방학이 시작된 지 1개월이 넘은 지금, 펭귄을 본 건 2번 뿐이었습니다.

소홀한 태도에 화나서 끝내자는 말을 하려고 만났던 게 한번,

다시 연락하며 ㅈ내다가 오랫만에 본 게 저번주 토요일.

오랫만에 봤지만 펭귄은 저를 만난게 어쩔 수 없는 의무감 때문에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빴다고, 그래서 지금도 너무 피곤하고 이따가 일 또 가야한다고.

집에서 용돈을 받아쓰는게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알바를 해야 한다고. 사정 알지 않느냐고.

알지만 자꾸 서운해졌습니다. 이해하지만, 그래도 절 사랑하면 배려해 줄 거라 생각했거든요.

바빠서, 피곤해서라는 말로 점점 멀어지는 펭귄과

매번 연락할 때 마다 서운한 점을 자꾸 말하게 되는 저.

서운한 점에 대해서 고치겠다고 말하는 펭귄이었지만,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르바이트가 12시에 끝난다는 펭귄,

얼굴보고 말할까 전화로 말할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전화를 택했습니다.

일 끝났다고, 피곤한 목소리로 말하는 펭귄에게 저는 이렇게 마냥 기다리기는 어렵다고

그만 만나는게 맞다고 했습니다. 막상 말하고나니 눈물이... 더 말을 잇지 못하는 제게 펭귄은

 

그동안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잘 지내라고,

기회가 되면 꼭 만나자고,

고마웠다고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정말, 지금은 우리가 만날 시기가 아니라고. 그 말엔 동감하거든요.

하지만, 당분간은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술은 자제해야겠죠, 먼저 헤어지자고 하고 실수하면 안 되잖아요 하아..

 

 

 

 

 

 

 

 

+ 펭귄, 아까 니 말에 별다른 대답은 하지 못했지만 지금도 니가 좋아 죽겠다 나는.

어줍잖게 연락하며 지내다간 내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서 먼저 헤어지자고 얘기 꺼낸거야.

취업준비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골인할게, 헤헷.

군대 가기 전에 밥이나 한 번 같이 먹자. 안녕,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