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 고양이

히잉201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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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강아지 이야기 쓰신분의 글을 보고 생각이 나서 올립니다.



초보운전 딱지를 떼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었다.


일 때문에 영월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밤길인데다 산속이라 으스스 하기도 하고 기분도


찜찜해서 얼른 가려는 생각으로 속도를 내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통화를 하면서


산모퉁이를 돌았을때. 갑자기 시야에 고양이가 나타났다.


'쿵' 하는 작은 소리와 뭔가 걸리는듯한 둔한 느낌과 함께


나는 고양이를 깔아뭉개버렸다. 의도한것이 아니었다.


커브길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던 녀석은 이미 누군가가


한번 치고 가버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난 움직이지도 못하는 녀석을


한번 더 치어버린 것이다. 차를 멈췄다. 내려서 볼까말까


엄청 고민을 했다. 결국 비상등을 켜놓고 손전등을 들고는


차에서 내렸다. 끔찍한 장면이었다. 차의 범퍼와 바퀴에도


피가 묻어있었다. 너무 무서워서 그냥 도망쳐버렸다.


다음날 아침에 물로 세차를 한 뒤에 세차장으로 가져갔다.


친구 아버지가 하시는 곳이라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는


정성들여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저씨는 그런일이 있으면


절에 가거나 무당이라도 찾아가야 원귀가 붙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냥 끔찍했었다는 생각만 있고 별로 원귀가 있다거나


그런건 없었다. 그래서 세차만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함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낮잠을 자는데 꿈에 그 고양이가 보였다. 헤드라이트에 반사된


타오르는듯한 그 시선. 분명 날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놀라서 잠이 깨어보니 이미 저녁이었다. 정신적 충격이라 생각하고


술을 한잔 마시고 다시 자려고 했다. 중국집에 탕수육과 죽엽청를


시켜놓고 혼자 한병을 다 마셨다. 핑핑 도는것이 푹 잘수 있을것


같았다. 잠을 자려고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가는데.... 방 가운데에


뭔가 희끄무레한것이 있었다. 번뜩이는 눈동자를 가지고.....


귀신인가. 환상을 보는것이라 생각하고 방에 불을 켰다. 고양이었다.


도둑고양이. 어느새 방으로 들어와 있었다. 어디서 들어온건지.


녀석은 내가 다가가도 날 쏘아보기만 할 뿐 도망가려 하지 않았다.


파리채를 들고 휘두르자 그제야 날 한번 쏘아보고는


열려있던 창밖으로 나가버렸다. 내 집은 3층인데.... 창문 근처에는


나무도 없었다. 어디서 들어온것일까. 갑자기 무서워져서 창문을


전부 닫고 거실과 방에 불을 환하게 밝혀놓은채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잠이 깨었다. 악취.


화장실의 수채구멍에서 올라오는 냄새인줄 알았다. 그러나 화장실


바닥에 있는것은 죽어서 벌레가 꼬여있는 쥐 한마리와


한무더기의 똥. 그리고 오줌. 고양이의 짓이었다. 어디로?


화장실로 들어올 곳이라고는 환기구 뿐이었다. 하지만 환기구는


환기창으로 막혀있다.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닭살이 돋으면서


머리칼이 쭈뼛 서는게 느껴졌다. 방으로 도망쳐 들어왔다.


그때 내가 본것은. 고양이 한마리가 벽에서 나오는 모습이었다.


녀석은 앞발과 머리통만 내 방으로 들여놓은채 날 비웃듯 바라보다가


다시 벽 밖으로 스르륵 나가버렸다. 벽을 다시 만져봐도 분명


단단한 벽이었다. 그리고 그 벽 밖은 3층이었다. 나무라던가


타고 올라올만한 무엇도 없는. 반팔티에 반바지라는 잠옷 차림으로


차를몰고 나왔다. 뭔가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세차장으로 갔다.


친구 아버지는 내 말을 다 들으시더니 진작 찾아갔었어야 한다면서


나와 함께 무당집으로 가 주셨다. 애기보살. 흔히 보이는 간판이었다.


무당은 굉장히 젊었다. 스물 서넛쯤 되었을까. 그러나 눈에서는


독기와 비슷한 광채가 어려있었다. 친구 아버지와는 이미 아는


사이인듯 안부를 가볍게 물었다. 그리고는 날 보더니 다짜고짜 뺨을


때리는 것이었다. 왜 때리는거냐고 소리치려는 찰나. 반대쪽 뺨을


또 때린다. 친구 아버지가 놀라서 무당을 말리려 들었다. 그러나


무당이 손을 확 뿌리치면서 날 노려보더니 한마디를 했다.


"그때 왜 그냥갔어? 묻어주기만 했어도!" 독오른 표정으로 쏘아보는


그녀의 눈빛은 영락없는 고양이. 그것이었다. 한참 날 노려보던


무당은 흥 하는 콧방귀와 함께 돌아서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너도 두번 맞으니까 아프지? 그래도 양심은 있는 모양이네.
지금이라도 찾아오게. 들어와!"


나는 친구 아버지를 쳐다보았고 친구 아버지는 그런 날 보며


쓴웃음을 지으셨다. 무당은 질문도 많지 않았다. 생년월일시.


이름. 그리고 차 번호. 뭔가 중얼거리던 무당이 신이 내린 모양이었다.


조금은 유치하달까. 억지로 내는듯한 어린애 목소리.


"오빠. 나비가 불쌍해?"

"아... 네."

"말 놔. 그냥 대답해. 나비가 정말 불쌍해?"

"어....으,응."

"근데 왜 도망갔어?"

".........무서워서......"

"그날 묻어줬으면 나비가 오빠따라 안가. 왜 그냥갔어. 벌써 다쳤는데
한번 더 다치게 하면 묻어줘야지. 왜 그냥가."


무섭다..... 무서웠다. 그 고양이를 막 치었던 그때처럼.


이 무당이 모든걸 다 알고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


난 고해성사를 하는것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날일을 전부 말했다.


그리고는 미안하다고. 너무 무서워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내가 사과를 하자 무당이 내 어깨를 잡았다.


"오빠. 이제 안그럴거지?"

"응. 안그럴께."

"그럼 이거 가져가고 절에가서 기도해주는거다?"

"응. 그럴께."


무당이 옆에있는 작은 목걸이를 내밀었다. 붉은색 끈으로 된


목걸이에는 부적이 하나 매달려 있었다.


친구 아버지가 잠바 안주머니에서 사탕을 한봉지 꺼내놓으셨다.


사탕을 들고 무당이 천진하게 웃었다. 그리고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던 무당은 신이 나간듯. 다시 원래의 싸늘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무섭지? 앞으로 그러지마. 모든 짐승이 다 그렇지만 뱀하고 고양이는
절대로 당한건 잊지않는 짐승들이야. 그날 원래 당신 아니라도 이미
죽었을 팔자인데. 댁이 한번 더 치는 바람에 댁한테 붙었어. 절에가서
명복이나 빌어주고 이 부적 잘 걸고 다녀. 그럼 이제 안나타날거야."


나는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복채를 꺼내려 지갑을 열었다.


그때 무당이 내 손을 잡더니 지갑을 도로 품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우리 애기는 돈 있어도 쓸줄몰라. 사탕이나 먹으면 좋은거지 뭘.
얼른 절에나 가봐."


적잖이 당황했는데 친구 아버지가 빙글빙글 웃으시며 먼저 인사를


하시고는 일어나신다. 나도 얼떨떨하게 인사를 하고는 주춤주춤


대문을 나섰다. 그리고는 집에와서 쥐 시체와 고양이 배설물을


처리한뒤 목욕탕을 다녀왔다. 깨끗한 옷을 입고는 절에가서


고양이의 명복을 빌어줬다. 그날은 마음편히 잘수가 있었다.


꿈에 상처가 없는 고양이가 나타났다. 별 말없이 날 쳐다보던 녀석의


눈에는 독기가 사라져 있었다. 멀거니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녀석이


다시 벽을 통해 사라졌다. 화들짝 잠에서 깨어보니 방바닥에 고양이


털이 몇가닥 떨어져 있었다. 누런 고양이 털. 그 뒤로 다시는


고양이에 대한 악몽을 꾸거나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운전을 조심해서 하는 습관을 들였다. 



출처 : 신비하고 무서운 이야기  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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