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호] 행복중독자 : 행복에 목숨거는 자들을 위한 책

박은정20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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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에 행복을 가져다놓기 위해 지금을 견뎌낸다. "멋진 날이 올거야~!" 꿈을 가져야만 한다는 전제로 현대인들이 얼마나 각박하게 살고있는지 묻는 책. 행복을 쫓으며 소진되는 시간과 감정의 영역을 들춰보는 책. 행복이 없으면 삶의 가치가 없는 것인가 질문하게 하는 책. 가디언지의 인기 칼럼리스트 올리버 버크먼의 연재로 화제가 되었던 글이 국내 번역 출간되어 소개해본다. 

 

 

* 행복 강요하는 사회

 

행복, 경이, 사랑 등 긍정저기 감정의 특징은 우리가 그것을 억지로 느끼려고 노력하면 절대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 그것은 스트레스가 된다. 특정 목표를 찾아 그 목표 달성에 매진하면,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 때문에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때로는 그러한 것들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실 어느 순간 미친 듯이 걱정하던 것들의 대부분은 불과 몇 주만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성공이나 행복은 저자는 사기라고 표현한다. 적당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완벽한 삶을 사는 반면 나나 주변인들은 힘든 인생을 산다고 느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에게는 원래 자신의 모습을 적당히 포장해서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타인의 인생을 통해 행복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며 나는 행복하지 못하다고 푸념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이다.

 

* 너 자신을 포기해버려라

 

일본의 심리학자 쇼마 모리타의 말을 인용한다. 어떠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전에 마음속으로 과거의 안이한 자세를 보리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특정 사회적 배경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 스스로 어떤 동기를 부여해야만 계획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지, 창조적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영감을 얻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조언한 책들을 책장에 꽂아두고, 실제로 그 책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영감도 얻을 수 없을 것 같고, 굳이 해야 할 동기도 없는데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남을 따라 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새해만 되면 굳은 다짐을 하며 연간계획을 세워두고 3개원도 채 못되 후회하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아무런 동기도 없고, 영감도 떠오르지 않는데, 마음속에 공포감만 잔뜩 품는다고 해서 사람이 다라져 과거에 못 했던 일을 하게 될까? 당신은 그럴 수 있는 존재인가?

 

그럴바엔 너 자신을 포기해버려라

 

과괌하고 명쾌하게 말해준다. 그리고 조언한다. 신경과민 상태여도 좋고, 완벽하지 않은 상태여도 좋다. 건강하지 않아도 좋고, 게으름뱅이어도 좋다. 지금 자신의 모습 그대로 행동을 시작하라. 그 모습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최고의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바로 시작하라. 그렇다. 여기서 포기란 자신에게 맞는 가능한 선에서 출발하라는 얘기이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것만 같아서. 우리는 그것이 이루기 어려운 것이라고 여기는 선입견에 휩싸여있다. 하지만 내 능력껏 지금 하고싶은 것을 실행하다 보면 적어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떨칠 수 있을 것이다.

 

 

* 나 다운게 뭔데?

 

첫 번째 데이트부터 초지일관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이별한 것일 뿐, 연애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의 저자의 말이다. 사실 이 조언은 대표적인 인간관계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말이 우리에게 무익하다고 말하고 있다.

 

첫째, 우리는 나다운 것, 즉 우리의 모습에 대해 실제로 알지 못한다.

둘째, 혹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 하더라도, 그 내면의 상태를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면 상태를 행동으로 보여주려는노력 자체가 인위적일 수 있으므로 그것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셋째,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함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 고정되어 있다는 위험을 안고있다. 인격이 고정되어 변함이 없다고 인정해리고, 바로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려다 보면 스트레스, 불안,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계속 변화하기 마련이다.

 

 

* 인생에 리셋은 없다

 

새출발에 대한 강박을 말한다.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고 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면 행복이 찾아올 것만 같은 기대를 갖는다. 새출발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삶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데에 있다. 총체적인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어느 특정 분야를 획기적으로 바꾸려 하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행동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장점은 완전히 무시하게 된다. 우리 사고는 새출발을 결정하면서 환상의 덮개에 가려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 대한 로망을 갖는 것은 낯선 곳에서는 현실과 다른 행복이 존재할 것만 같은 환상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곳에 놓여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있다. 영화, 소설, 음악 등 모든 예술의 주제는 오직 하나라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에 있어 유일하게 풀어야 할 숙제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에 나를 인식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출발하지 않고, 다른 자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인지 치료 전문가들은 현재에서 과거를 잘라내는 것이 항상 유익하지만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 안 하고 후회할 것인가, 하고 후회할 것인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 우리의 마음은 불편해진다. 그리고 그 불편한 마음이 싫어서 우리는 긍정적 사고를 통해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려하거나, 부정적인 생각과 싸우려 하게 된다. 이런 관점애서 본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부정적인 부분까지 억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불편한 것도 하나의 현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한 변화를 이룩할 수 있다. 인생은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그러니 언제든 불편을 감수할 느긋한을 가져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다.

 

결혼해라. 그러면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마라. 그래도 역시 후회할 것이다.

 

어떤 일을 하나 하지 않으나 둘 다 후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로또를 사는 사람들은 당첨될 가능성이 얼마나 작은지 잘 안다. 복권을 사다가 어느 한 주 사지 않았는데 그 주에 당첨되었다고 상상하면 너무나 끔찍해서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복권을 산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후회할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한다. 올 초 출간되었던 <IF의 심리학>을 보면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데, 그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후회하기는 해도 그 후회가 10년 동안 따라다니지는 않는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 이해하고 나면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아서 발생하는 후회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결정을행동에 옮기지 않아 실패했을 경우 후회가 훨씬 더 오래가는데, 그 이유는 하지 못한 일에 대해 끝없이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걱정할 필요없다. 그냥 저질러라!

 

 

*  행복 말고도 좋은 것들

 

행복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경외심은 별 해당 사항이 없는 감정이다. 경외심은 평범하게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원하기에는 너무나 당혹스럽고, 너무나 큰 불확실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경외심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살아있음을 실감한다는 것은 잠시 존재하는 느낌도 아니고, 금방 잊히게 될 그런 느낌도 아니다. 좋은것은 단순함 속에서 찾는 게 좋다. 아마 인류의 역사에는 잠을 편히 잘 잤다면 얼마든지 피할수 있었던 전쟁이 잠을 못 자 짜증 난 지도자에 의해 시작된 경우가 숱하게 많을 것이다. 성공한 포로포즈를 한번 보라.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니면 커플이 레스토랑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기가 막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가 쉽게 결혼을 승낙하지 않는가? 이처럼 기분에 좌우되다 보니 인간은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버리는 엄청난 결정을 순간적으로 저질러버리는 존재이다.

  

 

* 읽어보세요! 이 책을..

 

'행복해지기'를 필두로 매뉴얼만 가득하던 책들 이후 스트레스 없이 '비관하라'는 것이 요즈음 북트렌드이다. 이 책은 우리가 더이상 행복에 목숨걸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말해준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마티아스 뇔케의 [행복한 비관론자]를 추천한다. 당신의 사고는 이제까지와 60도 정도(180도라는 과감한 발언은 차마..) 바뀌게 될 것이다. 책읽기란 그래서 좋다. 매번 색다른 각도로 생각의 나침반을 움직여준다. 천천히 조금씩 그리고 조용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