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이라는 것은?

딩동2012.08.07
조회543
혼기 꽉찬 나이로 현재 남자친구와 결혼전제로 교제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33살 남자친구는 35입니다.
남자친구집에 2번 인사갔었는데요. 
첫번째로 인사드리러 갔을때는 고모님, 숙모님 내외분 2쌍, 형님네(남자친구의 형님부부), 시부모님 등등
열분정도 되시는 어른들이 계셨어요.
시골이고 과수원도 하시는데 한참 제철과일 나올 철이라 일손도 거들겸, 저도 볼겸 모이셨다고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힘든 내색않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저를 보시고 결혼이 늦어 걱정이셨던지 눈물도 보이셨구요.
모두들 좋아해주시고 하셔서 처음이라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같이 과수원에서 가서 과일도 따고 채소 다듬는것도 도와드리면서
점심, 저녁까지 먹고 과일 한상자도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님이 상견례 언제할거냐 빨리 해야한다고 성급히 말씀하셔서 당황스럽긴 했으나
남자친구가 아직 저희 집에 인사온 상황도 아니고 처음부터 너무 부담주지말라고 말씀드리더군요.
다들 인정있어보이시고 좋았습니다. 남자친구의 형님이 국제결혼을 하셨어요.
장손이고 성격도 조용하시고 한데 한국여자분들 시골에서 농사짓고 맏며느리 역할을 기피하는지라
집에서 말리는데도 결정하셨다 했습니다. 
그래서 22살의 젊은 형님이 계십니다. 하지만 묵묵히 맡은 일을 열심히 하시고 착하십니다.
저보다 11살 어리지만 형님이라고 부르는것이 빈정상하거나 싫거나 하진 않았어요.
뭐랄까..  요즘 며느리들답지 않게 참 부지런하시고 어른들 뒷바라지를 잘하시더라구요.
그때까지는 뭐 크게 신경 쓰진 않았어요.

두번째로 인사드리러 갔을때는
남친의 외할아버지 내외분과 이모내외분들 2쌍, 형님내외, 시부모님 등 또 대식구들이 계셨습니다.
휴가철이라서 다들 모이셨다고요. 시부모님이 사람을 좋아하셔서 손님 오시는 것을 반기시는 편입니다.
동네에서도 남자친구집에서 모여 고기도 구워먹고 술도 드시고 노시다 가신다고 들었구요.
다시금 부담스러워지더군요. 한분씩 저를 관찰하시는데 솔직히 밥이 잘 넘어가진 않았습니다.
(도착 시간이 늦어 먼저 식사하시고 저희가 점심 먹는 것을 다 보고 계시는 상황)
하지만 내색 않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상을 치우는데 멀뚱 앉아있기 그래서 
같이 반찬도 나르고 했는데 이모님들이 나중에 많이 하라며 말리실때 기분이 묘하더군요.
나중에 많이 하라는게 왠지 무섭기도 하고, 왠지 결혼생활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커피를 11잔 타서 어른들께 드리고 담소를 나누는 사이 
형님은 혼자서 10명이 넘는 설겆이를 혼자하고 계시더라구요.
말씀을 들어보니 
과일 나올 철에 15일 정도 시골집에 묵으며 새벽마다 과일을 같이 따고 도와드렸다고요.
주말에 손님들 오시면 설겆이며 신경쓸거 많잖아요. 혼자 묵묵하게 다 하시고...
이번에는 5일전에 오셔서 지금 계신 어른들하고 같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었어요.
집으로 오면서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할 자신이 없어서요.
물론 결혼하면 시댁식구들과 잘지내고 도리할건 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현실적으로 형님을 지켜보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저도 직장인인데 솔직히 휴가는 쉬고 싶은거잖아요.
물론 형님은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그렇게 어른들하고 같이 휴가 보내는게 보통일이겠습니까..
남자친구한테 저는 자신없다고 했습니다.
형님처럼 잘할 자신도 없고, 나중에 비교당할까봐 걱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시골이라 고지식한것도 있지만...  첫째 며느리가 그런데 둘째 며느리한테도 당연하게 바라시지 않을까..
미리 걱정이 들었던 거지요.
남자친구는 섭섭해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자기 식구들이 형님 괴롭히는걸로 보이냐고..
원래 다 도와주고 한다고...
형님내외도 원래는 자주 오지 않고 여름이고 과일나올철이라 놀러도 올겸 도와드리러 온거고
어른들도 저를 보고 싶은 마음에 기쁜 마음으로 모이신거라고요.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겁이 나네요.
잘할수 있을지 겁나고..
다소 저는 어렵게 좋게 말을 꺼냈는데 날카롭게 대응하는 남자친구에 실망도 했습니다.
제가 섭섭하다 한것도 아니고 형님처럼 할 자신이 없고 겁난다고 한건데..
마치 시댁 헌담이라도 한듯... 예민하게 구니까
나중에 결혼해서 시댁이랑 섭섭한일 생기면 저한테만 뭐라고 할것 같아 더 겁납니다.

2번째 뵈었는데 제 전화번호를 남자친구에 물어서 남자친구가 아직은 성급하다며 거절하긴 했지만..
주말마다 왠지 오라고 하실것 같고...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결혼해서 시댁과 잘 지내시는 분들..
때로는 어른들과 함께 지내며 현명하게 잘 대처하는 분들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제가 너무 앞서 걱정하는 걸까요..
이런 감정을 느끼는 제가 잘못된것인지 말씀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