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도보여행 - 출발에 앞서

방기수2012.08.21
조회219

안녕하세요. 내일 여행을 갑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 이 글을 쓸까..말까.. 고민을 좀 했어요. 괜히 설레발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의미있는 여행이라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기도 하고 말이죠. 결국은 이렇게 쓰긴 하지만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에요. 대게는 다녀와서 경험담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좀 뻘쭘하네요.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오거나 별 성과없이 끝나게 되면 낭패인데 말이죠;;

어쨋거나, 일단 하기로 했으니 시작할게요.

 

이 여행은 지난 해 본 다큐멘터리 그리고 다들 하는 실존적 고민이 섞인 결과물이에요.

먼저 다큐멘터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지난 해 말 sbs에서 방영된 태평양에 대한 4부작 다큐를 봤어요. 보고나서 페이스북에 쓴 글이구요.

 

이 때만 해도 서울에서 일하고 있었던지라 이렇게 글을 올리긴 했지만 서울바닥에서 조각을 줍는 게 너무 어설프고 뜬금없다고 생각했어요. 말만 뻔지르하고 못하겠거니 했죠. 그런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고 4월달에 고향 강릉으로 내려오게 됐어요. 내려오고 나니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더위가 한풀 꺾이면 여행이나 가자!라고 생각하니 페이스북에 쓴 글이 떠올랐어요. 두개를 엮어서 나름 의미있는 여행을 해보자 해서 기획했던거죠. 태평양을 낀 삼면의 해안가를 돌면서 바다로 흘러들어갈 조각들을 주워서 그 것으로 바다동물을 만들기로 한거에요. 이렇게 모은 조각들은 어느 정도 양이 되면 집으로 택배를 보내는 식으로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구요. 여행이 끝나고 나면 모아진 조각들로 바다동물(새로 만들 계획)을 만들 생각이구요. 강릉에서 출발해서 동해에서 남해를 통해 서해로...9월 18일까지 갈 수 있을 만큼 가려구요.

대충 이렇네요.

 

그리고 나머지 한가지는 이 나이 먹도록 뭐했나? 뭐 이런 사춘기스런 고민이구요. 몇 년 전부터 영화를 좋아한다고 영화 만든다고 설치고 다녔는데 정작 이룬 게 하나도 없네요. 영화관련 일을 하긴 했지만 끈기도 없고 온전히 내가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에 설렁설렁 하다보니 재미도 없었고 계속 이렇게 1년, 2년 넘기다 보면 그게 10년이 되고..돈에, 시간에 쫓기는 신세가 되겠구나 싶어서 고향으로 내려왔어요.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만들어보자라곤 했지만 무언가 화이팅넘치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여행을 생각했고,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위에서 말했던 내용들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써서 스톱모션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자는 생각까지 했어요. 이 여행이 전초전 비슷한 개념이 되는 것이고 성공적으로 끝내면 다음 일도 잘 풀릴 것 같은 느낌도 들구요.

어설프게 말을 만들어보면 '새(鳥)생명 프로젝트' ㅋㅋ

 

여기까지가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에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다들 여행하는 이유가 다르잖아요. 나의 이유가 남들보다 중요하다거나 더 의미가 있다거나라는 생각은 안해요. 하지만 중요한 얘기는 지금부터!

이번 여행의 컨셉은 무전여행에 가까워요. 집으로 조각들을 보낼 택배비와 비상금 몇만원을 제외하고 식비와 숙박비는 전혀 없이 갈 계획이에요. 말이야 뻔지르한 무전여행이고 '빌어먹는'여행이라고 해야 맞을 거에요. 일단 아는 사람들을 총동원해서 잘 곳과 먹는 것을 지원받고, 상가나 민가에 들러 사정을 말씀드리고 단 몇시간 일을 해서라도 끼니를 해결할 생각이에요. 쉽지는 않겠지만요~ ㅋㅋ.

그래서! 이 글을 보시고 해안에서 같이 쓰레기를 줍고싶으신 분, 거지 동정하는 마냥 먹을 것 조금이라도 적선해주실 분은 이 곳으로 연락을 주세요!!

 

http://www.facebook.com/dardenlove

010 4518 0975 (카톡이나 문자, 걷고 있을 시간에는 답장을 못할 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를)

 

핸드폰의 경우는 밤 12시 이후에는 끈 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확인하고 배터리는 여분을 가지고 가지만 충전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되면 깨어있을 땐 항상 켜두고 아니면 시간을 정해두고 켜 놓을 생각이에요. 페이스북에 몇시간 단위로 행선지를 기록할 생각이구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말없이 가려고 했는데 걱정도 되고 해서 이렇게 출발하기 하루 전에 급하게 글을 올리게 됐어요. 정리도 안하고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라 두서가 없네요.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 작은 만남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중한!

걱정반 설레임반으로 내일 10시 출발합니다. 무사히 돌아올게요~

pie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