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담담하게 털어놓는 서른 살 저의 이야기입니다.여러분의 작은 응원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될지도 모를거같아요.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지만, 꼭 찬찬히 읽어보시고 제게 힘이 될만한 한 마디나 충고라도 좋으니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일주일 중에 사흘이고 나흘이고 때로는 일주일을 꽉 채워 집 밖에 나가지를 않는다. 대신에 하루종일 집에서 텔레비전을 본다. 공중파 케이블 가리지 않고. 다큐멘터리, EBS프로그램, 아침방송, 인간극장, 각종 쇼프로그램 등등. 더 이상 볼 게 없으면 네이트 기사를 읽고 그래도 볼 게 없으면 판에 올라온 모든 이야기들을 읽는다. 이렇게 하다보면 하루가 참 빨리 가고 다시 새 날이 되면 새로운 TV 프로그램들과 뉴스로 업데이트가 된다. 집에 먹을 반찬이 있으면 밥을 해서 함께 먹고, 반찬이 없으면 갖고 있는 재료들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당장 수입이 없기때문에 맘껏 장을 보거나 외식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치면 나가서 포장음식을 사와 집에서 미친듯이 먹는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여기면서. 그렇다고 완벽한 백수는 아니다. 중요한 미팅이 있는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나름 활기차게 시작해보려고 내 자신을 다그치기도 한다. '자, 어서 일어나서 침대 밖을 박차고 나가자!' 이런 날은 이렇게 꾸역꾸역 낯선 하루를 시작한다. 가끔 출근을 하게되면 책상 앞에 앉아 이메일 확인부터 한다. 왜냐하면 자리를 비운동안 나는 이메일로부터도 스스로를 단절시켰기 때문이다. 아니, 이메일을 확인하는게 두렵다. 100통에 가까운 메일을 확인하고 답멜을 보내야 하는 것은 보내고, 정기적으로 메일을 보내야 할 일이 있는 곳에 메일을 보내면 오전이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금 일을 시작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딱히 나에게 기대된 일도 없고 자발적으로 뭔가를 하고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보통은 다시 정상적인 사이클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어려웠다. 결국 오후 시간에 책상 앞에 붙어있지 못하고 집에 도망왔다. 주위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위해 애를 써가면서까지. 아, 혼자 사는 것은 아니다.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룸메이트가 있다. 서로의 사생활에 대하여 크게 신경은 쓰지 않으나, 가끔 그녀가 나에게 건네는 말들이 내가 하루에 하는 모든 말일 때도 있다. 날 좀 한심하게 생각할거 같긴 하다. 매일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옆에 끼고 쇼파 혹은 침대에만 붙어있으니까. 오피스에 나가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 그말인즉슨, 하루종일 말을 안하고 보내는 날들도 꽤 있다는 점이다.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떨어져 산지 꽤 됐으며, 그들과는 카카오톡으로 매일 안부를 주고받는 편이다. 다만 나는 이런 나의 상태를 그들에게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들의 자랑이자 삶의 희망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뿐더러 내가 상태가 안좋다한들 그들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으며 만일 이 사실을 알 경우 전전긍긍 걱정을 하실 분들이기 때문이다. 참, 나는 종교도 있다. 한때 정상적일 때에는 수녀가 되고 싶을만큼 신실하기도 했었는데 현재는 일단 지금 잘 사는 데 급급한 나머지 그 꿈을 꾸기도 민망한 상태다. 그래도 지금 내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어느 누구도 아닌 종교라는 것은 분명한데, 지금은 상태가 안좋은지 그것또한 체감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친구도 있긴 하다. 서른 살 안팎이 그렇듯 다들 자기 일에 바쁘며 자기 개발과 연애 사업에 열심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참 좋은 사람이 많은데 막상 나의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찾다찾다 이 곳, 내가 자주 보는 판에 털어놓는다. 나도 그 많은 사연에 공감해주었으니 적어도 열 명은 날 위로해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아니 아무도 듣지 않더라도 그냥 뱉어내고 싶었다. 나 이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고. 가끔 크게 결심하고 건강한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있다. 일을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날숨에서 느껴지는 헛헛함, 완벽하게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일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을 견디기가 정말 어렵다. 나의 날숨이 되돌아올 수 없을만큼 깊이 침강해버리는 느낌이 오는 순간. 지독한 외로움에서 정신을 똑똑히 차리고 있는게 고문이다. 그런데 텔레비젼 너머에는 사람들이 웃고 울며 부대끼고 살아가고 있으며 연예인들은 시시껄렁한 이야기로도 웃고 있다. 그나마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그들중 한 무리가 된것같아서 위안을 받는다. 그래서 가족드라마나 휴먼다큐멘터리를 특히 즐겨 본다. 정말 열심히 살고자 마음 먹으면 하루 이틀 "버티기"로 살 수는 있다. 그러나 하루하루 매 순간 순간이 너무나 위태롭다. 내가 참 위태위태하다. 아직 많지 않은 나이인데 자꾸 시름시름 내가 말라가며 죽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나의 꿈이 뭔지 모르겠다. 아니, 현재의 가장 큰 꿈은 내가 하루하루를 잘 사는 것이다.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열심히.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점점 더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일을 해서 상태가 안좋아지는건지 혹은 상태가 안좋아서 일을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분명 여기까지 오기위해 정말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참 잘 했기때문에 내가 있는 이 곳에 올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나를 움직이게 만들던 꿈들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큰 의미가 없다. 오늘은 용기내어 오피스에 출석 도장을 찍고 오전내내 우울증에 관한 책을 읽었다. 내 결심으로도 나를 움직일 수 없는 이 상태가 내가 게으른게 아니라 어쩌면 나의 뇌가 이상하게 명령하고 있기때문에 그런것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참 안됐다. 늘 매사에 분명하고 열정적이던 아이가 이렇게 시름시름 세상을 다 산 아이처럼 넋을 놓고 있다는 사실이. 이 좋은 시절에 이 좋은 공간에서. 그래도 오늘은 이렇게나마 도와달라고 소리지르고 싶다. 나를 이 차갑고 캄캄한 동굴 안에서 꺼내달라고 소리지르고 있다.
제 상태가 어떤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