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버님을 오빠라고 부르면 안됩니까?

호칭2012.08.24
조회104,652

안녕하세요..이제 결혼한지 1년 남짓 되어 신혼생활을 즐기고..는 싶지만 임신 6주차인 예비맘이에요

제목만 보고 되게 황당하셨을 것 같은데 호칭문제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ㅠㅠ

이렇게 글 써요....

 

저와 제 신랑은 알고지낸지는 20년이 넘어가요..

어렸을 적부터 집안끼리 알고 지냈고 그 인연으로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신랑에게 2살 차이 형이 한 명 있는데

20년동안 오빠~오빠~하며 지내다가 결혼한 이후 갑자기 아주버님이라고 부르기가 영 어색했어요

그랬더니 시아버지 시어머니도 그래 어색하긴 하겠다 이러시면서

큰댁 갈 때는 갖춰 부르고 우리끼리 있을 땐 편하게 불러라 이러셔서 1년 동안 호칭 문제 없이 지내왔어요

 

그러다가 저번주 쯤 아주버님(그냥 여기서는 아주버님이라고 할게요)이 여자친구를 소개해줬습니다.

아주버님은 서른살, 그 여자분은 26살..저희 부부보다 두 살이 많은 거죠

근데 제가 지난주 전까지만 해도 입덧이 너무너무 심해서 병원에 입원하고 회사 못나가고

몸무게 재어보니 6킬로, 7킬로가 빠지고 그래서 신랑이랑 양가 부모님들이 되게 걱정 많이 하셨는데

그 이후에 좀 괜찮아지고 그래서 겸사겸사 시부모님 집에 모였습니다.

원래는 몸이 안 좋아 안가려고 했던 걸 시어머님이 원기회복(?) 해야한다며 부르셨고

저는 몸도 괜찮아졌으니 가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고 어떤 분인지 궁금했었고...

 

어쨌든 저랑 신랑이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더니 어머님이 혼자 음식하시길래

도와드린다고..갔더니 몸도 아직 시원찮으니 그냥 앉아있어라..어머님 아버님 신랑까지 만류하길래 그냥 앉아만 있었어요ㅠㅠ

그러고 나서 아주버님이랑 여자분이랑 오셔서 인사하고 나서 어머님이 다시 부엌에 들어가시는데

그냥 마루에 나와 앉아있더라구요..차라리 제가 어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는 상황이었음 그냥 앉아있으라고 했을텐데 어머님 혼자 음식하시는 모양새가 영 그렇더라구요..

그렇다고 손님한테 대뜸 도우라고 하기도 그래서 그냥 제가 다시 어머님한테 가서 도와드린다고 갔더니

어머니가 다했다 가서 앉아라 그런 소리 들리니 그제서야 얼굴 빼꼼 내밀면서 도와드릴거 없어요? 하더라구요

 

거기까지는 어머님도 저도 그냥 기분좋게 넘어갔습니다. 애초부터 손님한테 시킬 생각도 아니었구요..

 

그러다 식사하는 중에 수다를 좀 떨 일이 있었는데 그냥 저는 당연하게 아주버님한테 오빠, 오빠 했습니다.

그랬더니 얼굴빛이 변하면서 아주버님한테 오빠라고 부르세요? 이러는 거예요

순간 다들 벙쪄있다가 어머님이 제 신랑이랑 저가 20년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이며 아주버님과도 어렸을 적부터 지내온 사이라 어색할 것 같아 그냥 우리끼린 그렇게 부른다고..해주셧는데

그때부터 확실히 표정이 안좋더라구요ㅠㅠ

 

그래서 제가 형님이 이해 좀 해주세요~ 이제와서 아주버님이라는 소리가 안나와요ㅠㅠ

2살 어리지만 그래도 손윗사람이라는 생각에 안되는 애교도 좀 부려보고;;

나이어린 손윗사람이라 서로 어색할 듯 싶어서 그냥 제가 만나자마자 형님이라고 부르겠다고 했었거든요

어쨌든 그땐 그냥 넘어가는 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담날 모르는 사람한테 카톡이 와서 봤더니 형님인 거예요.

저보고 대뜸 카톡보면 전화 좀 하라길래 전화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이도 어린데 손윗사람 대접 하려고 해야하니 불편할 줄로 알고 그건 참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꼭 아주버님한테 오빠오빠 해야겠냐. 나도 나이차이가 나니 둘만 있을 땐 오빠오빠 하지만 그래도 시부모님 앞에서는 존칭 사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제수씨라는 사람이 내 남편한테 오빠오빠 하니까 기분이 좀 안 좋고 고쳐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날 갔을 때도 어머니를 도울 일이 있었음 나한테 살짝 눈치를 줬으면 될 것을 몸도 안 좋다면서 굳이 가서 도와드린다고 해야 했냐. 사실 그 때 좀 민망했었다.."

 

마치 준비해 놓은 사람처럼 숨도 안쉬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때 어머니 도우러 간건 어머님 혼자 일하시는게 좀 그래서 그랬던거지 애초부터 손님한테 시킬 생각 없었고 내 몸이 괜찮았다면 어머님이랑 저랑 둘이 했을 거다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 안하신다.. 해명했고 호칭은 그때 어머님도 말씀하셨다시피 너무 오래 오빠오빠 하다보니 그게 굳어져서 아주버님이라는 소리가 서로에게 어색하다..시부모님도 이해해 주신 것이니 이해를 좀 해주시면 안되겠느냐고 그랬더니

 

이것때문에 자기한테 꼬박꼬박 존대하고 윗사람 대접한거면 그냥 차라리 자기한테 편하게 하라네요.

제가 서로 어색할까봐 먼저 윗사람 대접하고 선뜻 형님형님 한거지 저라고 두 살 어린 사람한테 존대해가면서 그러고 싶었겠어요? 그러면서 자기는 자연스럽게 저한테 말 놓더군요

 

물론 형님되는 입장에서 처음엔 호칭 문제가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부모님도 뭐라 하지 않으시는 상황에서 그것 때문에 서로 싸워야 하나..이런 생각 들더라구요.

지금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동안 아무 문제 없었고..

 

저희 이모도 저희 아빠한테 형부랑 오빠 소리 섞어가면서 했었는데..

신랑한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니까 그게 그렇게 민감한 문제였냐고 그러구..

 

에휴ㅠㅠ어떻게 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