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마지막으로 이거 봐줘

왜이럴까201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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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못하고 서랍에 넣어둔 편지들은 해저에산다.

단어들은 허옇게 배를 드러내고 죽어가겠지

모래를 사랑한 사람은 모래가 되고

내게 남겨 둔 너의 눈 먼 개들은 짖지 않는다.

조개껍질이 되어 바다 밑을 구르는 일처럼

혼자 밥을 먹는 일처럼 한없이

존재로부터 멀어져가는 말의여운,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저녁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마다

세게는 투명하게 지워져갔다.

쓰러져 누운 코스모스 꽃들을 나에게 돌려보내야 하는 시간

바다 밑에 지느러미가 없는 새들이 기어다니는 시간

비늘이 다 떨어진 바다뱀이 산호초 속에 추운 몸을 숨기는 시간

내가 건설했던 왕궁엔 온통 혼돈과 무질서뿐이고

내품에 안겼을때 네가 남긴 물고기들의 머리카락

머리카락을 입에 넣고 오랫동안 맛을 본다.

너는 나를 그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서랍속에 넣어둔 편지들은 조류를 타고 흘러가 물에 가서 썩고

네가 묶어놓고 간 개들은 입과 다리가 없다.

시간은 어떤 식으로든 간다 다만 매우 느리게 갈뿐

나는 내가 없는 해저에 살고, 너는 유리병처럼 금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