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에 대한 미안한마음

아니쥬2012.08.26
조회453

안녕하세요.
현재 강원도철원GOP에서 근무중인 군인의 여자친구입니다.

 

오랜만에 곰신카페, 군화와고무신에 들어와서 글을 보다가
안타까운 글들이 보이길래 감히 몇자 끄적이네요.

 

'꾸나 콜렉트콜 부담스러워요.'
'남자친구 선임분들꺼까지 다 챙겨야해요?
'휴가비용때문에 너무힘드네요...'

등의 안타까운 글들이 많이 보였어요.

 

이 글들에 대해 말하기전에

제가 생각하는 군대와 군대에 있는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대부분 아니 거의 왠만한 곰신분들은 다 들어보셨을 질문이에요.

 

'남자친구 기다릴꺼야?'
' 기다릴 자신 있어?'

정말 많이들 들어보셨을꺼에요.

저의 꾸나가 군대에 들어가기도전에
들어간 후에도 지금까지도 오랜만에 안부인사라도 한다치면
다 이런식의 질문들이죠.
그리고 대부분이

 

'야 그걸 왜기다리냐 너 못기다려.'
'이 아까운 청춘에 무슨 한남자만 기다리고 있냐?'
' 이남자 저남자 다 만나봐라'

등등의 반응들이죠.

 

잘기다릴꺼야. 군대갔다와도 이쁘게 연애하는애들 많더라. 등의 말은 잘 듣지 못했어요.

 

심지어 남자친구가 군대에 들어가자마자
남자선배들같은경우 니가 내동생이였으면 절대 못기다리게 했다며 남자소개 시켜줄테니 만나봐라
언니나 동갑내기들도 비슷한류로 일찌감치 포기해라식의 뉘앙스를 풍겼어요.

 

그리고 몇일전에는 곧 군대가는 동생이 고민을 털어놓았죠.

현재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자기는 이제 곧 군대를 가니 어떻게 하냐
군대에 가는데 기다려달라는거 예의 아닌 거 너무나 잘안다.
하지만 정말 좋다. 어떻게 하냐 라는 고민을 저에게 털어놓았어요.


그 질문에 대해 저는 늘 말했던 것 처럼 말해줬습니다.

군대 기다린다고 하는 것 자체가 난 좀 별로라고 본다.
뭔 군대를 기다리냐 그냥 연애하는 환경이 바꼈을 뿐이지 그게 뭐 의무처럼 기다리네 마네 하며
의미부여하는 것 자체가 좀 별로라고.
사회에 있어도 시간이 지나가다보면 그 사람의 단점도 보일 수도 있고
마음이 안맞거나 해서 헤어질 수 도있다.
근데 그걸 꼭 군대 때문이라고 모든 문제를 군대라는 틀안에 떠넘기는게 아니냐
무슨 군대라는걸 가지고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를 확대해석 하는지 모르겠다.
난 여자는 꽃이 라고 생각한다.
비싼영양제 아무리 줘봤자
가장 기본적인 물주기 햇빛쬐주기 같은걸 안하면 시들어버린다.
군대에 있건 사회에 있건 여자는 큰 것 안바란다.
그냥 밥잘먹었냐 오늘은 무슨 꿈 꿨냐 등의 작은 관심과 애정을 필요로 한다.


대충 이런식으로 얘기했던 것 같네요.

정말 저는 저렇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기다림이 왜
점점 의무처럼 생각하고 의무처럼 만들어버리는건지...

 

물론 사회에서의 장거리연애와
군대에서의 장거리연애는 차이가 있습니다.
늘 전화를 기다려야만 하는 고무신의 입장.
힘든일이 있는 여자친구의 곁에서 직접토닥여주고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군화의 입장등등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입장이 많겠지요.
하지만 군대라는걸로 모든걸 표현해가며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처음에 부분에 썼던 안타까운 글들에 대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군대에서 연애를 하건 사회에서 연애를 하건
연애란건 사랑하는건 두 사람이 같이 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무조건적인 이해로는 그 사랑은 오래 갈 수가 없다고 전 생각합니다.

 

결국 저런 콜렉트콜 문제 자기계발문제등을 군화가 섭섭해할까봐
혼자서만 앓고앓다가 결국엔 자기혼자 힘들어. 내가 왜이래야해. 내가 왜 미안해해야해. 생각하고는
군화에게 미안. 헤어지자 하면. 결국에는 이별을 군화에게 주는 것 밖에 더 되지 않나요?

군화에게는 당장은 섭섭할 수 있는 문제지만 스스로 앓을 만큼 미안해 죽을 일은 아니잖아요.
충분히 군화와 함께 대화를 해서 콜렉트콜 안쓰고 군인전용카드를 쓴다거나 식의 좋은쪽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잖아요.

 

내가 내스스로를 사랑하고 가꿀수 있어야지만 자신의 내면에 있는 사랑도 상대방에게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왠만한 군인들도 알아요.
여자친구가 얼마나 부담일지 고맙기는 하지만 미안해 하고 있을꺼에요.

 

넌 고무신이면 고무신답게 그런거 해주고
편지 많이 써주고 알아서 선임들꺼 챙겨서 소포 보내라는 식의 사람.
나 휴가 나가는데 난 한달에 십만원밖에 안받는 군인인건 니가 더 잘알지?라는 사람.
페이스북에 나 심심하다 글 싸지르고 정작 접속해 있는 나한테는 쪽찌도 안하고 내담벼락에만 글도 안쓰고
다른 여자페북에 안부글 남길시간은 있으면서 나한테는 전화할 시간도 없다는 그런식으로 나오는 인간은
군인이라서가 아니라 사회에서도 만나면 안 될 사람들입니다.

 

군대를 기다려준다는건 의무가 아닙니다.

확실히 연애의 환경이 군대로 바뀌다보면
서로 훨씬 더 이해하고 배려해줄 부분이 분명 생깁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희생시키며 상대방에게 미안함마음으로 가득채워
상대방에게 못해준걸 생각하며 끙끙앓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남자친구의 입대날 따라가주지 못한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긴하지만
그 미안해 할 시간에 좀 더 많이 사랑을 표현하고 나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합니다.

상대방을 위한 미안한마음은 어떤식으로 보면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이지만

미안한 마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 미안한 마음을 사랑으로 표현하세요.
물질적인것이 아닌 선임들 눈치보가며 어렵사리 전화해준 남자친구에게
오늘 나갔는데 날씨 덥다며 투정부리는것보다 오늘 날씨가 덥던데 더위는 먹지않았느냐
오늘도 수고했다는 말한마디를 더 건내보는게 어떨까요?


대한민국 군화 고무신 커플들
이쁜사랑합시다^.^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