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태풍에 피해없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바람이 세긴 하지만 태풍인가.. 싶을 정도의 수준 입니다. 우선, 전글, 전전 글에 리플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쓴 글은 내가쓴 글 보기를 통해 리플을 자주 확인하고 있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힘이 되네요(- -)(_ _) 어제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후다닥 쓰고 나간다고 본편이 좀 짧았나요-_-;; 배은숙님께서 기다림에 비해 내용이 너무 짧다고 ㅎㅎ blue님, 제 글에 꾸준한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_ _) 앞으로도 댓글로 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쒀어닝님, 미칠것같이 궁금해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ㅋ 댓글 읽고 빵터졌네요. 2편에도 리플 감사드립니다. 3편에서 제가 깜빡하고 이어지는 글을 연결을 안해둬서 오늘에야 수정했네요. 제가 관심에 너무 기뻐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너무 길어졌군요. 이런이런. 그럼, 다시 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전에 편의점을 찾아왔던 그 앳된 소년은 이상하다는 듯이 저를 한번 흘끗, 바라보더군요. 저는 괜시리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10층을 눌렀습니다. 공기가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제가 왜 이 아이를 따라서 엘리베이터를 탄건지.. 더구나 10층을 왜 누른건지.. 이제와서 후회가 되더군요. 그리고, 그때. 언제나 그렇듯 녀석의 얼굴이 갑작스레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간이 멈추고, 오직 나와 그만의 공간에 갇혀버린 그런 느낌. 답답하고 묵직한 느낌은 그가 제게 나타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갑자기 미쳐버릴 것 같은 괴로움, 답답함, 호흡곤란...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제게 들이닥쳤고, 저는 손발을 버둥거리며 분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좋을까요.. 그렇습니다. 단한가지,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무력감. 미칠듯한 무력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무력감과 압박감이 저를 덮쳤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모든 것이 캄캄해졌고 그녀석의 얼굴은 거대하게 커져 저를 비웃듯이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그에게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래요. 그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를 인간이라고 생각한적도 없었지만 왜 이제서야 그 감각이 몸서리쳐지게 와닿는 것인지.. 거대한 눈이 절 노려보며 거대한 입을 열었습니다. - 이것이 내가 느껴야 했던 감정. 그리고, 저 아이가 느껴야 했던 감정들. 저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분노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화내는것. 그것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의 침묵이 오래도록 이어졌고 그 순간에도 저는 터질듯한 분노에 그를 향해 욕이라도 한바탕 퍼부어야 했지만, 제 몸과는 달리 입술은 전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그렇게 분노와 씨름했을까요. 그의 단 한마디. - 왜 우리는 선택해야 했을까....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를 내리누르고 있었던 압박감도, 분노도, 무력감도.. 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층수를 확인했을때 엘리베이터는 8층을 지나 9층으로 올라가고 있더군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을때,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은 흔한 식은땀 한방울도 흘리지 않은채 무덤덤하게 식어있었습니다. ' 띵 ' 한번도 멈추지 않고 올라왔던 엘리베이터가 차가운 기계음을 내며 문이 열렸고, 저는 평소와 다름없는 걸음걸이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등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시선을 향했을때, 아이는 저를 한번 쳐다보지도 않은채 오른쪽 거울에 붙어서 자기 자신의 얼굴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얼굴을 기억해 두려고 하는듯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기자 마자 비상구로 돌진했습니다. 무슨생각을 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필사적으로 두계단씩 오르며 단숨에 11층으로 뛰어 올라갔죠. 엘리베이터는 이미 도착했던건지 아이의 뒷모습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보였습니다. 저도모르게 계단 손잡이 반대편으로 몸을 붙이며 헐떡거리는 숨을 간신히 참았고, 아이는 옥상문을 한동안 잡고 있더니 이내 결심한듯 문을 열고 나서더군요. 큰소리를 내지않으려 애쓰면서 다시한번 빠르게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넘어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는 옥상의 중반쯤 걸어가고 있었고, 집중하고 있었던 것인지 옥상문 여는소리가 조용한 밤공기에 제법 끼익거리며 큰소리를 낸것 같았는데 전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제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소리를 들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아이는 손으로 뭔가를 만지작 거리며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얼굴을 비추는 환한 불빛으로 보아 핸드폰인 듯 싶었습니다. - 어이. 큰소리도 아니었습니다. 헐떡거리는 숨을 간신히 죽여놓은 상태라 마치 우는듯, 메인 목소리가 겨우 흘러나왔을 뿐이었으니까요. 역시나 아이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건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지붕이 있는 곳도 있고, 문을 잠궈놓는 곳도 많은데다 애초에 옥상 없이 마감처리가 된 곳도 많다고 하지만, 그때 당시의 임대아파트는 옥상에서 고추를 말리거나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물탱크가 있고 낮은 담벼락 처럼 난간이 있는 그런 구조. 순식간에 상황이 이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매섭게 머리를 쾅 내리치듯 스쳐지나갔습니다. - 왜 우리는 선택해야 했을까.... 순간, 저의 입에서 폭팔적이라고 해야 옳을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그것은 어떤 단어라든가.. 언어라기보다는 '소리'.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울먹임같기도 하고, 괴성같기도한 그런 묘한 소리가 제 목에서 터져나오더군요. 앞에 있던 아이도 기겁을 하며 그자리에 주저앉은채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밤에 울려퍼지는 두사람의 소리.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죄송스럽네요. 흠. 그때는 굉장히 심각했던 상황이었는데 말입니다. 어두운 아파트 옥상, 지상에서 비추는 가로등불빛 앞동의 아파트 몇군대서 흘러나오는 형광등 불빛으로 겨우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대치상황. 아이는 적잖이 당황한듯 보였습니다. 누구냐고 물을 정신도 없었는지 저를 향해 손가락을 들고는 입만 벌린채로 헉헉 대더군요. - 너 임마, 여기서 뭐해! 순화해서, 순화해서. 아이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건지 급하게 핸드폰을 주워서 일어섭니다. 제 화난 얼굴에 잔뜩 주눅든 표정으로 아이가 고개를 떨굽니다. 그 모습에서 '다 알고 계시잖아요' 라는 말이 전해져옵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다가가서 안아주는 수 밖에는. 아이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제 품안에서 울립니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운지 아이는 한참을 제 품에서 울더니 지친듯한 손길로 저를 밀어 냅니다. - 뭐에요.. 잔뜩 볼이 부은 목소리에 저도, 울던 아이도 서로 마주보고 피식 웃습니다. - 너 무슨생각했어. 왜 여기 올라왔어? 추궁하는 듯한 제 말투에 겨우 웃음짓던 아이가 다시 고개를 떨굽니다. 저는 조용히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들어 올려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습니다. 아이의 눈동자는 살아있는 사람의 눈동자가 아니었습니다. 빛이 꺼져버린. 죽음을 앞둔 사람의 눈이 그러할까요. 아이는 제 손을 밀어내며 뒤로 조금 더 물러섰습니다. - 그게요.. 아니에요.. 암것두 아니에요..... - 아무것도 아니긴 뭐가 암것두 아니야. 똑바로 이야기 안해?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자, 아이는 몸을 더 움츠립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자, 아이는 다시 눈물을 뚝, 뚝 흘리며 겨우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차라리, 듣지 말았어야할 이야기들을. 12
왕따친구 이야기_4
안녕하세요.
태풍에 피해없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바람이 세긴 하지만 태풍인가.. 싶을 정도의 수준 입니다.
우선, 전글, 전전 글에 리플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쓴 글은 내가쓴 글 보기를 통해 리플을 자주 확인하고 있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힘이 되네요(- -)(_ _)
어제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후다닥 쓰고 나간다고 본편이 좀 짧았나요-_-;;
배은숙님께서 기다림에 비해 내용이 너무 짧다고 ㅎㅎ
blue님, 제 글에 꾸준한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_ _) 앞으로도 댓글로 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쒀어닝님, 미칠것같이 궁금해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ㅋ 댓글 읽고 빵터졌네요.
2편에도 리플 감사드립니다.
3편에서 제가 깜빡하고 이어지는 글을 연결을 안해둬서 오늘에야 수정했네요.
제가 관심에 너무 기뻐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너무 길어졌군요. 이런이런.
그럼, 다시 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전에 편의점을 찾아왔던 그 앳된 소년은 이상하다는 듯이 저를 한번 흘끗, 바라보더군요.
저는 괜시리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10층을 눌렀습니다.
공기가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제가 왜 이 아이를 따라서 엘리베이터를 탄건지.. 더구나 10층을 왜 누른건지..
이제와서 후회가 되더군요.
그리고, 그때.
언제나 그렇듯 녀석의 얼굴이 갑작스레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간이 멈추고, 오직 나와 그만의 공간에 갇혀버린 그런 느낌.
답답하고 묵직한 느낌은 그가 제게 나타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갑자기 미쳐버릴 것 같은 괴로움, 답답함, 호흡곤란...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제게 들이닥쳤고, 저는 손발을 버둥거리며 분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좋을까요..
그렇습니다.
단한가지,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무력감.
미칠듯한 무력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무력감과 압박감이 저를 덮쳤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모든 것이 캄캄해졌고 그녀석의 얼굴은 거대하게 커져 저를 비웃듯이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그에게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래요.
그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를 인간이라고 생각한적도 없었지만 왜 이제서야 그 감각이 몸서리쳐지게 와닿는 것인지..
거대한 눈이 절 노려보며 거대한 입을 열었습니다.
- 이것이 내가 느껴야 했던 감정. 그리고, 저 아이가 느껴야 했던 감정들.
저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분노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화내는것. 그것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의 침묵이 오래도록 이어졌고 그 순간에도 저는 터질듯한 분노에 그를 향해 욕이라도 한바탕 퍼부어야 했지만, 제 몸과는 달리 입술은 전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그렇게 분노와 씨름했을까요.
그의 단 한마디.
- 왜 우리는 선택해야 했을까....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를 내리누르고 있었던 압박감도, 분노도, 무력감도..
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층수를 확인했을때 엘리베이터는 8층을 지나 9층으로 올라가고 있더군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을때,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은 흔한 식은땀 한방울도 흘리지 않은채 무덤덤하게 식어있었습니다.
' 띵 '
한번도 멈추지 않고 올라왔던 엘리베이터가 차가운 기계음을 내며 문이 열렸고, 저는 평소와 다름없는 걸음걸이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등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시선을 향했을때, 아이는 저를 한번 쳐다보지도 않은채 오른쪽 거울에 붙어서 자기 자신의 얼굴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얼굴을 기억해 두려고 하는듯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기자 마자 비상구로 돌진했습니다.
무슨생각을 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필사적으로 두계단씩 오르며 단숨에 11층으로 뛰어 올라갔죠.
엘리베이터는 이미 도착했던건지 아이의 뒷모습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보였습니다.
저도모르게 계단 손잡이 반대편으로 몸을 붙이며 헐떡거리는 숨을 간신히 참았고, 아이는 옥상문을 한동안 잡고 있더니 이내 결심한듯 문을 열고 나서더군요.
큰소리를 내지않으려 애쓰면서 다시한번 빠르게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넘어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는 옥상의 중반쯤 걸어가고 있었고, 집중하고 있었던 것인지 옥상문 여는소리가 조용한 밤공기에 제법 끼익거리며 큰소리를 낸것 같았는데 전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제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소리를 들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아이는 손으로 뭔가를 만지작 거리며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얼굴을 비추는 환한 불빛으로 보아 핸드폰인 듯 싶었습니다.
- 어이.
큰소리도 아니었습니다. 헐떡거리는 숨을 간신히 죽여놓은 상태라 마치 우는듯, 메인 목소리가 겨우 흘러나왔을 뿐이었으니까요.
역시나 아이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건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지붕이 있는 곳도 있고, 문을 잠궈놓는 곳도 많은데다 애초에 옥상 없이 마감처리가 된 곳도 많다고 하지만, 그때 당시의 임대아파트는 옥상에서 고추를 말리거나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물탱크가 있고 낮은 담벼락 처럼 난간이 있는 그런 구조.
순식간에 상황이 이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매섭게 머리를 쾅 내리치듯 스쳐지나갔습니다.
- 왜 우리는 선택해야 했을까....
순간, 저의 입에서 폭팔적이라고 해야 옳을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그것은 어떤 단어라든가.. 언어라기보다는 '소리'.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울먹임같기도 하고, 괴성같기도한 그런 묘한 소리가 제 목에서 터져나오더군요.
앞에 있던 아이도 기겁을 하며 그자리에 주저앉은채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밤에 울려퍼지는 두사람의 소리.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죄송스럽네요.
흠.
그때는 굉장히 심각했던 상황이었는데 말입니다.
어두운 아파트 옥상, 지상에서 비추는 가로등불빛 앞동의 아파트 몇군대서 흘러나오는 형광등 불빛으로 겨우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대치상황.
아이는 적잖이 당황한듯 보였습니다.
누구냐고 물을 정신도 없었는지 저를 향해 손가락을 들고는 입만 벌린채로 헉헉 대더군요.
- 너 임마, 여기서 뭐해!
순화해서, 순화해서.
아이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건지 급하게 핸드폰을 주워서 일어섭니다.
제 화난 얼굴에 잔뜩 주눅든 표정으로 아이가 고개를 떨굽니다.
그 모습에서 '다 알고 계시잖아요' 라는 말이 전해져옵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다가가서 안아주는 수 밖에는.
아이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제 품안에서 울립니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운지 아이는 한참을 제 품에서 울더니 지친듯한 손길로 저를 밀어 냅니다.
- 뭐에요..
잔뜩 볼이 부은 목소리에 저도, 울던 아이도 서로 마주보고 피식 웃습니다.
- 너 무슨생각했어. 왜 여기 올라왔어?
추궁하는 듯한 제 말투에 겨우 웃음짓던 아이가 다시 고개를 떨굽니다.
저는 조용히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들어 올려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습니다.
아이의 눈동자는 살아있는 사람의 눈동자가 아니었습니다.
빛이 꺼져버린.
죽음을 앞둔 사람의 눈이 그러할까요.
아이는 제 손을 밀어내며 뒤로 조금 더 물러섰습니다.
- 그게요.. 아니에요.. 암것두 아니에요.....
- 아무것도 아니긴 뭐가 암것두 아니야. 똑바로 이야기 안해?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자, 아이는 몸을 더 움츠립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자, 아이는 다시 눈물을 뚝, 뚝 흘리며 겨우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차라리, 듣지 말았어야할 이야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