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되기 어렵지 않다. 에피소드1

호구신2012.08.29
조회267

 안녕 판 누나 형들. 편의상 반말로 할게. 재미를 위한 거니까 깜찍하게 용서해줘.

 난 25 살 흔남이야. 지금은 맘착한 여친도 생기고 잘 살고 있지만

 불과 일년전만 해도 호구중의 호구. 호구의 신으로 강림하고 있었어

 

 정말 진짜 호구의 삶을 들어볼레? 이건 진짜 100% 리얼이야. 젠장 근데 톡이 되고 싶어서 쪽팔린거 감수하고 적고 있어.

 빌 어 먹 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는 2011년 9월. 24살의 나이에 제대 직후, 미친듯한 노가다 알바로 드디어 빌어먹을 학자금 융자를 다 갚았어. 고딩때부터 알바를 해와서 그런지 그노무 돈 버느라 여자친구를 만든 적이 없단 말야.

 

내가 근데 좀 빡세게 일해서 돈을 좀 많이 모았거덩 (방학 노가다 + 학기 중 택배 상하차)

등록금을 내고도 돈이 좀 모였더라구 (아오 나 진짜 돈 졸 아끼고 살았어 옷도 맨날 거지 같은거 돌려입고 다니고ㅡㅡ)

 

그래서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지

 

친구: 야 시X 너 학자금 융자 드디어 다 갚았데메? ㅋㅋㅋㅋㅋ 조카 일만 하더니 축하한다.

나: ㅋㅋㅋㅋ 응. 야 주변에 여자 없냐? 여유가 있으니깐 나도 사랑좀 하고 싶다.

친구: ㅋㅋㅋㅋㅋ 병X, 게이인줄 알았는데 모태솔로 세끼ㅋㅋㅋㅋ 기다려봐.

나: 내 스타일 알지?

친구: 병X ㅋㅋㅋㅋ 조카 뚱뚱한 년 붙여주면 될거 아냐.

나: 통통인데... (그렇다 나의 이상형은 통통 = 귀요미. 근데 내 친구들은 다 내가 귀엽다고 하는 인간들은 죄다 뚱뚱이레 시X세X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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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소개팅이 시작되었어.

 

호구와 된장의 만남 CHAPTER 1. 영화보기

내 생에 첫 소개팅이었어. 나랑 동갑이레. 우와 여자가 나오는데 우와 쩐다 졸이뻐. 얼굴 완전 동글동글 귀요미 귀요미!!

친구자식이 말해준데로 그럴듯 하게 그 여자가 좋아하다는 녹차라떼를 시키고 와플을 시켰지 최대한 능숙하고 스무스하게 ㅋㅋㅋㅋ (난 까페에서 서빙알바 하면서도 한번도 그노무 메뉴를 먹어본적이 없어 빌어먹을 사장세끼들 ㅠㅠㅋㅋ)

 

친구놈이 가고 여자랑 둘이 남게 되니깐 졸 어색해 그래서 녹차라떼를 먹었는데

멍미!!!!!! 졸 맛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왤케 맛있어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없이 처묵처묵하다가 아! 여자가 떠오른거지 ㅡㅡ ㅋㅋ

 

나: 아 저기, 이거 먹고 영화 안보실레요?

여자: 네 좋아요. 잘 드시네요. 보기 좋네요.

나: 아, 감사합니다.

 

와웅 히밤바! 출발 와이리 좋아 ㅋㅋㅋㅋㅋㅋ

 

영화를 보러 CGV에 들어갔지

직원: B열 어쩌구 저쩌구 자리가 남았는데 거기 괜찮으시겠어요?

나: XX씨, 여기 괜찮죠?

여자: 아... 저기.

 

이때 알았어야 했어. 이 여자는 시X 미친 초특급 된장 병X이구나를.

 

그 여자는 카운터에 있던 날 잠시 끌고 나오더니 말했어.

여자: 저기, 저는 옆에 누가 앉으면 집중을 못해요.

나: 음, 그러면 구석인데로 자리를 달라고 할게요.

여자: 저기 구석은 사람들이 돌아다녀서 싫은데... 저기 죄송한데 옆자리 하나만 더 사주시면 안되요? 일행있다구...

나: 네? 아... 네, 뭐.

 

원래 이런 경우도 있나? 시X 장난하나. 하지만 난 샀어. 왜? 난 모태솔로에 호구의 신이었으니까 ㅋㅋㅋ 원래 연애라는게 이런거구나. 역시 예쁘면(순전히 내 기준, 시발 남들은 슈퍼돼지레 아놔) 이렇게 까탈스러운 거구나. 이런 앙칼진 것ㅋㅋㅋ 이따구로 생각하면서 사줬지 히밤바 ㅋㅋㅋㅋㅋ

 

영화볼때 16000원 이면 될걸 시X 24000원 냈단 말이지. 뭐 시X 이딴 거 쯤이야 ㅋㅋㅋㅋ

그 여자는 8000원 짜리 의자에 가방과 물통을 올려놨어. 썩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뭐 사랑을 위한 투자니까! 이딴 호구 정신을 으쌰으쌰 해서 영화를 보고 나온 뒤, 갈등을 하고 있었어.

 

1. 음, 아무래도 이 여자 뭔가 이상하다. 걍 집으로 가서 사륜안이나 키울까.

2. 음, 그래도 한번 더 만나볼까.

 

근데 이 여자가 먼저 대뜸,

여자: XX씨 번호좀 주시겠어요?

나: 아, 아... 네. 번호가...

 

허둥지둥하며 번호를 찍어줬지.

이 첫만남이 끝나고 계속해서 난 호구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

톡 되면 계속 내 이 쪽팔린 병신 이야기를 들려줄게~

판 형, 누나들 ! 나좀 밀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