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했다. Enter Nowhere라니. Nowhere에는 '꿈 속에서나 나올 법한 곳'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제목이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왜 그런 꿈 있잖은가. 공간 자체가 무서운 꿈. 귀신이나 이런 게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내가 이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서운 꿈. 벗어나고 싶은데 출구를 찾을 수 없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여기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몰라서 더 무서운 그런 공간. 나는 귀신이 나오는 꿈보다 그런 꿈을 더 많이 꾸었다. 내가 생각하는 악몽은 그런 것이다.
어느 상점에 남녀 강도가 들어온다. 그들은 한바탕 키스를 하고 상점 주인에게 가지고 있는 걸 모두 내놓으라 한다. 열심히 돈을 챙기고 있는 주인에게 금고를 가리키며 그 속에 있는 것 또한 내놓으라 한다. 주인은 금고는 열겠지만 안에 있는 걸 당신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고를 한다. 그 따위 경고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은 그걸 무시하고 주인을 다그친다.
다시 장면이 바뀌어, 어떤 여자(사만다)가 숲길을 정처없이 헤매고 있다. 곧 그녀는 오두막 한 채를 발견하여 들어가는데, 갑자기 사람 발소리가 들려 침대 밑으로 숨는다. 한 남자가 오두막에 들어오고 다시 나간 틈을 타 위험을 느낀 여자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러다 그 남자와 마주치고, 도망가려던 그녀는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진다. 겁에 질린 그녀에게 그 남자(톰)는 도와주겠다고 하며 오두막으로 데리고 간다. 알고보니 그 남자도 숲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있었던 것. 그들은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해보지만 그와 그녀의 차는 고장나있는 상태로 당장은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며칠 후, 금발머리의 여자가 오두막 앞에서 쓰러진다. 사만다는 놀라서 그녀를 안으로 데려오고, 곧 깨어난 그녀(조디)는 앞에 나온 강도 중 한명이었다. 이제 그 세명은 자신들이 여기로 온 경위에 대해 기억을 되살려보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그들이 여기에서 만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영화는 상당히 몰입도가 좋다. 공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숲이고, 주요 등장인물도 세명 뿐이어서 지루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극의 진행은 늘어지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영화들이 좀 있다. 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트라이앵글>, 끝없는 길에서 벌어지는 <더 로드>, 살인마에게 당하는 반복상황에 대한 영화 <샐비지>, 이번에 개봉한 <두개의 달>도 비슷한 류이다. 그리고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점은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도 등장한다.
이러한 영화들에서 관객들이 느끼고 싶어라 하는 감정은 '허탈감'이 아닐까 싶다. 끝나지도 않고,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공포에 대해 주인공들은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려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이러한 류의 영화들은 결말이 거의 주인공들의 '패敗'이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던 관객들은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면서 허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감정을 나는 '기분좋은 허탈감'이라고 부른다. 특정 스릴러영화에서 느껴지는 '찝찝함'하고는 다른 것이다.
개인적으로 <더 로드>를 제일 인상깊게 보았는데 그와 비교하였을 때 <엔터 노웨어> 또한 거의 뒤쳐지지 않을 정도의 스토리와 긴박감을 가지고 있다. <더 로드>가 끝없는 길에서 한 사람씩 죽어가는 데 대한 공포, 막연한 두려움에 관한 것이라면 <엔터 노웨어>는 고립된 숲에서 만난 세 사람의 관련성, 그리고 그 해결에 관한 이야기다.
<엔터 노웨어>는 다른 영화들처럼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어찌되었건 세 사람 중 두명은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숲에 말려들게 될 것을 암시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배경이 숲이기 때문에 어두워서 화면이 잘 안보였던 것, 단조로운 색채에 눈이 조금 지루했던 것 빼고는 만족스러운 영화감상이었다. 이러한 류의 영화들은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비슷하기 때문에(단지 상황의 차이일 뿐) 그 흐름 또한 비슷하거나, 아니면 뭔가 차별화를 두고자 억지 설정을 갖다붙여 없느니만 못한 경우가 있기도 한데, <엔터 노웨어>는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영화에서 '톰'역으로 나오는 '스콧 이스트우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다(닮았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주연작인 <그랜 토리노>, 실화를 소재로 해 충격을 주었던 <아메리칸 크라임>등에 출연했다.
절대 벗어날 수 없어, <엔터 노웨어(Enter Nowhere)>(2011)
<엔터 노웨어(Enter Nowhere)>(2011)
감독: 잭 헬러
출연: 캐서린 워터스턴,스콧 이스트우드, 사라 팩스톤, 샤운 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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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했다. Enter Nowhere라니. Nowhere에는 '꿈 속에서나 나올 법한 곳'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제목이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왜 그런 꿈 있잖은가. 공간 자체가 무서운 꿈. 귀신이나 이런 게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내가 이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서운 꿈. 벗어나고 싶은데 출구를 찾을 수 없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여기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몰라서 더 무서운 그런 공간. 나는 귀신이 나오는 꿈보다 그런 꿈을 더 많이 꾸었다. 내가 생각하는 악몽은 그런 것이다.
어느 상점에 남녀 강도가 들어온다. 그들은 한바탕 키스를 하고 상점 주인에게 가지고 있는 걸 모두 내놓으라 한다. 열심히 돈을 챙기고 있는 주인에게 금고를 가리키며 그 속에 있는 것 또한 내놓으라 한다. 주인은 금고는 열겠지만 안에 있는 걸 당신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고를 한다. 그 따위 경고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은 그걸 무시하고 주인을 다그친다.
다시 장면이 바뀌어, 어떤 여자(사만다)가 숲길을 정처없이 헤매고 있다. 곧 그녀는 오두막 한 채를 발견하여 들어가는데, 갑자기 사람 발소리가 들려 침대 밑으로 숨는다. 한 남자가 오두막에 들어오고 다시 나간 틈을 타 위험을 느낀 여자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러다 그 남자와 마주치고, 도망가려던 그녀는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진다. 겁에 질린 그녀에게 그 남자(톰)는 도와주겠다고 하며 오두막으로 데리고 간다. 알고보니 그 남자도 숲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있었던 것. 그들은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해보지만 그와 그녀의 차는 고장나있는 상태로 당장은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며칠 후, 금발머리의 여자가 오두막 앞에서 쓰러진다. 사만다는 놀라서 그녀를 안으로 데려오고, 곧 깨어난 그녀(조디)는 앞에 나온 강도 중 한명이었다. 이제 그 세명은 자신들이 여기로 온 경위에 대해 기억을 되살려보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그들이 여기에서 만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영화는 상당히 몰입도가 좋다. 공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숲이고, 주요 등장인물도 세명 뿐이어서 지루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극의 진행은 늘어지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영화들이 좀 있다. 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트라이앵글>, 끝없는 길에서 벌어지는 <더 로드>, 살인마에게 당하는 반복상황에 대한 영화 <샐비지>, 이번에 개봉한 <두개의 달>도 비슷한 류이다. 그리고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점은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도 등장한다.
이러한 영화들에서 관객들이 느끼고 싶어라 하는 감정은 '허탈감'이 아닐까 싶다. 끝나지도 않고,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공포에 대해 주인공들은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려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이러한 류의 영화들은 결말이 거의 주인공들의 '패敗'이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던 관객들은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면서 허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감정을 나는 '기분좋은 허탈감'이라고 부른다. 특정 스릴러영화에서 느껴지는 '찝찝함'하고는 다른 것이다.
개인적으로 <더 로드>를 제일 인상깊게 보았는데 그와 비교하였을 때 <엔터 노웨어> 또한 거의 뒤쳐지지 않을 정도의 스토리와 긴박감을 가지고 있다. <더 로드>가 끝없는 길에서 한 사람씩 죽어가는 데 대한 공포, 막연한 두려움에 관한 것이라면 <엔터 노웨어>는 고립된 숲에서 만난 세 사람의 관련성, 그리고 그 해결에 관한 이야기다.
<엔터 노웨어>는 다른 영화들처럼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어찌되었건 세 사람 중 두명은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숲에 말려들게 될 것을 암시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배경이 숲이기 때문에 어두워서 화면이 잘 안보였던 것, 단조로운 색채에 눈이 조금 지루했던 것 빼고는 만족스러운 영화감상이었다. 이러한 류의 영화들은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비슷하기 때문에(단지 상황의 차이일 뿐) 그 흐름 또한 비슷하거나, 아니면 뭔가 차별화를 두고자 억지 설정을 갖다붙여 없느니만 못한 경우가 있기도 한데, <엔터 노웨어>는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영화에서 '톰'역으로 나오는 '스콧 이스트우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다(닮았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주연작인 <그랜 토리노>, 실화를 소재로 해 충격을 주었던 <아메리칸 크라임>등에 출연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귀신, 슬래셔 영화 질린사람
트라이앵글류 영화 좋아하는 사람
괜찮은 미스테리 수작은 다 죽었다 생각하는 사람
주인공 다 죽는거 싫어하는 사람
은 한번 보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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