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티드 힐(House on Haunted Hill)>(1999) 윌리암 말론/ 스포일러 주의
chloe2012.09.04
조회284
<헌티드 힐(House on Haunted Hill)>(1999)
감독: 윌리엄 말론
출연: 제프리 러시, 팜케 얀센, 테이 딕스, 피터 겔러허, 크리스 캐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어릴 적 명절에 할머니 댁에서 전을 부치며 간간히 TV영화채널에서 해주는 영화들을 보고 있었다. 무심코 맞춰진 채널에서는 주인공들이 무언가에 쫓겨 엄청 높은 성 같은 건물의 맨 꼭대기까지 이르게 된다.
그때만 해도 공포영화를 꽤나 무서워했던 터라 보다말다 해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주인공들은 그 '무언가'를 피해 창문같은 곳을 통해 빠져나오게 된다. 좀비같은 걸로 기억이 된다. '무언가'에서 도망쳐 안도하는 것도 잠시, 그들의 마지막 대사는 '이제 우리 여기서 어떻게 내려가죠?' 였다. 화면의 전체적인 미장센은 회색빛이다. 그리고 그들이 내려다 보는 까마득한 밑으로 카메라가 이동하며 그들의 망연자실한 얼굴을 비춘다.
이게 내가 여태까지 기억하는 <헌티드 힐>이다. 사실 그땐 이 영화의 이름조차 몰랐다가 최근에야 이게 그 영화였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 당시 이 영화의 엔딩이 어린 나에게 너무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으며, 항상 해피엔딩으로 웃으며 끝난다고 철썩같이 믿어왔던 나에게, 이 영화의 결말은 무서울 정도로 비극적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좀비가 나오지도, 끝에 화면이 회색빛이지도 않는다. 주인공들이 내려다보는 장면도 없다. 왜 그렇게 기억이 남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세월이 많이 흐르면서 다른 영화들과 겹쳐 기억이 와전된 것일 것이다. 여하튼 이 영화는 잠깐 보았던 결말 때문에 내 인생에서 최고로 충격적인 결말을 가진 영화로 남았다.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기 전까지는.
최근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찾고 찾다 그 영화가 <헌티드 힐>이라는 것을 알고 급히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었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나 말고도 이 영화의 결말이 기억에 남아 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또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는 초반에 과거에 헌티드 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가를 먼저 보여준다. 정신병 환자들의 치료를 내세운 생체실험과 이에 광분한 정신병 환자들의 난동으로 이어진 끔찍한 결말. 그리고 수 년이 흐른 후, 공포를 좋아하고 즐기는 백만장자 '스티븐 프라이스'가 아내 '에블린'의 생일을 맞아 헌티드 힐에서 생일파티를 열기 위해 몇몇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프라이스는 공포 테마파크를 개발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것을 좋아하지만 아내 에블린과의 사이는 그닥 좋지 않아보인다. 저택에 초대할 사람들을 가지고 다투다가 결국 프라이스가 자신의 선택을 고집하지만, 정작 초대된 사람들은 프라이스쪽도, 에블린쪽 사람들도 아닌 임의적으로 뽑힌 일반인들이었다. 프라이스는 생일파티가 열릴 헌티드 힐에서 하룻밤을 버티면 백만달러를 가질 수 있다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러다 헌티드 힐이 폐쇄상태가 되고, 에블린은 프라이스가 꾸민 짓이라고 하지만 프라이스는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렇게 밀실 공간에서 한명 한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며 영화는 계속 진행된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사용되는 뻔한 장치이긴 하지만, 성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과거의 흔적들을 파헤쳐 가는 장면이 마치 어드벤처 게임을 하듯 흥미로웠다.
영화는 그리 잔인하진 않다. 화면의 미장센들만 보면 마치 어린이 모험영화를 보는 듯하다. 공포영화치고는 너무 선명한 색조와(이상하게 워너브라더스 사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그런 것 같다) 흐름이 짐작되는 뻔한 전개, 개연성은 둘째치고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오그라드는;; CG까지... 그러나 뭐 1999년이라니깐 뭐...;;
어쨌든 영화자체에서는 공포영화스러운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에 초반의 과거 생체실험 장면과 가슴졸이게 하는 테마파크 씬들은 코믹스러움과 동시에 상당한 긴장감을 준다. 이 영화는 스릴감만 놓고 본다면 제대로인 것 같다. 여느 킬러영화 못지않게 간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고대하던 결말은 내가 기억하던 것처럼 공포스럽거나 충격적이진 않았다. 대사의 뉘앙스도 내가 기억하던 것이 절망에 빠진 허무감이 묻어나오는 뉘앙스였다면, 실제 영화에서는 그냥 툭,던지는 식이다. 태양도 밝고, 전혀 허무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글쎄, 애초에 와전되고 과장된 기억에 의존해 이 영화를 보아서 그런지 전체적인 나의 감상이 그닥 좋진 않다. 좋은 감상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기억에 치우쳐 영화를 잘못 보게 된 것인지도...
기억을 통해 이 영화를 보게 되었지만, 기억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정신병 환자들의 생체실험이 있었던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는게 신선했고, 나름대로 긴장감있게 연출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한번쯤 봐두면 재밌을, 괜찮은 영화이다.
<헌티드 힐(House on Haunted Hill)>(1999) 윌리암 말론/ 스포일러 주의
<헌티드 힐(House on Haunted Hill)>(1999)
감독: 윌리엄 말론
출연: 제프리 러시, 팜케 얀센, 테이 딕스, 피터 겔러허, 크리스 캐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어릴 적 명절에 할머니 댁에서 전을 부치며 간간히 TV영화채널에서 해주는 영화들을 보고 있었다. 무심코 맞춰진 채널에서는 주인공들이 무언가에 쫓겨 엄청 높은 성 같은 건물의 맨 꼭대기까지 이르게 된다.
그때만 해도 공포영화를 꽤나 무서워했던 터라 보다말다 해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주인공들은 그 '무언가'를 피해 창문같은 곳을 통해 빠져나오게 된다. 좀비같은 걸로 기억이 된다. '무언가'에서 도망쳐 안도하는 것도 잠시, 그들의 마지막 대사는 '이제 우리 여기서 어떻게 내려가죠?' 였다. 화면의 전체적인 미장센은 회색빛이다. 그리고 그들이 내려다 보는 까마득한 밑으로 카메라가 이동하며 그들의 망연자실한 얼굴을 비춘다.
이게 내가 여태까지 기억하는 <헌티드 힐>이다. 사실 그땐 이 영화의 이름조차 몰랐다가 최근에야 이게 그 영화였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 당시 이 영화의 엔딩이 어린 나에게 너무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으며, 항상 해피엔딩으로 웃으며 끝난다고 철썩같이 믿어왔던 나에게, 이 영화의 결말은 무서울 정도로 비극적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좀비가 나오지도, 끝에 화면이 회색빛이지도 않는다. 주인공들이 내려다보는 장면도 없다. 왜 그렇게 기억이 남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세월이 많이 흐르면서 다른 영화들과 겹쳐 기억이 와전된 것일 것이다. 여하튼 이 영화는 잠깐 보았던 결말 때문에 내 인생에서 최고로 충격적인 결말을 가진 영화로 남았다.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기 전까지는.
최근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찾고 찾다 그 영화가 <헌티드 힐>이라는 것을 알고 급히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었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나 말고도 이 영화의 결말이 기억에 남아 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또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는 초반에 과거에 헌티드 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가를 먼저 보여준다. 정신병 환자들의 치료를 내세운 생체실험과 이에 광분한 정신병 환자들의 난동으로 이어진 끔찍한 결말. 그리고 수 년이 흐른 후, 공포를 좋아하고 즐기는 백만장자 '스티븐 프라이스'가 아내 '에블린'의 생일을 맞아 헌티드 힐에서 생일파티를 열기 위해 몇몇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프라이스는 공포 테마파크를 개발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것을 좋아하지만 아내 에블린과의 사이는 그닥 좋지 않아보인다. 저택에 초대할 사람들을 가지고 다투다가 결국 프라이스가 자신의 선택을 고집하지만, 정작 초대된 사람들은 프라이스쪽도, 에블린쪽 사람들도 아닌 임의적으로 뽑힌 일반인들이었다. 프라이스는 생일파티가 열릴 헌티드 힐에서 하룻밤을 버티면 백만달러를 가질 수 있다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러다 헌티드 힐이 폐쇄상태가 되고, 에블린은 프라이스가 꾸민 짓이라고 하지만 프라이스는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렇게 밀실 공간에서 한명 한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며 영화는 계속 진행된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사용되는 뻔한 장치이긴 하지만, 성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과거의 흔적들을 파헤쳐 가는 장면이 마치 어드벤처 게임을 하듯 흥미로웠다.
영화는 그리 잔인하진 않다. 화면의 미장센들만 보면 마치 어린이 모험영화를 보는 듯하다. 공포영화치고는 너무 선명한 색조와(이상하게 워너브라더스 사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그런 것 같다) 흐름이 짐작되는 뻔한 전개, 개연성은 둘째치고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오그라드는;; CG까지... 그러나 뭐 1999년이라니깐 뭐...;;
어쨌든 영화자체에서는 공포영화스러운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에 초반의 과거 생체실험 장면과 가슴졸이게 하는 테마파크 씬들은 코믹스러움과 동시에 상당한 긴장감을 준다. 이 영화는 스릴감만 놓고 본다면 제대로인 것 같다. 여느 킬러영화 못지않게 간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고대하던 결말은 내가 기억하던 것처럼 공포스럽거나 충격적이진 않았다. 대사의 뉘앙스도 내가 기억하던 것이 절망에 빠진 허무감이 묻어나오는 뉘앙스였다면, 실제 영화에서는 그냥 툭,던지는 식이다. 태양도 밝고, 전혀 허무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글쎄, 애초에 와전되고 과장된 기억에 의존해 이 영화를 보아서 그런지 전체적인 나의 감상이 그닥 좋진 않다. 좋은 감상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기억에 치우쳐 영화를 잘못 보게 된 것인지도...
기억을 통해 이 영화를 보게 되었지만, 기억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정신병 환자들의 생체실험이 있었던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는게 신선했고, 나름대로 긴장감있게 연출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한번쯤 봐두면 재밌을, 괜찮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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