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이실직고해야 할까요?

코딱지맨2012.09.05
조회5,693

 

 

어릴때부터 익혀온 코딱지에 대한 버릇이 있습니다.

 

코를 판 뒤에 검지와 엄지로 돌돌 말아서 손가락으로 탁~ 튀겨서 멀리 날려 버리는 버릇입니다.

 

나와 같은 버릇을 가진 분 있나요?

 

 

초등학교 가기 전에는 코를 파서 방안 벽에다가 붙혀 놓곤 했죠.

형과 내가 둘이 하니, 안그래도 코가 많을 나이에 1년뒤면 키만큼의 벽에는 온통 코딱지로 그득~ 했습니다.

그 위로는 깨끗 했구요.

붙힐데가 없지만 키가 자라면서 점점 붙히는 장소가 늘어나게 됐죠.

가끔 벽에 기대다가 보면 오래전 붙힌 코딱지가 말라서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죠.

 

신기하게도 지금 돌이켜 보면 어머니가 왜 뭐라 안하셨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초등학교들어가고 보니, 그게 결국 벽을 더렵혀서 도배를 새로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깨끗한 새 벽지를 붙히고 머리가 좀 굵어 지다보니

왠지 벽에다 더러운 코딱지를 붙히면 안되겠다는 것을 깨달았죠. 꽤 장하죠. ㅋ

 

그 다음에 생긴 버릇이 코를 판뒤에 처리가 곤란하니 돌돌돌 손가락으로 굴리면 코가 달라붙지 않더군요.

달라 붙지 않을때까지 돌돌돌 손가락으로 굴리다가 검지로 탁~ 쳐내면 어디론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집니다.

 

아주 간단해쬬. ㅡ,.ㅡ

 

그때부터 모든 코는 전부 그렇게 처리 했습니다.

 

학교 반에서도 몰래 코를 판뒤 책상밑에서 손가락으로 계속 말아서 하늘로 탁~ 하면 앞에 있는 친구쪽으로 휙~ 날라갔죠.

어떤경우는 머리에 맞아서 돌아보는 경우도 있었구요. ㅋ

 

아무도 몰랐죠.

 

중학교 때 뒤에 친구가 (전 맨 뒤에서 바로 앞에 앉은경우가 많죠) 저를 톡톡 치는 겁니다.

 

자리가 창가 옆자리였는데 뒤돌아 보니 창 옆에 뭔가를 가리키고 "이게 뭐~게?" 하는 겁니다.

 

몇초를 보니 "앗!" 그렇습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모양새가 딱 내가 말은 돌돌이 코딱지 였습니다!

 

'들킨건가?' 하고 가만히 있으니

 

친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코딱지다! ㅋㅋㅋ

 

그렇습니다. 친구는 내가 한걸 전혀 모르고 웃겨서 날 부른 겁니다.

 

뻔뻔 스런 나는 "니가 만든거냐?" 라고 물었고.. 아니라더군요.

 

 

여튼, 나의 동그란 코딱지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내부반 .. 내가 거친곳에는 어김없이 수많은 동그란 코딱지가 존재 했습니다. ㅡ,.ㅡ

 

들키지 않은 이유는 달라 붙지 않기 때문에 항상 바닥에 굴러 떨어졌고,

먼지에 섞여 보이지 않은채 진공청소기나 빗자루에 쓸려 사라져 갔죠.

 

 

그러나, 문제는 결혼하고 나서 생겼습니다.

 

내 집이 생기고 나서는 결국 그 보이지 않는 동그란 코딱지가

언젠가는 방바닥에 깔고 앉을 수도 있고

 

와이프 한테 들킬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밖에 없으니 발견이 되면 범인이 바로 남편이라는 것이 뻔하니깐요. 쿨럭

 

가급적 자제를 했지만 나도모르게 한번씩 본능이 나올때도 있었죠. 손이 근질근질 거리기도 하구요.

 

그래서 가끔은 누워 있다 귀찮을때는 동그란 코딱지는 걸릴수 있기에

한번씩 덜 끈적한 코딱지가 나올때는 돌돌 말지 않고 그냥 탁~ 날려 버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걸렸을때 실수로 떨어졌거나 숨쉬다 떨어졌다고 둘러대리라는 저의 교묘한 술수 였죠.

 

 

서두가 길어 졌는데 사건의 발단은 얼마전이었습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교묘한 저의 잔머리로 인해 꼬리가 밟히건 아니고..................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사내아이죠.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와이프..

 

아이 키워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젖빠는 아기도 코딱지가 생깁니다.

 

그 코딱지를 면봉으로 제거를 해줘야 하는데

아기가 반항을 하면 차라리 그냥 두면 알아서 빠지기도 합니다.

 

와이프도 가끔씩 코안을 관찰하다 코딱지가 생기면 면봉으로 제거를 시도 하는데

아기가 다칠까봐 그냥 포기를 하곤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인터넷으로 허겁지겁 뭔가를 주문하더군요.

 

배송된 물건을 보니 아기 코 빼는 도구 였습니다.

코에다 호수 같은 걸대고 입으로 훅~ 빨면 코딱지는 호수를 타고 들어와 엄마 입으로 오지 않고

중간에 톡 걸려서 빠지는 도구죠.

 

제가 물었죠 "놔두면 그냥 빠진다더니 갑자기 왜 그래?"

 

그랬더니, 와이프가 조잘조잘 얘길 합니다.

 

자기도 그런줄 알고 방치를 했었는데 애기 침대 위에 코딱지가 빠져 있더라는 겁니다.

아마 자다가 빠진 것 같은데 보고 기절 하는줄 알았다더군요.

 

아기 코에서 어떻게 저렇게 큰게 나오냐고..

 

사랑하는 아기가 이런게 코안에 있는데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방치했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자책하더군요. 그래서 샀다는 겁니다.

 

자기가 놀래서 휴지에 싸서 아직 버리지 않았다며 저에게 보여주더군요.

 

봤습니다.

 

 

헉.

 

 

며칠전 침대에 누워 있다가 코가 간질거려서 심심해서 팠는데 끈기도 별로 없는 왕건이가 하나 나왔는데

 

아시다시피 돌돌이를 하지 않고 탁~~ 했습니다.

좀 말라서 줄어서 그렇지... 그 왕건이 놈이더군요.

 

전화해서 장모님에게... 친구에게 .. 애기한테도 그런 코가 나온다고 신세계 얘길 하더군요. ㅡ,.ㅡ

 

 

오늘도 출근할때 열심히 아기 코에다 대고 훅훅 거리며 열심히 빠는 와이프를 뒤로 하고

출근했습니다.

 

 

아.... 이실직고 해야 할까요? ㅠ

 

 

여러분들은 코딱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정말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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