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실지..헬게이트에 선 친구로 속상해하던 사람입니다.

^^2012.09.07
조회344,309

안녕하세요.

이제 제법 날씨가 선선합니다. 가을이 오나 봅니다.

 

후기....라고 할꺼까진 없고.

그래도 제가 예전에 쓴 글에 정말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마음아파해 주셨는데,

그래서 저도 어마어마하게 위로를 받았었는데

그 뒷얘기를 해 드리는것이 예의지 싶어서 글 씁니다.

 

.

.

친구는 한달넘게 연락이 없었고.

저는 그저 애가타고 마음이 아팠고.

어쩌다가 만난 다른 친구들과의 자리에서도 그 친구가 온다고하면 괜히 마음이 그래서 제가 먼저 빠지거나 안나갔고.

남편은 절 안아주기도 했고

"애인 잃은거보다 더 상심이 커 보이십니다. 마눌님~"하면서 놀리기도 했고.

 

그러다가 광복절 전날. 한창 여름휴가시즌 이었지요.

 

남편과 둘이서 바람쐬러 가까운 계곡 다녀온 날, 늙은 몸 이끌고 올만에 한 물놀이에 완전 지쳐서 집에 뻗어 있는데

그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린 전화였는데 오히려 가슴이 덜컹 내려앉더군요.

친구 전화를 받으니 차분하고 좀 쌀쌀맞은 목소리로 술한잔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물놀이좀 했다고 피곤한게 대수냐. 내 친구가 날 찾는데.

부리나케 화장하고 나갔습니다.

 

오랫만에 본 친구는... 맘고생이 심했는지 얼굴이 씨커멓게 보였습니다.

꼬치구이 하나 시켜놓고 마주 앉은 우리는.

말한마디 못하고 있었고.

소주 한잔 들이키고.

친구는 갑자기 끅끅 울더군요.

 

옆자리로 옮겨앉아서 한참 안아줬습니다.

제 어깨가 축축하게 젖을만큼. 한참을 한참을 울다가

좀 진정되었는지 한숨을 푹 쉬더니 친구가 하는말이.

제가 너무 보고싶었답니다.

너무너무 보고싶었어. 하는데....

저도 그때 눈물이 왈칵 나더라구요.

 

그렇게 또 둘이 손잡고 끅끅 울었습니다.

 

그리고 좀 진정되고 얘기 들었습니다.

 

친구 집은 예상대로 전쟁이었다더군요.

엄마와 아빠는 친구를 때리기도 하고, 소리지르고 욕하기도 하고, 손잡고 달래기도 하고, 아프시다고 끙끙 앓기도 하고.

부모님 그러시는거 보니 아..내가 지금 뭔짓을 하고 있는건가 싶어 미칠꺼 같더래요.

그래서 오빠한테 안되겠다. 헤어지자고 했답니다.

오빠도 처음에는 그래. 내가 못나서 미안하다. 헤어지자고 했는데.

그러고 일주일쯤 지나서 오빠가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오드랍니다.

친구한테는 "나 도저히 너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다. 예전에는 내가 못나서 결혼은 꿈도 못꿨는데, 너가 있어서 내가 이제 살아갈 목표가 생겼는데. 너가 사라지면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니."라며 애걸복걸했고.

오빠는 친구집에 나름대로 지극정성을 다 했대요.

이야기 하자면 길지만....간추려 얘기하자면

오빠가 한달내내 매일같이 집으로 꾸역꾸역 찾아오면서

오면 인사만 꾸벅하고 과일박스 놓고가고, 책 놓고가고, 꽃도 놓고가고, 미역이나 북어말린거 이런것도 놓고가고...ㅎㅎ

문 안열어주면 집앞에다가 놓고서 가고.

 

친구 어머니가 치를떨며 싫어하셨다는데

아버지는 불러와라 얘기라도 해보자 해서 얘기했답니다.

어머니가 집에서 밥차려주기도 싫다. 꼴도 보기 싫다해서

밖에서 아버지랑 친구랑 오빠랑 세명이서 저녁을 먹었대요.

그러고 있다보니 어머니도 궁금은 하셨는지 뒤늦게 오시더랍니다.

어쨌든 오빠 얘기는 이거였습니다.

얼마나 제가 보기싫고 맘에 안차실지 안다.

제가 이러이러한 상황에 있고,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

해결중이고 노력하고 있다.

빚도 올해 천만원 가까이 갚아나가고 있고, 이자를 줄이기 위해 뭐뭐했다.

가진것이 없어서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해야 겠지만

울집이 주택인데 따로 작은별채가 있다.

별채에서 시작하면서 최대한 친구가 신경쓰이지 않게 하겠다.

동생은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준것만으로도 장하고 고맙다.

동생은 자기 어머니가 가져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기타 등등....

자기 입장에서 최대한 할수 있는 것을 어필하더래요.

 

그리고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히려 어머니 아버지는 더 펄펄 뛰었답니다.

저런놈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그냥 집에서 나가라고.

 

 

그리고 친구는 정말로 집에서 나왔습니다.

오빠가 자기집에 그렇게 해주는것, 그 심약한 사람이 그리 해준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빠로서는 할수있는것을 다 해준 셈이니 이제는 자기가 오빠편이 되어주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나왔는데

심적으로 너무 힘들고 외롭더래요.

그래서 제가 너무 보고싶었답니다.

 

여기까지가 그동안의 얘기구요.

 

내일. 친구는 웨딩촬영을 합니다.

돈을 아끼려고 셀프촬영을 하는데, 제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배시시 웃으면서 그러더군요.

"너가 어떤마음으로 날 말렸는지 알아. 나라도 아마 그랬을꺼야.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뜯어 말렸겠지?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거니까 내가 어떻게 살아가든 절대로 널 원망하거나 후회하지 않을께.

진짜 약속할께."

 

저 눈물을 머금고 친구의 앞날을 축복해주기로 했습니다.

 

부디 친구 인생이 뻔한 삼류스토리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박한것에도 행복할 수 있는 이쁜 인생이 되기를...

친구 결혼식날 친구 부모님이 못이기는척 와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속시원한 후기를 기대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

이런 후기여서 죄송스럽네요.

그렇지만 힘든 출발인줄 알면서도 웃으면서 시작하는 친구에게

모진 질타보다는 축복해줘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댓글 77

하아오래 전

Best에효오.. 결국엔 결혼해서 집안하고 등돌리고.... 차라리 몇년돈을 좀 벌어서 결혼하겠다 하면됄것을 결혼이 뭐가 급해서 ... ㅉㅉ.. -------------------------------------- 혼자말하듯 올린 댓글 추천해 주셔서 감사해요. 처음 올라 올때부터 봤었는데 왜 결혼을 빨리 갈려는지 이해가질 않았었어요. 집안부터 별로 좋지도 않았는데 넉넉하게 모아서 친구분 부모님 설득하는게 어려웠을까?란 생각이 자꾸 맴도네요..

결국엔오래 전

Best님과 친구분도 멀어지게 될거에요. 그 남자가 제정신이로 올바른 사람이라면 집나온 친구를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서 부모님 허락을 받을거에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한달간 친구집에 지극정성이었다면 말이죠. 그 남자입장에서 왜 친구분을 놓지못할까요? 사랑도 있겠죠 하지만 중간에 바람도 피워봤고 집에 아픈동생도 있고, 별단 아버지까지 아버지가 왜 별을 다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친구분은 모든걸 본인이 사랑으로 극복하려고 결심했으니 남자는 좋죠. 자기집에 대한 책임을 마누라에게 전가시킬수있으니 보통의 경우도 남자들 결혼하고나면 없는 효심도 생기고 부인을 볶아서 대리효도 많이 하잖아요. 제 아는 사람도 시동생이 정신지체장애자 인데 그집은 시댁에서 노후보장 자금까지 마련되었지만 말도 못해도. 힘도 얼마나 쎈지.몸은 어른이고 마음이 아인데 완전 순수한 아이는 아니더라구요.제가 님과 친구가 멀어질거라고 하는건 좋은얘기도 세번,네번들으면 듣기싫잖아요 분명 친구분 사는얘기듣게되면 님 정신건강에 나빠지는 일도 생길거에요..마음은 애틋하지만 결국은 친구관계도 끝나게 되었어요. 글쎄요 행복을 빌어주기보다는 아래글처럼 당분간 혼인신고, 피임이나 철저히 하라고 하세요..글고 그댁 시동생이 앓고 있는병 유전성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제가 말한 케이스의 집은 2대걸러 1명씩 그렇더라구요

치아라오래 전

Best남자에미쳐 부모를버렸구나

아줌마오래 전

Best어휴~친구분 아직도 정신 못차렸네요. 얼른 친구 부모님께 전화해서 친구 어딨는지 알려주세요. 머리끄댕이를 잡아다가 가둬놓으라구요. 아니면 정 결혼해야겠으면 한 일년간 혼인신고 하지 마시고 피임하라고 그렇게 살아보다가 진짜 괜찮으면 그때 혼인신고하고 애도 가지고 하라고 하세요. 반년만 살면 도망 나올거 같구만요.

개념시대오래 전

Best그빚이 왜 진건데.....ㅜㅜ 다른여자 만나면서 퍼다 먹이느라 진건데...... 아...답답하다 정말... 결혼하면 이제 친정에서 반대한거 걸고 넘어지고, 지랄할거 같애..

ㅡㅡ오래 전

내가 늘 생각하는것,. 저런 멍청한 여자가 있기때문에 저딴ㅅ끼도 결혼을 한다. 라는것입니다.

ㅇㅇ오래 전

헐 대박ㅠㅜ

오래 전

아 발암. 당장결혼안하면 죽나ㅡㅡ. 지가무슨비련의여쥬인공되고 고결한사랑하는줄아나봐 진짜사랑하는남자면 못저런다. 딱봐도 집에 선물사서오는거 반짝연기인데 아오

ㅇㅇ오래 전

픽션같은데

오래 전

첨부터 봤는데ㅋㅋ 똥인지 된장인지 보면서 알아도 꼭 먹어보려는 멍청한애들이 있더라. 글쓴이는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그런친구 옆에 있으면 수명줄어요. 그냥 거리감 두시길 인생선배로써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음이 너무 이쁘신데 멍청한애 때문에 속상해하는게 싫으네요.남편분이랑 행복하세요.

ㅠㅠ오래 전

미혼 입장에선 쑤레기 수거해가주니 감사할따름ㅠ

30대능력남오래 전

이런 사람도있어야 좋은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나중에 후회할게 눈에보이지만요 ㅎ 그래도 한번사는인생 자기가 선택하고 그러는겁니다.

ㅇㅇ오래 전

http://pann.nate.com/talk/339965404 5년후 후기글...역시;;

눈나오래 전

결국 친구는 인생 망치겠고 님도 결국 친구를 잃겠네요.

오래 전

3년후의 후기가 궁금한건 저뿐이겠죠. ㅠ_ㅠ

닉네임을 다르게 변경할 수 있어요!
 님이
^^님에게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