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왕(연상호감독)- 나약함과 폭력에 대한 성찰

민현식2012.09.08
조회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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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랑만화식의 어조와 어투에 담긴 성인 수준의 문제 인식과 내용 전달.

2. 명랑만화식의 캐릭터 극단성과 성인 수준의 서사 구조.

3. 그래서 이것을 부조화로 봐야 할지 아니면 의도한 전달 방식으로 봐야 할지 의문.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의 반전은 이 영화의 서사가 매우 치밀하다는 것을 보여줌.

5. 그런까닭에 명랑만화 수준의 캐릭터 성격과 명랑만화 식의 감정 표현을 부조화로 보게 되면 아마추어 감독의 실험작으로서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음.

6. 반면에, 의도된 캐릭터 성격부여이고 감정 표현이라면 내용을 좀 더 선명하고 극단적으로 전달하려는 감독의 장인정신에서 온 장치라고 볼 수 있음.

7. 전체적으로 수작이라고 평가할만한 것은 많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심리 묘사와 결말에서의 반전이 가져다주는 충격과 그 모든 것이 말하는 인간의 폭력과 나약함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기 때문임.

 

 

<돼지의 왕>

영화는 성인이 된 경민이가 종석이를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작부터 살인 장면이 나오는 충격으로 시작한 영화는 내내 무겁게 영화를 이끌고 간다.

둘의 회상장면으로 연출되는 중학교 1학년 시절의 폭력과 그 안에서의 서열, 나약한 존재이기만한 두 주인공에게 구원처럼 등장해 주는 철이, 그리고 그들의 교감, 철이의 퇴학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스토리는 우리가 흔히 보암직한 영화의 스토리다. 여기까지는 이 영화가 주목받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철이의 자살부터 이어지는 후반부의 이야기다.

철이의 자살로 이야기는 절정을 이룬 듯 하나 영화는 한 20분을 더 남겨둔 채 성인의 경민과 종석이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통해 놀라운 반전이 드러난다.

 

뻔한 스토리에서 뒤늦게 찾아온 반전의 장치는 <캐빈인더우즈>와 닮아있다.

<캐빈인더우즈>가 보여준 스토리는 흔한 호러물로 시작해서,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돼지의 왕>이 보여주는 반전은 일종의 충격과 허망함이다.

그리고 그 반전은 인간의 나약함과 폭력의 문제에 대한 실존적 질문과 맞닿아 있다.

 

폭력은 나쁜 것이다.

애시당초 폭력이 없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폭력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폭력을 어떻게 마주 보아야 할까?

만약 내가 한없이 나약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아니 폭력 앞에서는 모두가 나약한 존재밖에 될 수 없는데, 그런 나는 도대체 그 폭력을 어떻게 성찰하며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 영화는, 중학교로 대변한 청소년들을 대상화하여 그런 성찰적 질문을 안겨준다.

또한 그 폭력이 단순히 육체성만을 수반하지 않는 다는 것을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 영화가 상을 받은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