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초면인(?) 여성분을 집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7호선공릉남2012.09.13
조회16,014

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있는 28살 흔남입니다. (훈남이 아니므니다실망)

 

 

다름이 아니라 제가 3개월 전에 겪었던 일을 판에 써보려고 합니다.

조회수를 높여서 이슈화 되려고 적는다기 보다는 제가 겪었던 좀 황당한 일에(?) 대해서 적어보고,

제 글을 읽으실 판남,판녀들의 생각과 의견이 궁금해서 글을 써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갈게요부끄

 

 

대략 3개월 전이였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의 직장동료 형이랑 회기역에서 급만남을 가졌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이직한 회사 얘기도 하고 전에 같이 다녔던 회사 얘기도 하고,

소주3병과 회 한접시를 곁들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집에 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더군요.

그런데 직장동료 형이 그냥 가기 아쉬우니 2차로 치맥먹고 후딱 집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솔직히 전 집을 너무 가고 싶긴했는데...(집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가정적인 남자입니다;부끄

제가 얻어 먹은 회 한접시의 가격을 생각하니(?) 차마 그냥 가지를 못하겠더라고요;통곡

 

 

그래서 치맥을 시켜서 먹긴 했는데 점점 시간의 압박이 느껴지더라고요;

할 수 없이 남은 치킨을 포장하고 형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제 이 얘기의 핵심이 시작됩니다! (두둥!놀람)

 

 

회기역 안에서 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술도 깰겸 노래를 들으며 시간을 때우는 중이였습니다.

그 당시 제 주변에 사람도 별로 없었고 꽤 조용했었습니다.

제 옆에는 만취한 여성분A와 그 분을 케어해주는(?) 친구 여성분B 이렇게 셋이 있었습니다.

(편의상 표기를 A,B로 할게요^^;)

 

 

저는 속으로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먹었네 ㅉㅉ 옆에 친구분 고생하겠다..."

이렇게 생각하며 차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쌩뚱맞게 여성분B가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기서(회기) 구리까지 가는데 많이 먼가요?" 이렇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는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저희 집이 7호선 공릉역이라서 공릉역까지 가서 택시타고 구리까지 가면

얼마 안 걸릴거다 라고 얘기했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지리를 잘 모르고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말씀 드리긴 했습니다만;;;)

 

 

그랬더니 저랑 여성분B랑 어떤 얘기가 오고가고 (솔직히 이때의 대화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여성분B가 여성분A를 잘 부탁한다며 저에게 양도하고 가버리셨습니다(?)

 

 

 

놀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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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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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 이...이..이건뭐지!!!!!!!!!!!!!

 

 

 

전 어안이 벙벙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미 저는 집으로 달리는 전철 안에 있었고(?) 또 제 옆에는 여성분A가 계셨습니다.

일단 제가 부축을 해서 노약자석에 앉혔습니다.

세상물정 모르고 푹 주무시고 계시더군요. (난 누구? 또 여긴 어디? 읭읭?ㅠ)

 

 

초면에 실례이긴 했지만(?) 몸도 못가눌 정도로 드셨길래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게 하고,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했습니다. 꽤나 복잡하고 정신없이 생각중이였습니다.

 

 

더군다나 여성분A께서 많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속을 게워내신(?) 상태여서웩

더더욱 1차 멘붕상태가 왔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앜!!

(주위 시선들도 그리 곱지 않았고 심지어 혀를 끌끌 차시던 할아버지까지 계셨습니다ㅠㅠ)   

 

 

그때 때마침 여성분A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받았습니다. 여성분A의 또 다른 친구분이였습니다. (여성분C라고 할게요^^;)

여성분A가 걱정이 됐는지 전화를 건 모양이였습니다.

 

 

일단 저는 오해사지 않게(?) 있었던 상황을 설명드렸습니다.

하도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졸지에 이상한 놈으로 몰리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ㅠ

 

 

그랬더니 여성분C께서 그러면 택시태워 보내주고 택시 뒷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얘기를 듣고보니 좀 꺼림찍해서(?)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알려야 되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구리역쪽에 맥*날드에 내려주시면 여성분A의 지인들이 있어서 잘 케어해줄거다 라고 하셨습니다. (여성분A가 맥*날드에서 알바를 하셨나 봅니다.-_-;)

 

 

일단 알겠다고 전화를 끊고 상봉역에서 그 여자분과 함께 내렸습니다.

아예 걷지를 못하실 정도로 드셔서 여성분A를 데리고 가는데 엄청 힘들었습니다;;

경춘선 상봉역에서 7호선 상봉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죽을만큼 힘들었습니다ㅠㅠ

 

그 과정에서 제가 힘들고 불쌍해보였는지(?) 아저씨는 부축을 도와주셨고, 

아줌마께서는 여성분A의 옷 매무새와 토사물 닦는걸(?)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었습니다ㅠ통곡 세상은 아직 따뜻했었습니다통곡)

 

 

여튼 우여곡절 끝에 공릉역에 도착했고 이제 택시태워 보내면 되겠다 싶어서,

택시를 붙잡는데...이게웬걸???

 

 

택시가 잡히지 않는것입니다ㅠ 일단 여성분A를 몸 기댈 수 있는 벽쪽으로 모셔두고,

열심히 손짓발짓해가며 그렇게 15분의 시간끝에 택시를 겨우 잡았습니다.

 

 

근데 막상 여성분A를 혼자 태워보내려니 좀 개운치 않고 찝찝하다는 생각에(?),

같이 동승해서 맥도날드까지 데려다 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왕 간 김에 햄버거도 사먹고 쉬었다 가야지...그런 생각뿐이였습니다 

 

 

택시로 이동중에 택시 아저씨께서,

 

"여자친구 술 많이도 먹었네" 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길래 여자친구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럼, 친한 친구사이세요?" 라고 물어보시길래 친구도 아니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냥 초면인 여성분인데 어찌 어찌하다보니 모셔다 드리게 됐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저씨께서 당황하셨는지 말이 없으시다가 멋쩍은 웃음소리를 내시고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여성분A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발신표시를 보니깐 뭔가 미묘하게 남자친구(?) 일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발신명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았지만 재미있는 작명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일단 최대한 오해사지 않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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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보세요?

상대 남성분: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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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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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여성분A의 아버님이였던것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앜으으

 

 

이게 무슨 경우입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제대로 2차 멘붕이 왔습니다.

 

 

아버님도 딸의 휴대폰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리니 적잖게 당황하신것 같았습니다ㅠㅠㅠㅠ

따님이 술을 많이 드셔서 일단 구리로 이동중이긴한데 집 주소 좀 알려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래서 집 주소를 받아내고 기사님께 그리로 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드디어 여성분A의 아파트 단지 입구에 도착을 하게됐고,

(아버님은 이미 입구에서 대기중인 상태셨습니다.)

 

 

아버님은 딸의 만취된 상태를 지켜보시더니,

택시 문을 직접 열어주고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여성분A도 본능적으로 아버님의 목소리를 기억했는지 비틀비틀 거리며 나왔습니다.

 

저도 택시 문을 열고 나왔고 택시 기사 아저씨도 덩달아 같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아버님은 여기까지 온 택시비를 기사님께 지불하시고,

 

다짜고짜 저에게 무슨 관계냐? 어떤 사이냐? 학교 선배냐? 친구 사이냐? 등등...

여러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일종의 취조 형식;)

 

 

그래서 전 그냥 아무 사이도 아니고 어쩌다보니 따님을 데리고 구리까지 오게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그 상황에서 입을 잘못 놀렸다간 더 큰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버님이 여성분A의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따귀를 때리시더라고요...놀람

 

 

 

 

3차 멘붕이 왔습니다!!!!!!!!!!!!!!!!!!!!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좀 더 머리를 굴렸어야 했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ㅠㅠㅠ)

 

 

이미 새벽을 넘긴 시간이긴 했지만 새벽 바람쐬러 산책 나오신 몇몇 분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만것이죠.

 

 

여튼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서 정리가 되고(?) 

아버님은 따님을 데리고 그냥 유유히 사라지셨습니다.

저랑 기사님은 벙쪘었죠...당황

 

 

집으로 돌아 가는길에 기사 아저씨께서,

"왜 고생한 저한테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도 없으시냐?" 고 약간 욱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쌩판 모르는 남자가 만취된 여자를 데리고 짚앞까지 데려다 줬는데

아무 얘기도 없이 그냥 들어가버리냐? 는 식으로 혀를 끌끌 차시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뭐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경황이 없어서 그러실 수 있을거다라는 식으로 저는 아저씨를 다독거렸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기사 아저씨 말이 100% 옳다는 느낌이 들더군요ㅋ;)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성분C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혹시 몰라서 제가 번호를 외워뒀습니다.)

 "여성분A 집까지 잘 모셔다 드렸고 아버님이 마중 나오셨다"

 

그러자 여성분C가 아버님 화 많이 나신거 아니냐며 물어보자 좀 그런거 같다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구리에서 공릉으로 돌아올때 택시비가 2만원 가까이 나왔는데 제가 8천원밖에 없어서,

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했더니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8천원에 택시비를 합의 해주셨습니다

그땐, 정말 감사했었습니다ㅠ) 

 

 

여성분C는 고맙다며 사례를 하고 싶다고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애시당초 사례비 받자고 시작한 일도 아니고 저도 처음 겪어본 일이라서(?)

그냥, 여성분A 나중에 깨시면 밥 한끼 사주세요! 라고 얘기를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에 제가 이직한 회사에서 한달 일하고 해고 통보를 받게되었습니닼ㅋ큐ㅠ

새로 이직한 회사와 의견 조율이 안될 뿐더러 회사에서 요구하는 퀄리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짧으면 1달, 길면 3달 가겠지...싶었는데 한달만에 짤리더라고요ㅋㅋㅋ

(물론 여성분A와는 절대 무관한 일이고요, 오해없으시길ㅠㅠ)

 

 

졸지에 백수되서(?) 다음날 화요일에 집에서 게임이랑 취업 싸이트 뒤적거리고 있던중에,

문자 1통이 오더라고요, 여성분A의 문자였습니다.

 

 

저번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죄송하고 사례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그냥 밥 한끼 사주세요" 라고 문자를 보냈고 여성분A가 언제쯤이 좋겠냐고 말씀하시길래,

 

 

문득, 제가 백수고 시간이 널널하고 아직 여성분A는 학생일거 같다는 생각에,

제가 오히려 여성분A의 시간에 맞출테니 언제쯤이 좋으세요? 라고 답문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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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나서...연락이 완절 두절되었습니다ㅠ

이 어찌나 허무하고 허망하던지...그러면 문자를 보내지말지ㅠ

괜히 설레이게 해놓고 이렇게 연락을 두절 하시면 전 어찌합니까? (꺼이꺼이통곡)

 

 

"그래, 창피하고 부끄러우니 그럴 수 있겠다" 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만약의 제가 그런 입장이였다면(?) 어떻게든 안면몰수 하고(?),

밥 한끼 정도는 어떻게든 사드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론 지극히 제 주관적인 입장입니다만;)

 

 

그렇게 3개월이 흘러서 지금까지 이렇게 아무 일 없이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고요.

이렇게 판에다 글을 쓰고있는 중입니다ㅠㅠㅠ

 

이 글을 읽고 계실 판남, 판녀들은 저 같은 경우엔 어떻게 하셨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이제와서 찌질찌질하게 과거의 일을 들추어서(?) 글 쓰는 저도 무척 한심해 보이네요ㅠ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스크롤만 긴 글 읽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요ㅠ

 

 

 

 

 

 

판남,판녀 여러분!!!!!

술은 적당히 절제하시면서 드시길 바랍니다!!!부끄

 

p.s 여성분A님 다음에는 그러시면 안됩니다!통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