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실장 넓은 어깨 너머로 인재와 다른 한명의 얼굴이 올라오곤 정실장의 지시 받곤 방안에 들어가 의식을 잃은 축늘어진 병찬이 복도로 끌려 나온다. 정실장은 나와 병찬을 번갈아 보더니 계단으로 내려가고 나는 양쪽에 팔짱이 끼워진채 그 뒤를 따른다. 1층 홀에 들어서자 윗층에서 무슨일이 벌어져는지 조차 알리가 없는 사람들은 옆에 사람이 사라져도 모를 정도로 도박에 열중하고 있었다. 도박장 뒷문이 열리고 계단을 밟고 내려간다.
새찬 빗줄기가 귀가 멍멍해지도록 우산을 찢어낼듯이 퍼붓는다.
어제의 사건을 되묻듯 익숙했던 비비린내와 흙내음이 코를 자극하자 다시보지 못할 어머니와 주문이가 떠올라 눈물에 바닥이 일렁인다. 스타렉스 문앞에 다다르자 절규하던 규환이 아버지의 심정이 와닿지만 그 처럼 발버둥쳤다간 마취총에 맞게 되어 의식을 잃은채 그렇게 죽임을 당하긴 싫어 차에 얌전히 올라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곳 이 자리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드르륵..쾅!!!]
문이 닫히는 진동과 함께 의식이 없는 병찬은 내 어깨 쪽으로 쓰러져버린다. 방금 전의 목숨을 건 사투가 상기되어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러선다.
정실장은 차 룸미러를 통해 그런 내 모습을 봤는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쪽 입만 올라가는 특유의 소름끼치는 미소짓는다.
“출발해”
차 시동과 함께 차는 출발했고 어둠을 머금은 숲속과 퍼붓는 비는 붙잡아 두려는 듯 더욱 어둡게 더욱 세차게 퍼붓고 있었다. 좌우로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별별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마취총을 뺏어 들어 모두에게 쏴버린 후 탈출,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내리거나, 인질을 앞세워 도망치는 어이없는 상상들이 끝없이 맴돌지만 역시나 그런 일들은 영화에서나 가능할법한 일들이기에 행동으로 옮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룸미러에 비치는 정실장의 얼굴, 운전하고 있는 직원의 기어를 변속하는 오른손 , 의식이 없는 병찬, 그 오른편을 바라보자 인재와 눈이 마주쳤다. 인재는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더니 왼손을 뻗어 내 오른쪽 어깨를 토닥이고 있을 때쯤 정실장이 라디오의 잡음과 함께 주파수를 맞춘다.
[하하하 끝으로..오늘 들으실곡은.... 치지직.. 현대에 들어서면서 유교사상이... 치지직 인스턴트음식의 과다 한 방부제 사용으로.... ]
라디오에선 과다 방부제 사용으로 인한 시위, 대통령의 서거, 황우석박사의 행방에 대한 여러 주제를 다룬 이야기들이 흘러 나온다. 가만히 듣고 있던 정실장은 광고가 흘러나오자 라디오를 꺼버린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차는 어느 산으로 들어섰고,, 낯이 익은 길로 올라간다. 웅장한 철문이 열리는 굉음이 빗소리에 젖어든 숲속전체에 울려퍼진다. 섬뜩했었던 기억의 분수대를 지나 차가 안에 들어서고 음식점에 있었을때 그토록 궁금해왔었던 L.G.C 건물 앞에 멈춰선다. 차문이 열리고 머뭇거리던 나를 직원들이 양팔을 붙잡고 끌어내려 건물쪽으로 이끈다.
정실장이 안주머니에서 카드키를 꺼내들고 기계에 체크하자
[삐빅. 85321B 레드 라벨 출입을 허가합니다.]
안내메시지와 함께 보안문이 열린 후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세련된 건물외형과 첨단 보안문에 비해 내부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고 고유 시멘트 냄새와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섞인 쾌쾌한 냄새가 건물안에 진동하고, 수명을 다한 전등들이 곳곳에서 빛을 저버린채 방치되고 있었다. 건너편 엘리베이터 탑승하고 문이 닫히자. 엘리베이터 뒷벽에 언뜻 봐선 알아볼수 없는 홈에 정실장 손에 들고 있던 카드키를 집어 넣는다.
[85321B 반갑습니다. 오른편 스크린의 구역을 선택 해주십시오]
안내메시지가 끝나자 엘리베이터 오른쪽 벽면에 화면이 나온다.
‘세상에....’
지금 발을 딛고 있는 건물은 빙산의 일각처럼, 지하에는 크고 작은 방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 크고 작은 방들 중 한 곳을 정실장의 손가락이 닿고 안내메시지가 엘리베이터에 울린다.
[Organ Extraction Zone 으로 이동합니다]
알아 들을수 없는 영어로 된 구역으로 엘리베이터가 지하쪽으로 빠르게 내려 앉는다. 이어 도착 안내 멘트와 함께 문이 열렸다. 하얀옷을 입은 왼쪽 가슴팍에 명찰을 단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방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끔 벽에 투명한 창으로 되어있다. 정실장이 복도를 지나 다니는 연구원들에게 누굴 찾는 묻자 모른다는 연구원들 사이에 한명이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대답한다.
“아마 약품제조실에 계실거에요.. 그 쪽으로 가시는거 봤거든요”
정실장은 고개를 끄덕인 후 약품제조실이라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듯 하다 지나가면서 수 많은 룸중에 한곳의 안쪽을 바라보니.. 열린 캡슐 안쪽으로 무언가를 하는 듯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들의 손이 분주해 보였다. 그 순간
[!!!!!!!!!!]
새빨간 무언가가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의 손에 들려 원기둥모양의 용기안에 담아진다.
‘설마.. 저 장기인가...?’
이곳에서 장기적출하는 곳 일거란건 짐작했지만
저 사람들처럼 될걸 생각하니 억울함과 여러감정들이 나를 세차게 밀쳐댔다. 정실장이 약품제조실란 문패가 적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실장은 백박사님이라 부르자 백박사로 추정 되는 사람이 위생마스크를 쓴채 돌아서며 마스크위로 눈웃음이 짓는다. 이내 마스크를 내리더니 쌍커풀 없는 선한 눈매와 웃을 때 건치가 돋보이는 눈에 선한 인상의 30대 중반쯤 되보이는 남자였다. 왼쪽 가슴의 명찰을 보니 VG1.박사 백현중이라고 적혀있다. 백박사는 마스크를 쥐고 있던 손으로 병찬을 가르키며
“그런데 저 분은 왜 저렇게...?”
정실장이 별거 아니라는 듯 특유의 미소로 병찬을 돌아보며 말한다.
“아.. 애들이 좀 말썽피는 바람에 .. 좀 그렇게 됬네..”
“그래도 그렇지.....”
“원래 이 쪽이 입조심 단단히 해야되는 곳이라... 나라고 별수 없네”
백박사는 나를 한번 쳐다보곤 정실장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한다.
“이 분은 새로오신 분인가요?”
정실장이 나를 바라보곤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연다.
“이 친구 대신 일하게 될 친구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기쁘지 않을수가 없었다.
'병찬을 죽음으로 몰아놓은 건 내탓인게 사실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대신 죽을수는 없자나...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을 거라고......'
그렇게 나 스스로 죄책감에 억눌리지 않으려 자기합리화 시켜간다. 정실장이 내 어깨를 짚으면서 미소 지은후 입을 뗀다.
“뭐 어찌됫든... 자네도 우리 식구가 되었으니까... 다신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만약 어기면... 다음은 자네 차례가 될테니...“
내 오른팔을 잡고 있던 인재에게 정실장이 고개 돌려 말한다.
“앞으로 자네랑 이 친구랑 같이 한팀이 되어서 움직이도록 해.. 그리고 먼저 차에 가 있게”
말을 끝낸후 백박사와 이야기를 하며 머쓱하게 서있는 나와 인재를 힐끗 보더니 나가라며 손짓한다. 복도로 나오자 큰 키의 인재가 한숨을 푹 쉰후 나를 보며 말한다.
“뭐 궁금한거 있어?”
“네?”
“알고 싶은거 있냐고..”
“네..”
“뭐..어떤거.. .”
가장 먼저 이 건물안에서 이뤄지는 일에 대해서 궁금했다.
“이곳에선 뭐하는거죠?”
인재는 뭐라고 설명해야될지 고민하는듯 하얀 천장쪽을 바라보더니.. 보여줄게 있다며 앞서가더니 뒤를 돌아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난후 뒷면 홈에 인재것으로 보이는 카드키를 밀어넣는다.
[962583A 반갑습니다. 오른편 스크린의 구역을 선택 해주십시오]
인재는 오른쪽 벽 스크린에 4/2가량 차지하는 곳을 터치하니 안내메시지가 나온다.
[Vegetative State Zone 으로 이동합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난 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그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이럴수가..”
난간에 서고 아래를 내려다보자 규모를 가늠할수 없을정도로 커보인다. 아까 장기적출하는 곳에서 봤던 사람이 들어가 있던 캡슐들이 빼곡하게 셀수 없이 세워져 있었고, 기술자들로 보이는 주황색 엔지니어복 차림의 사람들이 고장난 듯 보이는 캡슐을 손 보고 있다, 그 곳에서 입었던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은 기록일지로 보이는 차트같은걸 들고 캡슐들을 일일이 체크하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캡슐 사이의 트레인은 쉴세 없이 돌아가며 2~3개의 캡슐들이 차례대로 오른쪽 끝 편 통로로 어딘가로 옮겨지는 듯 하다. 벌어진 입을 다물고 인재를 올려다 보며 말한다.
“저..저기 안에 사람들은 어떻게 된거죠?..”
“식물인간”
“식물인간??..왜..인위적으로 식물인간으로 만들어서 보관한다는 건가요?”
“그렇지. 무작정 사람을 데려와 장기를 적출해내면 그 장기들을 다 어떻게 처리하고 보내냐.. ... 상품가치가 떨어져버리니까... 나름 대가리 굴린거지... 뭐.. 그냥 여기서 하는일은 사람들을 보관 또는 장기를 적출해서 해외 거래처로 옮겨지지..뭐 남은 고깃덩이는 옆 음식점으로 넘겨지고 다른 지부쪽 음식점으로도 보내지고...”
“도대체 왜..이런짓을..??”
“왜겠냐? 다 돈이 되니까.... 이 짓들이겠지.. 돈에 환장하면 뭔짓이든 못하겠냐.... 얘네 눈엔 사람이 사람처럼 안보이지.. 돈처럼 보이겠지... 너도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병찬이 그 놈 봤지? 그 놈 어리버리하다가 결국 그 지랄 날줄 알았어”
“경찰에 신고하면 되잖아요..”
인재는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어이없다는 듯 바라 본다.
“또..뭐 궁금한거 없어?”
“그렇다면...남은 저들의 뼈와 머리카락 이런것들은 모두 어떻게???양이 적지 않아서 처리하기도 힘들고.. 그렇다보면 적발되지 않나요?”
“버릴거 남는거 하나도 흔적도 없이 싸그리 처리해...”
“어떤식으로요??”
인재는 난간쪽으로 다가가 기대고선 팔짱을 낀채 짝다리 짚는다.
“뼈와 머리카락 피부같은건 조각품이나 악세사리나 옷으로 만들어내서 해외로 수출하지..희귀성이 높은 탓에 돈많은 갑부들에게는 값진 물건이겠지...구하기 힘든 만큼 비싸지는게... 세상이자나?”
지나치게 철저하고 체계적이여서 소름까지 돋는다.
"이렇게.. 등치가 큰 사업이라면 누군가가 밝히려들거나 발설하는 사람이 없을까요?"
“그 누가 밝히고 알리려고 해도 그러지 못할거야.. 워낙 규모가 대규모다 보니까 다 수 쓰겠지? 그리고 아까 라디오에서 방부제 이야기 나온거 있지.. 그것도 이쪽과 관련있는 이야기야.... 방부제 과도사용 그것도 다 부패속도 늦춰 유통하기 편하도록 일부러 이 쪽에서 머리 쓴거야.. 먹는 사람 모두 언제 납치될지 모르니까 ...소름끼치지 않냐? 나도 처음에 이 사실을 알고 난후 몇날 몇일 잠도 못잤었다..어휴 ..무서운새끼들..”
“세상에....”
인재는 놀란 내 모습을 보곤 빙그레 웃더니 입을 연다.
“정실장 오기전에 미리 올라가있자”
“네...”
인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는 아직 진실을 감싸고 도는 일부분일거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얼마나 소름끼칠만 일들이 이곳에 더 존재할지.... 벌써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장편,스릴러) logging : 알려져선 안될 이야기 -11-
-기창수-
글쓴이 블로그 : http://blog.naver.com/kcs198706
-11-
[헉..헉..헉... ]
복도 끝까지 도망쳐보지만 직원 두명에게 붙잡힌다.
‘이렇게 끝나는건가....’
정실장 넓은 어깨 너머로 인재와 다른 한명의 얼굴이 올라오곤 정실장의 지시 받곤 방안에 들어가 의식을 잃은 축늘어진 병찬이 복도로 끌려 나온다.
정실장은 나와 병찬을 번갈아 보더니 계단으로 내려가고 나는 양쪽에 팔짱이 끼워진채 그 뒤를 따른다.
1층 홀에 들어서자 윗층에서 무슨일이 벌어져는지 조차 알리가 없는 사람들은 옆에 사람이 사라져도 모를 정도로 도박에 열중하고 있었다. 도박장 뒷문이 열리고 계단을 밟고 내려간다.
새찬 빗줄기가 귀가 멍멍해지도록 우산을 찢어낼듯이 퍼붓는다.
어제의 사건을 되묻듯 익숙했던 비비린내와 흙내음이 코를 자극하자
다시보지 못할 어머니와 주문이가 떠올라 눈물에 바닥이 일렁인다.
스타렉스 문앞에 다다르자 절규하던 규환이 아버지의 심정이 와닿지만 그 처럼 발버둥쳤다간 마취총에 맞게 되어 의식을 잃은채 그렇게 죽임을 당하긴 싫어 차에 얌전히 올라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곳 이 자리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드르륵..쾅!!!]
문이 닫히는 진동과 함께 의식이 없는 병찬은 내 어깨 쪽으로 쓰러져버린다.
방금 전의 목숨을 건 사투가 상기되어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러선다.
정실장은 차 룸미러를 통해 그런 내 모습을 봤는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쪽 입만 올라가는 특유의 소름끼치는 미소짓는다.
“출발해”
차 시동과 함께 차는 출발했고 어둠을 머금은 숲속과 퍼붓는 비는 붙잡아 두려는 듯 더욱 어둡게 더욱 세차게 퍼붓고 있었다.
좌우로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별별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마취총을 뺏어 들어 모두에게 쏴버린 후 탈출,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내리거나, 인질을 앞세워 도망치는 어이없는 상상들이 끝없이 맴돌지만 역시나 그런 일들은 영화에서나 가능할법한 일들이기에 행동으로 옮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룸미러에 비치는 정실장의 얼굴, 운전하고 있는 직원의 기어를 변속하는 오른손 , 의식이 없는 병찬, 그 오른편을 바라보자 인재와 눈이 마주쳤다. 인재는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더니 왼손을 뻗어 내 오른쪽 어깨를 토닥이고 있을 때쯤 정실장이 라디오의 잡음과 함께 주파수를 맞춘다.
[하하하 끝으로..오늘 들으실곡은.... 치지직.. 현대에 들어서면서 유교사상이... 치지직 인스턴트음식의 과다 한 방부제 사용으로.... ]
라디오에선 과다 방부제 사용으로 인한 시위, 대통령의 서거, 황우석박사의 행방에 대한 여러 주제를 다룬 이야기들이 흘러 나온다.
가만히 듣고 있던 정실장은 광고가 흘러나오자 라디오를 꺼버린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차는 어느 산으로 들어섰고,, 낯이 익은 길로 올라간다. 웅장한 철문이 열리는 굉음이 빗소리에 젖어든 숲속전체에 울려퍼진다. 섬뜩했었던 기억의 분수대를 지나 차가 안에 들어서고 음식점에 있었을때 그토록 궁금해왔었던 L.G.C 건물 앞에 멈춰선다.
차문이 열리고 머뭇거리던 나를 직원들이 양팔을 붙잡고 끌어내려 건물쪽으로 이끈다.
정실장이 안주머니에서 카드키를 꺼내들고 기계에 체크하자
[삐빅. 85321B 레드 라벨 출입을 허가합니다.]
안내메시지와 함께 보안문이 열린 후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세련된 건물외형과 첨단 보안문에 비해 내부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고 고유 시멘트 냄새와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섞인 쾌쾌한 냄새가 건물안에 진동하고, 수명을 다한 전등들이 곳곳에서 빛을 저버린채 방치되고 있었다.
건너편 엘리베이터 탑승하고 문이 닫히자. 엘리베이터 뒷벽에 언뜻 봐선 알아볼수 없는 홈에 정실장 손에 들고 있던 카드키를 집어 넣는다.
[85321B 반갑습니다. 오른편 스크린의 구역을 선택 해주십시오]
안내메시지가 끝나자 엘리베이터 오른쪽 벽면에 화면이 나온다.
‘세상에....’
지금 발을 딛고 있는 건물은 빙산의 일각처럼, 지하에는 크고 작은 방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 크고 작은 방들 중 한 곳을 정실장의 손가락이 닿고 안내메시지가 엘리베이터에 울린다.
[Organ Extraction Zone 으로 이동합니다]
알아 들을수 없는 영어로 된 구역으로 엘리베이터가 지하쪽으로 빠르게 내려 앉는다. 이어 도착 안내 멘트와 함께 문이 열렸다.
하얀옷을 입은 왼쪽 가슴팍에 명찰을 단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방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끔 벽에 투명한 창으로 되어있다. 정실장이 복도를 지나 다니는 연구원들에게 누굴 찾는 묻자 모른다는 연구원들 사이에 한명이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대답한다.
“아마 약품제조실에 계실거에요.. 그 쪽으로 가시는거 봤거든요”
정실장은 고개를 끄덕인 후 약품제조실이라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듯 하다
지나가면서 수 많은 룸중에 한곳의 안쪽을 바라보니.. 열린 캡슐 안쪽으로 무언가를 하는 듯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들의 손이 분주해 보였다. 그 순간
[!!!!!!!!!!]
새빨간 무언가가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의 손에 들려 원기둥모양의 용기안에 담아진다.
‘설마.. 저 장기인가...?’
이곳에서 장기적출하는 곳 일거란건 짐작했지만
저 사람들처럼 될걸 생각하니 억울함과 여러감정들이 나를 세차게 밀쳐댔다.
정실장이 약품제조실란 문패가 적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실장은 백박사님이라 부르자 백박사로 추정 되는 사람이 위생마스크를 쓴채 돌아서며 마스크위로 눈웃음이 짓는다. 이내 마스크를 내리더니 쌍커풀 없는 선한 눈매와 웃을 때 건치가 돋보이는 눈에 선한 인상의 30대 중반쯤 되보이는 남자였다. 왼쪽 가슴의 명찰을 보니 VG1.박사 백현중이라고 적혀있다.
백박사는 마스크를 쥐고 있던 손으로 병찬을 가르키며
“그런데 저 분은 왜 저렇게...?”
정실장이 별거 아니라는 듯 특유의 미소로 병찬을 돌아보며 말한다.
“아.. 애들이 좀 말썽피는 바람에 .. 좀 그렇게 됬네..”
“그래도 그렇지.....”
“원래 이 쪽이 입조심 단단히 해야되는 곳이라... 나라고 별수 없네”
백박사는 나를 한번 쳐다보곤 정실장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한다.
“이 분은 새로오신 분인가요?”
정실장이 나를 바라보곤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연다.
“이 친구 대신 일하게 될 친구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기쁘지 않을수가 없었다.
'병찬을 죽음으로 몰아놓은 건 내탓인게 사실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대신 죽을수는 없자나...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을 거라고......'
그렇게 나 스스로 죄책감에 억눌리지 않으려 자기합리화 시켜간다.
정실장이 내 어깨를 짚으면서 미소 지은후 입을 뗀다.
“뭐 어찌됫든... 자네도 우리 식구가 되었으니까... 다신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만약 어기면... 다음은 자네 차례가 될테니...“
내 오른팔을 잡고 있던 인재에게 정실장이 고개 돌려 말한다.
“앞으로 자네랑 이 친구랑 같이 한팀이 되어서 움직이도록 해.. 그리고 먼저 차에 가 있게”
말을 끝낸후 백박사와 이야기를 하며 머쓱하게 서있는 나와 인재를 힐끗 보더니 나가라며 손짓한다. 복도로 나오자 큰 키의 인재가 한숨을 푹 쉰후 나를 보며 말한다.
“뭐 궁금한거 있어?”
“네?”
“알고 싶은거 있냐고..”
“네..”
“뭐..어떤거.. .”
가장 먼저 이 건물안에서 이뤄지는 일에 대해서 궁금했다.
“이곳에선 뭐하는거죠?”
인재는 뭐라고 설명해야될지 고민하는듯 하얀 천장쪽을 바라보더니.. 보여줄게 있다며 앞서가더니 뒤를 돌아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난후 뒷면 홈에 인재것으로 보이는 카드키를 밀어넣는다.
[962583A 반갑습니다. 오른편 스크린의 구역을 선택 해주십시오]
인재는 오른쪽 벽 스크린에 4/2가량 차지하는 곳을 터치하니 안내메시지가 나온다.
[Vegetative State Zone 으로 이동합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난 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그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이럴수가..”
난간에 서고 아래를 내려다보자 규모를 가늠할수 없을정도로 커보인다.
아까 장기적출하는 곳에서 봤던 사람이 들어가 있던 캡슐들이 빼곡하게 셀수 없이 세워져 있었고, 기술자들로 보이는 주황색 엔지니어복 차림의 사람들이 고장난 듯 보이는 캡슐을 손 보고 있다, 그 곳에서 입었던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은 기록일지로 보이는 차트같은걸 들고 캡슐들을 일일이 체크하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캡슐 사이의 트레인은 쉴세 없이 돌아가며 2~3개의 캡슐들이 차례대로 오른쪽 끝 편 통로로 어딘가로 옮겨지는 듯 하다.
벌어진 입을 다물고 인재를 올려다 보며 말한다.
“저..저기 안에 사람들은 어떻게 된거죠?..”
“식물인간”
“식물인간??..왜..인위적으로 식물인간으로 만들어서 보관한다는 건가요?”
“그렇지. 무작정 사람을 데려와 장기를 적출해내면 그 장기들을 다 어떻게 처리하고 보내냐.. ... 상품가치가 떨어져버리니까... 나름 대가리 굴린거지... 뭐.. 그냥 여기서 하는일은 사람들을 보관 또는 장기를 적출해서 해외 거래처로 옮겨지지..뭐 남은 고깃덩이는 옆 음식점으로 넘겨지고 다른 지부쪽 음식점으로도 보내지고...”
“도대체 왜..이런짓을..??”
“왜겠냐? 다 돈이 되니까.... 이 짓들이겠지.. 돈에 환장하면 뭔짓이든 못하겠냐.... 얘네 눈엔 사람이 사람처럼 안보이지.. 돈처럼 보이겠지... 너도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병찬이 그 놈 봤지? 그 놈 어리버리하다가 결국 그 지랄 날줄 알았어”
“경찰에 신고하면 되잖아요..”
인재는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어이없다는 듯 바라 본다.
“또..뭐 궁금한거 없어?”
“그렇다면...남은 저들의 뼈와 머리카락 이런것들은 모두 어떻게???양이 적지 않아서 처리하기도 힘들고.. 그렇다보면 적발되지 않나요?”
“버릴거 남는거 하나도 흔적도 없이 싸그리 처리해...”
“어떤식으로요??”
인재는 난간쪽으로 다가가 기대고선 팔짱을 낀채 짝다리 짚는다.
“뼈와 머리카락 피부같은건 조각품이나 악세사리나 옷으로 만들어내서 해외로 수출하지..희귀성이 높은 탓에 돈많은 갑부들에게는 값진 물건이겠지...구하기 힘든 만큼 비싸지는게... 세상이자나?”
지나치게 철저하고 체계적이여서 소름까지 돋는다.
"이렇게.. 등치가 큰 사업이라면 누군가가 밝히려들거나 발설하는 사람이 없을까요?"
“그 누가 밝히고 알리려고 해도 그러지 못할거야.. 워낙 규모가 대규모다 보니까 다 수 쓰겠지? 그리고 아까 라디오에서 방부제 이야기 나온거 있지.. 그것도 이쪽과 관련있는 이야기야.... 방부제 과도사용 그것도 다 부패속도 늦춰 유통하기 편하도록 일부러 이 쪽에서 머리 쓴거야.. 먹는 사람 모두 언제 납치될지 모르니까 ...소름끼치지 않냐? 나도 처음에 이 사실을 알고 난후 몇날 몇일 잠도 못잤었다..어휴 ..무서운새끼들..”
“세상에....”
인재는 놀란 내 모습을 보곤 빙그레 웃더니 입을 연다.
“정실장 오기전에 미리 올라가있자”
“네...”
인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는 아직 진실을 감싸고 도는 일부분일거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얼마나 소름끼칠만 일들이 이곳에 더 존재할지.... 벌써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삐빅. 962583A 그린 라벨 신분 확인되었습니다, 안녕히가십시오.]
보안문이 열림과 동시에 적막이 흐르던 센터 복도에 빗소리로 가득찬다.
-1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