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스릴러) logging : 알려져선 안될 이야기 -19-

기창수2012.09.14
조회2,154

-기창수-

글쓴이 블로그 : http://blog.naver.com/kcs198706

 

 

 

 

 

 

-19-

 

 

 

 

 

 

외마디의 비명과 함께 주저앉았고 나를 향해 삽을 내려 꽂으려는 순간 잔뜩 웅크린다.

 

 

 

 

 

'모든게.. 다 끝났구나....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리는건가..'

 

 

 

 

 

 


 

하지만 아무일도 없었던거 처럼 시간이 멈춰선듯 비닐하우스 안은 긴 정적만이 감돌뿐이였다.
눈을 뜨자 사장은 삽을 머리위로 올려든 상태로 그대로 얼어버린듯 서있다.
쥐고 있던 삽은 겁이라도 질린듯이 파르르 떨려오고, 점차 그 삽의 끝에 메아리치듯 쇳소리가 울려온다.
사장의 눈은 살기로 가득찬 동공이 흔들리고, 동공에 갖혀있던 살기들은 어느새 무언가의 공포로 바뀌길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자 사장의 어깨너머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 그의 존재를 알것 같았다.

 

 

 

 

 

 

 

 

'인재..'

 

 

 


 

사장과 인재가 눈이 마주치자 인재의 팔꿈치가 사장의 머리를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강타했고 그때를 놓칠세라 삽을 가로 챈 후 오른쪽 작물들위로 사장을 밀쳐낸다.
한참을 머리를 보여잡으며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작물위에 구른다.
인재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사장의 멱살잡고 흔들자 살려달라며 목놓아 소리친다.


 

 

 

 

"이새끼 이거.. 뭘 숨기는지 모르겠지만. 이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꼭 이렇게 피를 봐야겠냐고!!말해봐!!!씹새끼야!!!!"

 

 

 

 

 

 

 


잔뜩 흥분해있는 인재를 그대로 놓아두었다간 큰일이 일어날가 싶어 급하게 멱살잡고 있던 손을 붙잡는다.


 

 

 

 

 

 

"일단.. 형 이야기를 들어보죠.. 진정해요.. 이거 일단 놓고.."

 

 

 

 

 

 

 

내 말이 효과가 있었나 거칠었던 인재의 숨소리는 점차 가라앉아간다.
사장은 그런 내 말이 고맙기라도 한지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동정을 구하는 눈빛을 던지는 듯 하다.
점차 꽉쥔 손은 하나둘 풀렸고 쭈구려 앉은 채로 안주머니에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칠흑같은 비닐하우스 안은 담배 내음과 함께 빨간 작은 빛이 맺힌다.

 

 

 

 

 

 

 

"후.... 어이 사장님.. 앉아봐요..."


 

 

 

 

 

사장은 겁에 질린듯이 무릎을 꿇은채 살려달라고만 연신 말한다.


 

 

 

 

 

 

"아.. 그러니까 이리와서 앉아보라고!!!"

 

 

 


 

인재의 목소리가 비닐하우스 전체 울려퍼진다.
그런 인재에게 난 진정하라며 손바닥 내리는 제스쳐를 취한 후 사장에게 묻는다.

 

 

 

 

 

 

 

"사장님.. 왜.. 이곳에 사람들을 숨긴거에요.. 솔직하게 말씀해보세요..왜 몰래 이곳으로 저들을 데리고 온거죠..?"

 

 

 

 

 

 

 

인재의 담배 불빛에 사장의 두려움에 머금은 표정이 내비친다.


 

 

 

 

 

"그래야 저희가 도와드릴수가 있어요.. 지금 사장님 입장이 난처한 상황인건 사장님도 아시잖아요. 그러니.. 말해봐요"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중간에 인재는 끼어들려 하지만 이내 멈추곤 담배를 다시 물었고,사장 조금은 진정

이 된듯..
한숨을 깊게 내뱉은 후 입을 연다.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았네... 피를 묻혀가면서 돈 만지기 싫었어 ..하지만 안사람이... 그때 그 곳만 가지 않았다면.. 크흑..흑.."

 

 

 

 

 

 

 

 

사장은 슬픔 감추려 애써보지만 참지못하고 목놓아 울기 시작했고..
무슨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 들썩이며 슬피우는 사장의 어깨를 감싸안아주었고, 사장은 고개를 떨군채 그 동안 쌓아왔던 설움을 한번에 터트린듯 보였다.
인재도 그런 사장의 모습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그러던 와 중 사장은 흘리던 눈물을 닦아내곤 평정심을 되찾으려 하자, 아까 말했던 그 곳에 대해 물어보자 사장은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연다.


 

 

 

 

 

"안 사람은.. 베푸는 걸 좋아했고 무척이나 밝은 여자였었지..

10년전에 장모님대신 신내림을 받게 되었다네.. 그렇게 산을 오르내리면 산기도를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다녔더랬지..
그런데 어느날 산에서 돌아온 후에..

나에게 이야기 하기를 저승사자를 등에 업은 사람들이 동아줄에 혼을 줄줄이 매달고 다니는걸 목격했다는 걸세.. 아내의 신기를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아내와 그 사람들의 신분이 궁금해서 따라가게 되었더랬지 ... 머지않아 그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들 또한 우리를 발견하게 되었네.. 우리의 눈을 가린채 차속에 실리게 되었지..알콜 냄새가 가득차 있었네..
그리곤 무언가 소근대는 그들의 이야기 소리를 들었고.. 그때 아내가 나에게 말하길..

무조건 그들이 시키는데로 하라는 거야.. 그렇게 아내의 말대로 그들이.. 너무 겁에 질려있어서 그들이 무슨말 하는지도 모르겠고..
무조건 알았다고.. 말했었지.. 그런 후.. 어떤 시골에 그들이 집을 얻어주곤..

그들이 시키는데로 했어.. 뭐든지 말일세... 그게 생사람 잡아다가 이렇게 병신을 만들어 놓고 부려먹는 일일줄이야...하지만 그게 최선이였어...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과 같이 되거나.. 산채로 죽은듯 누워있을수 밖에 없었을터..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내는 바뀌기 시작했어.. 밝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변해갔어..
돈을 많이 번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사람의 목숨을 파는일인거늘 어떻게..

이승을 떠나 저승에서 나로 인해 눈을 감은 사람들의 낯을 어떻게 보겠는가.. 어떻게라도 한명이라도 구하고 싶은 심정에.. 이 곳에 데려오게 되었었네.."

 

 

 

 

 

 

 

 


 

"그렇다면 멀리 도망치면 될것 아닙니까..?"


 

 

 

 

 

"전국팔도 어디로 도망가도 벗어날수없네.. 외국을 떠날수도 없어.. 그들의 손이 안 뻗친 곳이 없어..."


 

 

 

 

 

 

사장은 다시 고개를 떨구곤 힘 없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제.. 나를 죽일텐가...?"

 

 

 

 

 

 

나는 무어라 입을 뗄수가 없었던 탓에 인재에게 시선을 돌리자 인재는 태우던 담배를 땅에 버리고 구둣발로 꺼버린다.
바지의 이곳 저곳을 손을 탈탈 턴 후 나에게 오른손으로 따라오란 제스쳐를 취한다. 그렇게 비닐하우스안에 사장을 남겨 놓은채 인재를 따라
바깥으로 나오자 달빛이 나무들 틈사이로 갈라져 내리고 반대편 바삐 굽이치는 강가를 바라보며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인재가 말한다.

 

 

 

 

 

 

 

"너라면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저요?"

 

 

 


 

"그래 임마..."


 

 

 

 

"이 일 덮어두는편 어때요..?"

 

 

 

 

 

 

 

아무말도 없이 인재는 아랫입술을 뜯으며 생각에 잠긴듯 보이더니 입을연다.

 

 

 

 

 

 

 

"뭐라고 둘러대는게 좋을거 같냐..?"


 

 

 

"음.. 병들어서 죽게 된건 센터에서도 써먹을수 없는거 아닌가요..?음.. 전염병에 걸린 탓에 분쇄기에 넣었다던지 전산의 문제가 있었다느니..."

 

 

 

 

 

 

호주머니에 넣었던 왼손을 턱을 어루만지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를 바라보며

 

 

 

 

 

"그렇다면.. 니 말대로 그렇게 하겠는데.. 어디가서 누구에게든 입밖에도 내지 말아야되..알았지? 만약에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너나 나나 ..알지?"

 

 

 

 

 

 

 

그러고보면 인재도 그다지 심성은 나쁘지 않은 남자다. 단지 가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분간이 되질 않아 애먹긴하지만 그래도 사람다운 면모가 있어 그가 나의 파트너가 된것에 대해 한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야 뭘 그렇게 뚫어지게봐.. 사장한테 니가 이야기해.."

 

 

 

 

 

 

사장에게로 향하자 방금전 그 자세 그대로 죽을 상을 한채 앉아있다.
가까이 다가가 후레쉬를 비추자. 체념한듯한 표정으로 먼발치 퍼런 알수없는 모종의 잎사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사장님.. 약속 하나 하시죠"

 

 

 


 

 

"무슨...?"


 

 

 

 

"이 모든 사실은.. 저희가 잘 둘러댈테니..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빼곤.. 더 이상 이곳으로 데려오지마세요.."


 

 

 

 

사장은 표정이 금새 밝아지며 내 팔을 붙잡고 연신 고맙단말을 하더니 이내 인재에게 다가가 팔을 붙잡는다.

 

 

 

 

 

 

 

"아이거..왜 이래요.. 그만해요 놔요.. 놔.."

 

 

 

 

 

 

잡고 있던 팔을 놓고선 다시 인재 손을 양손으로 붙잡고 고개숙인다.

 

 

 

 

 

 

 

"아이구..정..정..정말!!.. 정말!... 이!..이 은혜는 잊지 않겠네.. 꼭 갚겠네..고맙네.. 고마워!!"

 

 

 

 

 

 

그렇게 사장은 고맙다는 말을 그 곳에서 벗어나기까지 입에서 떼질 않았다.

서로 20여분의 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며 도박장으로 향하는 도로 위를 달렸고 인재가 입을연다.

 

 

 

 

"우리가 잘하는 짓일까..?"

 

 

 

 

 

 

 

차문을 내리고 오른손을 차창밖으로 내밀자 몰려들어오는 세찬 바람소리와 함께 손바닥위로 갈라져 흩어진다.

 

 

 

 

 

 

 

"저희가 하는 선택이 옳은거에요.. 적어도 사람이라면..하지만 옳은 일은 한건데도 두려움에 떨어야 된다는 사실이 씁쓸하군요.."

 

 

 

 

 

 

"입 조심 단단히 하는게 좋아.. 자칫 했다간 알지?"

 

 

 

 

 

"네 걱정마세요.."


 

 

 

 

차창을 올리자 몰아쳤던 바람소리는 금새 사그라들었다.
다시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고 어색한 정적을 달래려 카라디오 버튼에 손을 댄다.
지지직 거리는 주파수를 돌리다 잡음하나 들리지 않은 선명한 주파수에 멈춘다.


 

 

 

 

 

[다음 소식입니다.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수원 20대여성 토막살인사건의 용의자 오원춘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 하는 가운데 재판의 1심 2심 모두 사형 선고 받았습니다. 이로서..시민들은..]

 

 

 

 

 

 

가만히 뉴스를 듣던 인재가 입을 열었다.

 

 

 

 

 

 

"오원춘 이새끼 너 놈.. 알지 않냐?"

 

 

 

 

"무슨..??"


 

 

 

"너 처음에 일했던 곳 음식점 조선족 주방장 머리 벗겨진 놈 몰라??"

 

 

 

 

 

 

대충 누구를 말하는진 짐작이 가지만 그가 항상 조리모를 쓰고 있어서 머리가 벗겨진지 어땠는지는 잘 몰랐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거 같아 인재에게 그래서요라고 묻자

 

 

 

 

 

"걔잖아 방금 나오고 있는 애가.. 하긴 넌 몰랐었겠네..위에서 들리는 말로는 뭐 중국에 있는 가족들한테 돈 더 보내려고.. 따로 나와서..
여자들을 납치하고 죽여서 그 인육을 중국으로 팔았다나봐...?그런데 .. 안걸리면 되는 미친놈이 그게 덜미가 잡힌거야.. 그래서 붙잡혔는데.. 이미 잡힌걸 어떻하냐.. 이 쪽 관련된 이야기 나오지않겠끔
수를 써놓아서 경찰들이 대충 겉핥기 수사 종결 된거 같아 보이던데.. 인육 조달이야기가 어떻게 퍼졌는지.. 언급되고 있나보더라고.. 하지만 뭐 괴담으로 끝맺겠지.. 더이상 수사를 안할테니까.."

 

 

 

 

 


 

'그래.. 그게 꼬리를 물게되면 무언가 실마리가 잡혀버릴수가 있으니까..'


 

 

 

 

 

"왜..더 이상 수사를 안한다는 거죠??충분히 승직할수 있는 절호에 찬스일텐데 너도 나도 손벗고 나서야되는게 정상아닙니까.."

 

 

 

 


 

인재는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피식 웃은 후 나를 잠깐 흘겨 보더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채 다시 앞을 바라본다.


 

 

 

 

 

"다 수가 있지... 안 밝혀져~ 아니 ?못 밝혀져.."

 

 

 

 

 

무언가가 있다. 그런 인재는 나를 희롱 하듯이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무슨 꿍꿍이가 숨어있는거지..?'


 

 

 

 

인재를 빤히 쳐다보고 있자 나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힐끗 바라본후 왜라는 입모양을 한채 앞과 나를 번갈아가며 바라본다.


 

 

 

 

 

"왜??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오늘이 몇일이지??"


 

 

 

 

왼쪽 안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니 8월 24일 밤 10시 23분을 가리키고 있다.

 

 

 

 

 

 

"8월 21일이요..왜요?"


 

 

 

 

 

한참 가만히 생각을 하고 있는듯 보이더니 계산이 되질 않은지 운전대를 잡고 있던 왼손을 땐후 손가락을 접었다 피며 날짜계산을 하는듯 보였다.


 

 

 

 

"혹시..내일이 토요일이냐??"

 

 

 

 

 

"네. 토요일이요"

 

 

 

 

 

"또라이들 데리러 가는날이네....아... 짜증나는데..."

 

 

 

 

 

'또라이굴을 말하는건가...정신병원이라고 했던??'

 

 

 

 

 

"아..그렇군요..왜요..왜 짜증이..?"

 

 

 

 

 

 

오른손으로 자기 자신의 머리를 헝클며 인상을 찌푸린채 싫은 내색이 역력하다.


 

 

 

 

"아씨.. 정신병있는 애들 한 두명도 아니고 그렇게 ..열댓명을 태우고 ... 가야되는데.. 그게 쉬운일일 것같냐? 태우는데만 몇시간 걸려...저번에는 물더라 물어.."


 

 

 

 

 

이내 그의 말에 수긍이 갔다. 소리 지르고 언제 어떤 돌발행동을 저지를지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칫 위험에 빠질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도박장에 거의 다다랐던지 우회전하고선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익숙했던 길들을 따라 머지않아 도박장의 불빛이 점점 가까이 커져온다.
주차장에 차를 멈춰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운 인재는 안전벨트를 풀며


 

 

 

 

 

 

"내가 정실장한테 보고할테니깐 넌 대답만 해"


 

 

 

 

 

"네"


 

 

 

 

 

 

차에서 내려 옷 여기저기를 털고 난 후 자갈밭을 지나 도박장안으로 들어선다.
여전히 담배 연기들과 도박꾼들의 환호와 탄식이 도박장안에 둘러쌓여있다.
계단을 오르기 전 서희가 있는 방 문패를 바라보곤 멈칫한다.
그런 나를 발견한 인재는 짙은 눈썹을 들썩거리며 익살스런 미소를 지어보였고.. 들어가보라는 손 시늉을 하지만.. 그런 인재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채 고개를 내젓곤 다시 인재의 뒤를 따랐다.
문득 이 곳들이 점점 정겨워지기 시작하는거 같았다.하나 둘씩 내가 물들어가는 기분들..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에 벗어나려 왼손으로 뺨을 때려본다.


 

 

 

 

 

 

'내가 미쳐가고 있는건가....'

 

 

 

 

 

 

 

-20편 계속-

 

 

 

차차 연재 계속 할 예정이구요..

단지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네요..ㅎㅎ 댓글와 추천은 연재의 채찍의 지름길... 힘좀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