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사) 좋은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2012.09.20
조회2,204

 

 

 

 

 

 

 

 

 

어제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결혼날잡았다는 시누이 문자를 받은 후로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더라구요.

 

판에 글을 올리고

댓글 달아주신분들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저 역시 마음으로 느끼면서

많이 울었어요.

 

그 눈물안에

감사함도 있었겠고

또 저 나름대로의 서러움도 있었겠고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했었어요.

 

어제 일찍 퇴근한다는 신랑의 전화에

도저히 버스타고 집까지 갈 기운이 없어서

회사 근처로 데리러 올 수 있는지 물어봤었어요.

할말도 있다고...했구요.

 

시누이가

신랑한테는 아직 얘기를 안했었거든요.

저한테라도 연락이 왔으니

제가 신랑한테 전해주는게 맞겠다 싶어서

퇴근 후 신랑을 만나서 공원에서 이야기 했어요.

 

아가씨 결혼 날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랬더니 신랑이

언젠데? 라고 하더라구요.

 

날짜 이야기 해줬더니

알았다고

상견례고 결혼식이고

너 편한대로 하라고...

 

신랑은 아무리 그래도 친오빠니까

상견례고 결혼식이고

물질적으로는 못 도와주더라도

통화하고 챙겨야 할 부분들은 챙기는게 맞는것 같다고

 

하지만 너한테까지 하라는 말은 안할테니까

상견례고 결혼식이고 가기 싫으면 안가도 되고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시누이는 지금 제 연락을 받지 않아요.

그냥 할말 있으면 문자로 통보만 할 뿐이지요.

 

문자를 받고 그래도 마음이 쓰여서

날 잡았냐고 준비하려면 바쁘겠다는 이야기라도 할까 해서

전화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신랑한테 얘기했어요.

내가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

그래도 신랑은 오빠니까 전화를 하면 받지 않겠냐고...

많은 부분을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시누이 남편 될 사람하고 의논하겠고

세세한 부분은 그 두사람이 신경 쓰겠지만

전화해서 오빠로써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은 챙겨주라 했습니다.

 

신랑도 알았다고 했구요.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

정말 좋은 말씀들,

힘이 되는 말씀들 감사했어요.

 

댓글중에 결혼도 안했는데 결혼 비용으로 모은돈을 뭐하러

다 냈냐고 답답해하시는분도 계셨는데

그 마음 역시 저를 안쓰러이 여기시는 마음이겠지요.

 

스물두살에 만나 8년 연애하면서

취직후 신랑이 버는돈 오롯이 다 적금 넣고

제가 버는 돈으로 모든 지출을 감당했어요.

 

서른살이 되는해에

꼭 웨딩드레스 입혀주겠노라 약속했던 신랑이

그 약속을 지키려고 결혼준비 하고 있었고

그러고 얼마 되지 않아 시아버지 되실분이 쓰러지셨지요.

 

그땐 솔직히 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시아버지 되실분의 목숨이 위태로웠고

당장 몇번의 수술을 해야했고

병원에 장기 입원 하셔야 했는데

돈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사람을 먼저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나지 않아서

돈 아까운줄도 모르고 그 비용 다 감당했어요.

 

오빠 나이 서른 둘

제 나이 서른이 될때까지 모은돈

그렇게 다 써버리고

하루 하루 몰아치는 일 감당하다보니

벌써 제 나이 서른 셋이네요.

 

나는 하루 하루

정말 발버둥치며 사는데

자기 집 이지만 신경 안쓰고

혼자 고요히 살던 시누이는 때 되니

결혼도 하고 안정적이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까 허무함도 있었겠고

난 이게 뭔가 하는 자괴감도 있었을꺼예요.

물론, 부러움 역시 있었을테구요.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제 마음도 다시 평온함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제가 천주교 신자라

답답할때 혼자 성당에 가서 불꺼진 성전 안에 앉아서

가만히 기도하거든요.

 

어제는 성당가는 저를 보며 신랑이 또 속상할까봐

성당도 안갔어요.

그냥... 신랑한테 더 잘하게 되더라구요.

혹여나 못해주는 자신을 탓할까봐...

 

정말 좋은 말씀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시누이 결혼식 갈꺼냐고 물으시는 분들 많으셨는데요.

 

네. 결혼식 가려고 합니다.

신랑이 친오빠로써 챙겨주는 부분도 있겠지만

또 저 나름대로 도와줄 부분이 있다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누이하고 동갑이지만,

그래도 제가 손윗사람이잖아요.

제가 좀 더 이해하고

제가 좀 더 너그러워지면

그 상대도 언젠가는 제 마음을 알아줄 날이 있겠지 싶어요.

꼭 알아달라고 하는건 아니지만요^^

 

결혼식 가겠다는 제 글을 보시고

속도 없냐

평생 그렇게 살게 될지 모른다

착한척 그만하고 독하게 살아라

 

라는 말씀 해주실분들 계실지도 모르겠는데요.

네. 맞아요.

그 말씀들도 맞는 말씀이시죠.

하지만

제가 얼마전에 미사를 드릴때 신부님께서 강론중에 하신 말씀이 있어요.

 

의도가 선하면

그 선함으로 인해 과정과 결과가 모두 선해진다구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좋은 마음으로 시누이 결혼식에 도울일이 있으면 돕고 싶구요.

그렇다고 저희가 물질적으로 뭔가 큰걸 해주진 못하더라도

그래도 세상에 신랑의 하나뿐인 핏줄이잖아요.

제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신랑 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어요.

 

신랑은

네가 힘들고 불편하면 자기 집안 핏줄이라도 다 인연 끊고

너만 보고 살겠다 하지만

저는 지금으로도 충분해요.

 

신랑이 늘 제 편이니까...

늘 신랑이 저한테

세상 그 누구라해도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시아버지, 시누이라 해도

늘 네 편을 들어주고 너를 보호해주겠다는 그 말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또 신랑은 지금껏 늘 그래왔구요.

 

 

 

 

 

 

 

고맙습니다.

많이 힘들고 복잡했는데

좋은 말씀들 많이 듣고 울기도 하고 마음 찡 하기도 하면서

제 마음도 많이 정리 되었고 평온해졌습니다.

 

 

시누이 결혼식은 가겠지만

옷은 보내지 말라고 문자 남겼습니다.

 

어차피 시누이는 정리하며 버릴 옷이니

제가 보고 입을 옷은 입고 나머지는 버리라는 얘기였지만

저 여유있게 사는건 아니어도

시누이가 버리는 옷까지 고마운 마음으로 입을정도의 마음의 여유는 없네요.

 

같이 마음 아파해주시고

같이 속상해해주신 그 마음

제 마음속에도 잘 담아놓고

앞으로 힘든날들 지날때마다 제게 해주신 좋은 말씀들

되뇌이면서 힘 내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