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안철수가 대선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다, 여러 가지 생각을 조금은 길게 써볼려고 합니다. 다소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으니, 정치를 혐오하거나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여 싫어한다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생각을 정리해두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적는 이글은 오늘 하루 감정적으로 들었던 생각이 아니라 제가 어느 정도 생각이 잡히기 시작했던 10대 후반부터 가져온 가치관이자 생각의 일부이기에, 적어두어 세월이 흘러 30대가 되고 저 또한 아저씨로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다시 꺼내 읽어보기 위함입니다.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곱씹어 보며 반성하고 나아가 더욱 발전할 수 있겠지요.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있어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숙이고 외면했어야 했다.
......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 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연설이 제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관심 있게 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며 어떤 정치인보다도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의 십대와 이십대 초의 가치관 형성과 미래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말들을 들으며 살아가면서 옳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분노할 줄 알고, 도덕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선택을 하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나의 성공을 위해서만 살지 말고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인간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 생각을 항상 지켜왔던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생각을 되새김하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괴로워했고 반성하며 고쳐나갈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상은 높았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사람이었지만 그는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는지는 못했습니다. 권력에 저항하고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던 그는 한나라당과 마찰이 잦았고 독불장군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요. 어떤 면에서 리더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구성원들 전부를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하는데 노무현은 그것이 부족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이나 무리한 수능등급제 도입, 로스쿨 도입 등 이상적인 목표를 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실패한 정책들도 많이 남겨두었습니다. 이런 그의 대통령직에서 실패했던 모습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국민들이 하게 만들었습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다 용서된다.’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했지만 그를 그래도 지지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도덕적으로 깨끗했던 청렴한 모습과 인간적인 모습들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무현이 했던 아래의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저 말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어쩌면 그의 전부일지도 모르는 도덕성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던 뇌물 문제로. 물론 검찰의 표적 수사 논란이 있었고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 사실로 그의 과오가 용납될 수는 없겠지요.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버렸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쉬는 시간에 dmb를 켰던 한 명이 노무현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고 말을 했고, 그 말을 듣고는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를 화장하던 날, 저는 학교에서 야자를 했고 식사를 하기 위해 학교 근처 분식점을 갔습니다. tv에서는 화장하는 곳으로 상여꾼들이 그가 들어간 관을 들고 오고 화장을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오열하는 소리와 함께 이제 화장을 하면 그를 마지막으로 보내야 한다는 중계인의 말과 함께.. 그 방송을 보며 분식집 주인 아주머니는 눈물을 훔쳤고, 저는 하도 목이 매여서 떡볶이를 시켜놓고 먹지를 못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존경했던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목이 매여 떡볶이를 삼분의 일도 먹지 않은 채 가게를 빠져나왔고 우울한 마음에 좀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요.
저의 마음속 멘토였던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그토록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던 부정과 부패 문제로 삶을 마치는 것을 보며 꽤나 충격을 받았고, 허무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가 왜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했어야 했는지 이해를 하고 그와 관련이 된 뇌물문제로 그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노무현 스스로가 돈을 받았다고 시인을 하면 스스로의 도덕성에 엄청난 치명타를 받을 것이고, 그 돈을 자신의 부인이나 아들이 받았다고 하면 자신의 명예에 흠집 안 남기려고 가족 이름을 파는 차렴치한 사람으로 몰리는 두 가지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밖에 나올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측근관리 못하고 가족들의 잘못이지 노무현 본인은 돈을 받은 적이 없고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연 그 사람들이 이명박이나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같은 논리로 말할 수 있었을까요? 이명박도 비리문제로 부도덕하고 양심 없다고 욕을 먹지만 사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면 친형이나 측근 실제들이 받았지 이명박 자신이 직접 돈 받고 비리를 저지른 것이 밝혀지진 않았잖아요. 그래도 사람들은 이명박 욕하고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하고, 이명박 스스로도 친형의 잘못에 대해서는 고개 숙여서 사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노무현은 자신이 직접 돈을 받았는지 가족이 받은 것인지 사실관계를 떠나서,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그 돈 문제에 대해 모두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울지라도 국민 앞에서 고개 숙여 사죄하고 여생을 반성하며 옳은 일을 하며 다시 새롭게 거듭나서 사람들의 희망으로 끝까지 남아주기를 소망했습니다. 물론 이루어지지 못한 소망으로 끝났지만..
그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사망 1주기와 2주기, 3주기가 돌아올 때면 항상 마음이 허전해지고 그의 모습들이 그리워지는 꽤나 가슴 아픈 존재로 저의 마음에 남게 되었습니다.
회상이 좀 길어졌네요.
어쨌든 그 이후로 정말 노무현처럼 살아오지도 않았으면서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면서 노무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의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들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한 감정적인 판단이 아니라 그동안 삶의 자취와 발언 등을 모두 보며 느낀 결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 모두 노무현이 꿈꾸었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했던 가치들인 ‘정의’, ‘기득권 세력의 특권 독식 현상의 해체’ 을 넘어 ‘국민 통합’ ‘소통’ ‘올바른 복지’ 등 현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들을 이루는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이상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사회가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큰 흐름을 잡는 일에는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감을 갖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만으로 반대를 하면 현대판 연좌제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여성 대통령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녀의 역사관과 발언들, 삶의 행적은 지지하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2가지로 났다고 말하며 인혁당 사건1과 2를 구분하지 못하고, 잘못된 사법살인에 대해 책임있게 사과하지 못하는 모습. 대선에 나온 사람이 우리나라 시간당 최저임금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러니까 복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말하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기본 상식을 모르는 모습. 그리고 영남대 이사장이나 육영재단 이사장 지위 등 아버지의 그늘에서 살아왔지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개척하고 이루어 직업을 가지지 못했던 삶의 모습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안철수와 문재인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안철수는 정치경험이 없지 않느냐고. 맞는 말입니다. 대통령 자리는 혼자 하는 자리도 아니고 정치적 기반과 경험이 필요한 자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가까스로 조금의 표차이로 이긴 탓에 국정 운영 내내 한나라당의 공격을 받았고 결국 중간에는 탄핵위기도 있었는데. 안철수는 자기 조직도 없는 데 얼마나 공격을 받고 어려움을 겪겠습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안철수가 5년간 함께 갈 수 있는 총리로 단일화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후보 중에 하나 만을 선택하기에는 아까운 면도 있고 둘이 서로 합쳐졌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둘이 길을 제대로 터놓고 안철수가 총리직을 하며 국정에서 올바른 역할을 하며 경험을 쌓아간 후 다음번에 대통령이 되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영화이자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인 <다크나이트>와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는 하비 덴트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악의 무리를 올바른 법의 집행으로 전부 검거하며 화이트 나이트로 떠올랐으나 결국 악의 유혹의 넘어가 파멸해버린 캐릭터. 그러나 하비 덴트의 범죄 사실은 베트맨이 했다고 거짓으로 꾸며지고 그는 죽어서 고담시의 시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게 됩니다.
모든 하비 덴트의 범죄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된다며 베트맨 자신이 한 것으로 꾸며달라고 말하며 베트맨은 이런 말을 하지요. “sometimes the truth isn’t good enough, sometimes people deserve more, sometimes people deserve to have their faith rewarded“ 해석하면 ”가끔은 진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니까. 가끔은 시민들은 그 이상을 누려야 해. 가끔은 시민들은 믿음에 보답을 받아야하니까“ 정도 일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 영화를 여러번 보았지만 하비 덴트 캐릭터를 볼 때마다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불의에 맞서고 정의를 외치며 살아오며 대통령이 되었지만 결국은 뇌물수수 혐의로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쳐야 했던 사람. 그리고 죽어서 많은 사람들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사람.
물론 영화의 하비 덴트의 캐릭터와는 사실관계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의 살아온 모습과 소신, 주장했던 가치들은 꽤나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노무현의 이미지는 그의 실제 살아있을 때의 모습들보다 더욱 더 아름답게 포장되었고 우상화 되었습니다. 바로 국민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들이 더욱더 조금씩 첨가된 것입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거짓으로 영웅으로 만들어진 하비덴트의 신화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이 영웅에 정신적 기반을 두었던 사회가 붕괴했던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죽어서 영웅으로 노무현의 이미지가 다시 태어나게 되고 노무현의 정신이 진보영역의 핵심적인 정신으로 회자되는 현상 또한 언제까지나 계속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주장하고 말했던 가치들은 훌륭했지만 그는 결국 그것들을 성공적으로 실현해내지 못하고 실패한 채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이상을 꿈꾸었지만 실패한 안타까운 사람이 언제까지나 진보영역의 정신적 기반이 될 수는 없겠지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지만 표현을 빌리자면 흔히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이 노무현 우상화를 비판하며 쓰는 ‘시체팔이’라는 말 또한 이러한 노무현의 이미지가 계속 진보의 정신적 기반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지금도 그 뇌물 문제가 부인이나 아들의 잘못이었지 노무현 그 자신은 돈 받은 적도 없고 그 사건에 대해 알지도 못했으며 항상 도덕적으로 깨끗했던 사람이었다고 믿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일 뿐이지요. 상당수의 사람들은 액수의 크기 문제를 떠나 그 뇌물 문제에 대해 노무현과 가족들이 연류 되었다고 밝혀진 순간부터 그가 추구하고 자랑으로 여겼던 무결점한 도덕성에 대해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노무현은 그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청렴한 정치인의 상징으로서의 힘을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국민의 상당수가 공감할 수 있는 지금의 안철수나 문재인이 가지고 있는 깨끗한 이미지의 상징성을 잃어버렸고, 그래서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없는, 지금 현재는 사람들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로서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반쪽짜리 영웅이 되고 말았습니다.
베트맨이 다시 돌아와서 하비덴트라는 만들어진 영웅이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베트맨 스스로가 선의 상징이 되고 고담시의 정신적인 기반이 되는 영웅으로 떠오르게 된 것처럼,
우리 국민에게도 진짜 영웅이 필요합니다.
이상을 꿈꾸었으나 실패한 가슴 아픈 사람이 아니라 이상을 꿈꾸었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게 된 사람이 언젠가는 나와야겠지요.
그리고 퇴임을 할 때 사람들이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 대통령 룰라처럼 퇴임식때 국민들이 대통령과 함께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국민들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영웅적 존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그리곤 그 사람이 진보를 넘어 국민 전체의 정신적인 희망의 존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힘든 일입니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염원이 모이고 정치를 바꿔나가기 위해 투표라는 최소한의 권리이자 의무를 관심 있게 이행해나가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도 투표를 해나갈 것이고 계속해서 정치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입니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이러한 진정한 영웅이 될 것이라고 백퍼센트 확신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훌륭한 정치인이 나올 수 있는 깨끗한 정치적 토양을 만들고 임기동안 국민의 행복을 위해 사회의 큰 흐름을 바로 잡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라면 두분이 제가 꿈꾸는 그런 진정한 영웅이 될 것이고, 그렇진 않더라도 올바른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 준다면 언젠가는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게 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노무현이 ‘정의’, ‘도덕적인 정치인’, ‘기득권 세력 타파를 위한 노력’ 의 가치들이 복합적으로 녹아들어 만들어진 단어인 ‘노무현 정신’으로 계속 언급되는 현상은 서서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즉 정말 성공적인 대통령이 나와서 그가 진정한 영웅이 되어주고, 그 과정에서 ‘정치인 노무현’은 잊혀지고 ‘인간적이었고 따뜻한 보통사람이었던 노무현’ 만 가슴속에 기억되길 바라는 것이고,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노무현 그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새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었으나 구시대의 막내로 끝나야 했던 노무현과 달리 문재인과 안철수는 꼭 새시대의 맏형들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과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 후보들에 대한 긴.. 분석과 생각 들
19일, 안철수가 대선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다, 여러 가지 생각을 조금은 길게 써볼려고 합니다. 다소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으니, 정치를 혐오하거나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여 싫어한다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생각을 정리해두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적는 이글은 오늘 하루 감정적으로 들었던 생각이 아니라 제가 어느 정도 생각이 잡히기 시작했던 10대 후반부터 가져온 가치관이자 생각의 일부이기에, 적어두어 세월이 흘러 30대가 되고 저 또한 아저씨로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다시 꺼내 읽어보기 위함입니다.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곱씹어 보며 반성하고 나아가 더욱 발전할 수 있겠지요.
저는 밑의 글에서
제가 느꼈던 노무현,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의 모습과
인상깊게 보았던 <다크나이트>와 <다크나이트 라이즈> 영화의 예시를 통해
제가 가지고 있는 길고 긴 생각을 풀어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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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
그래야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바꿔 놓을 수 있을 겁니다.
......
저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안철수의 대선 출마 선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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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선언문에서는 국민의 통합을 위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가 나타나 있었습니다. 뛰어난 말재주나 박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슴 뭉클해지는 선언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각 시대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가치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소통’과 ‘복지’, ‘국민통합’ 이 3가지를 흔히들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가치들 또한 선언문에 잘 녹아들어들어 간 것 같습니다.
안철수의 대선 출마 선언문을 보여 개인적으로는 노무현의 대선 출마 선언 연설이 떠올랐습니다. 노무현의 대선 출마 선언문에도 그가 꿈꾸었던 가치들이 잘 드러나 있었지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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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있어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숙이고 외면했어야 했다.
......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 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출마 연설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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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설이 제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관심 있게 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며 어떤 정치인보다도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의 십대와 이십대 초의 가치관 형성과 미래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말들을 들으며 살아가면서 옳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분노할 줄 알고, 도덕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선택을 하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나의 성공을 위해서만 살지 말고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인간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 생각을 항상 지켜왔던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생각을 되새김하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괴로워했고 반성하며 고쳐나갈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상은 높았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사람이었지만 그는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는지는 못했습니다. 권력에 저항하고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던 그는 한나라당과 마찰이 잦았고 독불장군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요. 어떤 면에서 리더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구성원들 전부를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하는데 노무현은 그것이 부족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이나 무리한 수능등급제 도입, 로스쿨 도입 등 이상적인 목표를 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실패한 정책들도 많이 남겨두었습니다. 이런 그의 대통령직에서 실패했던 모습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국민들이 하게 만들었습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다 용서된다.’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했지만 그를 그래도 지지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도덕적으로 깨끗했던 청렴한 모습과 인간적인 모습들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무현이 했던 아래의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저 말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어쩌면 그의 전부일지도 모르는 도덕성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던 뇌물 문제로. 물론 검찰의 표적 수사 논란이 있었고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 사실로 그의 과오가 용납될 수는 없겠지요.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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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버렸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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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세상을 떠났던 그 시기는 너무 생생해서 잊히지가 않습니다.
2009년 5월 23일 학교는 놀토라 쉬는 날이었고 학원에서 수학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dmb를 켰던 한 명이 노무현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고 말을 했고, 그 말을 듣고는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를 화장하던 날, 저는 학교에서 야자를 했고 식사를 하기 위해 학교 근처 분식점을 갔습니다. tv에서는 화장하는 곳으로 상여꾼들이 그가 들어간 관을 들고 오고 화장을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오열하는 소리와 함께 이제 화장을 하면 그를 마지막으로 보내야 한다는 중계인의 말과 함께.. 그 방송을 보며 분식집 주인 아주머니는 눈물을 훔쳤고, 저는 하도 목이 매여서 떡볶이를 시켜놓고 먹지를 못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존경했던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목이 매여 떡볶이를 삼분의 일도 먹지 않은 채 가게를 빠져나왔고 우울한 마음에 좀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요.
저의 마음속 멘토였던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그토록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던 부정과 부패 문제로 삶을 마치는 것을 보며 꽤나 충격을 받았고, 허무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가 왜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했어야 했는지 이해를 하고 그와 관련이 된 뇌물문제로 그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노무현 스스로가 돈을 받았다고 시인을 하면 스스로의 도덕성에 엄청난 치명타를 받을 것이고, 그 돈을 자신의 부인이나 아들이 받았다고 하면 자신의 명예에 흠집 안 남기려고 가족 이름을 파는 차렴치한 사람으로 몰리는 두 가지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밖에 나올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측근관리 못하고 가족들의 잘못이지 노무현 본인은 돈을 받은 적이 없고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연 그 사람들이 이명박이나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같은 논리로 말할 수 있었을까요? 이명박도 비리문제로 부도덕하고 양심 없다고 욕을 먹지만 사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면 친형이나 측근 실제들이 받았지 이명박 자신이 직접 돈 받고 비리를 저지른 것이 밝혀지진 않았잖아요. 그래도 사람들은 이명박 욕하고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하고, 이명박 스스로도 친형의 잘못에 대해서는 고개 숙여서 사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노무현은 자신이 직접 돈을 받았는지 가족이 받은 것인지 사실관계를 떠나서,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그 돈 문제에 대해 모두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울지라도 국민 앞에서 고개 숙여 사죄하고 여생을 반성하며 옳은 일을 하며 다시 새롭게 거듭나서 사람들의 희망으로 끝까지 남아주기를 소망했습니다. 물론 이루어지지 못한 소망으로 끝났지만..
그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사망 1주기와 2주기, 3주기가 돌아올 때면 항상 마음이 허전해지고 그의 모습들이 그리워지는 꽤나 가슴 아픈 존재로 저의 마음에 남게 되었습니다.
회상이 좀 길어졌네요.
어쨌든 그 이후로 정말 노무현처럼 살아오지도 않았으면서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면서 노무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의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들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한 감정적인 판단이 아니라 그동안 삶의 자취와 발언 등을 모두 보며 느낀 결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 모두 노무현이 꿈꾸었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했던 가치들인 ‘정의’, ‘기득권 세력의 특권 독식 현상의 해체’ 을 넘어 ‘국민 통합’ ‘소통’ ‘올바른 복지’ 등 현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들을 이루는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이상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사회가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큰 흐름을 잡는 일에는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감을 갖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만으로 반대를 하면 현대판 연좌제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여성 대통령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녀의 역사관과 발언들, 삶의 행적은 지지하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2가지로 났다고 말하며 인혁당 사건1과 2를 구분하지 못하고, 잘못된 사법살인에 대해 책임있게 사과하지 못하는 모습. 대선에 나온 사람이 우리나라 시간당 최저임금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러니까 복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말하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기본 상식을 모르는 모습. 그리고 영남대 이사장이나 육영재단 이사장 지위 등 아버지의 그늘에서 살아왔지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개척하고 이루어 직업을 가지지 못했던 삶의 모습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안철수와 문재인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안철수는 정치경험이 없지 않느냐고. 맞는 말입니다. 대통령 자리는 혼자 하는 자리도 아니고 정치적 기반과 경험이 필요한 자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가까스로 조금의 표차이로 이긴 탓에 국정 운영 내내 한나라당의 공격을 받았고 결국 중간에는 탄핵위기도 있었는데. 안철수는 자기 조직도 없는 데 얼마나 공격을 받고 어려움을 겪겠습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안철수가 5년간 함께 갈 수 있는 총리로 단일화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후보 중에 하나 만을 선택하기에는 아까운 면도 있고 둘이 서로 합쳐졌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둘이 길을 제대로 터놓고 안철수가 총리직을 하며 국정에서 올바른 역할을 하며 경험을 쌓아간 후 다음번에 대통령이 되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영화이자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인 <다크나이트>와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는 하비 덴트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악의 무리를 올바른 법의 집행으로 전부 검거하며 화이트 나이트로 떠올랐으나 결국 악의 유혹의 넘어가 파멸해버린 캐릭터. 그러나 하비 덴트의 범죄 사실은 베트맨이 했다고 거짓으로 꾸며지고 그는 죽어서 고담시의 시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게 됩니다.
모든 하비 덴트의 범죄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된다며 베트맨 자신이 한 것으로 꾸며달라고 말하며 베트맨은 이런 말을 하지요. “sometimes the truth isn’t good enough, sometimes people deserve more, sometimes people deserve to have their faith rewarded“ 해석하면 ”가끔은 진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니까. 가끔은 시민들은 그 이상을 누려야 해. 가끔은 시민들은 믿음에 보답을 받아야하니까“ 정도 일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 영화를 여러번 보았지만 하비 덴트 캐릭터를 볼 때마다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불의에 맞서고 정의를 외치며 살아오며 대통령이 되었지만 결국은 뇌물수수 혐의로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쳐야 했던 사람. 그리고 죽어서 많은 사람들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사람.
물론 영화의 하비 덴트의 캐릭터와는 사실관계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의 살아온 모습과 소신, 주장했던 가치들은 꽤나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노무현의 이미지는 그의 실제 살아있을 때의 모습들보다 더욱 더 아름답게 포장되었고 우상화 되었습니다. 바로 국민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들이 더욱더 조금씩 첨가된 것입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거짓으로 영웅으로 만들어진 하비덴트의 신화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이 영웅에 정신적 기반을 두었던 사회가 붕괴했던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죽어서 영웅으로 노무현의 이미지가 다시 태어나게 되고 노무현의 정신이 진보영역의 핵심적인 정신으로 회자되는 현상 또한 언제까지나 계속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주장하고 말했던 가치들은 훌륭했지만 그는 결국 그것들을 성공적으로 실현해내지 못하고 실패한 채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이상을 꿈꾸었지만 실패한 안타까운 사람이 언제까지나 진보영역의 정신적 기반이 될 수는 없겠지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지만 표현을 빌리자면 흔히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이 노무현 우상화를 비판하며 쓰는 ‘시체팔이’라는 말 또한 이러한 노무현의 이미지가 계속 진보의 정신적 기반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지금도 그 뇌물 문제가 부인이나 아들의 잘못이었지 노무현 그 자신은 돈 받은 적도 없고 그 사건에 대해 알지도 못했으며 항상 도덕적으로 깨끗했던 사람이었다고 믿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일 뿐이지요. 상당수의 사람들은 액수의 크기 문제를 떠나 그 뇌물 문제에 대해 노무현과 가족들이 연류 되었다고 밝혀진 순간부터 그가 추구하고 자랑으로 여겼던 무결점한 도덕성에 대해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노무현은 그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청렴한 정치인의 상징으로서의 힘을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국민의 상당수가 공감할 수 있는 지금의 안철수나 문재인이 가지고 있는 깨끗한 이미지의 상징성을 잃어버렸고, 그래서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없는, 지금 현재는 사람들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로서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반쪽짜리 영웅이 되고 말았습니다.
베트맨이 다시 돌아와서 하비덴트라는 만들어진 영웅이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베트맨 스스로가 선의 상징이 되고 고담시의 정신적인 기반이 되는 영웅으로 떠오르게 된 것처럼,
우리 국민에게도 진짜 영웅이 필요합니다.
이상을 꿈꾸었으나 실패한 가슴 아픈 사람이 아니라 이상을 꿈꾸었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게 된 사람이 언젠가는 나와야겠지요.
그리고 퇴임을 할 때 사람들이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 대통령 룰라처럼 퇴임식때 국민들이 대통령과 함께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국민들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영웅적 존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그리곤 그 사람이 진보를 넘어 국민 전체의 정신적인 희망의 존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힘든 일입니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염원이 모이고 정치를 바꿔나가기 위해 투표라는 최소한의 권리이자 의무를 관심 있게 이행해나가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도 투표를 해나갈 것이고 계속해서 정치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입니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이러한 진정한 영웅이 될 것이라고 백퍼센트 확신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훌륭한 정치인이 나올 수 있는 깨끗한 정치적 토양을 만들고 임기동안 국민의 행복을 위해 사회의 큰 흐름을 바로 잡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라면 두분이 제가 꿈꾸는 그런 진정한 영웅이 될 것이고, 그렇진 않더라도 올바른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 준다면 언젠가는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게 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노무현이 ‘정의’, ‘도덕적인 정치인’, ‘기득권 세력 타파를 위한 노력’ 의 가치들이 복합적으로 녹아들어 만들어진 단어인 ‘노무현 정신’으로 계속 언급되는 현상은 서서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즉 정말 성공적인 대통령이 나와서 그가 진정한 영웅이 되어주고, 그 과정에서 ‘정치인 노무현’은 잊혀지고 ‘인간적이었고 따뜻한 보통사람이었던 노무현’ 만 가슴속에 기억되길 바라는 것이고,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노무현 그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새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었으나 구시대의 막내로 끝나야 했던 노무현과 달리 문재인과 안철수는 꼭 새시대의 맏형들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정말 길었던 생각의 정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