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불쌍합니다...

후아....2012.09.27
조회2,503

전에 시어머니와 남편이 연을 끊자 해서 고민이라 했던 사람입니다.

(이어지는글로 연결해 두었어요)

 

그냥 속풀이좀 하고 싶어서 글 씁니다..

스크롤이 길~~~~~~~~~~~~~~~~~~~~~~~어요..ㅎㅎ

 

남편의 과거 잘못들을 들먹이시면서 연 끊자...하시더니...

 

신랑도 마음이 너무 아팠나봐요. 저보고 연 끊고 살자 했었지요.

 

그 이후로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저는 만삭...ㅎ에 가까운 배를 가진 31주 예비맘입니다.

 

태동도 한창이라 신랑이 아주 신기해 하며 배에 손을 대곤 즐거워 하며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신혼 부부죠.

 

시어머니께서 신랑에게 연 끊고 살자 하시고 난 뒤...

전 신랑 맘이 가라 앉길 기다렸다가 이번달 초 정도에 다시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 명절도 다가오는데 계속 어머님과 연 끊고 살거냐,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냐... 되물었죠.

(물론 중간중간에 시아버지께서 계속 전화 하셔서 저보고...

"니가 중간에서 잘 좀 해서 화해 시켜라..."라고 하셨지만..ㅎㅎ)

 

신랑이 어머님께 먼저 전화 드렸습니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이번 추석에 좋은 시간 보내자고 했다더군요.

그리고 나서 제가 추석때 배가 더 불러와 힘들거란 얘기를 했다 합니다.

지금 뱃속 아이도 주수보다 1주일 정도 더 크고.. 양수 양도 넉넉해서 아이는 더 클거라고..ㅠㅠ

(너무 잘먹었나봐요..ㅠㅠ 운동 무진장 하는데 아흑..걱정)

친정엄마도 제 배 보시고는 엄청 크다며 ㅇ_ㅇ 두눈 동그랗게 뜨시고 놀라셨... 그리고 걱정..하셨..ㅠㅠ

그래서 인지 서있는거 힘들고 설겆이 잠깐 하는 것도 허리 아파서 힘들어 하고.. 뭐 그러고 있지요..ㅎ

그래도.. 추석인데 시댁가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뭐 시어머니께서도 저 크게 시집살이 안시키시구요..ㅎㅎ

문제는.. 시댁에 가는것이 아니라.. 큰집에 가는 거에요.

음.. 보통 종가라고 표현하나요? 명절마다 거기 가서 차례 지내고 한다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저도 가는 건데..

신랑 표현에 의하면 거긴 엄밀히 얘기하면 시어머니의 시댁이라 제가 굳이 갈 필요 없는거 아니냐며...

시아버지와 신랑만 다녀올테니 저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와 함께 시댁에 있으라고 하면 안되냐고...

신랑이 시어머니께 여쭤봤다 합니다.

 

시어머니... 노발대발 화나셔서... ㅠㅠ

제가 시킨거냐며. 시집살이 시키지도 않는데 임신해서 배 좀 나왔다고 안갈 생각이냐며...

(저 그런거 시킨 적 없습니다..ㅠㅠ)

성묘도 가서 며느리 절해야 하는데 무슨 개념없는 소리냐며 노발대발!!

(성묘.....에서 잠시 한숨..ㅠㅠ 하아...)

 

신랑에게 또 화내시며 제가 시킨거냐며.. 바로 신랑과 전화 끊으시고 저에게 전화 하셨더군요.

제가 시킨거냐고 물으시며...ㅠㅠ

저 그런적 없다고. 가서 신랑 어찌 일시킬까.. 이런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라고 말씀드리니...

믿지 않으시고..-_-;

잔뜩 화나신 목소리로 그렇게 힘들면 오지 말라고 하시더니

제가 좀 달래드릴려고 이런 저런 말씀드리니 또 성묘 가야 한다...산소가 어디어디 있다.. 이러시더니

또 화나신 목소리로 힘들면 오지말라 ...무한 반복...

 

아.. 저 정말 피곤하더군요..ㅠㅠ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싶다가.. 신랑이 또 원망스러워지다가 안쓰러워지다가...

그게 이번달 초의 일입니다.

그렇게 화 나신걸 바로 지금 이순간까지 마음에 품고 계시더군요.

그 사이에 제가 전화해서 그런거 아니라고, 오해하시지 마시라고.

저 그런거 시킨 적 없고 신랑도 절 너무 염려해서 한 말이니 조금만 예쁘게 봐달라고..

그리 말씀드리고 드리고 또 드려도.. 여전히 화내시고... 여전히 제가 시킨거라 생각하시고..

저도 지치더군요. 그래서 연락 안드렸습니다.

정말 너무 지치고 화가 나더군요.

 

친정엄마에게 전화해서 시어머니께서 이러이러한 오해를 하셔서 아무리 말씀드려도 안풀리신다..

그래서 신랑이랑 얘기했더니 그냥 시댁 가지 말고 친정에 가자..로 결론 나서 그리 갈거다...

라고 했더니 친정엄마.. 또 엄하게 꾸짖으시더군요. 그래도 그러는거 도리 아니라고.

 

그래서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제가 시아버지께 전화 드렸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자꾸 추석때 오지말라 하시는데 오해시라고.. 말씀드리니

시아버지께서 역시 시어머니와 똑같은 말씀을...-_-;

그러더니 덧붙이신 말씀으로 제가 시킨 게 아니라 하더라도 신랑이 말을 그렇게 거지같이 하면 안된다고...(딱 이리 말씀하신..ㅡㅡ; 거지같이...ㅠㅠ) 하아...

정말 너무 서운하더군요.

아무리 아니라고 오해라고 말씀드려도 끝까지 당신들 생각만이 옳다 하시는 거 보고 저도 질리더군요.

그리고 그때부터 서운한게 마구 차올랐습니다.

 

저한테 추석때 가는 문제로 시어머니께서 전화하셨을 때

신랑 밉다고, 저보고 아이 낳아도 연락하지 말라고. 아이도 밉다고(당신들 첫 손주인데요... 그리 미우세요?) 연락 절대로 하지 말라 하셨죠.

정말 연락 안드리고 싶어지네요.

 

맞벌이 하던 제가 임신하고 너무 심한 입덧으로 회사를 그만 두게 되니 경제사정이 좀 많이 안좋아지더군요. 그래도 추석인데 부모님 선물을 사드리고 싶어서 마트에 갔지요. 선물 고르고 있는데 시어머니 전화 하시더군요. 뭐하냐 물으셔서 마트에 왔다 말씀드렸죠. (솔직히 신랑이 결혼하기 전에 시어머니께 명절 선물 제대로 된 거 드린 적 없다고 서운하다고 저 임신하고 난 뒤로 일주일에 세번씩 전화하셔서 두시간씩 서운하다서운하다.. 하셨죠?)명절 선물 사들고 시댁가서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실까...생각하며 둘이 흐뭇하게 고르고 있었지요. 그리고 선물 사고 있다는 건 왠지 비밀로 하고 싶었어요. 특히 받아보시고 놀라실 시부모님 생각하면 말이죠. 그래서 그냥 마트에 왔다 말씀드린건데, 돌아온 말씀은...

"그렇게 어렵다며 마트가서 장 볼 돈은 있나봐?" 이런 비꼼.. 이었어요..

그래서 그런거 아니고 추석 선물 사고 있다 말씀드리니..

"그렇게 어려운데 무슨 선물? 그냥 우리건 빼고 친정에만 드려라" 이리 말씀하시고.... 하아...

진짜로 친정에만 드리면 분명히 앞으로도

"내가 아들부부에게 명절날 선물 한 번 받은 적 없어.." 라고 하실테죠...

 

임신하고 입덧이 너무 심해서 뭘 먹기만 하면 전부 토했죠. 뱃속 아가 입맛도 까다로운지.. 제철과일 아니면 다 토해버리고 반찬도 화학조미료 들어가면 전부 토해버렸죠. 그래서 친정엄마가 해주신 반찬.. 사다주신 과일로 이제껏 살아왔습니다. 임신한 딸 안쓰러워 바리바리 싸다주신 것도 있지만 경제사정 어려워 힘들어하는 딸 부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친정엄마의 마음이 느껴져 참 좋았습니다. 물론, 나중에 돈 벌면 갚아! 라는 말을 잊지 않으셨지만!(ㅎㅎㅎ 물론 갚아야죠.. 신랑이 그러더군요.. 너무 죄송해 하며 이거 다 빚인데 어떻게 다 갚지...)그래도 늘 되돌아 받는 거 보단 주는 거 먼저 해주시는 친정식구들에 신랑도 고마워 합니다. 출산용품도 고모들, 이모들 전부 하나씩 마련해 주셔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벌써 유모차가 생겼어요..ㅎ

저 임신하고 시어머니께서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우리 첫 손주 출산용품은 이 할머니가 다 마련해줄께!" 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배가 불러오고 만삭이 되어가니...

해주시기 싫으신가 봅니다..ㅎ(뭐 저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ㅎ)

게다가 아이를 낳아도 연락하지 말라시니.. 정말 연락 안드리고 싶습니다.

 

신랑... 말로 표현하는 거 잘 못합니다.

근데 행동으로는 그게 보여요.

과거 자신의 잘못으로 상처받으신 부모님들께 선물 해드리고 싶어서

추석 선물 사러 가자 저에게 얘기한 것도 신랑입니다.

(전 솔직히 말해 염치 없지만 이번엔 건너뛰자...라고 얘기하고 싶었... 너무 어려워서..ㅠㅠ)

건강에 좋은 거 사드리고 싶다고 홍삼 절편 만지작 거리던거 제가 너무 안쓰러워...

한달동안 좀 덜먹고 덜쓰고 뭐 배고파도 좀 참고 그럼 되니까 좋은 거 사자고..

신랑이 고른거 사서 선물 드리자고 했지요.

그런 행동들.. 아마 시부모님께선 잘 모르실겁니다.

전 옆에서 보니까.. 보여요. 이사람은 과거와 다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부모님들 생각하는 마음이 크구나.. 그런거 느껴집니다.

근데 시부모님께선 그조차 싫으신가봐요...

선물 사오지 말라시며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진심이 담기지도 않고 니가(저...며느리..) 시켜서 산 선물 받고 싶지도 않다.

XX(신랑)이 자기 부모를 완전 무시하고 있는 거 다 알고 있으니 거짓말로 선물로 때울 생각 하지 말라...

 

정말 서운하더군요.

그런거 아니라고.. 선물 고르면서 신중하게 부모님 생각하는 모습들 말씀 드렸더니..

제 말이 거짓말이라 하십니다.

 

그러면서 풀어야 하는데 늘 신랑과 대화가 안통한다고 신랑만 나쁜 사람 만드십니다.

 

그동안 시어머니께서 저에게 전화하셔서...

아들(제 신랑)욕, 시아버지 욕, 시고모님 욕.. 줄기차게 하실 때도

전 그저 시어머니께서 마음에 받으신 상처가 많으셔서 그런거다.. 외로우셔서 그런거다..

그렇게 이해하려 했습니다.

(심지어 시아버지께서 시어머니와 결혼 초에 바람피신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정말.. 며느리에게 이런 얘기까지 하시는 시어머니... 많으신가요??)

그런데 지금은 그저.. 세상에 불만이 많으신 분.

기독교 신자시라면서 마음에 사랑보다 미움이 더 크신 분.

용서보다 미움과 복수를 하고 싶으신 분..

이렇게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안타깝고 안타까워요.

 

저런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함께 그동안 살아온 신랑이 너무 안쓰럽고...

연 끊고 내가 신랑 보듬어주며 살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저와 산 10개월 동안에 신랑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더 밝게 웃을 줄 알게 되었고

태어날 아기와 함께할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줄 알게 되었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신랑의 모습을 보니

시댁의 태도가.. 더 싫어지고.. 신랑이 더 불쌍해지더군요...

그동안 얼마나 마음을 다쳤을 지...

 

정말.. 불평하고 화내는 것밖에 모르시는 분...

그리 하시고는 모든 잘못을 남에게 돌리시는 분...

정말 그렇게 사시면 인생이 괴로우실텐데.. 하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우리 신랑.. 너무 불쌍해서 제가 더 사랑해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