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결혼. 두려운마음이크네요.

곰곰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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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살아온 27살 여자입니다.

 

 

아무래도 27이고 내년엔 28살, 게다가 여자이다보니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게 된 나이네요.

 

 

 

서울근처4년제대학. 그럭저럭 무난한 성적에 무난하게 졸업하였어요.

 

아무래도 썩 부유하지 않은 집이다보니 아르바이트하랴 다른공부하랴

이래저래 일년정도는 휴학하고 계절학기도 듣고 25살에 약간은 늦은 졸업을 하였습니다.

 

 

글쓰는것도 좋지만 디자인쪽으로 능력(?)이 좀 있어서

웹디자인 프리랜서 일을 꾸준히 하면서 20살이후로는 집에서 용돈도 딱히 안 받고

그럭저럭 그 나이또래 여자애들처럼 알바비 모아 해외여행도 한번 가보고

그냥 정말 평범한 수준으로 학교생활을 했었지요.

 

 

졸업직후 기자나 에디터 등으로 여러회사를 면접보러 다녔으나

생각보다 취업의 문턱이 높았던 시점에서 한가지 제안이 들어왔는데..

 

 

중국에서 옷을 만드는 분이 웹디능력이 있는 저에게 함께 사업을 하자고 제안을..

저는 비용적으로는 들어가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또 취직을 못하고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제안을 수락했고 지금까지 온라인 판매를 하며 근근히 살아왔네요.

 

 

뭐 매일같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가 망하는게 온라인몰이고,

사업이라는게 생각처럼 되지않는 것이기 때문에 1년정도는 거의 100만원 아래 수입이라고 할것도 없이

벌면서 진왔고, 요즘은 뭐 평균 100~200 정도

그냥 그정도로 들쑥날쑥하게 벌며 지금까지 버텨왔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악착같이 돈을 모을 수도 있었는데, 철이 없었는지

현재는 모아놓은 돈두 딱히 없고 사업도 뭐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라서

많은 후회도 되고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앞날이 참 걱정 되네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보다 한살이 많은 그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나름 차도 있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돈도 좀 모은 듯 보였어요. 일한지는 3년차 입니다.

 

 

서로 너무 좋아하다보니, 게다가 주변에서도 결혼하는 친구 커플도 나오고 하다보니

남자친구가 내년에 결혼을 하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덜컥 겁부터 났어요.

사실 결혼이라는거 그 사람과 상상만해도 매우 행복하고 좋은데,

제가 정말 좀 한심하게 살아왔다라고 해야 할까요.

 

 

결혼자금은 커녕 수입도 일정치가 않은데다가

이제와서 어디 직장을 들어가기도 정말 어렵구요..

 

남자친구는 그래도 나름 이름있는 직장에서 번듯한 회사생활을 하니

제가 지금 많이 위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사람 너무 착하고 저한테도 정말 잘하고 여러모로 이 사람이라면 저 정말 행복할 것 같은데,

저한테는 이 사람과의 결혼이라는 벽이 너무나 높게 느껴지는 느낌.

 

 

사회생활 만 2년이 안된 이 시점에서

덜컥 내년에 결혼이라니.. 마음은 너무 간절하지만.. 안되겠죠?

 

 

게다가 남자친구 집은 종갓집에 남자친구는 장손.

사업을 하는 저를 받아주실지도 고민이고 이렇다할 사업의 수입도 명확히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드리러 가기도 겁이나고, 과연 내가 사업과 맏며느리의 일까지 모두 잘 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 참 많이 됩니다. 반대의 벽. 그 집안에 폐가 되지는 않을지 하는 걱정. 떨칠수가 없네요.

 

 

정말 현실적으로

제 친구들 돈 2천만원가지고도 무난하게 시집 가는 친구들 많지만,

저는 남자친구가 종갓집장손이다보니 그 많은 식구들의 혼수하며..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장벽이 너무나 크네요.

 

 

남자친구는 '내가 너 정돈 먹여살릴 수 있어 걱정하지마. 가족들도 내가 다 설득할 수 있어.'

라고 말하지만 제 입장에선 어디 그게 말처럼 쉽나요.

 

혹시라도 반대하신다면 그런 결혼 솔직히 두려운거 사실이고,

남자친구가 아무리 좋은 직장다닌다고 해도 요즘시대에 맞벌이 하지 않으면

어디 집이나 하나 장만할 수 있을런지도 걱정이구요.

 

 

 

의류장사다보니 새벽시장도 부지기수로 다니는데, 종갓집 맏며느리가 그렇게 다니는 걸

봐주실리도 없구요(초반에 대출로 집 장만해서 시작하면 힘드니 자기네 집에 들어가서 살자고 하더라구요.)

막말로 종갓집 맏며느리라는 타이틀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것 사실이구요.

 

 

 

계획을 세우자면 제 나이 서른되는 날에 그동안 조금이라도 돈을 좀 모으고,

집에서도 조금 보태주신다고 했고.. 그때 결혼하면 참 좋겠는데

 

남자친구는 저랑 빨리 살고 싶다며 자기가 벌면 된다며 부담가지 말고 결혼을 좀 서두르자네요.

 

 

 

하아..

 

이게 누가보면 행복한 고민하네?

라고 말 할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결혼하자고 해주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요.

 

그런데, 저를 많이 사랑해줘서 정말 고맙지만..

제가 제 스스로 아직 자신감이 안서서...

 

꼴에 자존심은 있다구, 남자친구 부모님 앞에서 저는 이런이런 일을 하고

이만큼 자리를 잡았습니다! 라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얘기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저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상태인 것 같아요.

 

 

어른공경하고 착한마음으로 남자친구와 부모님 할머니할아버님 모두 존경하며 살 자신은 있어요.

그런 마음가짐은 늘 가지고 있고, 성격이 싹싹한 편은 아니지만 저도 삼남매 중 큰딸이라

속깊다는 얘기도 자주 듣고 뭐 그닥 시끄럽고 방정맞은 스타일이 아니고

차분하고 조용조용한 성격이라 살면서 어딜가서 트러블 일으키며 살아온적도 없구요.

벌이는 시원찮아도 일 정말 열심히 해오며 나름 부지런한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외모적으로도 예쁘다는 말 많이 들으며 살아왔구요.

 

제 자랑은 아니고... 자신감없는 제 모습에서 장점을 찾아내자면 저정도..?

현실감은 많이 떨어지죠.

 

 

 

 

부딪혀 볼까요?

 

 

아니면 남자친구를 설득해서 3년을 더.. 기다릴까요.

 

 

 

 

사람 자체는 너무 좋아서, 도저히 포기라는거 안될것 같고..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벽이 너무 크네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랄까.

 

 

결혼해보신분들은 어떠세요?

제가 저러한 집으로 시집을 가면..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얼마전에 궁합을 봤는데,

남자친구는 천성이 착하고 재복도 많은 좋은 사주

저는 현모양처에 부지런한 사주.

 

둘이 사주 너무너무 잘 맞으니 내년즈음에 결혼해라.

 

라고 나왔어요.

 

 

그 뒤부터는 결혼을 더 구체적으로 계획하네요. 남자친구가..

그럴때마다 저는 더 움츠려들고, 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차마 안나오고(혹시 오해할까봐요.)

제 상황이 남자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결혼에 대한 이상과 현실.

 

참 많이 버겁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