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달도 전 부터, 온 동네에 서커스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러시아에서 온 서커스팀인데, 이번에 우리 동네를 방문한다는 것이었다.우리 할머니네 가게에도 포스터가 붙었는데,할머니가 어느 날 나에게 서커스 티켓 두 장을 쥐어주셨다.-그 사람들이 가게에 포스터 붙이는 조건으로 공짜표를 두장 주더라구,한번 가서 구경해보고 그랴.그리하여 얻은 서커스 티켓 두 장.왠지 이거, '어쩌다가 공짜 표 두 장이 생겼는데, 나랑 같이 서커스 구경가지 않을래?'스러운 대사를 할 수 있게 되는걸까?두근두근 했으나한 달간 까맣게 있고있다가그냥 알바 하는 누나와 함께 구경가게 되었음.마을 근처에 커다란 공원이 있는데,길을 따라 공원쪽으로 걷다 보니,우와, 글쎄 영화에서나 보던 커다란 서커스 천막이 공원에 쳐져 있는 것이었다.그 주변으로는 커다란 기차트레일러 같은 것들이 쫘악 늘어서 있고,(아마도 그것을 타고 순회 공연을 하는듯 하다..)약간은 촌스러운 무지개빛 전등들이 반짝반짝, 침침해진 영국 하늘속에서 빛나고 있었다.왠지 모를, 영화나 만화에서나 보던 그런 정통 '서커스'를 마주하게 된 것이 너무 기뻐서,(아무래도 이런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만 같다.)다 큰 어른들이지만서도 팝콘과 반짝이지팡이 세트를 사 버릴뻔 했다.커다란 천막안에는 대략 500석 정도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고,하루를 마감하고 데이트 삼아 온 듯한 커플들과, 옛 서커스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을지 모를 어르신들, 그리고 손을 꼭 잡고 따라온 아이들 등이 앉기 시작했다.자리는 삼분의 일 정도만이 채워졌고, 덕분에 약간 조촐한 느낌의 공연이려나 싶었지만아늑한- 그런 느낌이 조성.러시아단원들의 독특한 억양이 느껴지는 영어로 이야기가 진행되었고,내용은 완전히 '서커스' 스러운 느낌,어딘가 어벙한 삐에로가 슬랩스틱 개그를 선보이고,화려한 색상의 복장을 입은 단원들의공중 그네, 단체 저글링, 외줄타기 등을- 선보였다.(동그라미 링을 텀블링으로 쏘옥 들어간다던지 하는, 서커스라면 이런 것들을 하지 않을까- 상상했던 것들이그대로 공연되어져서, 말 그대로 정통 서커스 스러운 느낌.)공연을 보고 있는데, 사실 놀랍고 즐거운 분위기가 계속되는 그런 것이 서커스이지만,그렇지만 내가 느낀것은, 감동이었다.화려한 옷보다는왠만한 남자보다도 굵고 거친 여자단원들의 팔뚝이 눈에 들어왔고,번쩍이는 레이져광선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와이어를 당기고 있는 숨은 단원들도..이런 것들이 자꾸만 보여져서한번의 공중제비를 위해 무대 뒤에서 했을 수많은 노력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서커스는 화려한 장치가 따로 없다.그냥 그들의 몸으로 기적을 만들어 내는, 원초적인 아름다움.그래서 촌스러운 음악과 액션이라도, 올드한 느낌이 풀풀 나는 공연이었지만서도시대를 넘어와 감동을 전해줄 수 있구나 싶다.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말했다.- 만약에, 서커스단원으로 살아간다면, 있잖아요,단원들끼리 아무래도 사랑에 빠지려나?함께 세계 순회공연 하면서 붙어있고, 연습도 맨날 같이하고,따로 만날 사람도 없을 거고.-아무래도, 그럴 거 같네.-그럼 있잖아요, 만약 누나가 만약 서커스 단원으로 산다면,그래서 거기에서 연인이 되서 공연을 같이 하고 지내다가,한 30대 후반쯤 되서 서커스 더 못하게 되면, 뭐 하고 지낼 거에요?-음, 서커스 양성소 교원이 된다던지?아니면 그 전에 짬짬히 자기 계발을 해 놓아야지,적금도 들어놓고, 요즘 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현실적이시네요..-당연하지, 그나저나 얼마나 받으려나, 서커스 단원들.한 공연당 300명정도 치고, 하루에 두번 공연하고, 평균 표값을 15파운드라고 했을 때..참 또, 먹거리랑 장난감 같은것도 수입을 남기니까..-하루에 2000만원 정도 벌거 같아요.-그래, 거기서 이것 저것 빼고 1500만이라 치면,아무래도 서커스 주인이 500만은 먹고 들어갈 거란 말이야,단원들은 한번 공연에 50만은 줘야지 그러면,암, 단원들 많이 줘야지. 그렇게 고생하는데.-주인은 아무것도 안해도 500만인 거네요..-그게 문제라니까, 다들 똑같이 받으면 공평할텐데,이래서말야, 민주주의가 문제라니까.공산주의가 현실적인 대안은 안 되지만말야-암튼 그래, 참 이번에 있는 대선때, 부재자 투표 신고해 놨니?한국 국민으로써 소중한 한표 선사해야지, 인터넷에 들어가면---돌아오는 길목, 비가 약간 내리는 스산한 밤.나의 로망이었던 서커스는어찌어찌하여, 현실적인 투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우와- 서커스 스러운 천막이다! 무대 장치는 수시로 바뀌고, 장치를 재설치하는동안은 삐에로가 나와서 꽁트나 몸개그를 하며 시간을 채운다.이것은 저글링!360도 회전하면서 셋이 저글링!아드레날린 저글링!
영국창고.12 .영국에서 본 서커스.
근 한달도 전 부터, 온 동네에 서커스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온 서커스팀인데, 이번에 우리 동네를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할머니네 가게에도 포스터가 붙었는데,
할머니가 어느 날 나에게 서커스 티켓 두 장을 쥐어주셨다.
-그 사람들이 가게에 포스터 붙이는 조건으로 공짜표를 두장 주더라구,
한번 가서 구경해보고 그랴.
그리하여 얻은 서커스 티켓 두 장.
왠지 이거,
'어쩌다가 공짜 표 두 장이 생겼는데, 나랑 같이 서커스 구경가지 않을래?'
스러운 대사를 할 수 있게 되는걸까?
두근두근 했으나
한 달간 까맣게 있고있다가
그냥 알바 하는 누나와 함께 구경가게 되었음.
마을 근처에 커다란 공원이 있는데,
길을 따라 공원쪽으로 걷다 보니,
우와, 글쎄 영화에서나 보던 커다란 서커스 천막이 공원에 쳐져 있는 것이었다.
그 주변으로는 커다란 기차트레일러 같은 것들이 쫘악 늘어서 있고,(아마도 그것을 타고 순회 공연을 하는듯 하다..)
약간은 촌스러운 무지개빛 전등들이 반짝반짝, 침침해진 영국 하늘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왠지 모를, 영화나 만화에서나 보던 그런 정통 '서커스'를 마주하게 된 것이 너무 기뻐서,
(아무래도 이런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만 같다.)
다 큰 어른들이지만서도 팝콘과 반짝이지팡이 세트를 사 버릴뻔 했다.
커다란 천막안에는
대략 500석 정도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하루를 마감하고 데이트 삼아 온 듯한 커플들과,
옛 서커스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을지 모를 어르신들, 그리고 손을 꼭 잡고 따라온 아이들 등이
앉기 시작했다.
자리는 삼분의 일 정도만이 채워졌고, 덕분에 약간 조촐한 느낌의 공연이려나 싶었지만
아늑한- 그런 느낌이 조성.
러시아단원들의 독특한 억양이 느껴지는 영어로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내용은 완전히 '서커스' 스러운 느낌,
어딘가 어벙한 삐에로가 슬랩스틱 개그를 선보이고,
화려한 색상의 복장을 입은 단원들의
공중 그네, 단체 저글링, 외줄타기 등을- 선보였다.
(동그라미 링을 텀블링으로 쏘옥 들어간다던지 하는,
서커스라면 이런 것들을 하지 않을까- 상상했던 것들이
그대로 공연되어져서, 말 그대로 정통 서커스 스러운 느낌.)
공연을 보고 있는데, 사실 놀랍고 즐거운 분위기가 계속되는 그런 것이 서커스이지만,
그렇지만 내가 느낀것은, 감동이었다.
화려한 옷보다는
왠만한 남자보다도 굵고 거친 여자단원들의 팔뚝이 눈에 들어왔고,
번쩍이는 레이져광선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와이어를 당기고 있는 숨은 단원들도..
이런 것들이 자꾸만 보여져서
한번의 공중제비를 위해 무대 뒤에서 했을 수많은 노력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서커스는 화려한 장치가 따로 없다.
그냥 그들의 몸으로 기적을 만들어 내는, 원초적인 아름다움.
그래서 촌스러운 음악과 액션이라도, 올드한 느낌이 풀풀 나는 공연이었지만서도
시대를 넘어와 감동을 전해줄 수 있구나 싶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말했다.
- 만약에, 서커스단원으로 살아간다면, 있잖아요,
단원들끼리 아무래도 사랑에 빠지려나?
함께 세계 순회공연 하면서 붙어있고, 연습도 맨날 같이하고,
따로 만날 사람도 없을 거고.
-아무래도, 그럴 거 같네.
-그럼 있잖아요, 만약 누나가 만약 서커스 단원으로 산다면,
그래서 거기에서 연인이 되서 공연을 같이 하고 지내다가,
한 30대 후반쯤 되서 서커스 더 못하게 되면, 뭐 하고 지낼 거에요?
-음, 서커스 양성소 교원이 된다던지?
아니면 그 전에 짬짬히 자기 계발을 해 놓아야지,
적금도 들어놓고, 요즘 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현실적이시네요..
-당연하지, 그나저나 얼마나 받으려나, 서커스 단원들.
한 공연당 300명정도 치고, 하루에 두번 공연하고, 평균 표값을 15파운드라고 했을 때..
참 또, 먹거리랑 장난감 같은것도 수입을 남기니까..
-하루에 2000만원 정도 벌거 같아요.
-그래, 거기서 이것 저것 빼고 1500만이라 치면,
아무래도 서커스 주인이 500만은 먹고 들어갈 거란 말이야,
단원들은 한번 공연에 50만은 줘야지 그러면,
암, 단원들 많이 줘야지. 그렇게 고생하는데.
-주인은 아무것도 안해도 500만인 거네요..
-그게 문제라니까, 다들 똑같이 받으면 공평할텐데,
이래서말야, 민주주의가 문제라니까.
공산주의가 현실적인 대안은 안 되지만말야-
암튼 그래, 참 이번에 있는 대선때, 부재자 투표 신고해 놨니?
한국 국민으로써 소중한 한표 선사해야지, 인터넷에 들어가면---
돌아오는 길목, 비가 약간 내리는 스산한 밤.
나의 로망이었던 서커스는
어찌어찌하여,
현실적인 투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우와- 서커스 스러운 천막이다!무대 장치는 수시로 바뀌고, 장치를 재설치하는동안은 삐에로가 나와서 꽁트나 몸개그를 하며 시간을 채운다.
이것은 저글링!
360도 회전하면서 셋이 저글링!
아드레날린 저글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