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수안나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가장 편한 수단이 택시. 2인 이상의 여행자들에게 반드시 추천할 방법이다. 그 다음이 공항철도. 가격은 택시 보다 싸고 소요 시간은 비슷하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 그리고 다음이 버스..라고 했다. 버스였다 분명. 하지만 블로그마다 조금 엇갈리는 정보를 제공했는데, 우리나라의 공항버스와 같은 개념(공항에서 시내 주요 거점으로 직행 이동)의 버스는 없어졌다. 2010년 이전의 정보를 보면 공항버스가 있는 것처럼 묘사돼있다.
나는 이 세가지를 다 무시하고 그 누구도 추천하지 않고 방법조차 생소한 그냥 일반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버스터미널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사실상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즉 외국인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수단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혼자 택시를 타기엔 비쌌고, 제일 먼저 카오산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공항철도 역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카오산은 알고보면 교통지옥 수준이라서 다른 방콕 시내로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수상버스를 타고 나가야만 했다. 어쨌거나 설마 그 유명한 카오산인데 바로 가는 버스가 없을 리가 없다고 마음대로 판단한 나는 공항에서 버스터미널로 이동하는 셔틀버스에 올랐다. 진짜 나 혼자 외국인, 이라고 저때까지는 생각했는데.. 방콕 거리를 혼자 돌아다닐때 꽤 많은 사람들이 길 물어보고, 태국말로 말 걸고, 외국인이라 하면 흠칫 놀라고, 중국인 아니고 한국인이라하면 언블리버블 표정을 지었다. 그니까 나는 저 버스에서 그냥 짐 많은 태국인으로 보였을 것.
터미널에 도착해서 카오산으로 가는 노선 번호를 알아내야 했는데, 표 파는 아저씨와 배차하는 아저씨의 대답이 달랐다. 억양 강한 태국식 영어와 문법 파괴 내 영어가 만나니 이야기는 산으로 갔다. 지도를 펴고 카오산을 가리켰지만, 영어로 된 지도라서 그런지 버스 기다리던 승객 4-5명 정도가 다 몰려들어서 지도 해석 시작. ㅋㅋ 결국 카오산까지 가는 버스는 없음, 우리랑 같이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택시를 타~ 라는 결론으로.
그런데 더 황당한건 내가 생각하는 버스가 아니라 스타렉스 같은 승합차로 나를 안내했다. 아 이거 뭘까, 납치 이런건 아니겠지? 지금에서야 막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지만 저 당시 나는 긴장 100% 상태였다. 그래도 위안인건 내 또래 여자애들이 많았고, 물론 태국애들이었고, 공항에서 일하는 애들인것 같았고, 그러니까 뭐 위험한 일은 안 일어날 것 같았고. 무엇보다 버스비가 무척 쌌다 ㅋㅋ 천원정도?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가장 싼 교통수단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다시 보면 진짜 무슨 용기에서 저지른 일인지 모르겠다. 한참을 달려 내가 내리게 된 곳은 우리 차 안의 대부분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 곳이었고, 약간 청량리 같은 느낌이 드는 번화한데 정신없어 보이는 육교 밑이었다. 같이 버스에서 내린 착하게 생긴 청년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도움을 청하자 난감해하더니, 무작정 택시를 잡아주었다. 카오산으로 가 달라고 한거 맞겠지? 애니웨이 땡큐.
여기까지도 범상치 않은 일정이었는데 택시에서 사건은 폭발했다. 일단 첫인상부터 껄렁껄렁하고 너무 젊어보이는 애가 택시운전을 한다 싶었다. 카오산으로 간다고 했는데 내 말을 알아듣는건지 아닌건지 선글라스 사이로 눈을 치켜올려 룸미러를 살피는 모습은 좋지 않은 기분을 들게 했다. 뭔가 불안해서 숙소 주소를 보여주며 알겠냐고 재차 물었는데, 실실 쪼개며 대강 알겠다는 표시를.
불안한 마음에 택시 여러곳을 살펴보다가, 말레이시아에서 들은 말이 언뜻 생각났다. 질 나쁜 택시기사의 경우 일부러 시동을 꺼뜨리는 식으로 미터기를 조작해서 바가지를 씌운다는. 그 순간 꺼지는 시동 ㅋㅋㅋ 아오 타이밍 참, 사진을 보면 운전대 옆에 선이 하나 보인다. 아마도 미터기 조작을 하는 장치로 보였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중간에 내리겠나? 그저 바가지를 각오하는 수 밖게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화려한 손놀림으로 기어를 바꿔가며 미친 광란의 질주, 분명 정체상황이었는데 기가막히게 차선을 바꾸는 솜씨.
얘 뭐하는 애지? 하는 순간 경찰이 택시를 세웠다. 창문을 내리라해서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냐고 먼저 묻는다. 프롬 코리아.... 경찰 앞에서는 언제나 쫄게 되기 마련. 경찰이 운전석으로 가더니 뭐라뭐라 막 하다가 문을 열고 기사를 끌어내렸다. 뭔가 억울한 표정의 양아치기사는 또 뭐라뭐라하더니 초소로 연행?됐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귀신같이 사진으로 기록 ㅋ 오토바이 뒤로 보이는 게 초소 지붕이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그래도 기다리면 되겠지. 그런데 미터기가 자꾸 올라가네. 아 택시비 너무 바가지 쓸거 같은데.. 라는 생각만 하다가 퍼뜩 다시 택시안을 살피니, 등록된 면허증에는 양아치와는 완전 딴판인 40대 중후한 아저씨가 있었고, 앞유리 창은 깨져서 금이 가 있었다. 헉, 이거 도난차량인가? 더 이상의 기다림도, 다른 선택도 필요없었다. 재빨리 주위를 살피며 짐을 갖고 내려서 바로 뒤에 오던 택시를 급히 잡아타고 줄행랑. 그 와중에도 캐리어가 아니라서 트렁크에 짐을 싣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조금 타고 온 50바트 택시비를 안 내도 된다는 게 얼마나 고소한가 싶었지 별 걱정은 없었는데. 문득 그 양아치기사한테 내 숙소 주소를 보여줬다는게 걱정되고, 왠지 뒤에 따라오는 핫핑크 택시가 날 쫓는것만 같고, 무슨 갱단이 나를 잡으러 오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의아해 하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눈치를 살피며 자세를 슬슬 낮췄다. ㅋ 뒤에서 혹시 내 뒤통수 보고 알아볼까봐.
하필 혼자 떠나온 여행에서 그간 한 번도 없었던 위험 상황이 연출되니 정신이 아예 없었지만, 여기서 또 정신줄 놓으면 어쩌란 말인가. 일단 카오산 로드에 내려서 이제 오늘의 마지막 미션 숙소찾기에 나섰다. 별 달리 어렵지는 않았고, 약도에 그려진 그대로 정확히 한 번에 길을 찾았지만. 택시에서 놀라고 더위에 지치고 허기에 쫓기는 상황이라 아 이건 최악이다 진짜 힘들다, 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신없는 택시탈출사건 와중에도 찍어대던 사진은 완전 녹다운 상태인 체력때문에 택시 내리고서부터 전멸. 레알 우여곡절 끝에 250%만족했던 완소 숙소인 람푸하우스에 도착했다. 숙소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따로 포스팅 해야겠다.
본격방콕여행기② 택시탈출
방콕 수안나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가장 편한 수단이 택시. 2인 이상의 여행자들에게 반드시 추천할 방법이다. 그 다음이 공항철도. 가격은 택시 보다 싸고 소요 시간은 비슷하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 그리고 다음이 버스..라고 했다. 버스였다 분명. 하지만 블로그마다 조금 엇갈리는 정보를 제공했는데, 우리나라의 공항버스와 같은 개념(공항에서 시내 주요 거점으로 직행 이동)의 버스는 없어졌다. 2010년 이전의 정보를 보면 공항버스가 있는 것처럼 묘사돼있다.
나는 이 세가지를 다 무시하고 그 누구도 추천하지 않고 방법조차 생소한 그냥 일반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버스터미널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사실상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즉 외국인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수단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혼자 택시를 타기엔 비쌌고, 제일 먼저 카오산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공항철도 역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카오산은 알고보면 교통지옥 수준이라서 다른 방콕 시내로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수상버스를 타고 나가야만 했다. 어쨌거나 설마 그 유명한 카오산인데 바로 가는 버스가 없을 리가 없다고 마음대로 판단한 나는 공항에서 버스터미널로 이동하는 셔틀버스에 올랐다. 진짜 나 혼자 외국인, 이라고 저때까지는 생각했는데.. 방콕 거리를 혼자 돌아다닐때 꽤 많은 사람들이 길 물어보고, 태국말로 말 걸고, 외국인이라 하면 흠칫 놀라고, 중국인 아니고 한국인이라하면 언블리버블 표정을 지었다. 그니까 나는 저 버스에서 그냥 짐 많은 태국인으로 보였을 것.
터미널에 도착해서 카오산으로 가는 노선 번호를 알아내야 했는데, 표 파는 아저씨와 배차하는 아저씨의 대답이 달랐다. 억양 강한 태국식 영어와 문법 파괴 내 영어가 만나니 이야기는 산으로 갔다. 지도를 펴고 카오산을 가리켰지만, 영어로 된 지도라서 그런지 버스 기다리던 승객 4-5명 정도가 다 몰려들어서 지도 해석 시작. ㅋㅋ 결국 카오산까지 가는 버스는 없음, 우리랑 같이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택시를 타~ 라는 결론으로.
그런데 더 황당한건 내가 생각하는 버스가 아니라 스타렉스 같은 승합차로 나를 안내했다. 아 이거 뭘까, 납치 이런건 아니겠지? 지금에서야 막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지만 저 당시 나는 긴장 100% 상태였다. 그래도 위안인건 내 또래 여자애들이 많았고, 물론 태국애들이었고, 공항에서 일하는 애들인것 같았고, 그러니까 뭐 위험한 일은 안 일어날 것 같았고. 무엇보다 버스비가 무척 쌌다 ㅋㅋ 천원정도?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가장 싼 교통수단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다시 보면 진짜 무슨 용기에서 저지른 일인지 모르겠다. 한참을 달려 내가 내리게 된 곳은 우리 차 안의 대부분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 곳이었고, 약간 청량리 같은 느낌이 드는 번화한데 정신없어 보이는 육교 밑이었다. 같이 버스에서 내린 착하게 생긴 청년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도움을 청하자 난감해하더니, 무작정 택시를 잡아주었다. 카오산으로 가 달라고 한거 맞겠지? 애니웨이 땡큐.
여기까지도 범상치 않은 일정이었는데 택시에서 사건은 폭발했다. 일단 첫인상부터 껄렁껄렁하고 너무 젊어보이는 애가 택시운전을 한다 싶었다. 카오산으로 간다고 했는데 내 말을 알아듣는건지 아닌건지 선글라스 사이로 눈을 치켜올려 룸미러를 살피는 모습은 좋지 않은 기분을 들게 했다. 뭔가 불안해서 숙소 주소를 보여주며 알겠냐고 재차 물었는데, 실실 쪼개며 대강 알겠다는 표시를.
불안한 마음에 택시 여러곳을 살펴보다가, 말레이시아에서 들은 말이 언뜻 생각났다. 질 나쁜 택시기사의 경우 일부러 시동을 꺼뜨리는 식으로 미터기를 조작해서 바가지를 씌운다는. 그 순간 꺼지는 시동 ㅋㅋㅋ 아오 타이밍 참, 사진을 보면 운전대 옆에 선이 하나 보인다. 아마도 미터기 조작을 하는 장치로 보였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중간에 내리겠나? 그저 바가지를 각오하는 수 밖게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화려한 손놀림으로 기어를 바꿔가며 미친 광란의 질주, 분명 정체상황이었는데 기가막히게 차선을 바꾸는 솜씨.
얘 뭐하는 애지? 하는 순간 경찰이 택시를 세웠다. 창문을 내리라해서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냐고 먼저 묻는다. 프롬 코리아.... 경찰 앞에서는 언제나 쫄게 되기 마련. 경찰이 운전석으로 가더니 뭐라뭐라 막 하다가 문을 열고 기사를 끌어내렸다. 뭔가 억울한 표정의 양아치기사는 또 뭐라뭐라하더니 초소로 연행?됐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귀신같이 사진으로 기록 ㅋ 오토바이 뒤로 보이는 게 초소 지붕이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그래도 기다리면 되겠지. 그런데 미터기가 자꾸 올라가네. 아 택시비 너무 바가지 쓸거 같은데.. 라는 생각만 하다가 퍼뜩 다시 택시안을 살피니, 등록된 면허증에는 양아치와는 완전 딴판인 40대 중후한 아저씨가 있었고, 앞유리 창은 깨져서 금이 가 있었다. 헉, 이거 도난차량인가? 더 이상의 기다림도, 다른 선택도 필요없었다. 재빨리 주위를 살피며 짐을 갖고 내려서 바로 뒤에 오던 택시를 급히 잡아타고 줄행랑. 그 와중에도 캐리어가 아니라서 트렁크에 짐을 싣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조금 타고 온 50바트 택시비를 안 내도 된다는 게 얼마나 고소한가 싶었지 별 걱정은 없었는데. 문득 그 양아치기사한테 내 숙소 주소를 보여줬다는게 걱정되고, 왠지 뒤에 따라오는 핫핑크 택시가 날 쫓는것만 같고, 무슨 갱단이 나를 잡으러 오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의아해 하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눈치를 살피며 자세를 슬슬 낮췄다. ㅋ 뒤에서 혹시 내 뒤통수 보고 알아볼까봐.
하필 혼자 떠나온 여행에서 그간 한 번도 없었던 위험 상황이 연출되니 정신이 아예 없었지만, 여기서 또 정신줄 놓으면 어쩌란 말인가. 일단 카오산 로드에 내려서 이제 오늘의 마지막 미션 숙소찾기에 나섰다. 별 달리 어렵지는 않았고, 약도에 그려진 그대로 정확히 한 번에 길을 찾았지만. 택시에서 놀라고 더위에 지치고 허기에 쫓기는 상황이라 아 이건 최악이다 진짜 힘들다, 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신없는 택시탈출사건 와중에도 찍어대던 사진은 완전 녹다운 상태인 체력때문에 택시 내리고서부터 전멸. 레알 우여곡절 끝에 250%만족했던 완소 숙소인 람푸하우스에 도착했다. 숙소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따로 포스팅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