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정폭력, 친정아빠의 자살협박

하루살이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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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정폭력이 그렇듯 제 이야기도 길고 불편한 이야기지만 조언을 구합니다.

 

 

저희 시골 친정은 제가 어릴때부터 가난했고, 그로인해 가정불화, 가정폭력이 시도때도 없이 잦았습니다. 엄동설한에 맨발로 엄마, 남동생과 함께 도망가던 건 다반사였고, 그런 저희를 찾아다니던 아빠를 피해 옆집에 숨고 논두렁에 숨고..

 

"지 어미 닮았다"고 각목으로 맞고 찔리고...본인 마음에 안들면 손찌검, 칼들고 위협하고 참..쓰면서도 다시한번 가슴이 후벼파는 듯 아픕니다. 저는 판에서도 가정폭력 이야기는 잘 안봅니다. 자꾸 과거가 생각나서 도망다니고 맞던 꿈을 꾸거든요.

 

돈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긴 건지, 가정불화 때문에 돈이 없었던 건지 참 가난했고 현재 아버지 앞으로 빚이 1억, 제가 아버지 보증서서 2천, 동생 앞으로 등록금대출 2천 여만원이 있습니다. 아버지 보증을 왜 섰냐고 하시겠지만...부모자식 간에 보증, 참 거절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동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때이기 때문에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죠.

 

친정 엄마는 몇해 전부터 집을 나와서 일을 하시고, 어찌어찌 나라의 도움으로 서울에 방을 얻으셨습니다. 간병인을 다니시면서 동생 등록금이며 생활비, 시골집의 여러 세금까지 부담하고 계시죠.

 

그러다가 올 초에 아빠가 신용불량이 되셨습니다. 제 앞으로 아빠의 보증빚(결혼 전)이 있었기 때문에 갚으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가망이 없어서 그냥 보증빚 2천만원을 떠 안는게 낫겠다 싶어 올 초부터는 아빠가 요구하는 모든 돈을 거절했습니다. 다행히 연대보증인이 하나 더 있어서 아직 저에게는 추심이 오지 않지만...머지 않아 그렇게 되겠죠.

 

시골집은 압류예정이고 시도때도 없는 빚독촉, 아빠도 아마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울 거..저도 압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30대에 들어서니 친정보다는 신랑이 우선이고, 밑 빠진 독에 물붓기도 싫고,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서 술주정에 징징거리는 친정 아빠가 너무 끔찍합니다.

 

빚 문제며, 시골 살림 청산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몇번씩 언성이 높아지고 어릴 때 학대받던 기억과 술 먹고 ##년, @@년하며 욕했던 것도 좀처럼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빠를 이렇게 끔찍하게 여기는 건 절대 제 앞으로 된 보증빚 때문이 아닙니다. 지난해 추석에 사위와 아들, 딸이 옆방에 자는데도 과일칼을 꺼내 엄마를 위협했고, 엄마는 손이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그 뿐이 아니라 신용불량 등록 이후에 "모든 빚은 니년들 때문이다", "니년들 다 죽이겠다"는 말도 해댔습니다.

 

그래도 애비라고...참...어찌어찌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도 전화를 해서 죽고싶다니...또 술주정을 합니다. 돈 될 거 팔고 곧 서울 울라오겠다는데 여전히 모든 빚은 엄마탓, 가정폭력도 엄마탓으로 돌리며 속을 뒤집더군요.

 

그 이야길 듣는데, 지난 추석일이 떠오르면서 저도 저를 놔버렸습니다. "다시 한번만 엄마한테 손을 대면...죽여버리겠다..요절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죠. 엄마가 집 나갔던 일이며 살림 소홀했던(소홀이고 뭐고 없습니다. 똑같이 농삿일하고도 밥이며 청소며 엄마가 다 했는데 뭐가 소홀한지..)일을 언급하며  저를 고아원에 안보내고 지키려고 했다며 울고불고합니다.

 

본인의 뜻을 말하자면, 엄마가 자주 가출을 해서 집이 망했고, 그래서 때렸다. 빚도 본인 앞으로만 돼 있어서 억울하다(엄마 앞으로 재산이 있어야 빚을 내죠). 엄마 편만 든다. 노름도 안하고 바람도 안 피웠는데 본인이 왜 이런 대접을 받고 본인만 괴로워야 하냐...뭐 이런 요지입니다.

 

술먹고 돌면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아차 싶었고...죄송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엇나갔더군요. 본인 소원이 저와 엄마를 묶어두고 그 앞에서 목매달고 죽는 거랍니다. 그러면서 칼 두자루를 들고 지금 제 집으로 오겠답니다. 죽이겠다고 했으니 자기발로 와서 죽겠다는 겁니다.

 

오늘 당장도 문제지만, 어찌 넘어간다고 해도 엄마랑 같이 살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문제는 엄마탓, 제탓이고 30년 전의 일도 하나하나 되새김질하며 사람을 괴롭힙니다. 제 앞으로, 제 동생 앞으로 빚까지 남겨둔 사람이 어쩜 저리도 패악을 부릴까 하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동생 빚도 엄마탓, 제 보증도 엄마탓(보증 설때 엄마는 저랑 눈도 못마주치며 미안해했는데, 아빠는 실실 웃으며 밥이나 먹자고 하던 사람입니다)이라고 합니다.

 

보증빚 얘기하면서 그만좀 하라고 하며 시댁에서도 보증 선걸 알아서 괴롭다고 했습니다(실은 아직 모르시죠) 그랬더니...니 인생도 끝이다. 니 동생도 거지새낀데 장가나 가겠냐며 희망마저 꺾어버립니다. 넌 안돼..다 끝났다..애비가 망했으니 자식들도 인생 끝이다.. 이런 얘길 들으면 기분이 어떤지 아시나요..정말 입을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희망의 끈 하나 붙잡고 겨우겨우 살아가는 마누라와 자식들에게 그러고 싶을까요.

 

하지만 저렇게 패악을 부리다가도 술 안먹고 본인 기분 좋을 때는 자상한 아빠가 됩니다. 술먹고 가족들 괴롭히고 무능했던 걸 제외하면 꽤 괜찮은 사람같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무능했지만 열심히는 살았고 새벽별보고 일어나서 새벽별 보고 들어오는 고단한 인생을 살았다는 것, 그렇게 번 돈이 저와 제 동생에게 들어갔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니 지금껏 참았지만, 제 가정을 만들고 나니...가정불화와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겠더군요. 본인 맘에 안들면 때리고, 죽이겠다고 협박하고..그러다 이제는 본인이 죽겠다고 협박을 해댑니다.

 

인연을 끊고 다시는 안보고 싶습니다. 정신병원에 넣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 않죠. 저소득층이면 무료라고 하는데, 엄마가 월 180만원 정도 벌고 계시고 아직 넘어가지 않은 시골집에, 전답에.. 저소득층도 안됩니다..게다가 남동생은 저처럼 격하게 억울하고 밉지는 않나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시댁 명의의 집(시댁은 따로 삽니다)이라 세입자들도 있습니다. 서울 올라와서 패악을 부리면 시댁귀에 들어갈까도 걱정이고 지금 신랑은 지방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주말에나 올라오는데 경찰을 불러야하는지..참..

 

이제는 죽던 살던 제 눈에, 제 귀에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막말에 욕하고 때려도 되지만 자식은 그러면 안된다는군요. 정말 그런 겁니까? 먹여주고 키워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참아야 하는 겁니까?

 

저는 학대받던 기억을 지워내기 위해 일부러 자존감을 키우며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막말에 과할정도로 예민하고 한번씩 친정아빠 때문에 속이 뒤집히면 2주일은 잠을 설칩니다. 신랑에게도 알게 모르게 여파가 미치겠죠.

 

현실적인 조언을 구합니다. 인연 끊으세요 류는...제가 몰라서 안하겠습니까...그게 끊는다고 끊어졌으면 벌써 끊었죠. 찾아와도 걱정, 제 앞에서 죽어도 걱정, 엄마랑 같이 산다고해도 걱정.

 

이 사람을 저와 엄마의 인생에서 완전히 밀어내는 현실적인 방법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