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을 주시며 가방을 사라시는 어머니.

빨간망토쿠타 2012.10.16
조회18,467

2009년도 만우절날 톡이 한번 된 이후에 첨으로 써보는 판입니닷!

(그때 16kg 살찐 사진 올려서 톡되었었던...ㅋㄷㅋㄷ)

 

전 24살 대구에 사는 대학생입니다

 

오늘은 저의 어머니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조금 긴 글이지만 저희 어머니 자랑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부모님께서는 1987년도에 결혼자금으로 3만원을 받으시고 결혼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단칸방에서 시작하셨죠.

당시 고등학교의 국어선생님이셨던 아버지께서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퇴직을 하시고 백수로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어머니께서는 아버지 공부를 뒷바라지 하시며 붕어빵을 팔며 생계를 이어나가셨죠.

그렇게 해서 아버지께서는 한번만에 합격을 하셨습니다.

 

누가 보면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 살고 있는 저희 집은 정말 검소하게 살고 있습니다.

다른 집도 검소 하게 살고 계시겠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조금 고지식하신 면이 있으시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라오셔서 많이 엄하십니다. 통금이 10시며 친구들과 올해 처음 펜션을 잡고 외박을 해보았습니다. 이때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서 아버지께 제출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아래 사진이 포트폴리오 한것)

 

저의 어릴적부터 고등학교 때까지는 용돈이 한달에 3만원이었고 폰요금은 2만원을 넘으면 혼났을 정도였습니다. 2009년도에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뒤에는 한달 용돈이 10만원이었고 폰 요금은 3만원 미만이었습니다. 대학생이 용돈 10만원이면 차비와 밥값을 빼면 남는 돈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학생에게는 차비와 밥값만 있으면 되었지 뭐가 필요하시냐면서 용돈을 더 올려주실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평일에는 학교를 다니고 주말에는 정말 쉬지않고 계속 일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학업에 크게 지장이 갈 정도로는 하지 않았고 용돈벌이 정도로 해서 한달에 20만원, 방학에는 많게 120만원까지 벌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저는 돈을 모으게 되었고 필요한 노트북이며 여러 가지들을 제 힘으로 사나갔고 작년부터는 폰요금을 제가 내고 있습니다. 돈을 번 첫달과 둘째달은 모두다 가져다 드렸고 한번씩 용돈도 드리니 저만을 위해 돈을 쓴다는 비난은 말아주세요 ㅜㅠ

 

여기 까지가 간단히 저희집안 이야기고 어머니의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에는 우유배달, 신문배달, 초콜렛포장 등 여러가지 부업을 하셨고 중고등학교때에는 베이비 시터를 하셨습니다. 둘째 며느리지만 할아버지께서 병상에 계실때는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 하셔서 대소변도 받아내시고 씻겨드렸고 병원을 싫어하시던 할머니께서는 제 방에서 함께 지내셨는데  병수발을 다 들었을 정도로 효심도 깊으신 분이십니다. 항상 가족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어머니께서 제대로 된 화장을 하신 적을 한번도 뵌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24살인 저도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어 화장도 안하고 남들 하나쯤 들고다니는 명품이나 메이커 물건들을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욕심이 없습니다. 

 

이런 어머니께서 올해 6월에 가게를 하나 오픈하셨습니다. 가게를 오픈할 때 여러곳에 빚을 냈지만 그래도 몇백만원이 부족했습니다. 그 때 저는 인턴을 하며 모은 돈을 부모님께 빌려드릴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어머니시지만 아버지께서 이리저리 간섭이 많으십니다. 가게를 오픈하시고 용돈을 30만원을 주신적이 있으셨는데 저는 처음 받아보는 큰돈이라 너무 죄송해서 다시 돌려드릴 정도로 부모님께 크게 손 벌리지 않아 대학교 다니는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저를 보고 어머니께서 항상 안쓰러워 하셨습니다.

 

오늘 어머니가게가 쉬는 날이여서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가방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왜 너는 좋은 가방 하나 안들고 다니냐, 다른 아이들은 다 들고 다니는 그런 가방 너도 하나 사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제가 가진 제일 비싼 가방은 59,000원이고 나머지는 다 10,000원 짜리입니다. 그래서 저는 만원짜리도 충분히 튼튼하고 싼티도 안나고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50만원을 꺼내셨습니다. 아버지 눈 피해서 5만원씩 짬짬히 모으셨다고, 저한테 이쁜 가방 하나 좋은 가방 하나 사주고 싶어서 모으셨다고...

진짜 눈물이 팽 돌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지고 계신 가방중에 제일 좋은 가방은 쌈*에서 나온 가방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도 비싼 가방을 소유하고 계시지 않아 저는 어머니부터 사시라고 전 필요없다고 했지만 막무가내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저한테 화장대를 사주고 싶다하셔서 계속 가구점에 가자 해서 따라나섰는데 전 몇년 뒤에 시집갈건데 지금 사서 뭐하냐 화장대 없어도 여태 불편하게 살지 않았다 해도 계속 고르라 하셔서 하나 골랐는데 이마트에서 장보다가 더 싸고 맘에 드는 화장대를 발견해서 취소 하고 왔네요.

 

어떻게 보면 50만원 그리 많은 돈은 아닐거지만 저한테는 정말 큰 돈입니다. 남 돈 버는게 쉽지 않다는 걸 아는 대학생에게는 정말 큰 돈입니다. 진짜 자식을 위해 희생하시고 대단하신 어머님께서 많으시겠지만 저희 어머니를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진짜 두서없이 써내려갔는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_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