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다스리기.

R2012.10.16
조회375

최군아, 잘지내냐.

 

 

이별후 안갈것만 같았던 시간이 가긴 가긴 가는구나.

1250일간 기쁠때 슬플때 아플때 보고싶을때 추울때 더울때 언제나 항상 옆에있었던 오빠가 없다는거 제대로 생각해 본 적 없이 맞은 갑작스런 이별이어서... 정말 많이 힘들었어

 

우리 헤어지면서 서로가 참 많이 힘들었고

이 헤어짐이 우리에게 최선이라 생각하며

헤어지는 그날까지 서로에게 조금더 좋은 사람으로 남고싶어서

좋았던 지난얘기 다꺼내서 곱씹으며

아름다운 이별을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던거 같아.

 

나는 원래 눈물이 참많았지만

오빠는 절대로 눈물을 보인적이 없었는데

헤어지던 그날 .

오빠가 펑펑 우는거 보고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

그래도 기분은 조금 좋더라..

'나를 위해 이렇게 울어주는 사람도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거 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었구나...'

싶어서...

 

만나면서 연락이 끊긴적 한번도 없었는데

정말로 연락을 끊고나니 헤어짐이 실감나고

너무 많이 울어서 눈은 퉁퉁부어 내 꼴이 참 우습더라.

오빠와 나눈 얘기들 다시 읽고 읽고 또읽고 

오빠 카톡만 쳐다보며 하루하루가 지나갔어..

 

어떤날은 자고일어났는데... 정말 심장이 찌릿하게 아파오는걸 느꼈어

그런 느낌 처음이었다

 

그냥그냥 흐르는 시간을 보내며 하염없이 우리가 헤어진 이유를 생각하며 울고 울고 밥도 넘어가질 않고 어떻게 이시간들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오빠는 향수 선물을 좋아했었는데

오빠가 사준 커플향수..

동생이 무심코 뿌린 그 향수에

오빠생각이 나서 한참을 또 울기도했고,

 

지갑 속 늘 넣어다니던 오빠편지를 꺼내읽으니

'오빠가 너의 마지막 남자가 되고싶다'라는 오빠의 옛날 편지를보고

얼마나 한참을 울었는지몰라...

 

이렇게 하루하루..

친구만나 토할때까지 술도마시고, 경치좋은 곳으로 바람쐬러도 다녀오고, 그렇게 하기싫어하던 운동도 하러다니고 예능프로보며 억지로 웃어도보고 꾸역꾸역 이것저것 하다보니 두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긴 흘렀더라...

 

중간중간 이렇게 헤어짐을 만든 오빠가 미워 욕하며 미워도 해봤고

잘헤어진거라며 기분좋게 나를 다독여도보고

하루에도 여러번,

이랬다 저랬다

맘이 바뀌고 그러더라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긴 오빠를 보면서

고작 한달여만에 다른사람만난 오빠를 미워하다가도

오빠의 이별 극복방식이겠거니 ..

이해하기로했다.

이미 우린 헤어졌으니까..

 

날만날때 그랫듯이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을테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헤어지고나서도

행복하길 바란다는말.

나는 싫어하는데,

오빠 좋은모습보니까

오빠의 행복을 빌어줄수 있을것 같단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도 더 빨리 오빠를 지워야겠단 생각에

오빠 전화번호도 지우고 카톡이니 다른메신저에서 오빨다지우고

핸드폰속 몇백장의 오빠의 사진들을..차근차근지우면서 많이울었는데

더이상 그사진속 행복한 우리는없으니까...지워야겠더라

오빠가준 선물들 정리해서 상자에 넣어두고

물건 정리를 하다보니

내맘속에 오빠도 하나씩 정리가 되어가는거 같아.

 

우리 시간이 많이 지나고 좀더 성숙된 모습으로 다시 보기로 했는데

나도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해서

'오빠가 진짜 바라는건 니 성공이다.' 이 말,

잊지 않을게.

정말정말 열심히 할게.

두달간은 공부할 힘이없었는데

이젠 몸도마음도 공부할 준비가 된거같아.

내가 지금 할수있는게 공부밖에없다는걸 깨달았어.

꼭 합격해서, 웃으면서 오빠 볼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오게 노력할게.

 

이러다가 어느날엔

날 버리고간 오빠가 미워지기도 할테고

여자친구와 불행하길 바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처음보단

오빠의 행복을 더 바래줄 수 있을거같다.

 

 

매번 감기는 꼭 걸리던 오빠였는데

작년에 내가 떠준 목도리는 이제 하고 다니진 않겠지만..

감기조심하구.

 

요즘만나는 사람들이 다들 나 살빠졌다고하더라.

우리 헤어지기 얼마전 다이어트 내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죽어라 빠지지도 않던 5키로였는데

지금은 그거보다 더 많이빠졌는데

좋아해줄 오빠는 없구나..

 

작은 선물에도 항상 고마워해주던 오빠여서 좋았고

내가 졸라서 써주기도했지만 4절지에도 편지써주기도하고

공부하다 연습장 찢어 보고싶다며 편지써주는 오빠가 좋았고

취직하고 다 내덕이라며 고맙다고 말해주는 오빠가 좋았고

잠만보지만 야간근무로 밤샌날도 한두시간만쉬고 날만나러 나오는 오빠가 좋았고

퇴근하자마자 전화해주는 오빠가 좋았고

쉬는날엔 나와함께 보내는 오빠가 좋았고

티셔츠 한장을 사러 갈때도 내가 골라주는 옷이 예쁘고 잘입어지더라며 나와 함께가는 오빠가 좋았고

영화볼땐 꼭 팝콘에 오징어를 먹어야하는 오빠, 혼자 다먹을거라다가도 하나씩 내입에 넣어주는 오빠가 좋았고

하고싶은거 생기면 귀엽에 애교부리는 오빠가 귀여웠고

인정은 잘안해줬지만 항상 자신감있는 오빠의 모습이 좋았고

해준거도 별로없는거 같은데 항상 자랑스러운 여자친구였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나는 아직

미련이 많이 남아있긴한가봐

좋은점을 적으려니 끝도없이 적어지네..

 

이렇게 좋던 우리가 헤어지게된 이유..

안좋았던 기억들...은

기억속에 묻어둘게.

 

좋았던 기억만 오래오래 기억할게.

 

나 합격하면 축하해주기로 한 약속.

꼭 지키는거다.

좋았던거만 생각하면서 웃겠다고 한거 지키는거다.

 

 

오빠는 이게 나인지도 모를테고

이런데 들어와 보지도 않을테니까

그래서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한테라도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나면 좀더 괜찮아 질 수 있을거 같아서.

 

오빠에게 부치지 못하는 마지막편지

이렇게 써본다.

 

행복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