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때도 시댁, 친정 도움 거의 없이 둘이 모은 돈으로 다 하고나니.. 지금 둘다 모아놓은 돈 없이 집사느라 빚만 있네요. 많지는 않고 한달에 40만원 정도 원금+이자 들어가요.
신랑은 월급이 170~200정도 되고, 저는 월급이 100만원도 안되요.
가끔 사고싶은거, 하고싶은거 못해서 욱! 할때도 있지만 그다지 부족하지 않게 어찌어찌 살고있어요.
신랑이 영업, 배송 같은 일을 하기때문에 월급이 조금 왔다갔다하는데.. 회사가 그지같아요.
8시20분까지 출근하면 바쁠때는 10시 넘어야 집에와요. 보통 7시~8시에 퇴근하구요. 집에오면 9시...
그런데도 월급은 쬐끔 주면서, 사장이 월급 주는거는 얼마나 아까워하는지..
지난달에 정산이 잘못되서 30만원정도 월급을 못받은게 있는데, 결국 그거 이 핑게, 저 핑게로 못받았네요.
그 전부터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지만, 내년이 되면 사무실도 위치를 옮기고, 회사 규모도 좀 더 커지게되서 좀 더 버텨보겠다고 마음을 잡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일로 신랑이 지난달부터 화가 많이 났네요.
어제도 뭔가 안좋은 일이 있었나봐요. 직장 사람들하고 집근처와서 술한잔하겠고 들어오겠다는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가 너무 안좋더라구요.
- 자기 목소리가 왜그래? 감기걸렸어요? 아침에 좀 안좋은거 같더니 영 코가 막힌거 같다?
- 응. 코가 완전히 꽉 막혔어. 전화하는 중에 코풀수는 없잖아.
그러는데.. 왠지 느낌이 울었나? 그런 느낌이었어요.
술한잔하고 11시쯤 집에 빨갛게 취한 얼굴로 바나나 우유를 홀짝이며 들어오더군요.
- 자기 줄려고 음료수 사왔어요~
그러면서 까만 봉지에 담긴 불가** 한줄을 내밀었어요.
- 응? 왠거예요? 나 먹으라고?
- 먹고싶다 그러더니 장보면서는 안사오길래 사왔어. 집에서 혼자먹어.
(물론... 아침에 자기가 한 말 까먹었는지 먹고싶다고 한개 챙겨가기는 했어요 ㅎㅎ)
이때까지 그냥 마냥 신랑이 이뻤어요. 하는게 귀엽잖아요~ 점심값에 담배값으로 한달에 30만원이면 많지도 않은 용돈인데 가끔 이렇게 간식 사오거든요. 영업다니면 사람들이랑 커피라도 한잔씩 해야할건데...
그래도 뭔가 이상하고 찜찜한 기분에 신랑 핸드폰 문자를 살짝 봤더니.. 역시나...
신랑 고참이 신랑을 위로하는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너무 기분나빠하지 말라는 둥,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라는 둥...
아.. 회사에서 무슨일이 있었구나.. 싶었어요.
- 신랑.. 요즘 일 힘들어요?
- 응. 잘 안돼.
- 나랑 애기때문에도 걱정 많죠?
- 많지~ 다음달에 당장 애기 나오면 어떻게 키우나 겁도 나고..
- 그래도 우리때문에 힘든거 하기싫은거 드럽고 치사한거 참지말고, 일 딴거 알아봐도 되요. 자기만큼 열심히 일하면 그 월급 못받을라구? 한달 정도는 자기 돈 안벌어와도 살 수 있어! 얼마안되도 퇴직금도 나올거고, 여차하면 내 저축보험 하나 깨도 되고. 자기 한달 정도는 쉬어도 되요.
-그래도 일 쉬면 안되지. 그만둬도 다른데 구하고 그만둬야지.
이러는데... 신랑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아.. 아까 전화때도 운거 맞나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민망했는지 신랑은 담배피러 슥 가버리고, 전 그냥 못본척 했어요.
직장 얘기며 돈 얘기며 더이상 꺼내지 않고.. 그냥 한국시리즈 이야기나 했어요.
신랑이 많이 힘든가봐요. 준비도 없이 결혼한거나 마찬가지인데... 애기는 당장 나올때가 다됐지...
다다음주 말쯤이 예정일이예요.
예정일이 다 됐는데, 저는 혹시 이 일이나마 내년에 재계약이 안될까 싶어서 다음주까지 꽉채워서 나오기로 했거든요. 월급은 적지만 그만큼 일이 좀 편하고 시간이 짧아요. 애 키우면서 다니기 좋은 직장이죠^^ 신랑은 이것도 미안한가봐요..
남자가 저런 약한 모습 보인다는 건 얼마나 힘들다는 걸까.. 불쌍하기도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 넋두리 쓰는 지금도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네요.
더 마음이 아픈건.. 뭘 해줄만한게 없다는 거예요.
그냥 힘내라고 밖에 못하겠어요....
"정말 착한 우리 신랑. 뭘 해도 우리 잘 살 수 있을거니까 힘냈으면 좋겠고.. 학벌도 짧은거 아니니까 용기를 가지고 다른데 알아봐도돼요. 아직 젊으니까 우리 좀 더 고생해도 잘 살 수 있어요. 힘내요!"
신랑이... 울었어요. 그냥 넋두리. (스압 죄송;;)
(추가. 감사의 말) 출근해서 추가글 넣어요 ㅎㅎ
댓글 달아주신분들. 다 감사드려요.
사실 임신 막달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신랑도 걱정되고.. 넋두리를 늘어놨네요.
사는 모습 반성도 좀 했구요, 많이 잘못하고 살지 않는것 같아 용기도 얻었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지잡대는.. 솔직히 좀 욱!하긴 했지만.. 좋은데 나왔어도 이러고 사는 제 잘못이니까요 ㅎㅎ
여튼.. 감사해요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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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요즘 일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봐요...
어제 신랑의 눈물을 봤네요.
우선 저희 사는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저는 이제 결혼한지 1년도 안된 30대초반 막달 임산부입니다.
원래 내년 쯤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아기님이 좀 일찍오셔서 부랴부랴 올해 결혼을 했네요.
시댁, 친정 모두 잘해주고 특히 시댁에서 저를 진짜 많이 챙겨주세요.
신랑은 위로 누님이 세분, 형님이 한분 있는데 첫째 누님은 친정엄마보다 2살 어리고, 형님은 신랑보다 6살이 많아요. 저랑은 11살 차이.
그러다보니 다들 막내라고 철없는 저를 이쁘게 봐주세요.
오히려 요즘은 친정보다 시댁가는게 더 편해요. 어머님이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시구요.
어머님은 신랑 아기때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혼자 5남매를 건사하신 강한 분이세요.
70이 넘으셨지만 자식들한테 손벌리기싫다고 일다니시고, 저한테 먹고싶은거 사먹으라고 신랑 몰래 용돈 쥐어주시는 분이세요.
결혼할때도 시댁, 친정 도움 거의 없이 둘이 모은 돈으로 다 하고나니.. 지금 둘다 모아놓은 돈 없이 집사느라 빚만 있네요. 많지는 않고 한달에 40만원 정도 원금+이자 들어가요.
신랑은 월급이 170~200정도 되고, 저는 월급이 100만원도 안되요.
가끔 사고싶은거, 하고싶은거 못해서 욱! 할때도 있지만 그다지 부족하지 않게 어찌어찌 살고있어요.
신랑이 영업, 배송 같은 일을 하기때문에 월급이 조금 왔다갔다하는데.. 회사가 그지같아요.
8시20분까지 출근하면 바쁠때는 10시 넘어야 집에와요. 보통 7시~8시에 퇴근하구요. 집에오면 9시...
그런데도 월급은 쬐끔 주면서, 사장이 월급 주는거는 얼마나 아까워하는지..
지난달에 정산이 잘못되서 30만원정도 월급을 못받은게 있는데, 결국 그거 이 핑게, 저 핑게로 못받았네요.
그 전부터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지만, 내년이 되면 사무실도 위치를 옮기고, 회사 규모도 좀 더 커지게되서 좀 더 버텨보겠다고 마음을 잡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일로 신랑이 지난달부터 화가 많이 났네요.
어제도 뭔가 안좋은 일이 있었나봐요. 직장 사람들하고 집근처와서 술한잔하겠고 들어오겠다는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가 너무 안좋더라구요.
- 자기 목소리가 왜그래? 감기걸렸어요? 아침에 좀 안좋은거 같더니 영 코가 막힌거 같다?
- 응. 코가 완전히 꽉 막혔어. 전화하는 중에 코풀수는 없잖아.
그러는데.. 왠지 느낌이 울었나? 그런 느낌이었어요.
술한잔하고 11시쯤 집에 빨갛게 취한 얼굴로 바나나 우유를 홀짝이며 들어오더군요.
- 자기 줄려고 음료수 사왔어요~
그러면서 까만 봉지에 담긴 불가** 한줄을 내밀었어요.
- 응? 왠거예요? 나 먹으라고?
- 먹고싶다 그러더니 장보면서는 안사오길래 사왔어. 집에서 혼자먹어.
(물론... 아침에 자기가 한 말 까먹었는지 먹고싶다고 한개 챙겨가기는 했어요 ㅎㅎ)
이때까지 그냥 마냥 신랑이 이뻤어요. 하는게 귀엽잖아요~ 점심값에 담배값으로 한달에 30만원이면 많지도 않은 용돈인데 가끔 이렇게 간식 사오거든요. 영업다니면 사람들이랑 커피라도 한잔씩 해야할건데...
그래도 뭔가 이상하고 찜찜한 기분에 신랑 핸드폰 문자를 살짝 봤더니.. 역시나...
신랑 고참이 신랑을 위로하는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너무 기분나빠하지 말라는 둥,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라는 둥...
아.. 회사에서 무슨일이 있었구나.. 싶었어요.
- 신랑.. 요즘 일 힘들어요?
- 응. 잘 안돼.
- 나랑 애기때문에도 걱정 많죠?
- 많지~ 다음달에 당장 애기 나오면 어떻게 키우나 겁도 나고..
- 그래도 우리때문에 힘든거 하기싫은거 드럽고 치사한거 참지말고, 일 딴거 알아봐도 되요. 자기만큼 열심히 일하면 그 월급 못받을라구? 한달 정도는 자기 돈 안벌어와도 살 수 있어! 얼마안되도 퇴직금도 나올거고, 여차하면 내 저축보험 하나 깨도 되고. 자기 한달 정도는 쉬어도 되요.
-그래도 일 쉬면 안되지. 그만둬도 다른데 구하고 그만둬야지.
이러는데... 신랑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아.. 아까 전화때도 운거 맞나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민망했는지 신랑은 담배피러 슥 가버리고, 전 그냥 못본척 했어요.
직장 얘기며 돈 얘기며 더이상 꺼내지 않고.. 그냥 한국시리즈 이야기나 했어요.
신랑이 많이 힘든가봐요. 준비도 없이 결혼한거나 마찬가지인데... 애기는 당장 나올때가 다됐지...
다다음주 말쯤이 예정일이예요.
예정일이 다 됐는데, 저는 혹시 이 일이나마 내년에 재계약이 안될까 싶어서 다음주까지 꽉채워서 나오기로 했거든요. 월급은 적지만 그만큼 일이 좀 편하고 시간이 짧아요. 애 키우면서 다니기 좋은 직장이죠^^ 신랑은 이것도 미안한가봐요..
남자가 저런 약한 모습 보인다는 건 얼마나 힘들다는 걸까.. 불쌍하기도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 넋두리 쓰는 지금도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네요.
더 마음이 아픈건.. 뭘 해줄만한게 없다는 거예요.
그냥 힘내라고 밖에 못하겠어요....
"정말 착한 우리 신랑. 뭘 해도 우리 잘 살 수 있을거니까 힘냈으면 좋겠고.. 학벌도 짧은거 아니니까 용기를 가지고 다른데 알아봐도돼요. 아직 젊으니까 우리 좀 더 고생해도 잘 살 수 있어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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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항상 그렇지만.. 전 마무리가 안돼요;;;;
우리 신랑 힘나게 뭘 해주면 좋을지 고민 좀 해봐야겠어요.
긴 글 읽어주신 분들! 좋은 말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