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

지켜주고싶어.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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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처음 본 건 복학하고 처음 수업을 듣는 날이었지.

 

전역하고나서 바로 복학하지않고 1년간 휴학하고 와서였는지는 몰라도 더욱 더 학교가 새로웠지.

 

햇살이 잘 드는 강의실 뒤에서 같이 복학한 친구랑 잡담을 하고 있는데, 널 봤어.

 

처음에 널 봤을때는 귀엽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어. 다른 감정은 느끼지 못했었어.

 

그래, 너가 오후 전공수업에서 자기소개 시간때 부끄러움과 수줍음이 많다고 할때에도

 

'음 나랑은 반대되는 성격돋네...' 라고 생각하며 듣고 넘겼지.

 

 

 

그후 시간은 흘렀지.

 

난 학교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고

 

가끔씩 너가 보였지.

 

너와 나는 거의 모든 전공과목이 겹쳤지만, 너랑 대화할 기회는 없었어.

 

토론수업도 같은 조가 되지 못했고, 너와 내가 친해질 계기는 전혀 없는듯했지.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조별수업이었는데 조 전원이 발표해야하는 수업이 있었지.

 

다른 조 의 발표내용을 듣고 우리조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자 듣고있었던 나에게

 

문득 발표준비를 하는 너의 모습이 보였어.

 

긴장한듯 빨개진 얼굴...

 

순간 '아... 너무 귀엽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다가... 너의 차례가 돌아오고... 넌 침착하게 발표는 잘 마쳤지만 끝나고 살짝 우는 모습이 보였어...

 

같이 수업듣는 동기는 '쟤 뭐야 ㅋㅋㅋ' 이러고 있었지만, 난 아니었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수줍음많고 부끄럼 많이타는 성격에 긴장된 분위기에서 발표해야 했으니.

 

그때부터였어. 너가 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것은.

 

 

 

어느날 수업을 들으러 가는데 너가 내 앞에 가고있더라.

 

조용히 뒤따라 걸었지. 너와 나는 어차피 같은 수업이었으니까.

 

그리고 수업이 시작되었을때, 난 처음으로 수업시간의 일부를 투자해서 너의 얼굴을 살짝살짝 봤어.

 

약간 통통한 볼살, 너무 마르지도 않았고 너무 살찌지도 않은 적당한 몸매.

 

웃을때 귀여워지는 눈.

 

넌 그냥 '귀요미' 라는 한마디로 설명되는 아이였지.

 

왜 난 너가 이렇게 귀여운줄 몰랐을까.

 

 

 

시험기간에 복학생으로서 나름 도서관에서 밤새본다고 도서관에 있을때도

 

난 항상 도서관에 들어오거나 잠시 쉴때 도서관을 쭉 둘러보았어. 너가 있는지.

 

너는 집에서 공부하는걸 좋아하는거 같더라. 한번도 못봤으니까.

 

 

 

이제 시험이 오늘부로 끝이 났어.

 

너와 가까워지고싶고, 너를 좀 더 알아가고싶어.

 

넌 나를 잘 모르겠지. 넌 나에게 관심도 없을거야.

 

하지만 난 너에게 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

 

그래. 난 너와 반대되는 성격이야. 발표도 떨지않고 잘하고 은근히 얼굴가죽도 두꺼운 편이지.

 

적극적인 성격이라 평소에 마음에 드는 여자있으면 좋다고 당당히 말하고 사귀기도 했어.

 

하지만 너한테는 성급히 접근하지 못하겠어...

 

내가 그동안 지켜본 너는, 유리같은 여자니까.

 

잘못 건들면 깨질까봐... 도저히 건들지 못하겠어.

 

나같이 미천한 존재가 건들면... 그 아름다움이 깨져버릴까봐...

 

 

 

서울 H대 다니는 J야.

 

혹시 이 글 보고 있다면...

 

나라는걸 한번에 알아채지 못해도 좋아.

 

다만 누군가가 널 지켜보고 있다는것만 알아줘.

 

애절하게 지켜보고있다는 것만 알아줘.

 

너를 조금 더 지켜본후, 내 자신이 너를 상처입히지 않을 자신이 있을때,

 

그때는 고백할게.

 

힘겹게 알아낸, 너가 보고싶어한다는 '늑대소년' 이라는 영화, 같이 보러 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