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가끔 눈을 들어 창밖을 보고 이 날씨를 만끽해라. 왜냐하면 오늘이 너에게 주어진 전부의 시간이니까. 오늘만이 네 것이다. 어제에 관해 너는 모든 것을 알았다 해도 하나도 고칠 수도 되돌릴 수도 없으니 그것은 이미 너의 것은 아니고, 내일 또한 너는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그러니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 -p.33
■ 헤어진 옛사랑이 생각나거든 책상에 앉아 마른 수건로 윤이 나게 책상을 닦아내고 부치지 않아도 괜찮을 그런 편지를 쓴다면 좋겠습니다. 그때 미안했다고, 하지만 사랑했던 기억과 사랑받던 기억은 남아있다고. 나쁜 기억과 슬픈 기억도 다 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나쁜 감정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다만 사랑했던 일과 서로를 아껴주던 시간은 그 감정까지 고스란히 남아서 함께 바라보던 별들과, 함께 앉아 있던 벤치와, 함께 찾아갔던 산사의 새벽처럼 가끔씩 쓸쓸한 밤에는 아무도 몰래 혼자 꺼내보며 슬며시 미소 짓고 있다고, 그러니 오래오래 행복하고 평안하라고. -p.60
■ 내가 보니까 상처를 씻어내는 데는 눈물밖에 없더라고요. 누군가 자기를 위해서 울어줘야 되는데, 그게 자기 자신이어도 되잖아요. -p.82
■ 저는 매 순간이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특히 요즘은. 전에도 얘기했지만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감사하고, 좋은 일이 일어나면 '이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감사하고, 나쁜 일이 일어나면 '여기서 내가 배울 것이 무엇인가를 빨리 찾아봐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또 감사하거든요. -p.124
■ 저도 이런 사랑의 포로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그냥 나여도 좋은 사랑, 서로의 사랑이 서로를 자라게 하는 사랑, 그대를 더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사랑, 그런 사랑 말입니다. -p.172
■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기다려주는 일 말입니다. 염산처럼 쓴 고통들이 시간과 함께 익어 향기로운 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 그러면 언젠가 그 술잔을 들어 이것은 나의 고통이 익은 술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그리고 과거의 그 고통의 아릿한 달콤함에 취할 수도 있겠지요. -p.244
■ 엄마는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작가의 영혼에 수화기를 대고 있는 느낌을 받아. 마치 청진기를 대고 그 가슴의 고동소리를 듣는 그런 느낌. 때로는 마음이 같은 사람의 글을 읽을 때는 가슴과 가슴에 파이프를 대고 있는 것 같기도 해.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그 사람의 슬픔과 고통을 맞아들이기도 하지. -p.289
리뷰
공지영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읽던 책을 중단하고 바로 이 책을 보고싶었을만큼, 공작가님의 감수성 가득한 글에 목이 말라 있었다.
하얀색 표지에 귀여운 글씨체, 그리고 꽤 두꺼운 분량! 아주아주 만족스러워하며 책장을 펼쳤는데
앗, 이건 새로운 신간도서라기보다, 그동안 공작가님이 내신 21권의 책에서 감명깊은 구절을 각각 발췌해서
한 권에 모아놓은 그런 책이었다. 아, 그래서 책표지에 앤솔로지(anthology : 선집, 문집)라고 되어 있었던 거구나.
신간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사실 처음엔 조금 아쉬웠었는데,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게 된 것 같다.
오히려 오래 전에 읽었던 스무 권 남짓한 책들을 차례차례 다시 한 번 꺼내보게 된 뜻깊은 기회가 되었고,
그 당시 내가 어느 부분에 밑줄을 그으며 읽었는지도 확인하고 또 이번에 새로운 밑줄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이 기회에 오래 전에 써둔 리뷰도 다시 찾아서 읽어보게 되고 그 때 그 시절에 나를 다시 만난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은 그동안 공작가님의 책을 빠짐없이 읽었던 독자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이 될테고,
그렇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공작가님의 여러 책들을 한 번에 읽고 다양한 쟝르의 책들을 통해
작가의 문체를 느끼며 이 작가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작가의 25년 문학인생이 담겨있다. 사랑과 아픔, 슬픔과 고독, 작가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그녀가 감당해내야했던, 그리고 이겨내야했던 많은 인생의 굴곡들.. 이런 이야기들은 단시간내에 읽어내려가기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가며 읽어야 그 의미가 전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총 365개의 아름다운 글귀들과 함께 중간중간에는 작가의 서재와, 그곳에서 보이는 창밖 세상풍경이라든가
집 한켠에 마련한 작은 기도처, 직접 쓴 취재노트들,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여름이와 겨울이 사진도 함께 실려있다.
[180권]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25년의 문학 인생을 회고하며 소중한 당신에게 건네는 365일간의 선물」
저자 : 공지영
출판사 : 폴라북스
출판일 : 2012년 10월
■ 그래 가끔 눈을 들어 창밖을 보고 이 날씨를 만끽해라. 왜냐하면 오늘이 너에게 주어진 전부의 시간이니까. 오늘만이 네 것이다. 어제에 관해 너는 모든 것을 알았다 해도 하나도 고칠 수도 되돌릴 수도 없으니 그것은 이미 너의 것은 아니고, 내일 또한 너는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그러니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 -p.33
■ 헤어진 옛사랑이 생각나거든 책상에 앉아 마른 수건로 윤이 나게 책상을 닦아내고 부치지 않아도 괜찮을 그런 편지를 쓴다면 좋겠습니다. 그때 미안했다고, 하지만 사랑했던 기억과 사랑받던 기억은 남아있다고. 나쁜 기억과 슬픈 기억도 다 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나쁜 감정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다만 사랑했던 일과 서로를 아껴주던 시간은 그 감정까지 고스란히 남아서 함께 바라보던 별들과, 함께 앉아 있던 벤치와, 함께 찾아갔던 산사의 새벽처럼 가끔씩 쓸쓸한 밤에는 아무도 몰래 혼자 꺼내보며 슬며시 미소 짓고 있다고, 그러니 오래오래 행복하고 평안하라고. -p.60
■ 내가 보니까 상처를 씻어내는 데는 눈물밖에 없더라고요. 누군가 자기를 위해서 울어줘야 되는데, 그게 자기 자신이어도 되잖아요. -p.82
■ 저는 매 순간이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특히 요즘은. 전에도 얘기했지만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감사하고, 좋은 일이 일어나면 '이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감사하고, 나쁜 일이 일어나면 '여기서 내가 배울 것이 무엇인가를 빨리 찾아봐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또 감사하거든요. -p.124
■ 저도 이런 사랑의 포로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그냥 나여도 좋은 사랑, 서로의 사랑이 서로를 자라게 하는 사랑, 그대를 더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사랑, 그런 사랑 말입니다. -p.172
■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기다려주는 일 말입니다. 염산처럼 쓴 고통들이 시간과 함께 익어 향기로운 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 그러면 언젠가 그 술잔을 들어 이것은 나의 고통이 익은 술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그리고 과거의 그 고통의 아릿한 달콤함에 취할 수도 있겠지요. -p.244
■ 엄마는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작가의 영혼에 수화기를 대고 있는 느낌을 받아. 마치 청진기를 대고 그 가슴의 고동소리를 듣는 그런 느낌. 때로는 마음이 같은 사람의 글을 읽을 때는 가슴과 가슴에 파이프를 대고 있는 것 같기도 해.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그 사람의 슬픔과 고통을 맞아들이기도 하지. -p.289
리뷰
공지영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읽던 책을 중단하고 바로 이 책을 보고싶었을만큼, 공작가님의 감수성 가득한 글에 목이 말라 있었다.
하얀색 표지에 귀여운 글씨체, 그리고 꽤 두꺼운 분량! 아주아주 만족스러워하며 책장을 펼쳤는데
앗, 이건 새로운 신간도서라기보다, 그동안 공작가님이 내신 21권의 책에서 감명깊은 구절을 각각 발췌해서
한 권에 모아놓은 그런 책이었다. 아, 그래서 책표지에 앤솔로지(anthology : 선집, 문집)라고 되어 있었던 거구나.
신간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사실 처음엔 조금 아쉬웠었는데,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게 된 것 같다.
오히려 오래 전에 읽었던 스무 권 남짓한 책들을 차례차례 다시 한 번 꺼내보게 된 뜻깊은 기회가 되었고,
그 당시 내가 어느 부분에 밑줄을 그으며 읽었는지도 확인하고 또 이번에 새로운 밑줄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이 기회에 오래 전에 써둔 리뷰도 다시 찾아서 읽어보게 되고 그 때 그 시절에 나를 다시 만난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은 그동안 공작가님의 책을 빠짐없이 읽었던 독자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이 될테고,
그렇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공작가님의 여러 책들을 한 번에 읽고 다양한 쟝르의 책들을 통해
작가의 문체를 느끼며 이 작가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작가의 25년 문학인생이 담겨있다. 사랑과 아픔, 슬픔과 고독, 작가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그녀가 감당해내야했던, 그리고 이겨내야했던 많은 인생의 굴곡들.. 이런 이야기들은 단시간내에 읽어내려가기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가며 읽어야 그 의미가 전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총 365개의 아름다운 글귀들과 함께 중간중간에는 작가의 서재와, 그곳에서 보이는 창밖 세상풍경이라든가
집 한켠에 마련한 작은 기도처, 직접 쓴 취재노트들,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여름이와 겨울이 사진도 함께 실려있다.
점점 추워지고 있는 이 날씨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런 책 한 권이 너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