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억이 희미해져 갑니다. 한 5년쯤 전이네요. 어떤 한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는 다시는 누군가 좋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지금껏 그 누구도 좋아해 본 적이 없었고요. 어쩌다 좀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되도 '저 사람도 크게 다를바 없을거다. 여자는 다 똑같다.' 는 생각을 할 뿐이었습니다. 자연스레 감정은 메말라가고 전 마치 말라비틀어진 나무가지같은 까칠한 성격으로 변해갔고 외모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다보니 그냥 흔한 동네 아저씨의 외모로 바뀌어져만 갔죠. 그러다 어느날 한 여자가 제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같이 일을 하는데, 일 특성상 9시 이후에 퇴근하는게 보통이고,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도 잦은 편입니다. 어느날인가 그 친구를 걱정하는 제가 보이더군요. 집이 아파트라면 그나마 마음이 놓이겠는데, 인적이 굉장히 뜸한 주택가이고 요즘 세상이 워낙 험하다보니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생각같아선 집 앞까지 데려다 줘야 맘이 편할거는 같은데 그 친구가 불편해 할까봐 그렇게는 못합니다. 뭔가 맛있는걸 먹게 되면 자꾸 그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포장해서 갖다주고 싶고, 혹시나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래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 친구는 고기를 너무도 좋아하기에 회식메뉴도 고기가 메인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내가 아랫사람 챙겨야 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신경쓰일수 있겠구나 했었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원래의 내 스타일이 아닙니다. 전 원래 까칠하기 그지없고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 좀 재수없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한동안 망가진 외모도 다시 가꾸기 시작합니다. 먼저 그 동안 바쁘단 핑계로 운동 안하고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니 불어난 몸무게와 망가진 몸매를 원상복구시키고자 빡세게 다이어트를 합니다. 한 2달에 걸쳐 15kg가량의 감량에 성공을 합니다. 체형이 바뀌니 맞는 옷이 없어 옷도 싸그리 다 새로 삽니다. 나름 젊고 스타일리쉬한 느낌의 옷들로 골라봅니다. 조금이나마 나아질까 하는 맘에 각종 스킨케어제품들을 쓰기 시작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얼굴에 쳐 바르는 것들이 무려 10가지나 됩니다. 미친듯한 돈지랄에 피부상태가 나름 호전됩니다.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십년 넘게 피워온 담배도 끊어보려 했지만...이건 영 안되네요... 차도 바꿔봅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시커먼 세단을 과감히 처분하고, 웬지 좀 스마트해 보일것만 같은 독일산 소형차로 바꿔봅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이렇게 돈을 많이 투자했다는거 자체가 놀랍습니다. 성격도 굉장히 부드럽게 변해가더군요. 이건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우 부드러운 말투를 쓰고 있었으며, 화도 잘 안 내고 어지간한 일은 웃으며 넘기는 여유까지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확신했습니다. '내가 이 친구를 진짜로 좋아하게 되었구나' 하고... 나름 변신에 성공했지만 이 친구에게 내 맘을 전할 순 없었습니다. 먼저 나이차이가 제법 나는데다가(7살) 매일 얼굴을 보고 지낼 수 밖에 없기에 실패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과 사를 구별 못 할 나에 대한 걱정, 그리고 주변의 시선. 또한 고백은 안 했지만 상대가 알아챌 정도의 충분한 관심과 친절을 베풀었으나, 반응은 영 신통치 않았으니까요... 어느날 보니 이 친구가 은근히 나를 부담스러워하고 피하고 싶어한다고 느껴졌습니다. 글쎄...과민반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예전의 까칠한 나로 돌아가고자 노력했습니다. 일부러 미워하려고 노력해봤습니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내 자신만 힘들게 할 뿐이더군요. 결국 대략 2달간의 냉전 끝에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화해라고 하기도 좀 웃기긴 하지만, 따로 불러 같이 밥을 먹으면서 자세한 얘기는 안 하고 '그 동안 미안했다. 난 그럴 수 밖에 없었으니 이해해 달라, 나중에는 날 이해할 수 있을거다.' 하고만 얘기했습니다. 눈치 빠른 녀석이라 자세히 얘기 안 해도 충분히 알아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후 나름 전략을 세웠습니다. 사실 매일 보는 사이긴 하지만 공적인 관계라는걸 벗어나는게 힘들고, 근무시간도 길고하다보니 사적인 이야기를 할 시간도 없고, 둘이 밖에서 따로 만난다는게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래서 뭐가됐든 최소 1달에 1번 이상은 둘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핑계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전략을 바꾼지 이제 4달째에 접어드네요. 아무튼 지금까진 그대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야 모르겠지만 정말 오랫만에 찾아온 사랑을 놓치고 싶진 않습니다. 냉정히 볼 때 그 친구는 제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이미 이 친구로 인해 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싶고, 또 그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혹시나 그 친구가 이 글을 보게된다면, 아마 내가 누군지 알 거고 자기에 대한 글이라는 것도 알 것입니다. 그 친구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이 얘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5년만에 찾아온 사랑
이젠 기억이 희미해져 갑니다.
한 5년쯤 전이네요.
어떤 한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는 다시는 누군가 좋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지금껏 그 누구도 좋아해 본 적이 없었고요.
어쩌다 좀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되도 '저 사람도 크게 다를바 없을거다. 여자는 다 똑같다.' 는 생각을 할 뿐이었습니다.
자연스레 감정은 메말라가고 전 마치 말라비틀어진 나무가지같은 까칠한 성격으로 변해갔고
외모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다보니 그냥 흔한 동네 아저씨의 외모로 바뀌어져만 갔죠.
그러다 어느날 한 여자가 제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같이 일을 하는데, 일 특성상 9시 이후에 퇴근하는게 보통이고,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도 잦은 편입니다.
어느날인가 그 친구를 걱정하는 제가 보이더군요.
집이 아파트라면 그나마 마음이 놓이겠는데, 인적이 굉장히 뜸한 주택가이고 요즘 세상이 워낙 험하다보니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생각같아선 집 앞까지 데려다 줘야 맘이 편할거는 같은데 그 친구가 불편해 할까봐 그렇게는 못합니다.
뭔가 맛있는걸 먹게 되면 자꾸 그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포장해서 갖다주고 싶고, 혹시나 같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래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 친구는 고기를 너무도 좋아하기에 회식메뉴도 고기가 메인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내가 아랫사람 챙겨야 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신경쓰일수 있겠구나 했었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원래의 내 스타일이 아닙니다.
전 원래 까칠하기 그지없고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 좀 재수없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한동안 망가진 외모도 다시 가꾸기 시작합니다.
먼저 그 동안 바쁘단 핑계로 운동 안하고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니 불어난 몸무게와 망가진 몸매를 원상복구시키고자 빡세게 다이어트를 합니다.
한 2달에 걸쳐 15kg가량의 감량에 성공을 합니다.
체형이 바뀌니 맞는 옷이 없어 옷도 싸그리 다 새로 삽니다.
나름 젊고 스타일리쉬한 느낌의 옷들로 골라봅니다.
조금이나마 나아질까 하는 맘에 각종 스킨케어제품들을 쓰기 시작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얼굴에 쳐 바르는 것들이 무려 10가지나 됩니다.
미친듯한 돈지랄에 피부상태가 나름 호전됩니다.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십년 넘게 피워온 담배도 끊어보려 했지만...이건 영 안되네요...
차도 바꿔봅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시커먼 세단을 과감히 처분하고, 웬지 좀 스마트해 보일것만 같은 독일산 소형차로 바꿔봅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이렇게 돈을 많이 투자했다는거 자체가 놀랍습니다.
성격도 굉장히 부드럽게 변해가더군요. 이건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우 부드러운 말투를 쓰고 있었으며, 화도 잘 안 내고 어지간한 일은 웃으며 넘기는 여유까지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확신했습니다. '내가 이 친구를 진짜로 좋아하게 되었구나' 하고...
나름 변신에 성공했지만 이 친구에게 내 맘을 전할 순 없었습니다.
먼저 나이차이가 제법 나는데다가(7살) 매일 얼굴을 보고 지낼 수 밖에 없기에 실패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과 사를 구별 못 할 나에 대한 걱정, 그리고 주변의 시선.
또한 고백은 안 했지만 상대가 알아챌 정도의 충분한 관심과 친절을 베풀었으나, 반응은 영 신통치 않았으니까요...
어느날 보니 이 친구가 은근히 나를 부담스러워하고 피하고 싶어한다고 느껴졌습니다.
글쎄...과민반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예전의 까칠한 나로 돌아가고자 노력했습니다.
일부러 미워하려고 노력해봤습니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내 자신만 힘들게 할 뿐이더군요.
결국 대략 2달간의 냉전 끝에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화해라고 하기도 좀 웃기긴 하지만, 따로 불러 같이 밥을 먹으면서 자세한 얘기는 안 하고 '그 동안 미안했다. 난 그럴 수 밖에 없었으니 이해해 달라, 나중에는 날 이해할 수 있을거다.' 하고만 얘기했습니다.
눈치 빠른 녀석이라 자세히 얘기 안 해도 충분히 알아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후 나름 전략을 세웠습니다.
사실 매일 보는 사이긴 하지만 공적인 관계라는걸 벗어나는게 힘들고, 근무시간도 길고하다보니 사적인 이야기를 할 시간도 없고, 둘이 밖에서 따로 만난다는게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래서 뭐가됐든 최소 1달에 1번 이상은 둘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핑계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전략을 바꾼지 이제 4달째에 접어드네요. 아무튼 지금까진 그대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야 모르겠지만 정말 오랫만에 찾아온 사랑을 놓치고 싶진 않습니다.
냉정히 볼 때 그 친구는 제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이미 이 친구로 인해 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싶고,
또 그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혹시나 그 친구가 이 글을 보게된다면, 아마 내가 누군지 알 거고 자기에 대한 글이라는 것도 알 것입니다.
그 친구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이 얘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