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랑이 학생이라 결혼비용 제가 다 부담해요 ㅠㅠ

나무2012.11.03
조회38,425
결혼 앞둔 예신인데요.... 얼마전에 상견례도 했구요... 결혼 비용 문제와 관련해서 예랑이랑 생각이 좀 안맞아요... 
예랑은 학생이에요.. 엄밀히 말하자면 대학원생이긴 한데요... 나름 신이내린직장이라고 불리는 곳 때려치고 다시 대학원 들어갔어요. 아무튼 그래서 예랑은 돈이 한푼도 없어요ㅠㅠ(직장다니면서 모아놓은 돈은 학비에 써야 한대요).. 그리고 결혼해서도 남편 자리 잡을때까지는 제 소득으로 다 먹고 살아야 해요... 전 직장 7년차인데.. 연봉은 세전 3800 정도 되요 ... 그래봤자 한달 실수령액은 보너스 달 제외하면 한달에 250 남짓이구요.... (지금은 대출 상환이 월급에서 바로 빠져나가서 월 실수령 120도 안되요 ㅠㅠ) 거기다 매달 나가는 반전세 월세까지 ㅠㅠ
예랑네 집에서도 한푼도 지원 못받을 것 같아요. 예랑네 집이 못사는건 아니거든요. 그냥 중산층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살고 있는 집도 시세로 20억 정도 하고.. 세 주고 있는 아파트 하나 더 있고.... 아버님은 은퇴하시고 놀고계셔서 소득이 없으시다지만... 공무원이라서 월수입 600만원 남짓 밖에 안되고 지방에 아파트 한채 달랑 있는 우리집보다는 적어도 훨씬 잘 사는거 같아요.....
근데 예랑은 집에서는 한푼도 받을 수 없대요. 우리 집 그냥 아파트가 전 재산이고 아버지 소득도 없다고 결혼비용 보태줄 만큼 여유있지도 않고, 설사 여유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부모님 돈이지 자기 돈이 아니라고 하면서 부모님 노후생활하는데 쓰셔야지 내가 받을 돈은 아니라고 하면서 절대 꿈도 꾸지 말라고 해요. 예랑은 대학교 다니면서도 학비 한번 부모님한테 손 안빌렸어요.. 장학금 타거나.. 과외해서 벌어서 내거나... 이유는 그냥 성인이되서 부모님께 손벌리기 싫다는 단 하나의 이유 !!! 
사실 처음에 결혼하자고 했을 때 부터 예랑은 조금 부담스러워했어요. 자기가 자리 좀 잡으면 하고 싶다고.. 한 3년만 지나면 자리잡을 수 있으니까 그때 하자고... 그런데 예랑이랑 저랑 서른살 동갑인데 3년을 언제 기다려요;;; 그리고 사실 3년이면 정말 끝날지 아무도몰라요... 그때면 소득은 얼마간 있기야 하겠지만... 공부가 뭐 다 그렇죠ㅠㅠ 그리고 지금 예랑이 좋으니까 빨리 하고 싶기도 하고 ....
예랑네 부모님도 참 좋으신 분이고 저를 딸처럼 아껴주시고 그러는데.. 본격적으로 결혼얘기 나오고 하니까 자기들이 여유가 없어서 많이 못도와줘서 미안하다고 그러시네요.. ㅠㅠ 예랑네 부모님이 검소하시긴 해요.... 그 넓고 깨끗하고 전망좋은 집에 살면서 옷 같은거 입으시는 거 보면 그냥 동네 아줌마 처럼 입으시고 아버님은 매일 싸구려(절대 브랜드 아님)등산복 차림이고... 기름값 아깝고 서울시내에서 차끌고 다니면 오히려 불편하기만 하다고 차도 잘 안끌고 다니세요.. 시계 이런건 좋은거 차시는거 같은데 아무튼 굉장히 검소하세요. 
얘기가 딴 길로 샜는데... 암튼 저는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케이스라서 원룸 오피스텔 사는데 지치고 무서워서 직장근처에 18평짜리 낡은 아파트 융자 3천끼고 8천짜리 반전세 살고 있어요.. 3천만원은 2년 원리금균등상환이고 벌써 1년 갚았고요 ... 한달에 140만원 정도씩 꼬박꼬박 갚고 있어요...  그동안 차사고 어쩐다 하느라 돈 많이 못모았는데 내년이면 어쨌든 8천만원은 제 돈 되는거고 ... 결혼하면 신혼집도 여기서 그냥 해야 될 듯 ㅠㅠ 
아무튼 저희 부모님도 예랑네 집에서 진짜 떙전한푼 안해주고 다 내힘으로 해가야 한다니까 조금 섭섭해하시는 듯 해요.. 게다가 예랑은 우리집에와서 저희 엄마가 넌지시 집에서는 어떻게 해주시냐고 물어보니까 그자리에서 못박았어요.
"아버님 어머님 저희 부모님께서 저를 30년동안 키워주셨는데, 그럼 지금부터 앞으로 부모님 가실때까지 30년동안은 제가 그동안 받은거 베풀면서 봉양해서 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부모님께서 먹고살 걱정은 안해도 되셔서 최소한 앞으로 제가 부모님을 경제적으로 도와드리거나 부양해야 할 일은 없고 제가 먹고 살일만 걱정하면 됩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아마도 집에서 지원 받는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못박아버렸어요.. 부모님도 말은 맞는 말이라 뭐라고는 못해도 예랑이 그러고 돌아가고 나서는 많이 섭섭해하시고 속으로 끙끙 앓으시는듯 ...ㅠㅠ 제가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우리는 없이 살아도 남동생 결혼할 때면 전세라도 얻어주려고 할 생각인데 저희보다 잘 살면서도 단 한푼도 안해온다니까 좀 섭섭하신거 같아요...
그러고 나서 얼마전에 상견례를 했는데... 역시나 같은 내용 확인했구요.. 어머님 아버님 예의 검소하신 분 답게 대신 허례허식 다 생략하고 예물 예단 혼수(근데 혼수는 이미 우리집에서 저 결혼할때를 대비해 몇년전부터 다 준비해놨음 ㅠㅠ 식기니 이불이니 이런거 다)이런거 다 필요 없다고....두둥..
그런데 결혼식은 또 특급호텔에서 하자고 하시네요;;;; 아버님 사회생활 오래하셔서 사람들 많이 올거 같은데 마땅한 곳이 없다면서.. 그렇다고 부페 주는 동네 웨딩홀에서 할 수는 없고... 상견례한 호텔에서 그냥 패키지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호텔 결혼식 비용(상견례 인터컨티넨탈에서 했습니다;;;)으로 차라리 우리 사는데 좀 보태주지 싶기도 한데... 사실 전 잘 모르겠네요 ㅠㅠ 예랑 말이 결혼식은 부모님 이름으로 개최해서 초대하는 거라서 그동안 아버지 살면서 받았던 것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결혼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대접하는 거라고... 그건 일종의 비용이라고.... 특별히 사치하자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 대접할 만한 공간이 딱히 없어서 그런거라고 .... 사실 제가 봤을떄도 예랑네 부모님이 딱히 사치하실 분은 절대 아니긴 해요ㅠㅠ
아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어요.... 제가 좀 이상한건가요?? 저희 집은 아마도 진짜 어려우면 빚을 내서라도 도와줄거 같은데 예랑네 집은 전혀 그렇지도 않고..(마음가짐을 말하려는 거에요 진짜 빚을 내서 도와주는걸 바라는게 아니라 지금 예랑네 부모님은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으신듯 해서요. 그냥 너희들이 결정한거니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마인드이심) 설사 도와준다고 해도 예랑은 전혀 안받으려고 하고 .....
예랑을 설득할 방법은 단연코 결단코 없어요. 예랑이 좀 강직해서... 공기업 다녔었는데 남들 다 받는 각종 편법 수당들 자기는 이런거 못받는다고 다 안받고 ㅠㅠ 대쪽같은 남자에요.. 그런점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지만 막상 제 일이 되니까 좀 심난하네요...
짧게 요약하자면요..
결혼을 하는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8천짜리 반전세에 남편이 들어와서 살거 같고 남편은 정말 떙전 한푼 안들고 오는데다가 소득도 없는 학생이다...남편네 부모님께도 전혀 바랄 수 있는건 없다.... 이건데 이 결혼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저희 부모님도 마음 한켠이 안차지만 제 나이도 있고 해서 허락은 했는데 못내 섭섭한 눈치.......  이 결혼 어떻게 생각하세요?? 참고로 지금 제가 살고 있는집이 신혼집이 된다면... 지금 제 집에는 전형적인 여자 혼자 사는 자취집으로 냉장고 하나 빼고 뽈록이 브라운관 티비 전자렌지 가스렌지밖에 없고 아무것도 없음...ㅠㅠ 여기서 그냥 신혼살림 해야되어용 .. 그냥 저는 많이 바라는게 아니라 제가 해가는 만큼만이라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심정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