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ㅎㅎ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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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독일로 유학을 갔습니다.

 

부모님 곁을 떠나 혼자 지내야하는 일이

막막하기도 했지만 혼자 지낸다는 것이 엄청

설레였어요.

 

독일에서 지낼 집은 독일동포사이트에서

구했지요. 한국 사람이 많이 산다는 아파트였고,

방을 넘겨준 사람도 한국인이었어요.

 

한국사람이 많이 산다해도 아는 사람 하나없고..

쓸쓸하고 외로웠지만 어학원을 다니면서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공부와 시험준비, 집안일을 해야해서

그런건지 어느 날 부터인가 악몽을 꾸고 가위도

자주 눌렸어요.

 

몸이 허해져서 그런갑다하고 소뼈다귀를 구해다

사골을 우려서 마시고, 매일 고기를 먹으며 나름

에너지 충전을 했어요.

 

그래도 가위는 자주 눌렸고 보이는 사람이 항상

같은거에요. 독일어로 뭐라뭐라 말하는데

가위눌리는게 무섭긴했지만

 

'아, 나도 이제 꿈에서 외국어를 하는구나!'

생가기 들면서 기쁘기도 했지요. ㅋ 외국어로

꿈을 꿔야 진정 어학실력이

 

늘고있는걸고 하잖아요. ^^

 

그러던 어느날 어학원에서 발표시간이 있었는데

악몽에 대해 말하는거였어요.

 

선생님과 다르 외국학생들이 제 말을

얼마나이해할 수 있을 지 걱정반 기대반으로

제가 눌렸던 가위를 주제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침대에서 잘 때는 한 아줌마가 "여긴 내

자리야. 절가. 저리가!"라고 하며 제 등을

떠밀었어요.

 

생각보다 젊은여자였고 금발머리에

날씬하더라구요. 침대에서 떨어질듯한 느낌에

무서웠지만 너무 졸려서 무시하고 잤어요.

 

가위눌리는 간격과 횟수가 잦아져서 베란다가

있는 소파쪽에서 자기로 결심하고 잠자리를

바꿨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한 꼬마아이가 자기랑

놀아달라고 제 다리를 쭉쭉 잡아당기는거에요.

 

근데 이상한 건 그아이가 얼굴이 엇이 목

밑으로만 보이는거에요. 잠결이라 그런가보다하고

넘겼습니다.

 

가위 눌리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눌리니까

솔직히 진짜 무섭더라구요. 게다가 이 아이는 왜

얼굴이 안보이는건지..

 

그것도 항상 같은 사람으로 침대면 침대, 소파면

소파.. 쫓아다니며 괴롭히니 너무 무서웠지요..

 

이 이야기를 들은 학생과 선생님은

"무서웠겠다~" 이러고 저를 위로 해주었지요.

 

근데 쉬는시간에 서생님이 사색이 되서 저에게

오더니 "너 빨리 다른 방이나 다른 집으로

이사갔으면 좋겠어"라고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몇 년 전에 한국사람이 말해줬던 악몽이야기와

똑같아. 그 아이와 엄마... 전에 살았던

한국여자에는 베란다 난간에 앉아있는

 

아이를 봤다고 했는데 목이 없었다고했어..

알아보니 그 방에서 엄마와 아이가 살았는데

베란다에서 놀던아이가 떨어져서

 

죽었다더라. 혹시 6층이니?"

 

네... 그렇씁니다... 제가 살던 층은 6층이었고,

바로 그 방이었습니다...

 

순간 닭살이 온몸을 휘감았고, 무시하고 살기엔

너무 신경쓰이고 무서워서 바로 그 날 당장

친구네 집에서 지냈어요.

 

낮에만 잠깐잠깐 물건가지러 간 거 빼고는 항상

빈 방으로 놔두고 이사를 준비했지요.

 

약 한 달 정도 지나쓸 때쯤 바로 밑에 층에 사는

아저씨와 현관에서 만났어요.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려하는데

 

아저씨가 좀 짜증섞인 말로 부탁을 하더라구요.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새벽에 제발 뛰어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

 

옆에 있던 친구가 바로 그 날 제 짐을 몽땅

자기집으로 옮겨주었네요.

 

저는 이미 한달 전 부터 어둑어둑해지면 그 바을

아예 가지도 않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