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안녕하세요.피씨방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는- 시간당 1000원 야간정액 6000원 -이라고 쓰여진 쪼가리가큼지막하니 붙어 있다.결국 내 의견이 관철되었구나.기쁘다.기쁜 마음으로 출근해야지.......자그마치 10분씩이나느즈막히 출근하니경림이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쳐다본다.“...왜...또 늦었어?”“어떤 할머니가 길을 잃고 헤매고 계셨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할머니는 저번 주에도 헤매고 계셨잖아.”“아 그렇구나. 음...그럼 오늘은...”“......”“......”“......”“...미안;”이젠 뭐라고 변명할 건덕지도 없다.고작 한 달 조금 넘게 일하면서삼일에 한번 꼴로 지각을 해왔으니누구라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더군다나말도 안되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내게경림의 그 불같은 성격으로 이만큼이나 참아준 것도 감지덕지.“어떻게 사장 없는 날만 골라서 그렇게 늦게 오냐 인간아!”그러고보니이렇게나 지각을 많이 하고도사장에게 걸린 건 고작 두어 차례.상당히 운이 트인 놈이라하지 않을 수 없다.“진심으로 미안해 경림아. 오빠가 나중에 점심 한번 쏠게.”“...왜...하필 점심이지?”“응. 물론 점심때는 잠을 자고 있을 테니까.”“......”“......”......이제는 경림에게 구타를 당하는 것에도 이골이 났다.제대한 지는 벌써 한참이나 지났음에도강인한 맷집은 사그라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뭐 오늘은 어차피 일끝나면 좀 놀다 갈 생각이었으니 한번 봐준다.”“......”벌써 때렸잖아 *;“오늘은 데이트 안하냐?”“안해.”“왜?”“......”대답이 없다.헤어진 건가?눈치를 보아하니 아마도......깨졌나보구나 킬킬킬.헤어진 것이 경림이어서기뻐하는 것은 아니다.세상의 어느 커플이 깨졌든 간에나는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다.나는 그런 남자다.어쨌거나직장동료가 헤어졌다는데겉으로는 위로를 해줘야 하겠지.나는 경림이 상처받지 않도록최대한 주의해서 조용히 말을 꺼냈다.“차였냐? 차였어? 차인 거지? 응? 응? 차인 거 맞지? 응?”“......”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여전히 반응이 없다.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내딴에는 나름대로 목숨걸고 한 말인데이러면 별로 재미가 없지 않은가.“차였잖아. 응? 왜 차였다고 말 못해? 넌 차인 거야. 차였어.”“닥쳐 이 강아지야!”순간 나는 움찔하며눈을 질끈 감은 채로군대에서 배운 태권도 상단막기 자세를 취했으나날아온 것은 발이었다.“그렇게 나한테 차이고 싶냐 인간아!”그렇다고 거기를 찰 것까지야;군대에서 꼬추막기는 안가르쳐줬는데...물론진심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나는 다만내 주위 사람들의 힘없는 모습을보고 싶지는 않다.나는 말주변이 없어서이렇게밖에 표현할 줄 모른다.내가 이런다고 해서상처받을 경림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으므로이렇게라도평소의 그녀로 되돌리고 싶었다.게다가깨진 것을 기뻐해야 할만큼그다지 부러운 커플도 아니............뭐어쨌거나나의 희생이 적절했던 것인지그녀는 금세 힘찬 모습으로 되돌아왔다.그 힘을 나한테 쓰고 있는 게문제라면 문제일 뿐.“어휴, 내가 상대를 말아야지. 그냥 갈란다. 가게 잘 ??”“사장 오늘도 안 나와?“사모님 생신이래. 밤늦게 올 거라고는 했는데 아마 안 올 걸?”“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첨부터 안온다고 하면 오빠가 농땡이 피울게 뻔하거든. 나같아도 일단 올거라고 말은 하겠다.”......나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구나.예리한 년.어쨌거나오늘도 내 세상인 건가?어차피 사장이 있다고 해도내가 특별히 딴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직장상사가 자리에 있고 없고는그 심적 부담에 있어 천지차이.그건 그렇고슬슬 그녀들이 올 때가 됐다.긴장으로 목이 타고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어제 귀염녀는단단히 화가 난 듯 했다.전적으로 나로 인해.오늘 그녀가 오게 되면나는 또 무슨 낯으로 그녀를 봐야할 것인가.세 여자 중 누가 되든대화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요금이 올랐고따라서 정액요금도 올랐음을설명해 주어야 하니............벌써 와 있었구나.지각을 한 탓에경림에게 변명을 하느라미처 가게 안을 둘러보지 못했다.그녀들은언제나 앉는 그 자리에진작부터 셋이 나란히 앉아 있다.다행히도최소한 빠른 시간 안에 그녀들과 마주칠 일도요금이 오른 것에 대해내가 해명할 필요도 없긴 하지만그래도 왠지 서운한 느낌이 드는 것은어떤 이유일까.시간이 흘러새벽을 향해 가자손님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한다.사장이 없거나 일찍 퇴근한 날이면신기하게도 그날은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다.모처럼의 여유를 즐기며한가하게 커피를 뽑아 마신다.문득어제 마지막으로 들은귀염녀의 말이귓가에 메아리친다.‘저 이상한 애 아니에요!’이상한 애라...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다만그 전에 나는‘딸기’ 앞에서 민망한 옷차림의 그녀와 마주쳤고옷차림에 대한 변명을 하는 그녀에게‘딸기’와의 관계를 물어본 것뿐.‘딸기’는 안마시술소이다.그렇다면그녀가 말하는 ‘이상한 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어제의 그 일을다시 생각하려니머리가 지끈 아파온다.뭐 어쩔수 없다.이제는 엎질러진 물이므로.이대로불편한 사이가 계속되든가아니면 언제나처럼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굳이 내가 고민하지 않더라도.손님들이 확연하게 빠져나가고요해진 피씨방을 한번 둘러본다.남아있는 손님들은그녀들은 포함해서고작 다섯 명.리니지폐인아저씨 하나와곧 입대를 한다는 단골대학생 하나그리고 그녀들.남아있는 손님들을 확인하고다시 카운터로 돌아오는 길에그녀들이 앉은 자리를 지나치며슬그머니 그쪽 모니터들을 쳐다본다.여전히특별히 하고 있는 것은 없다.노모녀는 아예음악을 튼 채 자고 있는 듯하고볼륨녀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짝퉁 핸드백을 고르고 있다.귀염녀는 재미를 붙였는지테트리스에 열중해 있다.뾱 뾰뵥 뾱 뾱6등.참더럽게도 못하는구나;나도 모르게피식웃음이 새어나온다.사실이러면 안되는데.아직 그녀와 화해한게 아니거든.피식 소리가 들린 것일까.귀염녀가 슬그머니 뒤를 돌아본다.그리고눈이 마주친다.급하게 표정관리에 들어가 보았지만이미 늦었다.웃고 있는거 다 걸렸다.“왜요?!”별안간 소리를빽하고 질러댄다.어이쿠 무서워라;잠들어 있던 노모녀도 움찔잠에서 깨어주위를 두리번거린다.“...아 아뇨...”“쳇.”콧방귀 소리가생생하게 들린다.아직도화가 풀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따지고 보면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건가.나는 그냥단지 말실수로‘딸기’에서 나온 이유를 물은 것뿐인데.게다가대답해준 것도 아니면서.확실히이상한 애가 분명하다.조용히 카운터로 돌아가 앉아 있으려니노모녀가 말없이 일어나밖으로 나간다.늘상 그렇듯이한 시간 정도 자리를 비우겠지.그녀들은 돌아가면서그렇게 한 번씩‘딸기’에 가는 것일까.이래저래 시간은 흐른다.어느덧 여섯 시가 가까워지고나는 슬슬 청소할 준비를 한다.노모녀는 그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남아있던 두 여자는언제나와 같이자신들의 자리를 정리하고노모녀가 앉았던 자리도 정리해준 다음카운터를 향해 걸어온다.“수고하세요.”“네. 안녕히 가세요.”노모녀가 없으니볼륨녀가 대신 인사를 해주는구나.귀염녀는내쪽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고휭하니앞서 나가버린다.풋,귀엽구나 귀여워.리니지아저씨는여전히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나는 실내 청소를 마치고 금고를 잠근 다음계단청소를 하러 나갔다.이전처럼‘딸기’ 입구 앞에서그녀들 중 누군가와 마주치지는 않았다.아마도이 피씨방에서 나가는 시간이그녀들의 퇴근시간일듯.가게 안과 바깥의 청소를 마치고잠시 카운터에 앉아 쉬고 있으려니교대자가 들어온다.화장실 청소를 끝내고인수인계를 마친 다음가방을 챙겨 가게를 나선다.익숙해질 때도 됐건만퇴근할 때가 되면 여전히 피곤하다.집은 고작 여기서 10분거리이지만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시켜빨리 잠을 청하고 싶다.1층에 있던 엘리베이터를 눌러놓고기다리고 있으려니잠시후“띵동.”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지친 몸을 이끌고 간신히 엘리베이터에 오른다.1층을 누르고는곧바로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아 버린다.“띵동.”아...벌써 1층이구나..........어라?엘리베이터는 4층에 멈춰 있다.문이 열리자노모녀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다안에 있는 나를 보고는잠시 멈칫한다.그리고는내 얼굴을 한번 빤히 쳐다보더니싱긋 웃으며 말한다.“안녕하세요 재석씨?”아...네.안녕하세요. [출처] [펌]안마시술소 여자들 10.안녕하세요 |작성자 극빙 6
안마시술소 여자들 10.안녕하세요 [펌]
10. 안녕하세요.
피씨방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는
- 시간당 1000원 야간정액 6000원 -
이라고 쓰여진 쪼가리가
큼지막하니 붙어 있다.
결국 내 의견이 관철되었구나.
기쁘다.
기쁜 마음으로 출근해야지.
......
자그마치 10분씩이나
느즈막히 출근하니
경림이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왜...또 늦었어?”
“어떤 할머니가 길을 잃고 헤매고 계셨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할머니는 저번 주에도 헤매고 계셨잖아.”
“아 그렇구나. 음...그럼 오늘은...”
“......”
“......”
“......”
“...미안;”
이젠 뭐라고 변명할 건덕지도 없다.
고작 한 달 조금 넘게 일하면서
삼일에 한번 꼴로 지각을 해왔으니
누구라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더군다나
말도 안되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내게
경림의 그 불같은 성격으로
이만큼이나 참아준 것도 감지덕지.
“어떻게 사장 없는 날만 골라서 그렇게 늦게 오냐 인간아!”
그러고보니
이렇게나 지각을 많이 하고도
사장에게 걸린 건 고작 두어 차례.
상당히 운이 트인 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심으로 미안해 경림아. 오빠가 나중에 점심 한번 쏠게.”
“...왜...하필 점심이지?”
“응. 물론 점심때는 잠을 자고 있을 테니까.”
“......”
“......”
......
이제는 경림에게 구타를 당하는 것에도 이골이 났다.
제대한 지는 벌써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강인한 맷집은 사그라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뭐 오늘은 어차피 일끝나면 좀 놀다 갈 생각이었으니 한번 봐준다.”
“......”
벌써 때렸잖아 *;
“오늘은 데이트 안하냐?”
“안해.”
“왜?”
“......”
대답이 없다.
헤어진 건가?
눈치를 보아하니 아마도...
...깨졌나보구나 킬킬킬.
헤어진 것이 경림이어서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어느 커플이 깨졌든 간에
나는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남자다.
어쨌거나
직장동료가 헤어졌다는데
겉으로는 위로를 해줘야 하겠지.
나는 경림이 상처받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서 조용히 말을 꺼냈다.
“차였냐? 차였어? 차인 거지? 응? 응? 차인 거 맞지? 응?”
“......”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여전히 반응이 없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
내딴에는 나름대로 목숨걸고 한 말인데
이러면 별로 재미가 없지 않은가.
“차였잖아. 응? 왜 차였다고 말 못해? 넌 차인 거야. 차였어.”
“닥쳐 이 강아지야!”
순간 나는 움찔하며
눈을 질끈 감은 채로
군대에서 배운 태권도 상단막기 자세를 취했으나
날아온 것은 발이었다.
“그렇게 나한테 차이고 싶냐 인간아!”
그렇다고 거기를 찰 것까지야;
군대에서 꼬추막기는 안가르쳐줬는데...
물론
진심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내 주위 사람들의 힘없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나는 말주변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표현할 줄 모른다.
내가 이런다고 해서
상처받을 경림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으므로
이렇게라도
평소의 그녀로 되돌리고 싶었다.
게다가
깨진 것을 기뻐해야 할만큼
그다지 부러운 커플도 아니...
......
...뭐
어쨌거나
나의 희생이 적절했던 것인지
그녀는 금세 힘찬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 힘을 나한테 쓰고 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뿐.
“어휴, 내가 상대를 말아야지. 그냥 갈란다. 가게 잘 ??”
“사장 오늘도 안 나와?
“사모님 생신이래. 밤늦게 올 거라고는 했는데 아마 안 올 걸?”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첨부터 안온다고 하면 오빠가 농땡이 피울게 뻔하거든. 나같아도 일단 올거라고 말은 하겠다.”
......
나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구나.
예리한 년.
어쨌거나
오늘도 내 세상인 건가?
어차피 사장이 있다고 해도
내가 특별히 딴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직장상사가 자리에 있고 없고는
그 심적 부담에 있어 천지차이.
그건 그렇고
슬슬 그녀들이 올 때가 됐다.
긴장으로 목이 타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어제 귀염녀는
단단히 화가 난 듯 했다.
전적으로 나로 인해.
오늘 그녀가 오게 되면
나는 또 무슨 낯으로 그녀를 봐야할 것인가.
세 여자 중 누가 되든
대화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요금이 올랐고
따라서 정액요금도 올랐음을
설명해 주어야 하니...
......
...벌써 와 있었구나.
지각을 한 탓에
경림에게 변명을 하느라
미처 가게 안을 둘러보지 못했다.
그녀들은
언제나 앉는 그 자리에
진작부터 셋이 나란히 앉아 있다.
다행히도
최소한 빠른 시간 안에 그녀들과 마주칠 일도
요금이 오른 것에 대해
내가 해명할 필요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서운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시간이 흘러
새벽을 향해 가자
손님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사장이 없거나 일찍 퇴근한 날이면
신기하게도 그날은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다.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며
한가하게 커피를 뽑아 마신다.
문득
어제 마지막으로 들은
귀염녀의 말이
귓가에 메아리친다.
‘저 이상한 애 아니에요!’
이상한 애라...
내가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
다만
그 전에 나는
‘딸기’ 앞에서 민망한 옷차림의 그녀와 마주쳤고
옷차림에 대한 변명을 하는 그녀에게
‘딸기’와의 관계를 물어본 것뿐.
‘딸기’는 안마시술소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말하는 ‘이상한 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어제의 그 일을
다시 생각하려니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뭐 어쩔수 없다.
이제는 엎질러진 물이므로.
이대로
불편한 사이가 계속되든가
아니면 언제나처럼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
굳이 내가 고민하지 않더라도.
손님들이 확연하게 빠져나가
고요해진 피씨방을 한번 둘러본다.
남아있는 손님들은
그녀들은 포함해서
고작 다섯 명.
리니지폐인아저씨 하나와
곧 입대를 한다는 단골대학생 하나
그리고 그녀들.
남아있는 손님들을 확인하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들이 앉은 자리를 지나치며
슬그머니 그쪽 모니터들을 쳐다본다.
여전히
특별히 하고 있는 것은 없다.
노모녀는 아예
음악을 튼 채 자고 있는 듯하고
볼륨녀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짝퉁 핸드백을 고르고 있다.
귀염녀는 재미를 붙였는지
테트리스에 열중해 있다.
뾱 뾰뵥 뾱 뾱
6등.
참
더럽게도 못하는구나;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사실
이러면 안되는데.
아직 그녀와 화해한게 아니거든.
피식 소리가 들린 것일까.
귀염녀가 슬그머니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다.
급하게 표정관리에 들어가 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웃고 있는거 다 걸렸다.
“왜요?!”
별안간 소리를
빽
하고 질러댄다.
어이쿠 무서워라;
잠들어 있던 노모녀도 움찔
잠에서 깨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아 아뇨...”
“쳇.”
콧방귀 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따지고 보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건가.
나는 그냥
단지 말실수로
‘딸기’에서 나온 이유를 물은 것뿐인데.
게다가
대답해준 것도 아니면서.
확실히
이상한 애가 분명하다.
조용히 카운터로 돌아가 앉아 있으려니
노모녀가 말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늘상 그렇듯이
한 시간 정도 자리를 비우겠지.
그녀들은 돌아가면서
그렇게 한 번씩
‘딸기’에 가는 것일까.
이래저래 시간은 흐른다.
어느덧 여섯 시가 가까워지고
나는 슬슬 청소할 준비를 한다.
노모녀는 그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남아있던 두 여자는
언제나와 같이
자신들의 자리를 정리하고
노모녀가 앉았던 자리도 정리해준 다음
카운터를 향해 걸어온다.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노모녀가 없으니
볼륨녀가 대신 인사를 해주는구나.
귀염녀는
내쪽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휭하니
앞서 나가버린다.
풋,
귀엽구나 귀여워.
리니지아저씨는
여전히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실내 청소를 마치고
금고를 잠근 다음
계단청소를 하러 나갔다.
이전처럼
‘딸기’ 입구 앞에서
그녀들 중 누군가와 마주치지는 않았다.
아마도
이 피씨방에서 나가는 시간이
그녀들의 퇴근시간일듯.
가게 안과 바깥의 청소를 마치고
잠시 카운터에 앉아 쉬고 있으려니
교대자가 들어온다.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인수인계를 마친 다음
가방을 챙겨 가게를 나선다.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퇴근할 때가 되면 여전히 피곤하다.
집은 고작 여기서 10분거리이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시켜
빨리 잠을 청하고 싶다.
1층에 있던 엘리베이터를 눌러놓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잠시후
“띵동.”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지친 몸을 이끌고 간신히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1층을 누르고는
곧바로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아 버린다.
“띵동.”
아...
벌써 1층이구나.
......
...어라?
엘리베이터는 4층에 멈춰 있다.
문이 열리자
노모녀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다
안에 있는 나를 보고는
잠시 멈칫
한다.
그리고는
내 얼굴을 한번 빤히 쳐다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한다.
“안녕하세요 재석씨?”
아...
네.
안녕하세요.
[출처] [펌]안마시술소 여자들 10.안녕하세요 |작성자 극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