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괜찮아요 “아...그때 그 경림이...”입이 먼저 아는 체를 하러 나가다뭔지 모를 위화감에 멈칫-한다.생각해보니경림과는 헤어지지 않았던가?아니,그러고보니경림이 자기 입으로헤어졌다고 한 적은 없는 것 같기도.그냥 가만히 있었다면 몰라도먼저 말을 꺼내다 닥쳐버린지라더욱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아...저...무슨...일로...”“......”여전히 입을 굳게 다문 채로가만히 나를 응시할 뿐이다.꼴을 보아하니용무가 있는 것은 피씨방은 아닌듯.용무가 어느 쪽에 있든무슨 말을 해야 될 거 아냐.그렇게 쳐다보고만 있으면도대체 어쩌라고.완벽한 표현은 아니더라도내쪽에서는 두어 차례 말을 걸었으므로더 이상 내가 할 말은 없다.어떤 용건인지는 모르겠으나어쨌든 녀석의 말을 기다릴 수밖에.가뜩이나 한산한 피씨방에때아닌 적막감이 감돈다.이 가게의 손님이든다른 용무가 있는 것이든어쨌거나 이곳에 들어선 사람이므로무시할 수는 없다.그렇게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본지얼마나 지났을까.녀석은 시뻘개진 얼굴로조용히 입을 연다.“야이히야오암오아그에히아이이애.”“......”뭐라는거야 이새끼;“어아후에이이야오우암!”“......”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나을 뻔했다.외계어를 실제로 구사하는 생물체가지구상에 존재할 거라곤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바로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있는 것이 아닌가.그런데 이새끼랑은 말이 안 통하잖아;“저...무슨 일이신지는 모르지만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아어후에오.”“컴퓨터 사용하실거 아니면 나중에 다시 오시면 안될까요? 지금 경림이도...”그때까지도그의 용무가 나에게 있을 거라고는전혀 생각지 않았다.그럴 이유도 없으며.그래서나도 모르게 경림의 이름이불쑥 튀어나오다 말았다.경림이 남자친구라고 소개했던 사람이긴 하지만지금 두 사람의 관계를 확신할 수는 없으므로.얼핏 보기에도이 남자는 꽤나 많이 취한듯.알아먹지도 못할 몇 마디를 내뱉고는이제는 아예 몸도 가누지 못해출입문에 기대어 선다.도대체 뭘까 이새끼;새벽 네 시가 넘은 시간에언어도 제대로 구사할수 없을 정도로 취해서는남의 가게에 쳐들어온 이유는 뭔가.이곳 피씨방과이녀석과의 연결고리라고는저녁타임 알바인 경림밖에 없는데...그렇다면경림이 차인 것이 아니라이녀석이 경림에게 차였다는...?녀석과의 묘한 신경전이 깨진 것은볼륨녀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아마도 메시지를 받은 듯볼륨녀가 출입문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밖으로 나가기 위해카운터 앞까지 온 그녀는출입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선다.그녀석이 문을 가로막고 서 있기 때문일듯.“...저...죄송한데...좀 나갈게요.”“......”그때까지도 여전히 말도 없이내쪽을 쳐다보던 녀석이그녀 쪽으로 눈을 돌린다.그리고는 인상이 찡그려지기 시작한다.뭐야,볼륨녀에게 용무가 있었나?“아니 저...좀 비켜달라구요. 나가야 되는데...”녀석의 얼굴은 더욱 험악해지기 시작한다.그다지 호감이 갈만한 면상도 아닌데다술에 취해 시뻘개진 얼굴로인상까지 잔뜩 써 보이니무슨 빨갱이버전 슈렉을 보는 듯하다.인상이 찌그러지는 모양새를 보아하니아무래도 그녀와 뭔가 트러블이 있는 모양.나와는 상관없는 듯하지만굳이 편을 들어야 한다면그녀 쪽에 붙을 것이므로옆에서 한마디 거들기로 한다.“저기요, 죄송한데 좀 비켜주세요. 손님 나가시잖아요.”“우웨에에에에엑-!”“꺄악!”“헉!”이런 시바롬이;잔뜩 찌푸린 인상이 조금 풀어지는가 싶더니녀석은 이내 출입문 앞에다타이어만한 빈대떡을 생산하기 시작한다.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는다.순식간에 일어난 사태에뇌도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무엇을 해야 할지머릿속은 새하얗기만 하다.볼륨녀 또한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이다.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청소도구를 가지러 화장실을 향해 냅다 달렸다.저 큰 빈대떡을 치우려면어떤 연장을 챙겨야 될지.마대? 수건? 집게? 뚫어뻥?어떤 연장을 사용하든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게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어쨌거나 연장에 묻은 토사물은깨끗이 씻어내야 할테니.급한대로 마諛뮈?화장실바닥용 빗자루, 쓰레받이를 챙겨들었다.그 사이에 가게 안쪽에서는우웩- 하는 소리가두 번이나 더 들렸었다.녀석은 아직도 입에서무언가를 꾸역꾸역 배설하고 있다.주둥이가 시바 아주똥꼬로 보인다.볼륨녀도 여전히 입구를 통과하지 못한 채그 자리에서 그대로 안절부절이다.여성의 운동신경으로 뛰어넘기에는조금은 부담스러울 크기의 빈대떡이다.우선 빗자루를 이용해토사물을 한쪽 구석으로 치운다.당장 급한 사람은 볼륨녀이므로그녀가 나갈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저...이 일단 나가세요.”“아...네...그게...”볼륨녀는 여전히 무언가 망설이고 있다.고개를 돌려보니 녀석이 아직도출입문을 가로막고 있다.“이?? 사람 지나가는거 안보여요? 좀 비켜??”별안간주위가 캄캄해지는가 싶더니눈에서 별이 번쩍-튀어오른다.다시 눈앞이 밝아지고나는 땅바닥에 철퍽주저앉아 있다.딸치는 손은 빈대떡 가장자리를 침범한 채.“어맛! 괘 괜찮아요?”볼륨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어온다.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도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다.입 속에서는 짭쪼름한 피맛이 감돈다.넋나간 얼굴로 앞을 보니녀석이 주먹을 움켜진 채나를 노려보며 씩씩대고 있다.이놈이 나를 친건가?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은 듯녀석의 오른발이 들리는 것을 보고는나는 잽싸게 움찔하며 방어태세를 취했다.그러나 녀석의 공격은 이어지지 않았고오른발을 들어 자신의 배설물을 껑충-뛰어넘더니문을 열고 후다닥 도망가 버린다.이런 어처구니없는 새끼;“괜찮아요?”볼륨녀가 내 왼쪽팔을 부축해일으켜주며 다시 한번 묻는다.“아...네...괜찮...아요.”“피...나는데...”윗입술이 얼얼하니 감각이 없다.입에서는 짭짤한 맛이 계속 휘돈다.퉷-하고 침을 뱉어내니새빨간 것이 아주 제대로 맞았나보다.“아...저 괜찮아요. 일 있으신거 같은데 가보세요.”“네...그럼...”내가 가라고 하긴 했지만이렇게 한방에 갈 줄이야;쪼금 섭섭한 감도 없잖아 있다.그나저나 저새끼는 도대체 왜 날 때린 걸까.손을 들어 입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데이거 뭔가 찝찝하다.손에는 빈대떡의 잔해들이 잔뜩 묻어있다.니기미;화장실로 달려가손과 입을 씻어내는데입 안이 시큰하니 쓰라?쨈?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화장실을 나오니입구 쪽에는 여전히 빈대떡이 그대로 있다.시바 저거 어떻게 치우냐.그리고...카운터 앞에는 채연의 뒷모습이 보인다.발소리가 들리자뒤로 돌아선다.“괜찮아요?”“아...네...괘 괜찮아요.”그녀도 다 보았을까?지금 이렇게 나한테 괜찮냐고 묻는 건.“...약...가져왔는데...”“네...아...네?”그녀의 손에는 자그마한 연고와밴드가 들려져 있다.이 시간에 어디서 어떻게 구해온걸까.“......”“......”“...발라줘요?”“네? 아 아뇨...제가 바를게요;”그녀의 손에 들린 연고를 보고멍하니 서 있자그녀가 장난스레 묻는다.발라주신다면야 감사할 따름이지만어차피 장난인걸 뭐.카운터에 놓여 있는 작은 거울을 보며따갑지 않게 조심조심 연고를 바르려니채연은 한번 피식- 웃어보이고는이내 자리로 돌아간다.입술이 터진거라밴드를 붙이기는 좀 뭐하다.간단한 응급처치를 끝내고출입구에 널부러진 토사물을 처치했다.토사물 제거에 사용한 연장은일단 아무렇게나 화장실에 처박아두었다.화장실 청소할 때 씻어야 할 듯.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를 대충 수습해두고잠시 카운터에 앉아 쉬고 있으려니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형님들이 들어오신다.아무래도 오늘은 무슨 날인가보다.“아니 알바야!”“아...네?”형님들 중 한 분이 놀란 눈으로나를 부르신다.으음...녀석에게 맞은 건 억울하긴 하지만형님들께서 개입하실 필요는 없는데.“커피 다섯 잔 갖고 온나.”“...네.”괜한 걱정이었구나 *;형님들이 이런 사소한 일에신경을 쓰실 리가 없지.내 불쌍한 면상을 보고서도형님들의 요구는 멈추질 않는다.나는 입술이 줘터진 불쌍한 얼굴로오늘도 또 바쁘게 시중을 들고 있다.뛸 때마다 터진 입술이 쓰라려 온다.간신히 형님들을 보내고 나니이미 여섯 시를 넘어가고 있다.오늘은출근할 때부터 시작해서끝나는 시간까지정신없는 하루였던 것 같다.청소도구를 챙기기 위해카운터에서 일어나려는데출입문을 열고 볼륨녀가 들어온다.들어오다 말고 잠시 카운터 앞에 멈춰 선 그녀는내 면상을 힐끔 쳐다본다.“...괜찮아요?”“...네...괜찮아요.”물론 예의상 하는 말이기는 하겠으나그래도 꽤나 신경을 써 주는 듯.내 면상을 보고도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으시던형님들에 비하면.이 정도 상처는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 그런가.청소도구를 챙겨 나오니볼륨녀와 채연은이미 자리 정리를 끝내고 나오는 중이다.“수고하세요.”“네. 안녕히 가세요.”언제나와 같은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다.청소를 시작하기 위해자리에서 일어나려니눈앞에 그림자가 아른거린다.채연이다.“......”“......”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물끄러미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무슨 할 말이 있는 것일까?그러고보니내가 할 말이 있었던 것 같기도.“...괜찮아요?”순간목구멍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올라온다.아뇨.조카 아파요 [출처] [펌] 안마시술소 여자들 20. 괜찮아요 |작성자 극빙 6
안마시술소 여자들 20. 괜찮아요
20. 괜찮아요
“아...그때 그 경림이...”
입이 먼저 아는 체를 하러 나가다
뭔지 모를 위화감에 멈칫-
한다.
생각해보니
경림과는 헤어지지 않았던가?
아니,
그러고보니
경림이 자기 입으로
헤어졌다고 한 적은 없는 것 같기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면 몰라도
먼저 말을 꺼내다 닥쳐버린지라
더욱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아...저...무슨...일로...”
“......”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문 채로
가만히 나를 응시할 뿐이다.
꼴을 보아하니
용무가 있는 것은 피씨방은 아닌듯.
용무가 어느 쪽에 있든
무슨 말을 해야 될 거 아냐.
그렇게 쳐다보고만 있으면
도대체 어쩌라고.
완벽한 표현은 아니더라도
내쪽에서는 두어 차례 말을 걸었으므로
더 이상 내가 할 말은 없다.
어떤 용건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녀석의 말을 기다릴 수밖에.
가뜩이나 한산한 피씨방에
때아닌 적막감이 감돈다.
이 가게의 손님이든
다른 용무가 있는 것이든
어쨌거나 이곳에 들어선 사람이므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게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본지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은 시뻘개진 얼굴로
조용히 입을 연다.
“야이히야오암오아그에히아이이애.”
“......”
뭐라는거야 이새끼;
“어아후에이이야오우암!”
“......”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나을 뻔했다.
외계어를 실제로 구사하는 생물체가
지구상에 존재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바로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새끼랑은 말이 안 통하잖아;
“저...무슨 일이신지는 모르지만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아어후에오.”
“컴퓨터 사용하실거 아니면 나중에 다시 오시면 안될까요? 지금 경림이도...”
그때까지도
그의 용무가 나에게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그럴 이유도 없으며.
그래서
나도 모르게 경림의 이름이
불쑥 튀어나오다 말았다.
경림이 남자친구라고 소개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의 관계를 확신할 수는 없으므로.
얼핏 보기에도
이 남자는 꽤나 많이 취한듯.
알아먹지도 못할 몇 마디를 내뱉고는
이제는 아예 몸도 가누지 못해
출입문에 기대어 선다.
도대체 뭘까 이새끼;
새벽 네 시가 넘은 시간에
언어도 제대로 구사할수 없을 정도로 취해서는
남의 가게에 쳐들어온 이유는 뭔가.
이곳 피씨방과
이녀석과의 연결고리라고는
저녁타임 알바인 경림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경림이 차인 것이 아니라
이녀석이 경림에게 차였다는...?
녀석과의 묘한 신경전이 깨진 것은
볼륨녀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
아마도 메시지를 받은 듯
볼륨녀가 출입문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카운터 앞까지 온 그녀는
출입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선다.
그녀석이 문을 가로막고 서 있기 때문일듯.
“...저...죄송한데...좀 나갈게요.”
“......”
그때까지도 여전히 말도 없이
내쪽을 쳐다보던 녀석이
그녀 쪽으로 눈을 돌린다.
그리고는 인상이 찡그려지기 시작한다.
뭐야,
볼륨녀에게 용무가 있었나?
“아니 저...좀 비켜달라구요. 나가야 되는데...”
녀석의 얼굴은 더욱 험악해지기 시작한다.
그다지 호감이 갈만한 면상도 아닌데다
술에 취해 시뻘개진 얼굴로
인상까지 잔뜩 써 보이니
무슨 빨갱이버전 슈렉을 보는 듯하다.
인상이 찌그러지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그녀와 뭔가 트러블이 있는 모양.
나와는 상관없는 듯하지만
굳이 편을 들어야 한다면
그녀 쪽에 붙을 것이므로
옆에서 한마디 거들기로 한다.
“저기요, 죄송한데 좀 비켜주세요. 손님 나가시잖아요.”
“우웨에에에에엑-!”
“꺄악!”
“헉!”
이런 시바롬이;
잔뜩 찌푸린 인상이 조금 풀어지는가 싶더니
녀석은 이내 출입문 앞에다
타이어만한 빈대떡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태에
뇌도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릿속은 새하얗기만 하다.
볼륨녀 또한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이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청소도구를 가지러 화장실을 향해 냅다 달렸다.
저 큰 빈대떡을 치우려면
어떤 연장을 챙겨야 될지.
마대? 수건? 집게? 뚫어뻥?
어떤 연장을 사용하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게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어쨌거나 연장에 묻은 토사물은
깨끗이 씻어내야 할테니.
급한대로 마諛뮈?
화장실바닥용 빗자루, 쓰레받이를 챙겨들었다.
그 사이에 가게 안쪽에서는
우웩- 하는 소리가
두 번이나 더 들렸었다.
녀석은 아직도 입에서
무언가를 꾸역꾸역 배설하고 있다.
주둥이가 시바 아주
똥꼬로 보인다.
볼륨녀도 여전히 입구를 통과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안절부절이다.
여성의 운동신경으로 뛰어넘기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크기의 빈대떡이다.
우선 빗자루를 이용해
토사물을 한쪽 구석으로 치운다.
당장 급한 사람은 볼륨녀이므로
그녀가 나갈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저...이 일단 나가세요.”
“아...네...그게...”
볼륨녀는 여전히 무언가 망설이고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녀석이 아직도
출입문을 가로막고 있다.
“이?? 사람 지나가는거 안보여요? 좀 비켜??”
별안간
주위가 캄캄해지는가 싶더니
눈에서 별이 번쩍-
튀어오른다.
다시 눈앞이 밝아지고
나는 땅바닥에 철퍽
주저앉아 있다.
딸치는 손은
빈대떡 가장자리를 침범한 채.
“어맛! 괘 괜찮아요?”
볼륨녀가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어온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도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다.
입 속에서는 짭쪼름한 피맛이 감돈다.
넋나간 얼굴로 앞을 보니
녀석이 주먹을 움켜진 채
나를 노려보며 씩씩대고 있다.
이놈이 나를 친건가?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은 듯
녀석의 오른발이 들리는 것을 보고는
나는 잽싸게 움찔
하며 방어태세를 취했다.
그러나 녀석의 공격은 이어지지 않았고
오른발을 들어 자신의 배설물을 껑충-
뛰어넘더니
문을 열고 후다닥 도망가 버린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새끼;
“괜찮아요?”
볼륨녀가 내 왼쪽팔을 부축해
일으켜주며 다시 한번 묻는다.
“아...네...괜찮...아요.”
“피...나는데...”
윗입술이 얼얼하니 감각이 없다.
입에서는 짭짤한 맛이 계속 휘돈다.
퉷-
하고 침을 뱉어내니
새빨간 것이 아주 제대로 맞았나보다.
“아...저 괜찮아요. 일 있으신거 같은데 가보세요.”
“네...그럼...”
내가 가라고 하긴 했지만
이렇게 한방에 갈 줄이야;
쪼금 섭섭한 감도 없잖아 있다.
그나저나 저새끼는 도대체 왜 날 때린 걸까.
손을 들어 입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데
이거 뭔가 찝찝하다.
손에는 빈대떡의 잔해들이 잔뜩 묻어있다.
니기미;
화장실로 달려가
손과 입을 씻어내는데
입 안이 시큰하니 쓰라?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화장실을 나오니
입구 쪽에는 여전히 빈대떡이 그대로 있다.
시바 저거 어떻게 치우냐.
그리고...
카운터 앞에는 채연의 뒷모습이 보인다.
발소리가 들리자
뒤로 돌아선다.
“괜찮아요?”
“아...네...괘 괜찮아요.”
그녀도 다 보았을까?
지금 이렇게 나한테 괜찮냐고 묻는 건.
“...약...가져왔는데...”
“네...아...네?”
그녀의 손에는 자그마한 연고와
밴드가 들려져 있다.
이 시간에 어디서 어떻게 구해온걸까.
“......”
“......”
“...발라줘요?”
“네? 아 아뇨...제가 바를게요;”
그녀의 손에 들린 연고를 보고
멍하니 서 있자
그녀가 장난스레 묻는다.
발라주신다면야 감사할 따름이지만
어차피 장난인걸 뭐.
카운터에 놓여 있는 작은 거울을 보며
따갑지 않게 조심조심 연고를 바르려니
채연은 한번 피식- 웃어보이고는
이내 자리로 돌아간다.
입술이 터진거라
밴드를 붙이기는 좀 뭐하다.
간단한 응급처치를 끝내고
출입구에 널부러진 토사물을 처치했다.
토사물 제거에 사용한 연장은
일단 아무렇게나 화장실에 처박아두었다.
화장실 청소할 때 씻어야 할 듯.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를 대충 수습해두고
잠시 카운터에 앉아 쉬고 있으려니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형님들이 들어오신다.
아무래도 오늘은 무슨 날인가보다.
“아니 알바야!”
“아...네?”
형님들 중 한 분이 놀란 눈으로
나를 부르신다.
으음...
녀석에게 맞은 건 억울하긴 하지만
형님들께서 개입하실 필요는 없는데.
“커피 다섯 잔 갖고 온나.”
“...네.”
괜한 걱정이었구나 *;
형님들이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실 리가 없지.
내 불쌍한 면상을 보고서도
형님들의 요구는 멈추질 않는다.
나는 입술이 줘터진 불쌍한 얼굴로
오늘도 또 바쁘게 시중을 들고 있다.
뛸 때마다 터진 입술이 쓰라려 온다.
간신히 형님들을 보내고 나니
이미 여섯 시를 넘어가고 있다.
오늘은
출근할 때부터 시작해서
끝나는 시간까지
정신없는 하루였던 것 같다.
청소도구를 챙기기 위해
카운터에서 일어나려는데
출입문을 열고 볼륨녀가 들어온다.
들어오다 말고 잠시 카운터 앞에 멈춰 선 그녀는
내 면상을 힐끔 쳐다본다.
“...괜찮아요?”
“...네...괜찮아요.”
물론 예의상 하는 말이기는 하겠으나
그래도 꽤나 신경을 써 주는 듯.
내 면상을 보고도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으시던
형님들에 비하면.
이 정도 상처는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 그런가.
청소도구를 챙겨 나오니
볼륨녀와 채연은
이미 자리 정리를 끝내고 나오는 중이다.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언제나와 같은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다.
청소를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니
눈앞에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채연이다.
“......”
“......”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물끄러미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내가 할 말이 있었던 것 같기도.
“...괜찮아요?”
순간
목구멍에서 무언가 울컥
하고 올라온다.
아뇨.
조카 아파요
[출처] [펌] 안마시술소 여자들 20. 괜찮아요 |작성자 극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