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가 된 아빠...

2012.11.11
조회188

저는 이제 막 수능을 친 고3 수험생입니다..

 

이런 곳에 제 가정사 얘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그동안 가끔 판에 들어와서

 

여러 사연들과 댓글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써봅니다.

 

제목에서 말했듯이 저희 아빠는 2년째 세상에 나오려 하지 않으시려고 하십니다.

 

저는 아빠와 여동생과 살고 있는데요.

 

저희 아빠의 하루일과는 이렇습니다.

 

아침 늦게 10시 11시?에 일어나 컴퓨터를 곧장 켜서 각종 뉴스와 연예기사를 보면서 중얼중얼거리고

 

티비를 하루종일 보다가 저녁에 동생이 와서 배가 고프다고 하면 밥에 계란 하나 구어서 줍니다.

 

그리고 새벽 4시까지 안자고 또 컴퓨터를 합니다...

 

저희 가족간의 대화는 '아빠 밥 줘."  "어." 이게 다입니다.

 

저희 집의 수입은 2년째 0원....

 

정말 이런 모습을 몇년간 매일같이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저희 자매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입니다.

 

사실 8년 전 엄마가 집을 나가셨고 8년간 아빠가 일(막노동)을 하신 기간은 다 합쳐봐야 3년이 채 안됩니다.

 

하지만 저녁에 밥 차려줬으니 나는 부모로서의 임무를 다했고 언제든지 너네 엄마처럼 너희를 버릴 수 있고 저한테 화냥년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십니다.

 

수입이 없는 저희 가족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뻔하겠죠?

몇 달에 한번 저희 돈으로 짜장면 두 그릇 시켜먹는게 다였고 차비가 아까워서 걸어다녔습니다.

 

제가 아빠께 제발 돈 좀 벌어라고 울고불고 난리도 쳐보고 공부를 잘해보기도 하고 성적이 떨어져 보기도 하고 (일부로 못 친것은 아니었지만요.)  좋게 얘기도 해보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돌아오는 말은

 

"부모 탓 하지 말고 니가 알아서 살아라."

 

그게 아니면 돈 몇 만원을 제 얼굴에 집어던지면서 "그게 전재산이니까 니 마음대로 해라."

 

라고 하시면서 저에게 온갖 멸시와 욕을 하십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건

저희 아빠가 술,담배를 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거라도 하셨으면 저희는 맞으면서 살았겠죠.

 

또 제 성적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십니다.

 

학원 한번 보내주지 않았고 시험기간이 되면 총정리된 문제집 한 권을 돈을 아껴서 사서 달달 외워서 시험을 쳤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전교 10등안에는 항상 들었고 제 머리에 한계가 있는지라

전교 6등? 이 정도 성적을 받아오면

 

"니는 공부해서 그 정도냐?" 면서 멍청하다고 저에게 또 온갖 무시와 너는 그래서 안된다 며 비난을 하십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 보는 게 쪽팔린다고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식 에는 찾아오시지도 않았고 그래서..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졸업식에 저는 혼자 울면서 집에 가야만 했습니다..

 

사실 아빠한테 당한 게 너무 많아서 저는 아빠가 너무 밉습니다.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요..

제가 정상이 아닌 것은 압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빠랑 한달만 살아보면 저같은 마음이 들걸요?

저희가 10년이 넘게 살고 있는 아파트만 팔아도 빚을 갚고 작은 집의 전세를 구해서 기초생활수급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빠한테 한달에 100만원이라도 좋으니까 돈을 벌거나 아님 집을 팔아서 기초수급자라도 되자고 그래야 내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3년간 수백번도 넘게 말했지만

 

사람을 만나는게 무섭다며 집을 팔지 못하겠으니 니가 팔아라 고 하시며

결국 제 말을 무시했습니다.... 미성년자인 제가 어떻게 집을 파나요?

 

결국 또 집을 담보로 또 대출을 받으셨고 저희에게 남은 건 6천만원 정도의 빚과 매달 몇 십만원의 이자비.. 뿐입니다. 그것도 한달에 이자비 포함해서 한달에 70만원도 안되는 생활비로 살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저는 장학금을 받고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학비를 비롯해 거의 한푼도 내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죠.  또 저희 학교의 선생님 몇 분이 제게 틈틈이 용돈과 먹을 반찬들을 챙겨주십니다.

 

이제 대학을 가야 하는 저는 사정 때문에 국립대 몇 군데를 수시로 지원했고

사립대 등록금은 물론이고 국립대도 제겐 엄두가 안 납니다..

 

며칠내로 알바자리를 구하긴 할 것이지만

그걸로 저희 집 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대출한 돈이 바닥이 보이는데 이 집마저 경매로 넘어가면 정말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트레스에 매일 화만 납니다...

 

아빠는 집에만 저러고 있으니 몸도 성한 곳이 없고

맨날 저한테 "죽고 싶다고. 내가 더 살아서 뭐하겠나고."

하시는데 저 하나 살기도 바쁜 저는 이제 더 이상 눈물도 나지 않을 정도로,아빠에게 동정을 할만큼의 마음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냥 제 눈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는 아빠의 투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이제는 다 큰 제가 아빠에게 멸시의 눈빛을 보내죠...

 

그냥 차라리 저희 세식구 다 같이 약먹고 죽자고 울면서도 말했지만

 

"니는 아빠같이 살지말고 잘 살아라." 라고 하실뿐이지 전혀 마음의 동요도 없는 것 같아요.

 

맨날 죽고 싶다고 밥먹듯이 말하는 사람이 왜 맨날 드라마와 예능을 챙겨보는지..

또 저희 아빠가 소녀시대랑 김연아 좋아하거든요?

 

디시 같은 데 가서 김연아찾아보고  컴퓨터에 소녀시대 공연 영상이랑 사진 파일이 1000개가 넘게 있었어요..

 

그걸 본 동생이 너무 화가 나서 다 지워버렸는데

지웠다고 동생 떄리고 각서까지 쓰게 했어요. 누구한테 이런 걸 창피해서 말할 수도 없고

 

솔직한 마음으로 그냥 더 살아봐야, 대학 가봐야 뭐하겠냐는 생각드는데

제가 만에 하나라도 아빠 마음 돌릴 수 있을까요?

도대체 저희 가족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어렸을 땐 참.. 행복한 집이었는데..

저는 지금도 아빠가 집 안에서 목매달아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악몽을 꿉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따끔하게 제가 어떻게 아빠를 대해야 할지, 앞으로 제가 살아가야 할 방향들에 대해서 조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