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번듯한데 전업주부하라는 예랑

chung2012.11.17
조회20,442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뭐라고 시작해야될지를 모르겠네요

오늘 예비신랑(이하 예랑이라고 할게요)이랑 저녁먹으면서 이야기하다가 화나서
밥먹고 바로 집으로 왔어요 진짜 예랑이가 이렇게 말할줄 몰랐어요
저희 이미 상견례 다 했고 결혼식은 4월로 날짜도 다 잡았구요
주변 지인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저랑 예랑이가 결혼하는거 알고있어요
만난 기간이 1년 넘었다보니 서로의 친구들도 다 아는 사이이구요

저는 27이고 예랑이는 30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제가 너무 화나는게
원래 지금까지 예랑이랑 저는 아이는 갖지 말자고 합의했거든요
예비시댁에서 뭐라고해도 저는 무조건 아이 갖지 않을거에요

그 이유는 말씀드리자면 제가 고등학교는 한국에서 외국어 고등학교 나왔구요
그리고나서 미국에 보스턴에 있는 대학 졸업했어요
저희 집이 그래도 한국에서는 부유하지만 제가 다니던 학교가 학비가 엄청 비쌌거든요
제가 합격한 학교가 몇군데 있었는데 제일 좋은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구요
학비가 비쌈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께서 학비랑 생활비 다 지원해주셨어요
비싼 학비 내면서 굳이 그 학교로 간 이유가 저희 엄마가 대학을 졸업 못하셨거든요
평생 대학 못 다니신게 그렇게 한이 되셨다고해요
대학을 졸업 못하신 이유는 아빠와 교제하는 중에 임신을 하셔서이고
저희 엄마는 항상 여자도 능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교육은 필수라고 그러셨거든요
아빠 동창들이나 지인들이랑 부부로 만날때 출신 대학이 어디냐는 질문 받을때마다 너무 속상하셨대요

어렸을때부터 저는 독신주의자였어요 물론 어렸을때니까 뭘 몰랐을 때였죠
그러다가 대학 졸업하고 한국에 오니까 결혼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국에 오자마자 취직하고 일하면서 꼴보기 싫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 참고 일했구요
지금은 일한지도 거의 3년째이고 능력도 인정받고 있고 정말 만족하면서 살고있어요
지금까지 번 돈도 꽤 되는데 1/3 정도는 부모님께 선물드리고 생활비 드렸어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이미 노후계획도 다 해놓으셨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저 뒷바라지해준게 너무 감사해서
매달 꼬박꼬박 엄마 아빠한테 용돈 보내드리고 있어요
결혼기념일, 엄마 아빠 생신, 명절 등등 선물도 하고 여행도 보내드리고..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저한테 해주신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요..
물론 죽을때까지 제가 번 돈의 1/3을 드리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해드리고싶어요

예랑이는 그런 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구요
저는 항상 제 직장 절대로 그만두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는 갖고 싶지 않다고 이미 제 의사를 표현했고 예랑이도 동의 했어요
아주 만약에 나중에라도 아이가 갖고 싶다면 입양이라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은 좁혀졌구요
저희 부모님은 굳이 손자 손녀 보고싶어하시는걸 표현하지도 않으시구요..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예랑이가 예랑이 부모님한테는 이 사실을 말 안하고 있었나봐요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대요
그러다가 며칠전에 예랑이 어머님께서 예랑이한테 농담(?)삼아 혼전임신은 안된다고 하셨나봐요
이미 결혼날짜는 잡혀있지만 그때까지 자녀계획은 보류하라고..
그런데 예랑이가 어머님께 우리는 자녀계획 없다고 하니까 어머님께서 엄청 불같이 화내시면서
어떻게 아이를 안 낳고 살 수가 있냐면서 미국살다와서 한국 문화를 모른다느니 어쩐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셨나봐요.. 근데 예랑이도 그걸 듣고 마음이 바뀌었나봐요

그러더니 오늘 저녁을 같이 먹는데 저한테 정말 결혼하고 아이 안가질꺼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가 거기에 대해서 몇번이나 말했는데 뭘 또 물어보냐고 웃으면서 말했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어머니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아무래도 결혼하고 애를 낳는게 어떠냐고..
애 낳고 직장은 그만두래요 돈이 없어서 맞벌이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너 욕심 아니냐면서
그래서 제가 아니 내 욕심도 맞긴 맞는데 왜 애 낳고 직장을 그만둬야 되냐고 물으니까
그래도 애는 엄마손에서 직접 자라는게 좋지 않냐면서...
그러니까 저는 애 낳자고 동의한 적도 없는데 자기 혼자서 애는 엄마 손에서 자라야한다고하네요
제가 그래서 나는 일단 아이 가질 생각도 없고 지금 내 일이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만약 낳는다면 빨리 낳아야겠죠 물론 사람일은 모른다지만 무작정 저보고 전업주부하라는데...
솔직히 너무 기분이 나쁜거에요
제가 비싼 학비 주면서 대학을 왜 다녔겠어요
결혼 잘 하려고 대학을 다닌 것도 아니고... 지금 직장도 안정적이고 돈도 잘 버는데
왜 굳이 잘 살고 있는 사람한테 애 낳고 직장을 그만두라고 하는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네, 물론 아이 낳고 일 조금 쉬다가 다시 회사 다니면 되겠죠
그런데 저는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제 손으로 키우고 싶구요, 그러면 직장도 그만둬야 할 거 같아요
아이가 중학생쯤 된다면 직장을 다녀도 될 거 같지만..
저희 엄마는 절 집에 혼자 둔 적이 없으시거든요.. 정말 항상 밥해주시고 공부 도와주시고
저 과외, 학원 끝나면 데리러 와주시고.. 정말 어렸을때부터 저한테 올인하신 분이에요
그래서인지 저도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저희 엄마가 한 것 처럼 그렇게 키우고 싶어요..

제가 지금 생각이 너무 많아서 횡설수설 한거 같아서 정말 죄송하네요
그러니까 결론은 저는 애써서 유학까지 하면서 대학 졸업하고 지금 직장생활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애 낳고 전업주부 하라고 하는 예랑이가 너무 이해가 안돼서요
게다가 예랑이는 어머님말씀 듣고 이러는거잖아요.... 저랑 예랑이는 이미 합의한게 있는데
이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닐지 몰라도 저는 정말 심각해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예비 시어머님께서는 정말 손주를 원하시는거 같은데
물론 저희 부모님도 은근히 원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저의 성격을 너무 잘 아시거든요..
제가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직장생활 계속 하면서 제 자신을 더 발전 시키고 싶어요
전 제가 하는 일에 정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예랑이도 그걸 너무나도 잘 아는데...
결혼을 몇년 더 미뤄야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저는 정말 결혼은 하고 싶은데 아이는 갖기 싫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머리로는 제 생각밖에 못하겠어요.... 제가 마음을 고쳐먹어야하나요..?
정말 제가 열심히 공부해온거 다 포기해야하나요...
전 아이 갖는다면 정말 제 손으로 다 키우고 싶은데... 그럼 일은 그만둬야하고...
일은 정말 그만 두기 싫은데... 욕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