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퇴사통보..넋두리

안단테2012.11.23
조회4,010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용기내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24살 일한지는 2년반정도 되어갑니다.

대학에서 조기취업을해서 바로 일을 시작했어요.

 

남편하고 떨어져있어요 서로 직장 때문에도 그렇고 남편은 직업군인이고

저도 지금 저 나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예요

임신 중이라 우울하고 떨어져지내서 우울증 까진 아니지만 힘들고 그러내요

요 몇일 저에게 일어난 일들이 너무 속상해서 넋두리 좀 해봐요

태클이나 악플 달아주실 분은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길이 좀 길 수도 있어요..)

 

2010년 7월부터 회사에 첫 취직을 해서 쭉 일을 해왔어요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연봉도 다른 같은직에 종사하는 친구들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열심히해서

경력 쌓고 나중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겠다라는 나름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회사 다니면서 생활해왔구요

대기업으로 외근도 나가고 야근비나 주말특근비 없이 첫 사회생활이다 보니 말도 못하고

그려려니 소처럼 일해왔내요. 열심히 경력 쌓고 배우자는 식으로 참고 또 참고..

 

그러다가 이번년도 여름에 임신한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그때 엄청 큰 프로젝트를 맡게되었어요

회사 인력이 적다보니까.. 사장, 차장 저 이렇게 3명이서 야근 11시반쯤 거의 퇴근 주말 거의 출근

이렇게 한달에 2번 쉴까 말까 하는 식으로 일을 했어요.

 

밤새서 일하고 휴일근무 같은 것도 임신 전에니까 아무래도 나이도 젊다보니 다 견딜 수 있었어요.

다 나중에 나에게 돌아오는거니까 지금 힘들더라도 나중엔 웃을 수 있겠지.. 하면서요.

 

 

하지만 임신 중에 맡게된 프로젝트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입덧.. 밤샘근무 한달에 2번 쉴까말까

회사사람들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면서 앉아서 일만했어요..

나의 임신으로 인해 우리 회사에게 피해가 올까봐 무서움 마음도 있었고요.

저희회사 인원은 현재 총 6명이고 현재 일 할 수 있는 사람은 3명 이번에 새로 신입사원 3명이 들어왔는데

아직 배우고 익히는 단계라 일을 하진 않아요.

아주 여름부터 프로젝트를 쭈욱 해오다가 저번달에 일이 끝났어요.. 임신한 사실을 말해야 하는데

일이 너무 바쁘고 여유도 없고 임신했다고해서 누가 대신 할 수 있는 그런 인력도 없었기에..

임신 초기에 조심해야되는걸 알지만서도 꾹 참고 입덧도 속울렁거림도 꾹꾹 다 참고.. 버텨왔내요.

 

미련하게 꾹꾹 참아오면서 일하면서 남편하고 정말 많이 트러블이 많았어요.

같이 있지도 않아서 미안한대 거기다가 마누라는 임신 초기에 맨날 회사에서 밤새 일하고 주말에도

나가서 일하고 하루종일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힘들어하고 하니까요.

남편이 일을 그만두라고 경제적인 것 때문인거라면 제발 그런 걱정하지 말라고 그만두라고

아니면 임신한 사실이라도 회사에 말을 하라고 했지만 저는 금방 끝날꺼다 조금만 이해해 달라 했죠

(정말 그땐 제가 미련하고 멍청했던거 같아요.. )

 

사장님은 외근일을 나가셨고 회사 메일로 이렇게 메일이 와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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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아니라 OO씨의 향후 행보에 대해 자세히 알려줬으면 합니다.
출산예정일, 출산휴가, 결혼, 거취문제등
여러가지 알고 싶은것이 많으니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으면 합니다.

OO씨의 갑작스런 변화로 회사가 여러모로 내년 경영이 문제에 봉착을 했습니다.
여러 정황과 OO씨의 행보를 일일이 꿰어 맡취 나가야 하는 입장입니다.
이해하시고 자세히 얘기 바랍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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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메일이 왔고 그래도 많이 저를 생각하고 배려하주신다고 생각해서 저런 문제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답변을 보냈어요.

 

출산휴가 3개월만 쓰고난 후에 저는 조금이나마 회사에 피해를 덜 주기 위해서 다시 회사에 나올

생각이였어요..애기에겐 미안하지만 그렇게라도 할 수만 있다면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저번주 금요일에 사장님이 저를 조용히 부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위에 메일 내용에도

그런듯 저 때문에 회사가 내년 일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자기는 정말

미안해서 목소리가 떨리고 혼자 술도 마셔보면서 생각해봤는데.. 정말 미안하다면서 이번달까지만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거예요. 

힘들고 하니까 애기 낳고 육아에 집중하면서 애기 잘 키우라고 나중에 다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으면

자기는 언제든지 받아주겠다. 퇴직금하고 실여급여 받을 수 있는 거 다 받을 수 있게끔 해주겠다하더라고요.

(저런식으로 이야기 하시는데.. 아 나는 짤린거구나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저 상황에서 솔직히

무슨.. 다른 생각을 하겠어요. 다른 정황으로 보나 당장 이제 일을 못하게되니까.. )

 

2013년 1월 연봉계약을 다시 하는데.. 그때 주임을 달아주시겠다고했는데.. 정말 허무한 순간이더라고요.

OT수당도 이때 같이 받거든요.. 물거품이 되어버렸내요 저의 2012년의 노력들이

 

순간 머릿속에 하애지더라고요.. 벙찌는 느낌(?) 진짜 너무 비참하고 제 자신이 한심하더라고요..

우리 애기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미련한 엄마 때문에 고생은 다 하고 결국 이런 결말이 나오니까요. 

 

남편한테 금요일 저녁에 이 사실을 전화로 얘기하니까 웃으면서 말하더라고요

잘됐다고 나는 너가 일 그만둔게 오히려 더 잘됬다고 바라던거라고 슬퍼하지말고 몰아가지말고 쉬면된다고 남편 말에 힘이 나긴하는데.. 내년에 주임다는데... 여직 악착같이 버텨서 일해온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내요.. 

그래도 항상 응원해주고 걱정하는 남편 때문에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 애기한테 남은 시간 올인하자 하고

잊고 나름 으쌰으쌰 하고 있었는데.. 두번째 사건이 터졌내요

 

 

바로 어제예요.

이제 일주일정도 남겨두고나서 있는데 사장님이 차장님과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전화로 (핸드폰)

그러더니 사장님이 저를 바꿔주라고 했다고 하면서 차장님께서 핸드폰을 건내주시더라고요.

 

"여보세요?" 하니까

 

"OO씨, 우리가 일이 들어왔는데, OO씨 괜찮으면 몸이 괜찮으면 말이야 다음달까지 일 하고 그만두는 쪽으로 하면 안될까? 내가 OO씨 대신 외주업체를 쓰려고 구해놨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이번일까지 OO씨가 하고 외주한테 주는 돈을 좀 더 해서 그걸 OO씨한테 주는걸로 해서 말이야"

 

"괜찮긴...한데.. 알겠습니다."

 

 

정말.. 비참하더라고요 필요할 때만 써먹는 그런 기계같은 사람인가 내가.. 마음 잘 잡고 있었는데,

이 전화 한통에 진짜 내가 너무 답답하고 그런거예요. 조금이나마 기대를 하고 있었나봐요.

....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너무 스트레스 받고 그러다가 남편이랑 상의를 해야할 거 같아서

훈련 중인 오빠와 그 다음날 통화를 했어요

 

" 오빠 내가 ~~~ 이렇게 되서 이렇게 됬는데.. " 막 눈물이 떨어지더라고요

 

"내가 하라고하면 그렇게 할꺼야? 어차피 선택은 너가 할꺼 아니야"

라고 하더라고요

 

" 아니야 오빠가 하라는데로 할께"

 

 

"그럼 이번달까지만 하겠다고 해 "

 

"알겠어"

 

... 자꾸 먹먹하내요 그냥 이번달까지만 한다고 다시 말하는게 잘하는 일이겠죠?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제가 무슨말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ㅜ.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신하고 축복받을 일인데 저에게는 너무 감당할 수 없을만큼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내요

 

오늘 6시 퇴근하는 길에 사장님께 전화해서 이번달까지만 일하기로 했던대로 일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해야겠어요. 남은 시간 우리 애기한테 못해줬던만큼 최선을 다해서 태교하게요..

임신 초기부터 진짜 힘겨운 나날들 없는있는 스트레스 다 받으면서 꾸억꾸억 일한거.. 억울하고 서럽지만 현재에 최선을 다할꺼에요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을거예요.. 긴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