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게임 내적 성공요인

안병주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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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1천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게임. 출시 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MMORPG계의 부동의 1위. 매출은 아프카의 작은 나라 하나와 비슷하고 서버 유지비만으로도 하루에 아우디 R8을 한대씩 뽑는 게임. 이 모든 것을 떠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통칭 와우는 그 이름만으로도 게임업계의 전설로 남아있고, RPG게임 제작자들은 와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와우를 플레이하는 유저와 플레이하지 않는 일반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와우의 대표적인 두 가지 성공요인을 다루고자 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강점1. 수행방법이 창의적인 퀘스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게임 내적 성공요인

이모우를 굴리는 플레이어. 출처 - wow.inven.co.kr

 

퀘스트는 게임 내에서 임무, 목표 등으로 묘사되며 원래는 중세 로망스 소설에서의 모험을 일컫는 말이었다. 퀘스트가 없는 RPG 게임은 없다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오늘날 게임에서 퀘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큰데, 퀘스트의 기능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퀘스트는 유저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짧은 단위의 모험을 경험하게 해주고, 동시에 보상을 통해 위해 유저들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퀘스트는 수락, 수행, 완료의 세 가지 과정을 따르는데, 보통 수락단계에서는 NPC(인공지능 비 플레이어 캐릭터)의 부탁과 보상 제시로 유저를 자극하고 수행단계에서는 플레이어가 전력을 다해 임무를 수행해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퀘스트는 수락과 완료는 말 그대로 브리핑과 서머리처럼 간략하게 이루어지고 본격적인 수행과정이 없기때문에, 플레이어는 수행 단계에서만 진정한 '모험' 이라고 부를만 한 경험을 한다. 따라서 퀘스트를 디자인할때는 이 수행단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게임의 흥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와우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퀘스트의 수행과정을 독특하게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퀘스트가 기묘한 형태로 되어있는 것은 아니나, 누군가를 처치하고, 무엇을 모으고, 물건이나 말을 여기서 저기로 전달하는 일반적인 퀘스트 말고도 독창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탈출해나가는 과정을 잘 그려낸 퀘스트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모우를 부탁해'라는 퀘스트를 수락한 플레이어는 샤(일종의 악귀)에 물들어 무기력증에 걸려있는 '사촌 이모우'라는 NPC를 집으로 데려오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모우가 누워있는 절벽으로 이동한다. 만일 다른 일반적이고 밋밋한 퀘스트였다면 플레이어는 심부름꾼처럼 '이모우, 당신의 이모가 부르십니다. 어서 가셔야죠'등과 같은 말을 전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경우 유저는 퀘스트의 진행 과정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 게임을 할 동기가 점점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WOW의 개발사인 블리자드의 센스는 바로 여기서 돋보인다. 집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이모우에게 말을 걸면  '끝까지 안 가시겠다는 겁니까? 어쩔 수 없군요'라는, 설득 치고는 상당히 과격한 대사와 함께 누워있는 이모우를 발로 차서 굴리기 시작한다. 이때 상호작용의 대상이 된 이모우는 마치 다른 퀘스트에서의 물건과 같이 '작동할 수 있는 오브젝트'로 취급이 되어, 이모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플레이어에 의해서 이리저리 굴려진다. 이 퀘스트를 수행하는 플레이어는 게임적으로는 다른 퀘스트와는 다른 독특한 수행방법에 흥미를 느끼고, 스토리적으로는 유머러스한 발상에 폭소하게 된다. 이렇게 수행과정이 잘 디자인된 퀘스트야말로 많은 와우저(와우 유저)들을 끌어들인 첫번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배제한 보상시스템: 아이템 테이블과 특정 던전 입장 시스템

게임에서 퀘스트 못지 않게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는 아이템이다. 흔히 게임을 하는 이유를 '영웅 자아의 대리 실현'이라고 말하는데, 이를 풀어서 얘기하자면 영웅의 서사처럼 시련을 넘어 더욱 강해지는 것에서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낀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게임 내의 '아이템'이다. 아이템은 사실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물건을 일컫지만 그중에서도 동기를 유발하는 아이템은 장비 아이템이다. 게임의 플레이어는 퀘스트나 던전에 도전해 자기 능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그 보상으로 아이템을 획득한다. 이것은 마치 신화에서 영웅이 시련 끝에 육체적으로 강해지거나 전설적인 무기를 손에 넣는 것과 같아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렇게 가상의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서 재미를 얻는다. 따라서 플레이어에게 어떤 시련을 주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는 어떤 아이템을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것 역시 퀘스트의 디자인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와우에서 아이템에 본격적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최고 레벨에 도달했을 때부터인데, 그 이전에는 퀘스트 등을 통해 성장과정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고 레벨에 도달하고 더이상 이전과 같은 손쉬운 방법으로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플레이어는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의 아이템이 다른 최고 레벨 캐릭터보다 초라함을 인지한다. 플레이어가 성장에 대해 가장 큰 갈증을 느낄 이 때가 바로 플레이 동기의 클라이막스이며, 이 때에는 아이템 개발자의 입장에서 아주 난처한 딜레마가 생긴다. 만일 아이템을 아주 획득하기 어렵게 설계하면 플레이어는 성장을 포기하고 게임에 흥미를 잃을 것이고, 누구나 최고의 아이템을 얻기 쉽게 설계하면 마치 모두가 만점을 받는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처럼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보통 게임은 어느정도 도전적인 컨텐츠로 승부해야하기 때문에, 최고 등급의 아이템은 대체로 획득하기 어렵고 조금 낮은 등급의 아이템은 더 쉽게 얻을 수 있게 시스템이 조정된다.

 하지만 아이템의 드랍률(획득 확률)말고도 중요하게 설정해야할 요인이 있으니, 바로 드랍 장소이다. 드랍 확률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이템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도 모르는 상황은 플레이어를 공황상태에 빠뜨려버린다. 아이템 드랍의 불확실성은 곧 성장이 보장돼있지 않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와우는 이런 상황을 아이템 테이블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해결한다.

 아이템 테이블은 테이블(표)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던전 등의 보스가 드랍하는 아이템을 모아놓은 것이다. 한 (보스)몬스터가 드랍하는 아이템 갯수는 많아봐야 10개 남짓이며, 이 아이템들은 교환할 수도, 다른 장소에서 얻을 수도 없다. 게다가 이 데이터는 항상 공식적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아이템이 어디서 드랍되는지 알기만 하면 끊임없이 해당 보스(또는 던전)에 도전해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비록 획득 확률은 정해져있지만, 어느 아이템이 나올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무 보스에게나 도전하는 상황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이 원하는 던전에만 입장할 수 있는 특정 던전 입장 시스템이 더해지면 그 불확실성은 점점 더 줄어든다. 플레이어는 이 시스템을 통해 다른 서버의 사람과도 파티를 맺어 좀 더 수월하게 원하는 아이템을 드랍하는 던전에만 도전할 수 있어서, 시간과 운만 받쳐준다면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기 캐릭터를 강화시켜나갈 수 있는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리고 결점이 많다는 네 번째 확장팩을 출시했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만일 아직 이 게임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인생의 큰 즐거움 하나가 아직 남아있는 것이니, 기쁜 마음으로 오늘 아이디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듀로탄 얼라이언스

평화를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