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사람 입니다. 우선 글을 쓰기에 앞서 글이 깁니다. 어릴 때 얘기와 현재 얘기를 모두 적어야 하다보니... 한치의 거짓없이 가감없이 쓰겠습니다.
이 판 주소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낼거구요. 들어보시고 이래도 제가 그렇게 나쁜 아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에 자주 나오는 사람들은 앞으로 이니셜을 붙여 부르며 쓰겠습니다.
저는 사진찍는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가입해 놓은 까페도 많았어요. 활동은 따로 하지않고 인물사진 보다 그냥 풍경을 담는 그런 사진을 좋아해 까페에 접속하면 다른 분들이 찍은 풍경사진만 보고 나오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몇달 전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푹 쉬어야 하다보니 집에만 있었고 쉬다보니 컴퓨터 하는 시간도 많아졌지요. 사진까페에서 출사 사진들 보니 바람도 쐴 겸 나중에 나도 출사나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침 출사 일정이 잡혔고 처음 얼굴 비치는 거라 걱정반, 설렘반으로 갔어요.
가보니 다들 너무 좋은 분들이고 모르는거 있으면 서로 배우고 좋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저와 동갑인 여자분(M양)과 친하게 지내게 됐어요. 나이가 같다보니 공감대 형성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 후 굳이 까페나 사진얘기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통화하고 만남을 자주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마음맞는 친구가 생겨 너무 좋았어요.
그러면서 그 친구가 '이제 너도 사진 많이 찍으니 혼자만 보지 말고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까페 사람들과 공유도 하고 실력도 뽐내봐~' 하더라구요.
그런거 관리를 좀 못 하는 편이라 그 흔한 블로그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볼까 해서 블로그도 만들고 사진도 올리고 친구들과 이웃도 맺었습니다.
이웃맺으면 친구들 사진 구경하기 바쁘잖아요. M양 블로그 구경하는데 어디서 낯익은 얼굴이 보이는거예요. 고등학교 동창인데 저랑 사이가 좋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이(K양)였습니다. 1,2학년 같은 반이였고 저를 비롯 친구들 뒷담화해서 친했다가 싸우고 돌아선 사이였거든요. 그래서 굳이 말 안 하고 지나쳤어요.
그런데 아까 점심에 친구가 '너 K양 알아?' 라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응. 고등학교 동창이야.' 했더니 '그냥 동창? 그뿐이야?' 이러는데 촉이 오는거예요. 개버릇 남 못 준다고 또 이상한 말 떠벌리나 다니고 싶었죠.
'왜? K양이 내 얘기해?' 했더니 '니가 왕따 시켜서 고등학교 3년 내내 너무 힘들었다고...' 아, 진짜... 개버릇 남 못 주는거 맞습디다.
너무 벙쪄서 'K양이 그래? 내가 그랬다고? 뭐라면서 얘기하던데?' 하니까 우물쭈물 하면서 그냥 별 말은 안 했고 K양이랑 사이가 안 좋으면 자기가 풀어주고 싶어 그런다는거예요.
너도 K양도 나한텐 소중한 인연인데 누굴 만나든 한 명은 너무 마음에 걸릴 것 같다구요.
그래서 제가 무슨 그런 것 까지 신경쓰냐, 니가 어떤 친구를 만나던 내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네 인간관계 난 상관 안 한다며 마음쓰지 말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러지말고 K양한테 얘길 들어보니 네가 좀 심했던데 이참에 사과하고 사이좋게 지내라며 이제 곧 있으면 서른인데 안 좋은 일은 훌훌 털어버리래요. K양은 너 한번쯤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진짜 기가 차서... 우선 전화끊자고 했어요.
무슨 말을 하던 그 친구한텐 제 말이 변명처럼 들릴 것 같은거예요. K양이 저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지만 고등학교 시절 K양을 떠올려보면 전 진짜 세상천지에 없는 나쁜년이 되어 있을게 뻔하니까요.
지금 여기까지 설명도 너무 길죠... 이제부터 K양과 사이가 틀어진 이유, 고등학교 시절 얘기 좀 할께요.
K양이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어 처음 만났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같았고 자리도 앞,뒤 자리라서 제 짝과 셋이 제일 친했어요. 학기초엔 3명 붙어다니다가 점점 친해진 아이들이 많아 무리가 8명쯤 됐어요.
K양은 항상 남 얘기 하는걸 좋아했어요. 진짜 별것도 아니예요. 그냥 그게 걔한텐 버릇? 습관? 일상 그 자체였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애한테 말도 안되는 인신공격을 해요 누군 웃는게 어떻다느니, 몸매가 어떻다느니 부터 시작해서 몸가짐이 어떻다느니... 정말 옆에서 듣고 있기가 민망하고 짜증날 정도여서
남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라고 자제하라고 여러번 말했어요.
그러면서 그런 남말 좋아하는게 무리 내 친구들 사이에서도 시작된거예요.
간단하게 적자면 A양은 아버지가 주유소를 여러개 하셨어요. 부자였죠. 학생땐 누가 그렇게 돈이 많겠습니까. A양은 형편이 되다보니 친구들에게 간식도 자주 사주고 어디 가서 같이 뭘 사먹으면 보통 더치패이 하는데 돈이 딱 안 맞게 떨어지면 몇천원 정도 더 내곤 했어요. 그렇다고 생색 낸 적도 없고 모두 항상 고맙게 생각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A양 없을 때 친구들한테 와서 'A양 너무 재수없다. 돈이 많으면 지가 얼마나 많다고 사람을 깔본다.' 는 식의 뒷담화를 하더라구요. 친구들 모두 그 얘기듣고 헐.. 한명도 맞장구 친 애가 없어요. 은연중에라도 그런 느낌 아무도 못 받았거든요. 있었다면 한 마디라도 거들었겠죠. 그래서 애들이 무슨 소릴 그렇게 하냐, A양 그런 애 아닌거 너도 알고 우리도 안다. 다신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요. A양 들으면 서운하겠다고요.
그랬더니 이젠 B양 욕을 해요. B양집은 작게 손만두 집을 했어요. 학생땐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잖아요. 특히 야자할 땐 더더욱. 그래서 가끔 B양이 큰통에 만두를 한가득 가져오곤 했어요. 진짜 꿀 맛이죠.
어머니 솜씨 좋으시고 자식들 먹는거란 심정으로 만드셔서 저희 집은 일부러 사서도 먹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은 와서 너네 그거 아냐.. B양이 우리한테 가져다 주는 만두 완전 쓰레기다. 빚어놓은거 안 팔리고 냉동실에서 두고두고 썩히다 우리한테 선심쓰듯 가져다 주는거라고... 지도 맛있게 먹어놓고 고작 한다는 소리가.. 아휴
B양 부모님 절대 그런 분들 아니시거든요. 집에 자주 놀러가서 아는데 정말 정직한 분들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아서 그 많은 양의 만두를 보관할 곳이 없어요 ㅎㅎ 그날 빚은거 그날그날 모두 팔고, 거의 재고 남지 않아요.
그래서 또 친구들이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너라면 니 자식, 그리고 친구들 먹일 음식인데 그런 만두를 보내겠냐. 함부로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다. 주시면 감사하다고 먹어야지 맛있게 잘 먹어놓고 무슨 심보냐고. 그렇게 B양도 지나갔어요.
그랬더니 이젠 C양 욕을 해요. C양은 헤어디자이너가 꿈이였어요. 그래서 연습한다고 당시에 보기 드물었던 고가의 고데기, 매직기, 바비리스? 같은걸 모두 갖고 있었어요.
친구들 머리 만져주는거 좋아해서 학교 가져와서 선생님들 몰래 친구들 머리 만져주고 그랬어요. 솜씨도 좋았고 학생때야 다들 웨이브 머리에 환장하죠 ㅎㅎ 다들 좋아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C양을 귀찮게 할 정도였죠. '나도 해줘~ 나도 해줘~' 하면서요. 싫은 티 한 번 안내고 해줬어요. C양도 머리 만지는거 재밌고 자기 연습도 된다고 좋아했거든요.
오죽하면 친구들 쓰라고 그 비싼 미용기구(?) 들을 사물함에 넣어놓고 다녔어요. 필요하면 가져다 쓰고 제 자리만 넣어놓으라고 했고, 머리 해주길 원하면 말만 하라구요.
우리반은 완전 미용실 이였죠. 좋아하는 남학생한테 잘 보이겠다고 머리 뻗친거 피고 ㅎㅎ (공학이였는데 남녀분반 이였거든요.)
여튼 또 대뜸 C양 재수없다. 지가 갖다 쓰라고 해놓고 왜 안 빌려주냐고 툴툴대는거예요.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C양이 고데기 같은거 필요하면 빌려쓰라고 해놓고선 막상 빌려달라고 하니 빌려줄 수 없다고 했대요. 빌려주지도 않을거면서 그런 말은 왜 하냐고.
'그럴리가 없는데.. 다른 애들은 다 빌려주는데 왜 너만 그래~ 오해가 있었겠지' 했어요. 그랬더니 그럼 C양한테 가서 대신 빌려달라고 부탁하는거예요.
C양한테 가서 고데기 좀 빌려달라고 했더니 진짜 못 빌려준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K양이 고데기 빌려서 다른 반에 가서 자기꺼인 마냥 막 굴리다가 고장 냈대요; 하참... C양도 사람인데 화가 안 나겠어요? 그래도 별 말 안 했대요. K양 성격 뻔히 알고 산지 별로 안되서 AS 받으면 된다고. 제 친구들 진짜 착하죠 ㅜㅜ
K양에게 가서 니가 고장냈으면 사과부터 해야지 왜 또 헛소문 내고 다니냐 하니까 자기가 고장냈다는 증거 있냐고; 자기도 다른 반 친구한테 빌려준건데 고장나서 황당하다고. 무슨 말을 하겠어요... 그렇게 C양도 지나갔죠.
여기까지만 들어도 대충 아시겠죠? 어떤 앤지... 진짜 그때 생각하면 뭐가 이쁘다고 감싸주고 오해 풀어주고 했나 몰라요.
저랑 사이가 틀어진건 K가 저를 레즈비언 이라고 소문을 냈어요. 고등학생 때 저희 학교가 두발에 엄청 엄격했어요. 한번은 머리카락 까지 잘린; 그래서 그냥 이참에 머리카락 그까이꺼 하면서 미용실 가서 아예 숏컷을 쳐버렸어요. 요즘 유승우군 머리? 방이숙 머리? 그렇게 좀 짧게요.
짧게 자르고 오니까 친구들이 잘 생겼다며 ㅋㅋ 원래 제 성격이 남자같아서 친구들이 농담으로 '너같은 남자친구 있었으면 좋겠어~' 했는데 머리까지 짧으니 장난으로 막 '자기자기~' 했죠.
K는 질투심이 많았어요. 갑자기 친구들 관심이 저한테 다 쏠리는게 싫었나봐요. 저없을 때 친구들한테 그랬대요. 저 레즈비언 이라고. 너네한테 흑심있어서 저러는 거라고.
(개인적으로 소수성애자 편견 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려요.)
애들 모두 벙쪘죠. 전 그때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었거든요. 친구들 다 알아요. 물론 K도요. 그래서 애들이 무슨 소리하냐고. 글쓴이 좋아하는 남학생 있는거 여기 모르는 사람 있냐고 했더니 '아냐~ 니들이 몰라서 그래~ 글쓴이 레즈비언 맞아. 나한테 커밍아웃 했어. 상처 받을지도 모르니까 너희들은 모르는척해~'
아나, 정말... 글쓰면서 예전 생각하니 진짜 아직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아요.
그후 전 그 얘기를 알게 되 K랑 크게 싸우고 같은 무리에 섞여 있어도 본체만체 했어요.
그러다 결국 친한 친구들 총 8명이라고 했잖아요. 이런 식으로 저를 포함 다른 아이들 험담을 모두 했어요. 아무리 쉬쉬 한다고 해도 여학생들은 아무래도 말이 많고 전해지고 전해지고 하다보니 그동안의 모든 얘기가 다른 아이들 귀에도 들어가게 된거예요. 결국 나머지 친구들이랑도 싸우고 더이상 저희 무리와는 못 어울리게 됐죠.
그후에도 다른 아이들이랑 친해져도 그 나쁜 버릇을 못 고친건지 사이가 오래 가지 못하더라구요. 그렇게 1학년 때 싸우고 2학년이 됐어요. 2학년때 이과, 문과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친구들 중 2명만 빼고 다 이과가 된거예요. K양도 이과 선택했는데 이과 여자반은 별로 없어요. 총 3반 이였거든요. 친구들과 저, 그리고 K양은 2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됐어요.
사과 한 번 하지 않는 K에게 진짜 실망했고 친구들 모두 K양과 담을 쌓았죠.
2학년이 되어서도 역시 이리저리 섞이지 못하다가 일진들 무리에 껴서 놀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빵셔틀 이였어요. 심부름 해주고 뭐 그런거요.
그런데 어느 날 일진 한명이 저에게 와서 다짜고짜 막 따지는거예요. 일진 중 한명이 한 학년 위 선배와 사귀고 있었는데 항상 하교를 같이 했어요. 커플신발 신고 가는데 그게 그렇게 이뻐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평소에 제가 부럽다면서 나도 남자친구 있으면 저런거 해보고 싶다고 자주 말했어요.
근데 K양이 일진에게 가서 전하길 제가 그 일진볼 때 마다 너무 싸보인다고.. 분명 남자친구랑 잤을거라면서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녔다는거예요. 하.. 진짜 어이없지만 그 말들 역시도 K양이 저희한테 일진들 욕할 때 했던 말이거든요.
친구들 모두 옆에서 K양이 그런 소문내고 다녔고, 오히려 우리가 함부러 말하는거 아니라고 말렸다. K양 데려와서 얘기해 보자고 했죠. 결국 K양 와서 한다는 말이 그런 소문이 있긴 있었는데
누가 낸건진 모르겠고 저한테 들은 것 같아서 얘기했답니다.
결국 그 사건을 계기로 아무도 K와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고
K는 이제 왕따가 아닌 이과 3반 전체에서 따가 되었습니다.
3학년이 되었고 다른 반으로 배정되었고, 그반에서도 K에게 다가가는 아이는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졸업을 했습니다. 그게 K와 끝이예요.
진심으로 사과라도 한 번 했거나, 저희와 관계 개선을 위해 K가 노력한건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K는 그냥 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면 다른 새로운 무리와 어울리면 그만이라 생각했던건 아닌가 싶어요.
진짜 K와 있었던 일의 일부만 썼는데도 한참이네요. 간추리고 간추려서 쓴거예요.. 진짜.
여러분들, 묻고 싶습니다. 이래도 제가 K를 왕따시킨 주동자 인가요? 오히려 K를 통해 상처를 받았으면 받았지 준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이래도 제가 왕따 주동자, 천하에 나쁜년인가요?
20대 여자사람 입니다.
우선 글을 쓰기에 앞서 글이 깁니다.
어릴 때 얘기와 현재 얘기를 모두 적어야 하다보니...
한치의 거짓없이 가감없이 쓰겠습니다.
이 판 주소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낼거구요.
들어보시고 이래도 제가 그렇게 나쁜 아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에 자주 나오는 사람들은 앞으로 이니셜을 붙여 부르며 쓰겠습니다.
저는 사진찍는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가입해 놓은 까페도 많았어요.
활동은 따로 하지않고 인물사진 보다 그냥 풍경을 담는 그런 사진을 좋아해
까페에 접속하면 다른 분들이 찍은 풍경사진만 보고 나오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몇달 전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푹 쉬어야 하다보니 집에만 있었고 쉬다보니 컴퓨터 하는 시간도 많아졌지요.
사진까페에서 출사 사진들 보니 바람도 쐴 겸 나중에 나도 출사나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침 출사 일정이 잡혔고 처음 얼굴 비치는 거라 걱정반, 설렘반으로 갔어요.
가보니 다들 너무 좋은 분들이고 모르는거 있으면 서로 배우고 좋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저와 동갑인 여자분(M양)과 친하게 지내게 됐어요.
나이가 같다보니 공감대 형성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 후 굳이 까페나 사진얘기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통화하고 만남을 자주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마음맞는 친구가 생겨 너무 좋았어요.
그러면서 그 친구가
'이제 너도 사진 많이 찍으니 혼자만 보지 말고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까페 사람들과 공유도 하고 실력도 뽐내봐~' 하더라구요.
그런거 관리를 좀 못 하는 편이라 그 흔한 블로그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볼까 해서 블로그도 만들고 사진도 올리고 친구들과 이웃도 맺었습니다.
이웃맺으면 친구들 사진 구경하기 바쁘잖아요.
M양 블로그 구경하는데 어디서 낯익은 얼굴이 보이는거예요.
고등학교 동창인데 저랑 사이가 좋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이(K양)였습니다.
1,2학년 같은 반이였고 저를 비롯 친구들 뒷담화해서 친했다가 싸우고 돌아선 사이였거든요.
그래서 굳이 말 안 하고 지나쳤어요.
그런데 아까 점심에 친구가 '너 K양 알아?' 라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응. 고등학교 동창이야.' 했더니 '그냥 동창? 그뿐이야?' 이러는데 촉이 오는거예요.
개버릇 남 못 준다고 또 이상한 말 떠벌리나 다니고 싶었죠.
'왜? K양이 내 얘기해?' 했더니 '니가 왕따 시켜서 고등학교 3년 내내 너무 힘들었다고...'
아, 진짜... 개버릇 남 못 주는거 맞습디다.
너무 벙쪄서 'K양이 그래? 내가 그랬다고? 뭐라면서 얘기하던데?' 하니까
우물쭈물 하면서 그냥 별 말은 안 했고 K양이랑 사이가 안 좋으면 자기가 풀어주고 싶어 그런다는거예요.
너도 K양도 나한텐 소중한 인연인데 누굴 만나든 한 명은 너무 마음에 걸릴 것 같다구요.
그래서 제가 무슨 그런 것 까지 신경쓰냐, 니가 어떤 친구를 만나던 내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네 인간관계 난 상관 안 한다며 마음쓰지 말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러지말고 K양한테 얘길 들어보니 네가 좀 심했던데 이참에 사과하고 사이좋게 지내라며
이제 곧 있으면 서른인데 안 좋은 일은 훌훌 털어버리래요. K양은 너 한번쯤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진짜 기가 차서... 우선 전화끊자고 했어요.
무슨 말을 하던 그 친구한텐 제 말이 변명처럼 들릴 것 같은거예요.
K양이 저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지만 고등학교 시절 K양을 떠올려보면
전 진짜 세상천지에 없는 나쁜년이 되어 있을게 뻔하니까요.
지금 여기까지 설명도 너무 길죠...
이제부터 K양과 사이가 틀어진 이유, 고등학교 시절 얘기 좀 할께요.
K양이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어 처음 만났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같았고 자리도 앞,뒤 자리라서 제 짝과 셋이 제일 친했어요.
학기초엔 3명 붙어다니다가 점점 친해진 아이들이 많아 무리가 8명쯤 됐어요.
K양은 항상 남 얘기 하는걸 좋아했어요.
진짜 별것도 아니예요. 그냥 그게 걔한텐 버릇? 습관? 일상 그 자체였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애한테 말도 안되는 인신공격을 해요
누군 웃는게 어떻다느니, 몸매가 어떻다느니 부터 시작해서 몸가짐이 어떻다느니...
정말 옆에서 듣고 있기가 민망하고 짜증날 정도여서
남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라고 자제하라고 여러번 말했어요.
그러면서 그런 남말 좋아하는게 무리 내 친구들 사이에서도 시작된거예요.
간단하게 적자면 A양은 아버지가 주유소를 여러개 하셨어요. 부자였죠.
학생땐 누가 그렇게 돈이 많겠습니까. A양은 형편이 되다보니 친구들에게 간식도 자주 사주고
어디 가서 같이 뭘 사먹으면 보통 더치패이 하는데 돈이 딱 안 맞게 떨어지면 몇천원 정도 더 내곤 했어요.
그렇다고 생색 낸 적도 없고 모두 항상 고맙게 생각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A양 없을 때 친구들한테 와서
'A양 너무 재수없다. 돈이 많으면 지가 얼마나 많다고 사람을 깔본다.' 는 식의 뒷담화를 하더라구요.
친구들 모두 그 얘기듣고 헐.. 한명도 맞장구 친 애가 없어요.
은연중에라도 그런 느낌 아무도 못 받았거든요. 있었다면 한 마디라도 거들었겠죠.
그래서 애들이 무슨 소릴 그렇게 하냐, A양 그런 애 아닌거 너도 알고 우리도 안다.
다신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요. A양 들으면 서운하겠다고요.
그랬더니 이젠 B양 욕을 해요. B양집은 작게 손만두 집을 했어요.
학생땐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잖아요. 특히 야자할 땐 더더욱.
그래서 가끔 B양이 큰통에 만두를 한가득 가져오곤 했어요. 진짜 꿀 맛이죠.
어머니 솜씨 좋으시고 자식들 먹는거란 심정으로 만드셔서 저희 집은 일부러 사서도 먹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은 와서 너네 그거 아냐.. B양이 우리한테 가져다 주는 만두 완전 쓰레기다.
빚어놓은거 안 팔리고 냉동실에서 두고두고 썩히다 우리한테 선심쓰듯 가져다 주는거라고...
지도 맛있게 먹어놓고 고작 한다는 소리가.. 아휴
B양 부모님 절대 그런 분들 아니시거든요. 집에 자주 놀러가서 아는데 정말 정직한 분들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아서 그 많은 양의 만두를 보관할 곳이 없어요 ㅎㅎ
그날 빚은거 그날그날 모두 팔고, 거의 재고 남지 않아요.
그래서 또 친구들이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너라면 니 자식, 그리고 친구들 먹일 음식인데 그런 만두를 보내겠냐.
함부로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다. 주시면 감사하다고 먹어야지 맛있게 잘 먹어놓고 무슨 심보냐고.
그렇게 B양도 지나갔어요.
그랬더니 이젠 C양 욕을 해요. C양은 헤어디자이너가 꿈이였어요.
그래서 연습한다고 당시에 보기 드물었던 고가의 고데기, 매직기, 바비리스? 같은걸 모두 갖고 있었어요.
친구들 머리 만져주는거 좋아해서 학교 가져와서 선생님들 몰래 친구들 머리 만져주고 그랬어요.
솜씨도 좋았고 학생때야 다들 웨이브 머리에 환장하죠 ㅎㅎ 다들 좋아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C양을 귀찮게 할 정도였죠. '나도 해줘~ 나도 해줘~' 하면서요.
싫은 티 한 번 안내고 해줬어요. C양도 머리 만지는거 재밌고 자기 연습도 된다고 좋아했거든요.
오죽하면 친구들 쓰라고 그 비싼 미용기구(?) 들을 사물함에 넣어놓고 다녔어요.
필요하면 가져다 쓰고 제 자리만 넣어놓으라고 했고, 머리 해주길 원하면 말만 하라구요.
우리반은 완전 미용실 이였죠. 좋아하는 남학생한테 잘 보이겠다고 머리 뻗친거 피고 ㅎㅎ
(공학이였는데 남녀분반 이였거든요.)
여튼 또 대뜸 C양 재수없다. 지가 갖다 쓰라고 해놓고 왜 안 빌려주냐고 툴툴대는거예요.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C양이 고데기 같은거 필요하면 빌려쓰라고 해놓고선
막상 빌려달라고 하니 빌려줄 수 없다고 했대요. 빌려주지도 않을거면서 그런 말은 왜 하냐고.
'그럴리가 없는데.. 다른 애들은 다 빌려주는데 왜 너만 그래~ 오해가 있었겠지' 했어요.
그랬더니 그럼 C양한테 가서 대신 빌려달라고 부탁하는거예요.
C양한테 가서 고데기 좀 빌려달라고 했더니 진짜 못 빌려준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K양이 고데기 빌려서 다른 반에 가서 자기꺼인 마냥 막 굴리다가 고장 냈대요;
하참... C양도 사람인데 화가 안 나겠어요? 그래도 별 말 안 했대요.
K양 성격 뻔히 알고 산지 별로 안되서 AS 받으면 된다고. 제 친구들 진짜 착하죠 ㅜㅜ
K양에게 가서 니가 고장냈으면 사과부터 해야지 왜 또 헛소문 내고 다니냐 하니까
자기가 고장냈다는 증거 있냐고; 자기도 다른 반 친구한테 빌려준건데 고장나서 황당하다고.
무슨 말을 하겠어요... 그렇게 C양도 지나갔죠.
여기까지만 들어도 대충 아시겠죠? 어떤 앤지...
진짜 그때 생각하면 뭐가 이쁘다고 감싸주고 오해 풀어주고 했나 몰라요.
저랑 사이가 틀어진건 K가 저를 레즈비언 이라고 소문을 냈어요.
고등학생 때 저희 학교가 두발에 엄청 엄격했어요. 한번은 머리카락 까지 잘린;
그래서 그냥 이참에 머리카락 그까이꺼 하면서 미용실 가서 아예 숏컷을 쳐버렸어요.
요즘 유승우군 머리? 방이숙 머리? 그렇게 좀 짧게요.
짧게 자르고 오니까 친구들이 잘 생겼다며 ㅋㅋ 원래 제 성격이 남자같아서 친구들이 농담으로
'너같은 남자친구 있었으면 좋겠어~' 했는데 머리까지 짧으니 장난으로 막 '자기자기~' 했죠.
K는 질투심이 많았어요. 갑자기 친구들 관심이 저한테 다 쏠리는게 싫었나봐요.
저없을 때 친구들한테 그랬대요. 저 레즈비언 이라고. 너네한테 흑심있어서 저러는 거라고.
(개인적으로 소수성애자 편견 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려요.)
애들 모두 벙쪘죠. 전 그때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었거든요. 친구들 다 알아요. 물론 K도요.
그래서 애들이 무슨 소리하냐고. 글쓴이 좋아하는 남학생 있는거 여기 모르는 사람 있냐고 했더니
'아냐~ 니들이 몰라서 그래~ 글쓴이 레즈비언 맞아. 나한테 커밍아웃 했어.
상처 받을지도 모르니까 너희들은 모르는척해~'
아나, 정말... 글쓰면서 예전 생각하니 진짜 아직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아요.
그후 전 그 얘기를 알게 되 K랑 크게 싸우고 같은 무리에 섞여 있어도 본체만체 했어요.
그러다 결국 친한 친구들 총 8명이라고 했잖아요.
이런 식으로 저를 포함 다른 아이들 험담을 모두 했어요.
아무리 쉬쉬 한다고 해도 여학생들은 아무래도 말이 많고 전해지고 전해지고 하다보니
그동안의 모든 얘기가 다른 아이들 귀에도 들어가게 된거예요.
결국 나머지 친구들이랑도 싸우고 더이상 저희 무리와는 못 어울리게 됐죠.
그후에도 다른 아이들이랑 친해져도 그 나쁜 버릇을 못 고친건지 사이가 오래 가지 못하더라구요.
그렇게 1학년 때 싸우고 2학년이 됐어요.
2학년때 이과, 문과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친구들 중 2명만 빼고 다 이과가 된거예요.
K양도 이과 선택했는데 이과 여자반은 별로 없어요. 총 3반 이였거든요.
친구들과 저, 그리고 K양은 2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됐어요.
사과 한 번 하지 않는 K에게 진짜 실망했고 친구들 모두 K양과 담을 쌓았죠.
2학년이 되어서도 역시 이리저리 섞이지 못하다가 일진들 무리에 껴서 놀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빵셔틀 이였어요. 심부름 해주고 뭐 그런거요.
그런데 어느 날 일진 한명이 저에게 와서 다짜고짜 막 따지는거예요.
일진 중 한명이 한 학년 위 선배와 사귀고 있었는데 항상 하교를 같이 했어요.
커플신발 신고 가는데 그게 그렇게 이뻐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평소에 제가 부럽다면서 나도 남자친구 있으면 저런거 해보고 싶다고 자주 말했어요.
근데 K양이 일진에게 가서 전하길 제가 그 일진볼 때 마다 너무 싸보인다고..
분명 남자친구랑 잤을거라면서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녔다는거예요.
하.. 진짜 어이없지만 그 말들 역시도 K양이 저희한테 일진들 욕할 때 했던 말이거든요.
친구들 모두 옆에서 K양이 그런 소문내고 다녔고, 오히려 우리가 함부러 말하는거 아니라고 말렸다.
K양 데려와서 얘기해 보자고 했죠.
결국 K양 와서 한다는 말이 그런 소문이 있긴 있었는데
누가 낸건진 모르겠고 저한테 들은 것 같아서 얘기했답니다.
결국 그 사건을 계기로 아무도 K와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고
K는 이제 왕따가 아닌 이과 3반 전체에서 따가 되었습니다.
3학년이 되었고 다른 반으로 배정되었고, 그반에서도 K에게 다가가는 아이는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졸업을 했습니다. 그게 K와 끝이예요.
진심으로 사과라도 한 번 했거나, 저희와 관계 개선을 위해 K가 노력한건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K는 그냥 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면
다른 새로운 무리와 어울리면 그만이라 생각했던건 아닌가 싶어요.
진짜 K와 있었던 일의 일부만 썼는데도 한참이네요.
간추리고 간추려서 쓴거예요.. 진짜.
여러분들, 묻고 싶습니다. 이래도 제가 K를 왕따시킨 주동자 인가요?
오히려 K를 통해 상처를 받았으면 받았지 준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