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역에서 크게 다치신 할아버지 치료해주신 남자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방은정20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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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분들이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ㅠㅠ 또 감사드리구요. 댓글 하나하나 다 읽었습니다. 댓글을 읽어보니까 그 남자분과도 연락이 닿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본문에는 쓰지 않았지만 이미 연락처는 서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쓴 이유는 글에서도 나와있듯이 할아버님의 안부가 궁금해서였고 다시 한 번 그 분의 선행을 알리고 감사드리기 위함도 있었구요. 사실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읽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참, 댓글에서 그 할아버님의 손자 혹은 손녀 되시는 분이 글을 남겨주신것같은데, 연락처 남겼으니까 꼭 어떻게 되셨는지 안부좀 여쭈고싶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행복한 하루 되세요! 파안




안녕하세요.. 이 이야기를 되게 하고는 싶은데 딱히 말을 풀 곳은 없고 처음으로 톡이란걸 써보게 되네요.
글재주가 없지만 끝까지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바로 3일 전 왕십리역 저녁 7시쯤 일어났던 이야기입니다.

저는 20살.. 이제 한달 있음 스물한살을 향해 달려가는 미국 유학생 여자사람입니다.윙크

바로 다음날 미국으로 또 출국이라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보러 옥수역을 가는 길이었어요.
제 집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이 5호선이라 옥수역을 가려면 왕십리역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중앙선으로 갈아타러 가는 길에 어떤 할아버지께서 청량리 가는 길을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어차피 저도 중앙선으로 가는 길이기에 절 따라오시라고 하고 중앙선 타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까지 할아버지를 안내해드렸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는 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시며 급하면 먼저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안녕히 가시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약속도 늦어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무의식중에 뒤를 돌아봤는데 저랑 진짜 10초 전까지 잘 가라고 얘기하시던 할아버지께서 발을 헛디디셨는지 에스컬레이터에서 쓰러지셨습니다.

에스컬레이터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히시고 일어나시지를 않더라구요.. 저는 금방 일어나시겠지? 하는 마음과 너무 놀랜 마음 두가지가 복합이 되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쓰러져계신 할아버지 머리 뒤에서 피가 새어져나오는걸 보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참 위급상황이 갑자기 닥치면 몸이 떨리거나 말도 제대로 안나온다고 하던데, 제 경우는 두 가지 다였습니다ㅠㅠ 사람이 그렇게 크게 다친걸 처음 본 저는 119에 신고를 해야되는데 핸드폰 비밀번호도 순간 까먹고 손도 떨려서 비밀번호 자꾸 틀리고.. 여튼 최대한 빨리 119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다른 남자분들 두분정도가 다치신 할아버지 상태 보시고 어떤 한 남자분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시더니 할아버지 부축하시고 머리 상처 지혈을 하시더군요. 저는 119에 신고한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도 없고 할 줄 아는것도 없어서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먼저 가보라는 할아버지 말씀을 안 듣고 같이 갔으면 이런일이 생기지 않았을거라는 죄책감이 앞서더라구요.

어쨌든 저는 119 신고한 사람이라 구급차가 올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0분정도 후 구급차가 오고 그 할아버지 옆에 끝까지 남아있던건 할아버지를 일으키시고 지혈한 그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신 남자분이랑 저뿐이었습니다. 119에서 나오신 분들이 할아버지 들것에 실어가시는걸 보고나서도 저는 너무 놀라서 정신을 못차렸습니다..

그런데 그 지혈한 남자분 옷에 피가 묻어서 화장실 가셔서 피를 대충 지워야겠다고 하셔서 저는 약속시간에 늦었다는것도 잊고 근처 편의점 가서 물티슈를 사서 그 남자분께 가져다드렸습니다. 나중에 얘기하고보니 특수부대 나오셔서 응급처치가 가능하셨다고 하더군요.


당황하고 혼이 나간 저에게 이래저래 말 걸어주시고 마실것까지 사주시면서 제 마음 추스르게 도와주시고 무엇보다 그 사건이 일어났던 상황에서 응급처치 잘 해주셔신 잘생기시고 마음착하신 훈남분께 정말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ㅠㅠ 다시 미국가기 바로 전날 착한분 만나고 알게된것같아서 기분도 좋네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만약 그 할아버지의 가족분들이나 다른 알고계신 분들이 읽고 계시다면 할아버지 상태가 어떠신지 저에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로 119가 와서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서요.




제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별로 재미없는 글이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이 글의 취지는 그 할아버지의 안부와 응급처치 해주신 남자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다시 전하고싶어서였습니다.





그럼 이만 안녕 추운데 감기조심하시구 따뜻하게 다니세요!